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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독 여러분 ^^
박서진 작가님 <변신> 출간을 기념하여
바람의아이들에서 작가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의 기상천외한 변신 이야기<변신>!
많은 관심과 애정을 받기를 기대합니다. ^^*
'우문현답'으로 인터뷰에 함께 해주신
박서진 선생님께 감사드려요!
박서진 작가님은요!
원광대학교 문예 창작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2년 전북 도민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되고, 2009년에는 대전일보와
경상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분에 당선되었습니다. 2014년에는 푸른 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현재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문예창작 지도 및 아이들을 위한 독서와 논술, 글쓰기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세쌍둥이 또엄마』, 『남다른은 남 달라』, 『거위의 꿈』, 『숙제 해 간 날』이 있습니다.
박서진 작가님 인터뷰
1. 박서진 선생님,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선생님을 인터뷰하게 되어, 반갑고 설렙니다. 바람의아이들에서는 첫 책을 내시게 되는데, <변신>을 출간하시게 된 소감이 어떠신지, 앞으로 <변신>을 접하게 될 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일지, 자유롭게 들려주세요.
무척 설레고 기뻐요. 저도 바람의 아이들 독자이기도 하니까요. 나오는 책들마다 무게도 있고 주제가 확실하잖아요. 그래서인지 많은 독자층을 껴안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요. 바람의 아이들 출판사와 <변신> 계약을 하고 나서 며칠은 흥분이 되어 발을 땅에서 1센티 정도 띄워 놓고 걷는 것처럼 느끼며 살았어요.
지금도 저는 새 책을 손의 첫 페이지를 넘길 때면, 어떤 내용일까 맨 뒷 페이지를 펼쳐보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를 때가 많아요. 제 책 <변신>을 읽는 독자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변신? 누가? 무엇으로? 어떻게? 궁금함으로 각자 다른 상상을 하면서 읽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2. 그간 <남다른은 남달라>, <거위의 꿈> <숙제 해 간 날> 등의 작품을 쓰셨는데, <세쌍둥이 또엄마>는 실화를 바탕으로 쓴 창작 동화라고 들었습니다. 바람의아이들 식구들 중에도 쌍둥이로 태어난 분이 있는데 부모님이 굉장히 고생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세쌍둥이를 키우시는 일은 또 남다를 듯한데, 세쌍둥이를 만나고 어떠한 경험들을 하시는지, 선생님의 작품 활동에는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쌍무지개 뜨는 언덕이라는 동화를 읽고 제 자신이 쌍둥이라 아니라는 사실을 무척 안타까워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어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뱃속에 쌍둥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이나 기뻐했지요. 하지만 5개월쯤 되어 병원에 진찰을 갔을 때 의사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어요.
“쌍둥이도 낳을 배인데요.”
기실 쌍둥이인줄만 알았는데 사실은 또 한 아이가 명치 바로 아래 숨어 있었던 거예요. 그 아이들은 8개월을 조금 넘기고 세상에 나왔어요. 다행하게도 아이들은 모두 건강했지만 제 몸이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막내는 외할머니 댁으로, 둘째는 이모네로 가게 되었지요. 유치원에 들어갈 즈음 모두 모이게 되었는데 이모랑 살았던 둘째가 저한테 엄마라고 부르지 않았어요. 호칭을 꼭 불러야 할 경우에는 이렇게 불렀죠. “또 엄마” 라고요.
쌍둥이라 똑 같이 해주지 않으면 샘을 냈기 때문에 뭐든 세 번씩 되풀이해야 하는 것이 제일 힘들었어요. 게다가 이모를 엄마라고 생각하고 자란 둘째딸, 할머니 할아버지랑 자랐던 막내딸, 갑자기 동생 둘이 생겨 관심 밖으로 밀려난 아들과 큰딸 모두 함께 적응을 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어요. 그때 마다 저는 엄마를 힘들게 한다며 혼을 내곤 했어요. 나중에야 깨달았죠. 사실, 뒤바뀐 환경에 적응해야만 하는 아이들이 훨씬 힘들었을 거라는 걸.
제가 첫 책 <세쌍둥이 또 엄마>를 펴낸 것도 그것을 깨닫고 난 뒤였어요. 아이들과의 일상의 경험을 거의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전개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나이가 같은 아이들이 셋이 있었기에 힘이 들었지만 성격이 다른 아이들이 커 나가는 걸 보면서 저도 같이 성장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세쌍둥이는 동화책에 한 캐릭터로 자주 등장하기도 한답니다.
