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아침식사를 준비하면서 FM93.9를 듣는데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박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이 혼자 깨어 식사준비를 즐겁게 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어 고맙지요.
어릴 적 기억을 일으키는 찬송가와 올드팝들과 함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이야기들을 덤으로 듣게 됩니다. 며칠 전, 책 속의 글을 읽어주는데 인용된 원글이 김금희님의 소설 "복자에게" 애서 나오는 글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더니 47쪽에 있는 글이더랍니다.
사장은 바구니에 담긴 귤을 가리키며 공짜니까 가져가라고 했다. 귤들은 푸릇했고 점무늬가 있기도 했지만 싱싱해 보였다.
'비닐봉지 제공 불가. 손에 쥘 수 있는 만큼만 욕심내기'라고 안내문이 쓰여 있었다. 나는 누가 비닐봉지까지 달라고 하냐고 사장에게 물었다. 아주 양심이 불량하네, 하고. 맞장구를 칠 줄 알았는데 사장은 주방 쪽을 향해 "쪽파 주문허카 말카?" 하더니 "네네" 하고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사람들이 있고 그런 게 사람이죠."
바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다가 "그런 사람들이 있고 그런 게 사람이죠." 라는 구절이 마음에 들어와서 얼른 머리에 베껴놓았지요.^^"
이덕무 선집 '깨끗한 매미처럼 향기로운 귤처럼'. 돌베개
싸움은 어디서 오는 걸까
'너'와 '나'를 차별하는 마음을 잊기만 한다면야 싸움이나 전쟁이 어떻게 일어날까?
"조선후기 대표적인 북학파 실학자로서 대학자로 불리우는 이덕무 선생님의 글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직접적인 싸움도 있겠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자신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대한 싫거나 미워하는 생각으로 '내가 속이 좁거나 편협된 생각을 가진 건 아닌가'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옹송거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너와 나를 차별하는 마음'이 문제인 것이지요. 나는 옳고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은 옳지않다는 생각도 거기에 해당하겠지요. 마주치는 어떤 상황에서 나의 생각이 있듯 다른 사람의 생각도 있으니, 다르더라도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것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마음이 '그런 사람들이 있고 그런 게 사람이죠'로 잘 표현되는 듯 합니다.
이제부터는 '나와 다름'으로 싫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려고 하면 '그런 사람들이 있고 그런 게 사람이죠'라는 단어를 퍼뜩 떠올려야겠습니다.
일어나 창밖을 보니 짙은 안개에 갇힌 듯 온통 세상이 부옇습니다. 중국 내몽골에서 처음 발원한 황사가 한반도를 뒤덮은 최악의 황사가 되고 있습니다. 입브신 우리 스파인2000 님들 모두 조심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