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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플러스 <175>남해 대방산
정으로 가는 길은 인생역정같다는 생각이 든다.
남해지맥은 대방산, 국사봉, 속금산, 대사산, 연태산, 나강산을 거쳐 단항삼거리까지 섬 전역을 관통한다. 길이가 20㎞가 넘고 종주시간도 8시간 이상 소요된다. 중간에서 짤라 산행하는 코스는 4∼5시간이 걸리고, 운대암에서 시작해 대방산 국사봉을 거쳐 돌아나오는 짧은 원점회귀 코스는 3시간 남짓이다. 늘 그렇듯이 마음가짐부터 겸손하고 낮은자세를 가져야 할 산이다.
선인들의 유물이 남아 있다. 대방산 정상에서 북쪽 400m지점에 있는 봉수대는 경남 기념물 248호, 고려 명종(1171∼1197)에 설치돼 조선시대까지 사용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봉수대가 체계화됐던 조선시대 봉수코스 5개 중 하나로 부산 동래에서 서울로 연결되는 제2봉수로였다. 남해 금산에서 받은 연기나 불 신호를 북쪽 사천 각산봉수대로 연결했다.
10분 정도 숲을 헤치면 다시 임도가 나오고 200m를 따르다가 왼쪽 산길로 올라야 한다. 불과 1시간 전에 내린 비로 대지는 젖어 있었다. 나뭇잎에 맺힌 빗물이 무릎 아래를 다 적시더니 급기야 얼굴과 목까지 닿아 마치 칼날이 스치기라도 한 것처럼 소스라치게 놀란다. 습기가 찬 숲속 으슥한 곳을 지날 때는 모기 수 십마리가 한꺼번에 달려들어 정신이 혼미해졌다. 손수건과 나뭇가지로 아무리 팔을 휘저어도 윙윙거리며 달려드는 모기는 떨어질 줄 몰랐다. 쉬려고 앉으면 더 많이 달려들어 고문처럼 느껴졌다.
숲속을 빠져나오면 비스듬하게 형성된 암반이 나온다. 편의상 제1바위 전망대로 부른다. 뒷편에 대사산 연태산이, 그 뒤에는 나강산 그 너머 창선대교이다.
전망도 봉우리도 선명치 않고 조형성도 없는 밋밋한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속금산(358m)을 지난다. 작은 나무간판을 달아 놓았기에 알 수 있는 산 이름이다. 평범한 산세와는 달리 비단을 매달았다는 뜻의 속금산(束錦山)은 꿈보다 해몽이다.
시멘트 임도를 만나기 직전 큰 무덤 몇 기가 나오고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오른쪽 숲속에 전주 이씨 재실이 보인다. 산두곡재라는 곳이다.
재실 주변에서 산행 안내리본을 잘 살피고 임도를 가로질러 500m길이 숲속을 지나 지방도 터널 위를 통과한 뒤에야 대방산 3.3㎞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낮 12시 18분, 또 임도가 나온다. 취재팀이 하산길로 잡은 운대암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이 길을 뒤로하고 목적지인 대방산으로 향했다. 습한 날씨는 좀처럼 거둬지지 않았다. 습기와 땀이 온몸을 적셨다. 땀냄새는 열정의 모기를 더 많이 불러들였고 이를 쫓기 위해 흔드는 나뭇가지는 허공을 갈랐다. 숨이 목까지 차오르는 오름길, 달려드는 모기와 습한 날씨, 온몸이 땀에 젖어도 한줄기 푸른 빛이 쏟아지는 산정으로 가는 길은 인생역정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새끼줄은 금줄이라고도 하는데 예부터 부정한 것을 금기한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용도에 따라 대문 신목 마을어귀에 줄을 치고 붉은 고추 솔잎 한지 등을 단다.
등산로는 고도를 한껏 낮췄다가 다시 고도를 높여 대방산 목적지로 향한다. 습한 날씨에 30도까지 오르면 열·일사병에 주의해야 한다. 열사병은 바람이 없는 고온다습한 곳을 걸을 때 자주 발생한다. 반면 일사병은 강한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되면서도 땀으로 체온을 방출하지 못해 일어난다. 열사병은 염분 결핍으로 인한 탈수증상이 일어나 두통이 발생한다. 특히 체온이 떨어진다. 일사병은 반대로 체온이 40도까지 오르고 맥박이 빨라진다. 그늘진 곳에 쉬게하거나 시원한 물로 체온을 낮춰야 한다.
오후 2시 40분, 대방산에 닿는다. 너른 평지에 바위 몇 개가 정상석을 받치고 있고 그 옆에는 나무 한그루 평상, 산불조심 감시초소가 설치돼 있다. 곧바로 진행하면 지족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바다 건너 남해다. 전망 좌우에 남해섬과 사량도가 아련하다.
