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상주 금실이란 마실에 28세의 결혼 적령기에 다다른 한 청년이 살고 있었읍니다.
이 청년 결혼을 하려니 마땅한 처자가 없었읍니다. 옛날부터 경상도 상주지방에선 유교 문화권의 보수적인 고장이라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연애 결혼보다 집안 어르시네분들의 뜻에 따라 중매쟁이를 통한 중매 결혼들을 많이 하는 추세였읍니다.
하지만 이 청년은 제딴에 서구식 신문물을 어디서 줏어 들었는지 결혼도 무조건 집안 어른들 뜻을 따라 아무 처자나 간택하여 한평생을 살아 간다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하고 본인이 엄청나게 손해본다는 생각이 들었읍니다. 몇날 며칠을 이 혼사문제로 괴로워 하며 잠 못 이루던 이 청년은 드디어 사흘째 되던 날.....,! 이런 후진 촌구석에서는 아무리 눈비비고 찾아 보아야 마음에 쏙 드는 처자를 만난다는 것이 밤하늘에 별따기보다 더 어렵다고 판단! 고향을 떠나 타지 어디든 가서 그야말로 더할 나위없이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다 갖춘 처자를 만나 청혼을 하기로 최종 결심을 하고 날이 새자마자 단봇짐을 싸고 난뒤 문중 어르신네들을 일일히 찾아 뵈며 마지막 하직 인사하기에 이르렀읍니다. 마실 문중 어른들이 하나같이 이 청년에게 궁금해서 물었읍니다. "그래 자네가 고향을 등지고 객지로 가려는 이유가 도데체 뭔가? 청년은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서.... 부득이 고향을 뜰 수 밖에 없다고
집안 문중 종친들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렸읍니다. 집안 어른들은 하나 같이 이 사람아! 돈벌러 간다든지...또는 과거 공부하러 떠나는 것 같으면 모르되... 그 결혼을 하기 위해서 고향까지 뜨다니.....! 쩟~~쩟~~쩟~~다들 혀를 내둘렀읍니다. 웬만하면 여기 고향에 있는 처자중에서 골라 혼사를 치르면 고생도 안하고 그 얼마나 좋아! 여기 고향 동네에 처자가 없으면 모르지만.......!이 청년에게는 문중 어른들의 그런 진언이나 충고가 귀에 들어 올리가 없었읍니다. 드디어 이 청년 개나리 봇짐에다가 전답 좀 팔아서 그동안 마련한 노자돈을 헝겊 천 조각을 여러겹으로 기워 만들은 복대 주머니속에 깊숙히 넣고서 허리에 차고서 "처자찾아 삼천리" 길 머나 먼 인생 여정길에 올랐읍니다. 청년은 신이 났읍니다. 허리에 둥둥 두른 복대 주머니속엔 충분한 돈냥이나 들어 있겠다. 28세란 꽃다운 청춘도 가졌겠다. 이제 모든 조건이 고루 갖춰진 처자 한 사람만 제대로만 만나는 날이면 그야말로 이 세상 모든 행복이 한 손아귀에 들어 오는 순간이었읍니다. 햇님은 저 멀리서 미소로서 화답하고 있었고 마을 어귀를 돌아 타지로 떠나는 신작로 길엔 노란 개나리꽃들이 미리 와서 님을 찾아 먼 길 떠나는 청년을 환송하고 있었읍니다. 서울로 떠나는 밤열차를 잡아 타기 위해선
상주읍내까지 가야 했읍니다. 어느덧 날은 어둑 어둑 저물고 있었고 배가 고파 왔읍니다. 상주 역전 가까이 있는 쇠고기 국밥집에 들러 국밥 한 그릇 시켜 놓고 국밥이 다 되어 나올때까지 이 생각 저 생각 오만가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읍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뭐하나 남들앞에 떳떳이 내 세울 수 있는 것이라곤 눈을 뜨고 봐도 찾아 볼 수 없는 내 자신이 꼬레 자존심은 있어서 좋다고 매달리는 같은 마실 복순이를 마다 하고 서울로 가겠다고 떠나 왔으니 이게 잘 한 행동인지...? 아니면 병신 짓을 찾아 가면서 한 것이 아닌지...? 별의 별 희한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복순이와 결혼하면 인물은 다소 좀 빠지고 뭐 배운 것은 없어도 마음씨가 후덕하고 엉덩이도 커서 애도 잘 낳을텐데....! 일말의 후회인지....! 나 먹기는 싫고 남 주기는 아까운 복순이가 아니었든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국밥집 아지매가 국밥 한그릇과 깍두기 한 접시를 내 앞 식탁위에 올려 놓았다. 나는 배가 고파 기갈 들린 것처럼 "후루룩" 국밥 한 그릇을 단숨에 게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 내가 이러고만 있을 때가 아니었다. 서울로 떠나는 밤 열차를 놓쳐 타지 못하면 하룻밤을 읍내에 있는 여인숙에서 묵어야 하니 한시라도 빨리 서둘러야 했다. 국밥집 주인 아지매께 국밥 먹은 돈을 지불하고 역전으로 곧장 직행했다. 다행히 열차는 아직 오지 않았다. 서울로 가는 열차표를 부랴부랴 한장 끊고 나니 그동안 긴장했던 조바심들이 긴 한숨되어 흘러 나왔다. 이번에 서울 가면 정녕 내마음에 쏙 드는 처자를 과연 만날 수 있을까?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어딘지 모를 불안감이 나를 찾아 왔다. 서울에 가면 사기꾼도 많고 나쁜 사람들도 많다고들 하던데.....!