3. 작가님이 <변신>을 쓰게 된 동기와 작품을 진행하시면서 가장 신경썼거나, 어려웠던 것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차라리 고양이가 됐으면 좋겠다.”
글쓰기를 하러 온 아이들이 말이에요. 수많은 경쟁과 학업에 시달리느라 지친 아이들이 차라리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싶다고 하네요. 그 말을 들으며 카프카의 ‘변신’을 떠올렸어요. 그 책에 나오는 주인공 그레고르는 아버지와 어머니, 여동생 등 가족의 생계를 위해,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만 하다 결국 벌레가 되어버리지요. 제가 변신을 쓰게 된 동기는 바로 동물로 변해버리고 싶다는 아이들과 그레고르예요.
작품을 쓰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동물로 변신해 버린 아이들이 어떻게 해야 자신을 찾아 인간으로 되돌아 올 수 있게 하는가 였어요. 절대로, 다시는 인간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벌레로 죽음을 맞은 그레고르처럼 만들고 싶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동물로 변신한 그 아이들의 트라우마가 너무 커 제 스스로도 동화되어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이들을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게 하는 상황을 만드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4. 주인공 건오는 무척 선하고 건강한 아이로 보입니다. 항상 1등만 하는 형에게만 관심을 쏟는 것처럼 보이는 엄마, 속마음과는 다르게 건오에게 툴툴거리는 형 찬오의 태도에도 상처받지 않고 가족을 아끼는 모습이 대단하기까지 해 보였어요. 이러한 환경에서 건오가 어떻게 한결같이 선하고 강한 아이로 자라날 수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건오는 우리 모든 아이들의 본성이라고 생각해요. 건오는 자기보다 잘 하면 칭찬을 해주고 자기보다 못해도 무시하지 않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감사할 줄 알고 배려할 줄 알아요. 건오뿐 아니라 본래 모든 아이들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자본주의에 물들여 무한 경쟁에 돌입 시키지만 않는다면. 다행하게도 건오는 아이의 천성을 꼭 붙들고 있어요. 그래서 아빠도, 엄마도, 형도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요. 그 마음이 건오를 선하면서도 강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5. 변신에서 고양이의 말을 알아듣는 영지가 고양이 해수의 말을 찬오에게 통역해주는 장면을 재미있게 보았어요. 영지가 고양이 해수의 말을 모두 다 통역하지 않고, "내가 너한테 모든 걸 다 얘기해 줘야 하는 건 아니지?"라고 말하며, 해수가 한 말을 건오에게 숨기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이 부분을 읽고 나서 해수가 어떤 말을 했을지 너무너무 궁금했답니다. 이 숨겨진 이야기에 대한 힌트를 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 집에는 고양이 네 마리를 키우고 있어요. 둥이, 키동이, 키티, 아톰 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요. 키티만 암놈이고 모두 수놈이에요. 뿐만 아니라 밥을 주는 길고양이까지 하면 열 마리가 훨씬 넘는 고양이 친구를 갖고 있는 셈이에요. 고양이는 무척 겁이 많고 섬세해요. 그래서 사람들 목소리랑 발걸음 소리만 듣고도 좋은 사람인지 해를 끼치는 사람인지 금세 알아 차려요. 그래서 건오를 본 해수가 영지에게 무슨 말을 했을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어요.
“우리랑 친구해도 되겠다. 하지만 너무 착하게 보여서 돌봐줘야 할 것 같아.”
6. <변신>에서는 각자의 상처 혹은 바람에 따라, 다양한 동물로 변신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쉴 새 없이 공부만 하던 찬오가 거북이로 변하는 것처럼요. 만약 선생님께서 동물로 변신한다면 어떤 동물로 변신할 것 같은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들려주세요.
아마도 두더지가 되지 않았을까요? 두더지는 어둠 속에서 새로운 길을 뚫고 만들어가지요. 저도 그처럼 늘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고 써나가지요. 하지만 그 외로 저는 방콕 기질이 몹시 강해요. 활동 할 일이 없으면 거의 방에서 생활을 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인지 엄청 길치이기도 해요. 눈길이 어두워 여러 번 가도 늘 새 길인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동물이 되어도 여전이 웅크리고 앉아 있어야 할 듯해요, 나가서 길을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요.