취재팀은 정상에서 400m 벗어난 지점에 있는 봉화대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봉화대 관련 기록은 고려 중기 12∼13세기부터 나온다. 실제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왜구의 침입이 극심했던 조선초부터 체계화됐다. 옥천저수지 아래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원시림.
봉화대에서 하산 길은 운대암·옥천저수지까지 속절없이 떨어진다. 워낙 드센 경사여서 거의 30분 만에 운대암까지 내려간다. 숲속으로 저수지와 암자가 보이면 산행의 막바지이다. 저수지 아래는 칡넝쿨이 온산을 뒤덮고 있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프리카 밀림이라거나 갈라파고스 수림이라 해도 손색없는 황홀경이다. 산을 벗어나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좌측으로 몇 개의 저수지가 잇따라 나온다. 섬지역은 물이 적어 거의 모든 빗물을 가둬야 하기 때문에 저수지가 많다. 수로에 흐르는 물은 비렸다. 수로 옆 정자나무 이파리를 흔드는 바람이 그 비릿함을 실어 갔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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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 <305> 남해 대방산
입력 : 2011-06-02 [15:33:00] 수정 : 2011-06-13 [08:32:25]
산행의 고단함을 잠시 잊는다. 통영과 고성 앞바다의 섬들이 바다에 떠다니는 것 같다.
'산&산' 팀은 이 코스를 버리고 창선 일주 등산로의 허리쯤인 율도고개를 기점으로 잡았다. 이후 속금산~국사당을 지나 대방산을 찍고 지족마을로 내려오는 10.5㎞의 코스다. 4시간 30분 정도면 사천시 와룡산과 남해 금산, 망운산의 조망을 놓치지 않고 다도해의 푸른 물결도 실컷 즐길 수 있다.
창선 일주 등산로의 중심 산
정상에서 보이는 남해는 황홀
대방산은 468m 정도의 비교적 낮은 산이다. 하나 높이가 낮다고 얕보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낮은 산이 매운 법'이다. 경솔한 산꾼이 산 높이만 보고 느슨하게 올랐다가 땀 깨나 흘렸다는 산이다. 기점인 율도고개의 표고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로 90m. 하지만 산행 초입에 만나는 321봉까지 한 발씩 오를 때마다 표고가 급변한다. 고비는 321봉~속금산, 국사당~대방산 정상 구간이다. 이 구간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자. 계곡이 있지만, 물이 없고 약수터도 없다. 출발할 때 식수를 충분히 챙기자.
창선면 당항리에서 율도리로 넘어가는 편도 1차로 도로 중간쯤에 율도 고갯마루가 있다. 기점 주변에 시멘트로 만든 석축에 기와를 올린 정자 한 채가 있다. 마을 도로 포장공사 때 만든 공적비 2기가 정자 옆에 있다. 주변에 고사리 채취를 금지한다는 간판도 있다.
기점에서 10분 정도 올랐더니 임도가 나온다. 임도 끝에서 첫 번째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틀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15분 정도 바짝 걸어야 한다. 발을 옮길 때마다 GPS 표고가 수m씩 올라간다.
군데군데 너덜지대다. 조심하자. 돌덩이가 느슨하게 자리 잡아 잘못 디디면 발목을 다칠 수 있다.
10분 정도 된비알과 씨름했다. '대방산이 절대 녹록지 않다'는 산꾼들의 소문을 체감했다. 등에 팥죽땀이 흥건하다. 290m 능선에 붙었을 때 쉴 만한 곳이 나왔다. 쉬지 않을 수 없었다. 사천의 진산 와룡산(799m)을 중심으로 향로봉(579m), 각산(398m)의 산덩이가 뚜렷하게 보였다. 남해의 해조음이 바람에 실려 오는 듯했다.
자리를 박차고 다시 진행한다. 쉼터에서 처음 만나는 봉우리인 321봉까지 15분 정도. 그새 표고는 291m에서 300m를 넘어 333m까지 치달았다. 체감 높이는 일반 육지 산행 시 700~800m 정도를 오른 기분이다.
여기에서 336봉을 지나 속금산까지 20분 정도 걸렸다. '비단을 매달았다'는 속금산(束錦山) 산정이 주는 조망은 밋밋하다 못해 심심했다. 오히려 속금산에 조금 못 간 지점이 더 경관 포인트였다.