자꾸만 허리로부터 앞 복부까지 칭칭 동여 멘 복대 주머니가 신경이 쓰였다. 이 돈주머니가 어떻게 되는 날에는 장가고 뭐고 내 인생 진짜로 끝장난다. 정신 바짝 차려야지....! 서울에는 멀건 대낮에 길 가는 놈 코도 바로 면전에서 베어 간다고들 하던데....! 아뭏든 이 촌놈 세상 태어나서 이렇게 불안해 보기는 처음이었다. 드디어 열차가 플랫포옴에 미끄러지듯이 빨려 들어 왔고 나는 서울행 야간 밤 열차에 고단한 몸을 실었다. 열차내에서도 온통 머릿속엔 허리에 찬 복대 주머니가 나도 모르는 사이 흘러 내리면 어떡하나...? 쓰리꾼한테 나도 모르는 사이 쓰리라도 당하면 어떡하나....?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 가고자 한다. 내가 찾고 있는 처자는 얼굴이 잘 생기고 몸매도 날씬하고 가문도 좋고 학벌도 좋고 남자의 손길이라고는 전혀 닿지 않은 진짜백이 숫 처녀로서 마음씨도 고운 그런 팔방 미인이다! 서울에 도착하여 여기 저기 알아 볼 것 알아 보면서 찾아 봤지만 그런 모든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처자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더 이상 서울에서는 그런 처자를 만날 수 없다고 판단을 한 나는 이번에는 아예 국내에만 눈길을 돌릴 것이 아니라 이참에 외국이나 나가서 그 곳에서 외국 여성들중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갔다. 그래 이참에 외국 구경도 하고 중국 상해로 가는 거다. 나는 인천 국제 공항으로 가서 중국 상해로 가는 아시아나 항공에 몸을 싫었다.중국 상해에 도착하니 웬 인간들이 그리 많은지 글자 그대로 인산 인해 이었다. 세계 인종들을 펼쳐서 일렬 횡대로 경부 고속도로에 쭉 세워 놓는다면 5명당 1명꼴이 때놈들이란 말이 있다. 밥 먹고 공부는 하지 않고 밤낮으로 애만 만들었나?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가고 있었고 드디어 항공기가 상해에 도착했다. 나는 그 곳에는 혹시 내가 찾고 있는 처자가 있나 해서 사방을 두리번 거렸다. 누가 그랬다! 중국 여자들은 부엌에 들어가 밥을 지어 남편들한테 밥을 해다가 바치는 것이 아니고 남편들이 오히려 아내들에게 밥을 지어 바친다나....? 그 소리를 들으니 중국 여자는 싫었다! 내가 밥 만들어서 마눌님께 바칠 것 같으면 차라리 혼자 살지...?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될 일이었다. 님을 찾아 3만리라고....! 그렇게 이 나라 저나라 전전하다보니 어느덧 내 나이가 55세가 되고 말았다. 벌써 내 인생도 황혼이 찾아 왔다. 나는 이제 지쳤다. 내가 찾고 있던 그런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처자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나는 드디어 모든 일정을 중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 왔다. 고향으로 돌아오니 그동안 고향은 많이 변해 있었고 마실 주민들이 나를 다들 의아하게 쳐다보면서 말을 건넸다. " 그래! 자네가 그렇게 찾고 있었던 그런 신데렐라 공주를 정말로 만났는가?" 나는 대답했다. "어느 나라 어느 곳엘 가니까 그런 완벽한 여자가 딱 한명이 있었어요!" "그래? 그러면 그 처자와 아예 결혼을 해서 고향으로 데려 오지 않고서 어떻게 자네 혼자서 이렇게 중년이 다 되어서야 쓸쓸히 돌아 왔단 말인가...? 어껗게 된 영문인지 설명 좀 해 주게나...! 나는 대답했다. "사실은 요! 제가 그 처자에게 어찌나 마음이 홀렸든지 그 처자에게 단도직입적으로 프로포즈를 했지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을 주민들이 숨넘어 가는 소리로 "그래서" 나는 또 대답했지요.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요. 그 처자가 나에게 이렇게 대답을 했어요. 자기는 얼굴도 현빈처럼 잘 생기고 돈은 삼성그룹의 이재용처럼 많고 마음씨는 여자 가만히 방에 앉혀 놓고 발까지 닦아 줄 수 있는 뭐 그런 남자를 찾고 있다나요? 그래서 할 수 없이 그 처자를 포기하고 눈물로서 55세가 다 되어서 이렇게 고향으로 돌아 올 수 밖에 없었어요."
