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30분05초 수영 1:19:13, 잔차 6:12:26, 런 4:43:27 페널티30초 포함.
금요일 아침부터 목감기 기운이 있어서, 계속 프로폴리스를 목에 뿌려가면서 감기에 걸리지 않게 주의하였다. 토요일 여주에 가면서 감기약을 사먹을까 하다가, 금정산정영대가 약을 먹으면 근육이 풀어진다고하여, 그냥 프로폴리스로 버티기로 한다. 그리고 목요일 일마에서 자봉하면서 5키로 정도 템포런을 했는데, 좀 무리했는지 토요일이 되어서 종아리 아래 근육이 묵직하다. 왠지 불안감이 엄습. 토요일 점심과 저녁에 연속 부페 식사를 하면서, 많이도 먹었다. 호텔 저녁 부페는 작년에 음식이 모자랐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음식에서 가까운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식사가 시작되자마자, 접시에 가득 퍼와 먹었다 ㅋ. 근데 나중에 보니, 음식이 많이 남았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을 껄하는 후회...
멋진 이포보강변펜션에 자리잡음. k-9, 금정산과 함께 호랭이 3마리가 작은 방을 차지했다. 잠을 청하는데, 말똥말똥... 옆에 코고는 소리에 새벽3시경 깨어보니, k-9인지 알았던 코고는 주인공은 금정산이었다. k-9은 밖에서 누워있고. 더 잠을 청하지만 잘 안되었고, 좀 있으니 모닝콜이 울리고 이사람 저사람 깨어난다. 나중에 이야기 들으니 나의 코골이와 넓은 반경에 k-9과 금정산이 참지못하고 밖으로 다 나가 잤다한다. 나도 모르게 피해를 준 셈이었다. 난 피해자라고 생각했는데... ㅋ
평소 먹지않던 아침밥이었으나 이경수 고문님이 준비해주신 끈적끈적한 찹쌀닭죽 한그릇을 뚝딱비운다. 너무 많이 먹어 운동 못하는거 아녀 이거?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수영에서는 아주 천천히 롱스트로크를 구사하여, 최대한 힘을 아끼려 노력했다. 3.8키로를 쉬지않고 수영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긴장도 되었다. 또 잔차와 런도 해야되므로, 수영에서 힘을 최대한 비축하려는 심사였다. 상류와 하류 수문을 모두 잠그어 전날과 같은 유속은 찾아볼수없고, 거대한 호수가 되어버린 남한강, 시야가 그리좋진않았고 그저 내 손이 보일 정도였고, 수온은 그리 차게 느껴지지않았다. 뿌~웅 소리와 함께 출발하여 얼마 가지 않아, 숨이 안터져 패닉이 오려고 하였다. 두어번 평영을 하면서, 다시 호흡과 정신을 가다듬고 아주 천천히 자유형을 시도하면서, 여기가 강이 아니라 수영장이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이면서 페이스를 찾았다. 가다보니 몇번의 부딪침이 있었으나 괜찮았는데, 크레인이 있는 곳 그러니까 약 1.9키로 정도 왔을 때, 어떤 친구가 사선으로 헤엄을 치면서 내 머리와 부딪쳐 수경이 벗겨지려한다. 눈에 물이 들어와서, 급 당황. 다시 수경을 고쳐쓰고 따라 간다. 나는 분명 10번 정도 스트로크 한 후에는 고개를 들어 목표를 확인하고 방향을 조정해왔는데... 수경이 실내용이라, 오픈워터용 수경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윽고 수영종점이 보인다. 드디어 최장거리 수영 성공의 기쁨을 누린다.
바꿈터에 와서 바이크 탈 준비를 하는데, 유니스와 금정산이 잇따라 들어온다. 썬블록도 안하고 출발. 다행히 초반에는 햇볕이 구름에 가려져 괜찮았다. 평소하던대로 시속30키로 정도를 유지하려 노력하였다. 큰 언덕이 없어서 속도는 그런대로 나와주었고, 페달은 최대한 원을 그리려 노력하였고, 드랍바 하단이나 유바에 팔을 대든가하여, 최대한 공기 저항을 낮추려 노력하였다. 가다보니 금정산에게 추월을 당하였고, 따라가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고른 페이스로 잔차를 마무리. 바이크를 타는 중에는 두가지 기억이 새롭다. 하나는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통증이 있고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을 겪은 것이다. 지금까지 장거리 훈련을 해도 이런 증상은 없었는데,,, 너무 오랜동안 안장에서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전립선 보호 안장으로 교체를 해야할 것 같다. 또 하나는 주행 중 어떤 사람이 날 추월한지 얼마 안되어 거리가 바로 앞인데 양쪽으로 코를 푼 일이다. 뭔가 날라와 오른 쪽 팔에 맞아 잠시 시원하긴했다 ㅋ 쫒아가서 항의를 하려는 생각도 들었으나 그냥 참았다. 뭘 하든지 다른 사람 입장도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이제 마라톤이다. 아직 80키로를 넘기는 체중인지라, 사실 워킹브레이크 주법을 적용하기로 대회 전부터 마음을 먹었다. 