금산을 벗어나니 비로소 대방산 정상이 어렴풋이 보인다. 대방산을 보며 조금 걷자 널따란 암봉이 나온다. 봉우리에서 본 남해 금산(701m), 호구산(618m), 망운산(786m)의 마루금은 마치 바다에 떠 있는 남해를 품은 형국이다.
암봉에서 303봉까지 내리막과 오르막이 두 번 정도 반복된다. 만만한 길이다.
303봉에서 8분쯤 내리막이 가파르다. 내리막이 끝나면 시멘트 임도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꺾는다. 잠시 뒤 전주 이씨 재실이 나온다. 재실 입구 앞에서 좌측으로 빠지는 임도를 버리고 직진한다. 산행 안내 리본을 잘 살펴야 한다.
다시 숲으로 들어섰다. 주변에서 굴착기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점점 커질 무렵 산두곡재에 이르렀다. 동대리와 서대리를 연결하는 도로 공사를 하는 중이다. 도로를 가로질러 산 쪽으로 붙었다.
10분 정도 올라가자 꽤 큰 규모의 고사리 밭이 있다. 고사리 밭 입구 건너편에 갈림길이 있다. 놓칠 염려가 있으니 주의하자. 소나무, 참나무 우거진 숲길로 접어들었다. 산새 소리가 정답게 지저귄다. 한낮이지만 숲에 가려 어스레하다. 사거리 이정표를 만날 때까지 한 20분 정도 경사가 순한 길을 걸었다.
사거리에서 우회전한다. 다시 비탈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5분쯤 걷자 쉴 만한 평상이 나온다. 평상에서 5분 정도 거리에 국사당이 있다. 조선시대 이전부터 이 일대에서 말을 키웠던 곳이다. 지붕 없는 돌담은 2칸으로 나뉘는데, 병사들이 숙소로 사용한 것 같다. 상당 부분 돌담이 무너져 내렸다.
국사당에서 헬기장을 거쳐 이정표까지 약 530m 구간은 내리막이다. 이정표의 표고가 254m. 정상까지 가려면 마지막 경사 구간을 통과해야 한다. 나무 계단이 설치됐지만,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지 잡초가 군데군데 자란다. 계단보다 계단을 피해 난 비탈길이 더 편하다. 20분 정도 박차를 가하자. 정상이 멀지 않다. 숲길이 언제 끝나나 싶을 무렵 푸른 하늘이 보이더니 곧 정상에 당도했다.
정상은 널찍했다. 감시초소와 평상이 있고, 한쪽에는 딸기나무가 무성하게 자랐다. 하지만 조망 포인트는 대방산 표석 주변이 제일 나은 것 같다. 사천, 고성, 통영, 거제의 산들이 울타리를 이뤄 어깨를 견준다. 후련하다. 산세는 리듬을 타고 바다로 향한다. 남해지역의 금산과 망운산도 한층 뚜렷이 보인다. 바닷바람이 흥을 돋운다.
햇빛을 머금은 다도해가 금빛으로 물든다. 산정에서 보는 바다는 해안에서 보는 바다와 또 다른 맛이 있다.
한참을 쉬다가 하산길을 연다. 일반적인 하산로인 봉수대~운대암 대신 지족리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정상에서 300m 남짓 내려오니 또다시 전망 좋은 곳이 있다.
5분 정도 부지런히 내려온다. 지족리 방향 이정표를 스쳐 다시 숲길로 들어간다. 이제부터 표고가 뚝뚝 떨어진다. 평로와 내리막이 번갈아 나온다. 40분 정도 휘적휘적 산길을 걷는다. 마을에서 들리는 독경 소리가 은은하다. 뻐꾸기가 염불에 박자를 더한다.
창선 일주 등산로 입구 쪽으로 빠져나왔다. 옥천마을 쪽으로 좌회전한다. 10여 분 정도 딱딱한 포장도로를 걸었다. 고사리 밭이 밀집된 언덕 바로 오른쪽에 갈림길이 있다. 지족마을 쪽으로 튼다.
마을 아낙 한 명이 고사리 밭에서 김을 매고 있다. 아낙은 "별난 산꾼들이 공들인 고사리를 몰래 채취해 가서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무단출입 및 불법채취 시 처벌한다'는 경고문도 소용이 없다고 했다. 못된 산꾼이 전체 산꾼들을 욕 먹인다. 산에선 산만 바라보자.
조금씩 마을이 보인다. 마을 앞바다에 설치한 죽방렴이 점점 가까워진다. 10분 정도 터벅터벅 걸었다. 종점인 전통찻집 '소요원'에 도착했다. 문의 : 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홍성혁 산행대장 010-2242-6608.