첫댓글 그야말로 풍운의 꿈을 안고 떠나셨군요..ㅎㅎ
난심이님 잘 계시죠? 이렇게 우리 경상 사랑방 방문해 주시어 고마워요.
난심이님의 가시는 앞날에 늘 행운이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멀리 태평양을 건너 미서부연안에서 인사 드립니다.
그당시 대단한 꿈 이셨네요,,
우리 경상 사랑방장님이신 솔나무님 늘 안녕하시죠?
저 금실 미류나무는 우리 경상 사랑방에 소속된 것을 늘 자부심을 느끼고 있답니다.
늘 우리 방장님께서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 봐 주시어 마음 편안 하답니다.
언제나 우리 방장님을 만나 뵐 수 있을지 그 때가 기다려진답니다.
욕심도 진짜 많으셨네요. 파랑새를 찾기는 하셨는지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생각소리님 늘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의 파랑새를 아직도 찾지 못했답니다.
서산으로 해는 벌써 지고 있는데 아직도 찾고 있어서
참으로 웃기는 금실 미류나무라는 생각은 안 드시는지요?
남들이 저를 노망난 노인네라고 흉을 보든 말든
저는 개의치 않고 반드시 그 파랑새를 찾아 갈거예요!
아마 파랑새는 안방에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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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주님 처음 뵙겠어요. 고향이 어디신지는 모르겠지만 제 고향 상주에 놀러 오셨군요.
상주에서 술 한잔 하셨군요. 은자골탁배기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술이름이네요.
앞으로 카페에서 자주 뵙기를 원합니다.
풍운의꿈이라~~~~말타면 종부리고 싶은게 사람의 마음인데 조금만 작은 꿈이였음 27년은 잃지 않았을걸~~~
칠현님 이렇게 우리 경상 사랑방에서 저 금실 미류나무와 1대1 첫 대면을 할 수 있어서 좋네요.
앞으로는 자주 만남의 장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저 금실 미류나무가 해 봅니다.
긴장감 넘치는 야인 천하를 보는 느낌입니다.....
스윗트리님 이렇게 자주 만나 뵐 수 있어서 저는 행복하답니다.
늘 운명의 여신이 우리 스위트리님과 함께 하셔서
하시는 모든 일이 만사형통하시기를 이렇게 멀리서 빌어 봅니다.
^^ㅎㅎㅎㅎㅎ..나먹기는 싫고 ,남주기는 .아까운 복순씨을 버리고 .....?
약간 후회하는거 맞지요...
지금이라도 복순씨 찾아가서 복순씨를 한시도 잊어 본적이 없다고
사랑 고백하면 이제와서 정녕 받아 줄까요?
만약에 사랑 고백 했다가 거절당하면 저 금실 미류나무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뒷글을 이제서야 읽어 봅니다.
앞뒤가 좀..................ㅎㅎㅎ
한편의 풍운아의 삶이 다 들어있네요 ..돌아온 고향에서 바람을 잠 제워줄 복순씨를 만나시길.... ^^
한편에 소설이라서 윗쪽만 읽다가 갑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