이른바 5분 뛰고 1분 걷고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러면, 후반에 덜 지치고 기록이 아주 쳐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다리가 무겁다. 그러나, 지난번 금강백제 하프대회때처럼 다리에 통증이 없는 것이 다행이었다. 아마, 잔차 피팅을 본 것이 유효한 것 같다. (안장 높이를 좀 낮추었고, 스템을 90짜리로 짧은 것으로 교체하였음.) 장거리 후에 다리의 특정 부위에 통증이 있다면, 꼭 피팅을 보고 잔차를 내 몸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믿음이 생겼다. 1~2랩은 워킹브레이크를 그런대로 잘 지켰다. 2랩을 2시간 27분에 통과한다. 달리면서 계산을 해보니, 나머지 2랩만 속도가 떨어지지 않으면 5시간 이내에 런을 할 수 있고, 그러면 13시간 언더도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선다. 중간에 자봉센터에 들려서 먹었던 수박화채맛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찬물수건으로 뒷목과 어깨를 덮어주기도 하였다. 정말 자봉의 고마움을 듬뿍 느낀 순간들이었다. 2랩을 돌아 우리 자봉캠프에서 화채를 먹는데, 월출이 벌써 3랩을 끝내며 아미노바이탈하고 파워젤!을 주문한다. 돌아오면 달라는 것이다. 3랩은 워킹브레이크를 5분으로 하지 않고, 보급소가 있는 곳에서만 쉬기로 마음먹고 뛰었다. 나도 3랩을 끝내며 우리 자봉 캠프에 들어서며, 그 쥐안나게 하는거 좀 준비해달라고 부탁한다. (아미노바이탈이 생각이 안나서) 반환점을 돌아 다시 캠프에 오니까 k-9이 아미노바이탈 2봉지를 준비해 놓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월출꺼라고한다. ㅋ 스페샬푸드로 미리 준비해야되는 것도 알았다. 월출에게 감사한다. ㅋ 아미노바이탈 덕분인가? 아니면 턱밑까지 쫒아온 유니스 덕분인가? 4랩은 점점 더 속도를 더 내었고 거의 워킹브레이크없이, 보급소도 다 들리지 않고 달렸다. 마지막 1키로는 키로당 5키로 속도는 되는 것 같았다. 지쳐 걷거나 천천히 뛰는 수많은 주자들을 추월하다보니, 이윽고 땅거미는 져가고 멀리 우리 캠프가 가까이보인다. k-9이 작은 플랭카드를 손에 쥐어준다. 더 속도를 내어 최대한 속도로 골인! 그리고서는 "할 수있다 류혁아이언맨!"을 두 손에 들고 높이 쳐든다. 목에 완주목걸이를 걸고, 많은 동료들의 축하인사를 받으며 사진 촬영. 드디어 철인이 되었다는 감격이 넘치는 순간이었다.
평소에 마이가리로 걸고 다녔던 철인목걸이에 이젠 나도 년도를 써 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런은 4:43:27. 후반 2랩이 전반 2랩보다 오히려 기록이 좋다. 토탈 12시간 29분 35초. 기록에는 페널티30초가 추가되어 12시간 30분 05초가 되었다.
2014년 한 해동안 금강백제하프, 이천설봉올림픽을 거쳐 여주 그레이트맨까지 일사천리로 달렸다. 사실 킹코스는 내년쯤에나 도전하려했었는데, 꼭 금년에 도전하라고 용기를 준 철녀이성희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재미있는 내기와 함께 동반하여 경기에 참가한 k-9과 금정산에게도 감사한다. k-9은 비록 이번에 오금통증으로 DNF였으나, 내년에는 반드시 진정한 철인으로 등극하리라 믿는다! 무엇보다도 자봉해주신 임진영회장님과 조성식 및 사모님, 문희씨, 정규씨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한 자전거를 잘 타려면 꼭 하루 300회의 스쿼트를 하라고 조언해준 박용진에게도, 그리고 달리기 자세를 교정해준 하상석선배에게도 나의 철인등극의 공로를 돌려야겠다. 그 외 도움을 받은 이들이 너무 많다. 어찌 다 갚을꼬!
이제 철인이 되었다. 또 다른 시작이다. 내 눈은 벌써 내년의 제주를 향한다. 점점 변화하는 내 몸을 바라보며, 운동을 통하여, 내 삶 다른 영역에 있어서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또한 일철의 일원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서로 살을 부딪치며 땀을 흘리며 우정을 쌓고 협력할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감사합니다.
@스트롱맨(홍성조) 그자리에 나도 꼭 ㅋㅋㅋㅎㅎㅎ
선배님 철인등극 축하드림다...^^... 마지막 라이딩훈련에서 치고나가는 모습이 이미 엘리트를 연상케 했슴다....회복잘하시고, 내년에도 제주에서 날개를 펼치세요~^^
고맙소 악어! 일주일동안 너무 쉬었는지 살이 뽀얗게 다시 올랐다네~ㅋ 메리추석!
축하드립니다 연습을 열심히 하시더니 좋은 결과를 맺었네요 보람을 느끼겠습니다 회복 잘 하십시오
감사^^ 월출도 매회 기록이 좋아지니 축하합니다! 가을 마라톤대회에서도 좋은 성과있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