1.IMF, 신 자유주의?
도대체 야구까페에 이런 글을 왜 올리는지 의문이 많으실텐데, 머리아프면 아래 문단 글은 넘어가시면 됩니다 ^^;
본인은 남들이 흔히 말하는 공돌이로서 신문에 무슨 정치 이런 이야기만 나오면 머리에 스팀부터 들어오는 사람이다. 특히 매일경제 신문 같은걸 펴서 보며는 그 휘향 찬란한 주식 시세표에, 무슨 분석에,
알지못할 회사 재무에 대한 용어에... 하여간 1페이지 조차 읽기 힘들다. 하지만 이런 경제에 대한 상식은 전혀 없지만, IMF라는 소리가 호환마마보다 더 무섭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 당시에 학교에 있었으니
망정이지 취업 준비생었든지 사회 초년병이었다면 무슨 고초를 겪었을지 생각하기도 싫다.
IMF한참 지나고 나서 이것저것 책이나 뉴스기사를 뒤적거리다 보다
보면 IMF사태와 연결시켜서 신자유주의라는 처음 보는 단어가 나오는
것이었다. 新 자유주의... 뭐 새로운 자유주의가 도래한건가? 뭐 우리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이니 자유주의면 좋은거 아닌가? 이렇게 별 생각조차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중남미 국가들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책을 접하게 되었다. 잘 모르겠지만 신자유주의란 것이 고등학교 경제 시간에 배웠던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처럼 철저한 시장 경쟁에 의한 활동을 보장하는 자유주의와 같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으로 대표되는 초 거대 자본들의 압력에 의해 제3세계 국가들이 보호무역의 장벽을 열고 무한 경쟁에 뛰어들게 된것이 신자유주의의 특징이라고 할까...
이러한 신자유주의가 남미를 휩쓸게 된 것은 60년대 그들의 주요 경제 사상이었던 수입 대체 산업 정책의 실패, 좌파적 성향의 정부의 국가통제력 상실, 쿠데타에 의해 집권한 군부 통치의 실패 등등으로 인해 매년 수십퍼센트에서 수백퍼센트에 이르는 초 인플레이션으로 국가 경제가 엉망이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당장 목에 칼이 들어온 남미
국가들은 거대 자본의 논리(IMF의 정책)에 따라 정부 재정을 긴축하여 인플레이션을 막고, 높은 이자율을 보장하여 외국 자본의 수익을
보장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기업의 구조조정과 정부 지출 감소를
통해서 엄청난 실업이 발생하고, 노동자들의 평균 소득은 10~20년 전보다도 못한 상황으로 돌아갔다. 이미 80년대에 이런 경험을 한 남미의 일이 남의 일이 아님은 여러분도 잘 알것이다.
하고싶은 말은 신자유주의 물결에 따라 미국으로 대표되는 거대 자본의 논리에 개발도상국, 제 3세계 나라들이 휘말렸다는 것이다. 우리같은 서민은 정부 재정이 어떻든 이자율이 어떻든 별로 상관없다. 그러나 IMF이후 우리나라에 중산층이 사라졌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IMF의 정책이라는 것이 결국 서민 돈을 빼내서 외국 자본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이전만 해도 소득분포가 항아리 형으로 중산층이 두터웠던 반면, 지금은 부익분 빈익빈 소득 분배가 더욱
심화된 상황이다. 돈 잘버는 사람들이 더 잘버는 것이야 자본주의에서 당연한 것이지만, 못사는 사람들 더 못살게 만드는게 신자유주의라고 하면 뭔가 잘못 된거 아닌가?