글·사진=전대식 기자 pr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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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3)에서 삼천포공용터미널(055-832-8202~3)까지 가는 시외버스를 탄다. 오전 6시부터 40~50분 간격으로 차가 있다. 소요시간 2시간, 요금은 9천600원. 터미널 건너편에서 창선·지족행 시내버스가 있다. 오전엔 6시 10분, 7시 50분, 9시 50분, 11시 20분에 출발한다. 이 차를 타고 창선면 당항리 버스정류소에서 내린다. 소요시간 25분(요금 1천400원). 정류소에서 기점인 율도고개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택시를 타면 1만 4천 원 정도 나온다. 창선택시(055-867-1917), 남해택시(055-864-3637), 남해개인택시(055-864-3800)가 운행한다.
자가승용차로 간다면 남해고속도로 진주분기점에서 사천 방면으로 진입한다. 사천IC에서 빠져 사천공항 방향으로 가다가 대방교차로에서 남해·창선 쪽으로 우회전한다. 당항리 버스정류소를 지나 잉카모텔이 나오면 율도리 쪽으로 우회전한다. 2분 정도면 율도고개가 나온다. 돌아올 때는 소요원에서 지족삼거리까지 10분 정도 걸어서 나와 삼천포공용터미널행 시내버스를 탄다. 오후 1시 30분, 4시, 5시 30분, 6시 30분에 있다. 요금 1천400원. 삼천포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8시 30분까지 있다.
죽방렴에서 잡은 싱싱한 멸치회를 맛보려면 창선대교 근처의 죽방렴횟집(055-867-7715)이나 지족리에 있는 우리식당(055-867-0074)이 괜찮겠다. 멸치회는 3~4인분 기준으로 2만 5천 원~3만 원. 시간이 있다면 사천활어위판장에 있는 향원식당(055-832-8810)도 가볼 만하다. 멸치회 무침(1만 원)과 멸치찌개(7천 원)가 맛있다. - 전대식 기자 - |
근교산&그너머 <652> 남해 창선 대방산
국제신문 글·사진=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우러진 멋진 조망을 즐기고 있다. 사진 중앙부 윗쪽 멀리 있는 섬이 사량도이고 그 오른쪽 끝이 욕지도다.
전체 산행코스를 요약하면 율도고개~임도~전망대~321봉~속금산~303봉~임도갈림길~재실앞 임도~산두곡재(갈림길)~이정표~국사당~헬기장~대방산 정상~봉수대~갈림길~옥천수원지 둑~등산로 안내판(도로)~운대암(되돌아 나오기)~상신리 마을회관 순이다. 총거리는 13.7㎞에 달하지만 후반부 운대암~상신리 구간은 완만한 포장도로를 2.7㎞가량 걷기 때문에 순수 산행은 11㎞ 정도다.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4시간30분 정도이니 부담도 덜하다.
억새밭을 통과해 능선을 왼쪽으로 휘감는 숲길을 걷는다. 오가피나무가 제법 많이 보이고 바닥에는 이미 낙엽이 수북하다. 마지막 은빛을 내뿜는 억새와 낙엽을 보니 완연한 늦가을 산행의 맛이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10분 뒤 만나는 임도에서 왼쪽 내리막으로 50m만 가면 임도에서 떨어져 오른쪽 계곡을 따라 오르는 갈림길이 있다. 완만하던 길이 제법 가팔라지면서 숨이 차 오른다. 삼나무 숲을 지나기도 한다. 20분 후 능선 쉼터. 이마의 땀을 닦으며 뒤돌아보면 대사산(261m)과 연태산(338m)으로 이어지는 창선도 북쪽 끝 산자락이 보인다. 그 오른쪽 삼천포 앞바다와 한국남동발전 화력발전소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왼쪽 발 아래로는 조수 간만의 차이에 따라서 육지가 되기도 하고 섬이 되기도 하는 작은 섬, 율도가 보인다. 밤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일까.
5분만 더 가면 조망이 더 좋은 전망대다. 멀리 삼천포항과 사천 와룡산, 창선-삼천포대교, 한려해상국립공원을 이루는 수많은 섬들이 훤하다. 2분 뒤 닿은 321봉 정상부의 왼쪽에도 전망대가 있다. 동쪽 멀리 사량도의 지리산 옥녀봉 등의 암봉이 손에 잡힐 듯하다. 이곳에서 보는 사량도는 그 마루금의 울퉁불퉁함이 극치를 이루며 마치 거대한 구축함이 바다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거제도의 크고 작은 산들과 욕지도, 멀리 연화도까지 거칠 것이 없다.
