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온 키워드
2009.11.06 ~ 2009.12.05
고기만두
만두 얘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중국의 만두는 밀가루 반죽을 쪄서 만든 찐빵의 종류이고 우리가 먹는 만두는 밀가루 반죽 안에 고기나 채소로 만든 속을 채워 넣은 교자(餃子)에 가까운 것입니다. 만두는 그 안에 들어가는 재료(소)에 따라 김치만두, 부추만두, 호박만두, 새우만두 등으로 구분하는데요. 가장 대중적인 것으로 고기만두를 꼽을 수 있습니다. 고기만두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얇게 저미고 으깨어 다진 양파나 부추, 파, 당근 등과 섞어 소를 만들고 그것을 만두피로 싸서 모양을 낸 것이지요. 모양은 만드는 이의 마음대로. 반달 모양, 반달 모양 만두의 양쪽 끝 부분을 맞붙여 만든 둥근 모양, 만두피의 가장자리를 꽃봉오리처럼 접어 만든 석류 모양, 동그랗게 빚은 만두소를 밀가루 위에 굴려서 만든 모양(평안도식으로 굴림 만두 혹은 굴만두라고 합니다) 등이 있습니다. 고기만두의 소를 만들 때 고기와 채소의 비율은 1:3 정도가 적당합니다. 잘게 썬 당면을 섞기도 하지만, 가급적 당면을 넣지 마시길. 고기와 채소만으로 만든 것이 훨씬 맛있습니다,
김치만두
중국에서 건너온 만두가 우리 문화에 맞게 적절히 변형되었음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만두가 바로 김치만두입니다. 만두에 들어갈 소로 김치를 쓰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으니까요. 김치만두는 고기만두와 더불어 우리가 가장 즐겨 먹는 만두입니다. 특별한 날 잔칫상에 내놓을 음식으로 고기만두와 김치만두가 빠지지 않습니다. 김치만두를 만드는 방법은 고기만두와 비슷합니다. 고기, 채소와 함께 잘게 썬 김치와 두부를 듬뿍 넣어 만듭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잘게 썬 김치와 으깬 두부의 물기를 최대한 없애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두를 찔 때 물기가 많으면 만두피가 물러져서 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치 본연의 맵고 칼칼한 맛이 있어서 소금과 후추 정도로만 간을 하여 만듭니다. 김치는 새로 만든 것보다는 적당히 묵은 신김치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군만두
고기만두나 김치만두처럼 소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만두를 구분하기도 하지만 익히는 방법에 따라 그 종류가 나눠지기도 합니다. 찜통에 쪄서 만든 찐만두, 뜨거운 물로 익힌 물만두, 팬에 기름을 두르고 구운 군만두 등이 그 예입니다. 속은 폭신하고 겉은 바삭한 군만두는 그 식감의 차이 때문에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만두입니다. 굽는 정도를 넘어 기름에 바삭 튀긴 튀김 만두는 식감의 차이를 더욱 잘 음미할 수 있는 것이고요. 튀김 만두나 찐만두는 사방에서 열이 가해지기 때문에 만두의 모양을 다양하게 할 수 있지만, 군만두는 그렇지 않습니다. 팬에 한 면씩 굽기 때문에 가급적 편편한 모양으로 만들지요. 그래야 만두 속까지 골고루 익힐 수 있습니다. 그 자체로도 맛있지만 뜨거운 군만두 위로 모차렐라 치즈를 얹거나 탕수육의 소스를 끼얹어 먹기도 합니다. 양배추를 잘게 썰어 초고추장에 버무린 샐러드, 상추와 부추 등을 곁들이기도 하고요. 커리 소스나 딥소스에 찍어 먹기도 합니다.
물만두
한 입에 쏙 들어가는 물만두는 마치 물 속에 오랫동안 담구었다 뺀 손가락처럼 그 표면이 쭈글쭈글합니다. 물만두는 말 그대로 뜨거운 물 속에 만두를 빠뜨려 익힌 만두입니다. 물 대신 고기를 넣어 만든 육수에 익혀 만둣국을 만들기도 합니다. 육수뿐 아니라 소고기 맑은 장국이나 멸치 장국, 다시마 장국 등으로 만둣국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차게 식힌 장국에 만두를 넣은 편수는 여름 별미 음식입니다. 떡국 안에 만두를 서너 개 넣어 먹는 것, 샤브샤브에 만두를 빠뜨려 먹는 것도 물만두를 응용한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육수에 채소와 버섯, 두부와 고기, 양념 등을 넣고 만두와 함께 끓인 만두전골은 우리가 겨울철 별미로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메밀만두
만드는 방법과 만두소의 종류에 따라 만두를 구분하기도 하지만 만두피에 따라 만두의 종류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만두피는 밀가루 반죽으로 만들지만, 메밀가루에 밀가루나 전분을 섞어서 만들기도 합니다. 메밀가루로만 반죽하면 끈기가 없어 모양이 안 나오기 때문에 메밀로 만든 피에는 대개 다른 가루를 섞어 끈기를 더해줍니다. 이는 고려 때의 음식이 많이 전해 내려오는 개성에서 나온 만두인데, 메밀 특유의 향이 만두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해줍니다. 한편, 어만두라는 것도 있습니다. 이름에서 짐작되다시피 어만두는 민어나 대구 등 생선의 살을 얇게 포로 떠서 그 안에 소를 넣고 익힌 만두입니다. 재료가 비싸기 때문에 주로 상류층이 즐겨 먹었고, 제사나 잔칫날 등 특별한 날에 먹던 만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