7. 작가의 말에서 작가가 된다면 절대로, 절대로 슬픈 이야기는 쓰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지만, 그러한 마음이 자꾸만 흔들린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언제나 해피엔딩을 쓰고 싶으신 작가님께서는 어떨 때 가장 해피엔딩을 쓰기 힘들다는 생각이 드시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저는 행복한 동화가 좋아요. 특히 주인공이 역경을 딛고 무언가를 성취해내는 동화를 읽고 나면 마치 내가 이루어 낸 것처럼 뿌듯했어요. 그런 날은 새로 빨아 풀 먹여 까슬까슬한 감촉의 이불을 덮고 잘 때처럼 꼬실꼬실한 잠에 빠지곤 했어요. 내가 작가가 된다면, 아니 내가 작가가 되었을 때, 모든 아이들에게 그런 잠을 선물해주고 싶었어요.
제가 어렸을 때는 우리나라 창작집이 별로 없었어요. 번역본으로 된 외국 전집을 읽을 수밖에 없었지요. 그 때 제가 본 동화 속 주인공은 거의가 머리카락이 노랗고 눈동자가 파란 아이들이었어요. 그래도 책 속의 수많은 등장인물을 보면서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참으로 많이 달라졌어요. 지금은 우리나라 작가가 쓴, 까만 머리카락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좋은 동화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문제는 아이들이 그 책을 읽을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다는 것이지요.
어렸을 그 당시 학교 공부가 전부였어요.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이들과 숨이 차도록 놀거나 방구석에 앉거나 엎드려서 찢어진 책을 읽으며 키득거리거나 수많은 상상 속에 빠지곤 했어요. 그런데 요즘 무한 경쟁에 시달리는 아이들은 학교 공부가 끝나면 학원에 가야하고, 학원에 다녀오면 밀린 숙제들을 해야 하지요.
아이들에게 진정한 휴식이 없는 듯해요. 하루 종일 따분했다거나 지루했다거나 뒹굴 거렸다거나 하는 뜻을 알고 있을까요? 연이은 프로그램을 소화해내다 보니 잠깐 짬나는 시간을 견디지 못해요. 손에 핸드폰이라도 없으면 안절부절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기 힘들어 하지요. 뭔가에 늘 쫓기고 있는 것처럼요.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아이들은 잘 참지 못해요. 순간적으로 욱하고 거칠어졌어요. 상대와 공감하기보다는 비난이 우선적이에요. 급기야는 친구를 괴롭히거나 아니면 공격의 화살을 자신에게로 너무 깊숙이 쏘아버리기도 하지요. 게다가 종종 부모에게서 학대당하는 아이들을 뉴스에서 접할 때마다 저는 절망스러워요. 그 순간이면 해피엔딩을 쓰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피엔딩이 아니라 아이들의 고통을 먼저 전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저는 항상 웃음과 상상력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전해 줄 수 있는 동화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늘 바람하고 있답니다.
8. 마지막으로 <변신>은 이런 책이다! "이런 독자분들은 <변신>을 꼭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하고, 독자분들께 자유롭게 이야기 해주실 수 있을까요? ^^
<변신>은 마음을 갈아입게 만드는 책이다! <변신>은 현실을 담고 있는 책이 예요. 성장하면서 무언가에 억눌리거나, 억압을 당하거나, 회피하고 싶은 상황을 겪은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어른들도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것은 제 양심 고백이기도 해요. 왜냐하면 저도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성적에 줄을 세우려고 심하게 야단을 치고 윽박질렀던 경험이 있거든요. 그것은 아이들을 궁지에 몰아넣은 일이라는 걸 뒤 늦게야 깨달았어요. 책을 읽게 하려면 꿀을 들고 있어야지 채찍을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론으로만 알고 실천은 하지 못했어요. 어른들이 이 책을 읽고 부디 저 같은 실수는 하지 않게 된다면 이 글을 쓴 보람이 터지도록 빵빵해질 거예요.^^
첫댓글 아이들 이야기를 쓰시는 분이어서 아주 젊은 분인 줄 알았는데, 인생 경험이 많은 분이시네요. 세쌍둥이의 어머니시라니..대단하세요..선생님의 다른 책들도 읽고 싶어지네요. 신작 <변신> 무척 기대가 됩니다.
산꼭대기 님 인터뷰 글을 즐겁게 보아 주신 것 같아 감사합니다. ^^
카탈로그 관련하여 산꼭대기 님께 말씀드릴 내용이 있어 메일을 보내드렸습니다. 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