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절과 친절의 고장인 충남 예산은 1914년 군(郡)으로 시작했다. 이 지역은 개나리와 은행나무, 백로가 상징적이다. 부드러운 육질과 뛰어난 양념 맛으로 고객으로부터 60여년을 사랑 받고 있는 예산의 ‘소복식당’을 찾았다. 노포의 갈비 맛을 섭렵했다면 고즈넉한 예당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거나, 예산이 낳은 윤봉길 의사의 사당인 충의사, 추사 김정희 선생의 고택인 추사고택에 들러 그 의의를 되새기고 오는 것도 좋을 듯하다. 추사의 시 한 수 새긴다면 더욱 좋겠다.
예산 가는 길 문턱에서
조용하다. 오래 전 언젠가 충남 공주와 계룡 지역을 여행 할 때도 그랬다. 충청도 지역은 왠지 공기부터가 다른 것 같다. 소박하고 친절해 보이는 이 고장은 어릴 적 여행길에서 ‘그냥 눌러 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한 곳이기도 하다. 충청권의 풍수지리학적인 이유도 한 몫 하지 않을까 싶다.
충남 예산에 들렀다면 우선 1980년대 초에 조성돼 뛰어난 맛으로 지금까지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예산군 광시면의 한우타운이나 대통령이 찾아준다는 ‘소복식당’에 들러 갈비 양념 맛에 빠져보자.
60년 전 ‘소복식당’을 처음 시작한 고모할머니는 자신의 올케인 이수남(10년 전 작고)씨에게 매장을 넘겨준다. 그 후로 아들인 김성열(62세)씨가 물려받아 운영 중이다. 소고기 양념갈비로 이름을 날리던 이곳은 박정희 대통령 이후로 현직 대통령이라면 이 지역을 방문했을 시 반드시 들르는 필수 코스이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구옥인 기와집을 헐어내고 3층 건물로 신축했다. 지하와 2, 3층을 예식장과 피로연장으로 꾸미고 지역민과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제는 3대째인 자손들이 더욱 활발하게 매장의 일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예산 가는 길 문턱에서
조용하다. 오래 전 언젠가 충남 공주와 계룡 지역을 여행 할 때도 그랬다. 충청도 지역은 왠지 공기부터가 다른 것 같다. 소박하고 친절해 보이는 이 고장은 어릴 적 여행길에서 ‘그냥 눌러 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한 곳이기도 하다. 충청권의 풍수지리학적인 이유도 한 몫 하지 않을까 싶다.
충남 예산에 들렀다면 우선 1980년대 초에 조성돼 뛰어난 맛으로 지금까지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예산군 광시면의 한우타운이나 대통령이 찾아준다는 ‘소복식당’에 들러 갈비 양념 맛에 빠져보자.
60년 전 ‘소복식당’을 처음 시작한 고모할머니는 자신의 올케인 이수남(10년 전 작고)씨에게 매장을 넘겨준다. 그 후로 아들인 김성열(62세)씨가 물려받아 운영 중이다. 소고기 양념갈비로 이름을 날리던 이곳은 박정희 대통령 이후로 현직 대통령이라면 이 지역을 방문했을 시 반드시 들르는 필수 코스이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구옥인 기와집을 헐어내고 3층 건물로 신축했다. 지하와 2, 3층을 예식장과 피로연장으로 꾸미고 지역민과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제는 3대째인 자손들이 더욱 활발하게 매장의 일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소복식당’ 안에 들어서면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갈비를 굽는 모습과 지글지글 갈비 익는 소리, 참숯에 구워지는 양념갈비의 연기와 스모크향이다. 오감만족이란 이런 것인가. 생소한 모습에 발걸음을 멈추고 자세히 보게 된다. 혼자 방문할 때도 주저할 필요 없다. 당연히 1인분도 판매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공깃밥에 된장찌개보다는 갈비탕을 추가로 주문하는 손님이 많다는 것이다. 자주 오게 되는 것도 아닌데 모처럼 왔으니 먹을 때 한꺼번에 먹어 두자는 욕심 때문일까? ‘소복식당’은 지금처럼 1980년대 이전에도 손님 식탁에 로스터가 장착 되어 있지 않고 화덕에서 직접 갈비를 구워 접시나 스테이크 판에 담아서 손님상에 올렸다.
긴 집게를 양손에 쥐고 땀을 뻘뻘 흘리며 소갈비를 굽는 사람은 따로 있다. 사실 숯불을 피우고 불의 강약을 조절하면서 갈비를 굽는 데는 숙달된 기술이 필요하다. 숯불이 약해서는 최적의 맛을 볼 수 없다. 익는 시간이 길어지면 고기 속의 육즙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양념 맛도 같이 빠져 나와 싱거워진다. 센 불에 익히는 것이 요령인데 센 불에서의 작업이 만만치 않다. 손놀림이 따라가지 못하면 고기가 탄다. 타지 않게 하려면 길게 포를 뜨고 칼집을 넣은 갈빗살을 길게 펴서 숯불에 올린 후, ‘치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익으면 10초 후 재빨리 뒤집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10초 후 가위로 갈비를 자르기 시작한다.