안부를 거쳐 303봉까지는 15분이면 충분하다. 일주산행로 리본을 벗 삼으며 다시 내리막을 타는데 비교적 가파르고 낙엽도 많아 미끄러지지 않도록 유념하자. 7분 후 비포장 임도에 내려서면 일단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 200m가량 가면 재실 앞 콘크리트 임도에 닿는다. 임도를 가로질러 꽤 넓은 공터 왼쪽 산길로 3분가량 가면 다시 임도와 만나고 오른쪽으로 100m쯤 더 가면 좌우로 임도가 연결된 산두곡재. 11시 방향을 보면 산행 안내리본과 함께 산길로 접어드는 길이 열려 있다. 사거리인 셈이다. 이 산길로 들어서면 한적한 숲길을 따라 완만한 오르막이 20분가량 계속된다. 길은 널찍하고 걷기에도 편하다. 두 차례 갈림길이 나오지만 가장 넓고 좋은 길로 가면 된다. 안내 리본을 참고하자. 20분 후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왼쪽은 '수산', 직진은 '운대암'을 가리키고 있지만 취재팀은 '국사봉'을 가리키는 오른쪽 완만한 오르막으로 길을 잡는다. 10분만 가면 국사당 정상이다. 정상에 돌을 쌓아 만든 재단이 있어 국사당이라고도 하고 국사봉이라고도 부른다. 진행방향 정면에 대방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다가선다. 대방산 방향으로 살짝 내리막을 타면 헬기장이다. 안부를 거쳐 무덤 2개를 지나면 제법 가파른 된비알이 시작된다. 나무계단이 잘 정비돼 있다. 헬기장에서 정상까지는 25분이면 닿을 수 있다.
대방산 정상에서 길은 2갈래로 나뉜다. 남쪽의 지족해협쪽으로 내려서는 직진 길은 창선일주등산로를 따르는 것이지만 봉수대 방향의 왼쪽(동쪽)길을 택했다. 5분만 내려서면 봉수대(경남기념물 제248호)다. 고려 명종 때인 12세기 축조된 것으로, 사천 각산 봉수대와 남해 금산봉수대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봉수대를 지나 10분쯤 가면 갈림길. 왼쪽은 국사당 아래 이정표 사거리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운대암 방향의 하산길이다. 옥천수원지 둑 아래 갈림길까지는 15분 걸린다. 둑 아래 갈림길에서 넓은 직진 임도 대신 왼쪽으로 꺾어 2분가량 올라가면 아스팔트 포장도로에 닿는데 커다란 대방산등산안내도가 서 있다. 도로를 타고 왼쪽으로 200m만 가면 수원지 옆에 아담하게 선 운대암이 있다. 약수로 목을 축일 수도 있다.
다시 되돌아 나와 도로를 따라 30분쯤 내려가면 상신리마을회관 앞에 도착, 산행을 마무리한다. 노란 열매가 예쁜 유자나무가 지천이다.
- 지족해협 죽방렴·창선왕후박나무 등 가 볼만
그 외에도 지족해협에서 유명한 전통 어로시설인 죽방렴을 볼 수도 있고 가인리에는 지난해 말 천연기념물 제499호로 지정된 가인리 공룡발자국도 있으니 가족과 함께 들러볼 만 하다.
- 삼천포터미널 맞은편에서 창선행 버스 이용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삼천포행 버스를 탄다. 첫차 오전 6시, 막차 오후 8시30분. 40~5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요금은 9100원, 소요시간은 약 2시간이다. 삼천포버스터미널에서 나와 도로 건너편 디지털프라자 앞 시내버스 정류소에서 창선행 삼포교통 25번 버스를 타면 산행 들머리인 율도고개 아래 창선참숯가마 앞에 내릴 수 있다. 약 2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는데 오전 6시10분, 7시50분, 9시50분, 11시20분 등에 운행한다. 요금 1200원. 율도고개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산행 후 날머리인 상신리에서도 같은 버스를 타고 삼천포로 갈 수 있는데 창선에서 막차가 오후 5시40분에 출발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 사천IC에서 내려 3번 국도를 타고 삼천포까지 간 후 창선삼천포대교 방향으로 이어간다. 대교를 건넌 후 3번 국도를 놓치지 말고 가다 보면 당항리 창선참숯가마 앞에서 우회전, 들머리인 율도고개로 향한다. 정자 주변에 주차공간이 있다. 산행 후 차량회수를 하기 위해서는 25번 버스를 이용한 후 걸어서 고개까지 가도 되겠지만 일행이 3~4명 정도 된다면 창선면 소재지인 수산리에 있는 남해콜택시(055-867-8000)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 요금 5500원 안팎.
문의=주말레저팀 (051) 500-5169
김원진 산행대장 016-803-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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