2. 미국 야구와 한국 야구의 경제 구조
미국 야구와 한국 야구의 경제는 신기하게도 각 나라의 경제와 비슷하다. 미국 야구는 100년이 훌쩍 넘는 미국 국민의 대표적인 스포츠로
이미 완벽한 기업으로 정착되어있다. 기업의 목표는 이윤 창출이라고
하는데 본인은 이 단어를 가치 창출로 바꾸고 싶다. 론 돈없는 많은 구단, 돈 많아도 모기업의 횡포로 개떡같은 중계권 계약을 해서 몇천만불씩 손해보는 모구단, 구단주가 돈많아도 자린고비라 돈못버는 구단
등등 생각 해보면 양키를 제외하고 몇 구단이나 돈을 버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메이저 리그 전체를 한 기업으로 볼 때, 아무리 그 기업이 적자와 흑자를 오락가락 하면서 수익성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야구가 미국 국민에게 만들어주는 가치는 돈 몇푼으로 계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메이저 리그가 망할 위기에 처하면 IMF때
우리가 한글IMF버전 사줘서 한글과 소프트 살리기 운동벌인 것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미국 야구는 나라로 비유하면 선진국, 아니면 적어도 자급 자족이 가능한 견실한 나라쯤 되겠다.
그러나 우리나라 야구는 이윤 창출은 커녕 가치 창출에도 실패한 모습이다. 해마다 구단 운영비 적자가 50~100억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호세 형님 말씀대로 구단의 광고효과, 그리고 부동산
돈놀이를 합법적으로 할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것은 기업의 부가적인 사업이지 야구 구단 자체의 돈벌이는 아닌 것이다. 게다가 70년대
고교야구의 인기와 전두환 대통령의 3S산업 육성에 힙입어 출범한 프로야구는 이종범, 이상훈등이 중심으로 활약했던 90년대 중반까지 연
관중 수백만에 이르고 94년인가 95년에는 LG가 모든 스포츠 프로구단중에 처음으로 흑자 수입을 올렸다는 소식이 뉴스를 때릴 정도로
인기가 상종가를 치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의 잘못인지 모르겠으나
90년대 후반부터 야구 인기는 시들해지고 한 게임에 100명의 관중이
관람하는 볼썽 사나운 풍경이 계속 연출되고 있다. 이제는 과연 프로
야구가 국민 스포츠인가 의심이 들 만한 상황에 온 것이다. 돈도 못벌고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야구... 모기업의 구단 운영 방침과
재정 능력에 철저하게 종속된 상황이, 마치 미국 경제와 일본 기술에
철저히 종속된 우리나라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슬할 뿐이다.
물론 한국 야구의 인기가 떨어진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박찬호를 필두로 하여 해외진출 러시가 생기면서 선수들이 빠져나가서
대형 스타들의 감소로 흥미가 떨어진 면도 있을테고, 삼성같은 부자
구단과 롯데같은 가난한 구단(모기업이야 알부자이지만)의 씀씀이 차이로 전력차가 점점 벌어져서일수도 있다. 하지만 요즈음 들어서 미국 마이너에서 실패하고 돌아오는 선수들이 점점 늘면서 미국 마이너와 계약하는 선수들이 급감하는 것도 사실이고, 비록 욕은 먹지만 정민태, 정민철 같은 예전 A급 선수들도 돌아오고 있으므로 대형스타 감소만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지금 롯데가 최악의 전력으로 최고의
야구팬인 부산팬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지만 3~4년 전만 해도 괜찮은
전력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프로야구 초기의 만년 하위팀인 삼미,
청보 등에 비하면 크게 나쁜 상황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본인이 생각하는 이유는 결국 저변, 저력의 문제이다. 비단 선수들 저변 문제만이 아니라 관중의 저변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말이다. IMF 이후 야구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민층이 먹고 살기 힘들어 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며, 프로야구가 아무리 국민의 스포츠라 할지라도 결국
엔터테인먼트에 불과할 뿐이므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기 힘든
요즈음 상황에서 프로야구의 수익성 해결과 인기 상승은 요원할 뿐이다.
3. 이상훈, 이승엽?
요즘 우리 까페를 달구고 있는 빅 이슈는 바로 이상훈이 6억이나 되는
최고 연봉을 받을 가치가 있나 하는 것과, 이승엽이 국민 최고 타자임은 확실하나 그 가치가 6억 3천이나 되는 돈을 받으면서 서민들을 기죽일 만큼 큰 것이냐 하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토론을 해서 본인이 특별히 덧붙일 말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가지 여러분들께 여쭤보고
싶은 말이 있다.