이렇듯 조금 빠른 속도로 구워줘야 여유 있게 숯불갈비구이의 제 맛을 완성할 수 있다. 그리고 한 점 크기로 적당히 잘라진 갈빗살을 집게를 사용해 계속해서 굴려 주면서 갈빗살의 잘려진 단면도 같이 익힌다. 이때 갈빗살의 기름기가 숯불에 떨어지면서 ‘치익’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차올라 갈빗살에 달라붙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참숯의 맛과 향이다. 이처럼 구이메뉴는 굽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너무 바짝 익히거나 식어도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굽고 난 후 언제 먹는지도 중요하다.
좋은 갈비 맛은 좋은 고기와 양념에서 시작 한다
소갈비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육질이다. 요즘은 1+ +나 1+등급처럼 마블링 조건으로 좋은 고기를 선별하고, 소비자도 등급 높은 고기를 선호하지만 사실 양념갈비로는 3등급의 황소 갈비가 좋다. 대신 적당한 두께로 포를 뜨는 요령과 칼집을 고르게 넣는 기술이 필수다. 칼집의 정도에 따라서 고기를 먹는 양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소갈빗집을 운영하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이 양념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진간장으로 양념을 한다. 서울식 갈비는 생수와 간장, 설탕을 각각 5대1대1의 비율로 섞어 양념한다. 이 비율에 무와 대파, 양파 등을 넣고 끓여서 사용하면 맛과 보관 기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한 가지 팁이라면 완성된 양념장의 무게에 0.5%가량의 파인애플 즙을 넣어주면 아주 부드러운 갈비 맛을 얻을 수 있다.
양념에 자신이 있다면 그 다음 신경 써야 할 요소는 불이다. 이때 불은, 어떤 방식으로 굽고 어떠한 불판을 사용하느냐 하는 것들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참숯불에 구멍 뚫린 석쇠에 직화로 굽는 방식이 가장 맛있게 굽는 요령이다. 요리도 때로는 가장 기본적이고 원시적인 방식으로 할 때 가장 맛이 있는 것처럼 1980년대 초창기에 나왔던 사각 무연 로스터가 영원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소복식당’ 테이블에서 재미있는 것 하나를 발견했다. 갈빗대를 잡고 뜯어 먹으라고 놓여 있는 종이다. 옛날에 말로만 듣던 ‘부대종이(흔히 ‘푸대종이, 푸댓종이’라고 부른다)’를 잘라서 갈빗대를 잡고 뜯어 먹었다는 종이를 실제로 본 것이다.
주문한 양념 소갈비는 목판 위의 스테이크 판에서 한참이나 지글거리는 소리를 내며 익는다. 군침 도는 양념 갈빗살 한 점을 재빨리 입에 가져가니 맨 먼저 참숯향이 느껴지며 달콤한 양념 맛에 아련한 추억이 다가온다. 1980년대 초 영동의 ‘삼원가든’에서 처음 맛보았던 소갈비 양념 맛(그래 이 맛이다!)과 향이 묻어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그 설레던 맛과 기분은 오래 머물러 지속되지 못했다. 무엇 때문일까?
계속 그 맛과 기분이 이어가지 못하고 말았으니 무언가가 식욕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구워져 나온 갈빗살들이 시커멓게 타 있었다. 원인은 갈비 굽는 불판을 잘 닦아 내지 않고 갈비를 구웠거나, 질 낮은 참기름을 사용해 참숯에 기름이 떨어지며 생기는 그을음인 것이다. 모르고 하는 실수일 것이니 원인을 찾아 개선할 일이다. 어느 소갈빗집이나 경기 좋은 시절은 있었고 지금은 장사가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국민영양식인 소갈비를 보약처럼 허둥대며 먹던 시절은 지났다. 주재료인 소갈비는 지역의 한우 브랜드로 특화 하면 좋을 것이다. 반찬 등 곁들이는 음식들 역시 그 지역의 특산품인 농산물을 사용해 고객에게 어필한다면 호평 받을 것이다.
이 지역의 특산물인 전통 옹기에 음식을 담고 예산군 특산품인 농산물, 쪽파, 꽈리고추, 팽이버섯, 오이, 더덕 등으로 반찬을 만들고 예산 사과나 토마토를 사용한 샐러드로 상차림을 구성한다면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갈비나 반찬 등은 포장 판매해 추가 매출까지 꾀할 수 있다.
‘소복갈비’의 오랜 역사가 주는 무게감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바람이 있다면 현대 감각에 맞춰 맛과 분위기가 발전되고 전통과 역사가 살아있는 맛집으로 거듭 나서 지역의 명소가 됐으면 하는 것이다.
메뉴: 생갈비(200g 4만원), 양념갈비(250g 3만1000원), 갈비탕(1만1000원), 설렁탕(6000원)
주소: 충남 예산군 예산읍 예산리 201-10, 전화: (041)331-2401
첫댓글 침은 넘어가지만 주머니사정상 걍 돼지갈비로 먹어야겠습니다 ㅎ
다른 곳에 비하면 많이 비싸네요, 일단 갈비탕으로 시식을 해보죠 ㅎㅎ
난 양념갈비에 설렁탕 한그릇 추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