"과연 이상훈, 이승엽이 6억 받는 것이 우리가 야구보는데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
본인은 연봉이 한 5000쯤 되면 '음 꽤 많군' 이런 생각이 들지만, 위 둘처럼 수억, 메이저리거처럼 수백억 하면 이미 피부에 와닿지도 않을
뿐더러 그냥 숫자놀음 이상 아무것도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내가 야구 선수 지망생도 아니요, 구단 운영자도 아닌 그저 팬일뿐... 연봉을
10억 받든 100억받든 무슨 상관이 있을까? 아는 선배가 A-Rod연봉 소식을 듣더니 "아 C-발, 그놈들 나쁜넘들이야. 내가 몇백년 모아야 그
돈 되는거야?" 이러면서 반 농담 반 진담조로 말했다. 그런데 우리가
2500만불 모아야되나? -_-; 결국 상대적 박탈감이 문제이지 팬에게
끼칠 영향은 당장 없다고 봐도 된다.
물론 미국같은 경우 선수 연봉이 오르면 구장 입장료를 올리고, 기념품 비싸게 팔고 등등으로 그 인상분을 메우려 들겠지만, 비싼 선수 데려가서 팀의 값어치가 올라가면 전국적인 인지도도 올라가므로 야구
수입의 가장 큰 부분중 하나인 중계권료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수 있으므로 결국 팬들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TV광고비가 비싸져서 소비자가 손해를 본다고 하신다면 할수 없지만 그 광고비는 메이저 팬들만 내는게 아니지 않은가? -_-;
4. 그럼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이승엽이 6억을 받든 60억을 받는다는 게 문제가 아니면 무엇이 문제인가? 바로 선수들의 사회보장을 체계화 시켜서, 야구판이라도 신자유주의 물결에서 구해내자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티비에서 벤처 사장이 수백억을 벌었다고 하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그냥 저 넘은 잘먹고
잘살겠군하고 끝이다. 아니다, 난 저 넘 돈뜯어다 내 배 채워야겠다 하시는 분은 당장 사회주의 나라를 새로 건설하시면 된다. 정당한 방법으로 부의 축적한 사람은 축하해주고 부러워해야할 대상이지, 결코
그 사람 끌어내려 보통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자본주의, 민주주의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진짜로 티비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국민 전체가 일할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는가? 서민들의 평균 소득 수준
변화가 어떻게 되는가? 의료보험,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제도가 잘되서 서민들도 큰 걱정없이 살 수 있는가? 청년 실업 문제가 증가하는데
올해 대기업 채용 인원은 얼마나 되는가? 이런 것들이다.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면 경제적인 면에서 우리나라가 조금 살만한 나라가 되고,
나중에는 못사는 나라에서 이민 오고 싶하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야구판에서도 어느 정도의 보장 제도는 필요하다. 물론
모든 100%의 선수들을 다 잘 먹고 잘 살게 만드는 것은 공산주의에서도 불가능한 일이다. 아마 공산주의에서는 모든 선수를 다 적당히 못
먹고 비슷하게 살도록 만들 것이다. 선수들 간의 경쟁에 의한 도태는
피할 수 없으되 적어도 1군 로스터에 들 만한 선수 정도면 선수 연금제도등을 확실히 정비해줘서 이승엽 이상훈 같은 스타가 아니라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럼 2군 선수는
다 굶어 죽으라는 얘기냐 하고 항의 할지 모르지만 야구로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까지 다 월급 대주면서 자선 사업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선수들은 우리나라의 이상한 학원 교육 제도 정비를 통해 야구 안해도 다른길로 쉽게 전업할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순서로 보인다. 미국의 마이너리거들이 연봉 보장이 되어서 야구를 하는 것인가? 해마다 수백의 선수들이 결국 메이저 근처에도 못가보고
운동을 포기하더라도 사회가 이들을 흡수할만한 능력이 되기 때문에,
그들도 꿈을 쫓아서 운동을 하는 것이다.
결론은 항상 일반론이라 답답하긴 하지만, 시스템을 바꿔라... 하고싶은 말은 오직 그 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