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저희 아파트에 정전이 되었습니다.
나름 여러 재난에 대해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단순한 정전사태에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럽고, 당황했습니다.
아마 더 큰 재난이 오면 패닉상태에 빠져 아무 것도 못할 것 같더군요.
군대에서 처럼 주기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이 비상상황에서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단순하고, 절차적인 프로토콜이 필요한 이유이지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우리집 재난대비를 위한 몇 가지 프로토콜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재난 발생시 아무 생각말고 이 순서대로만 움직이라고 가족들에게도 당부했습니다.
카페에 계신 여러 분들께서 살펴봐 주시고, 지적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위키피디아 같은 집단지성을 보여 주시면 잘 정리해서 새로 올리곤 하겠습니다.
내용은 카페회원 전체를 대상으로 좀 수정했고, 제 개인 생각이라 많이 부족합니다.
문체를 반말체로 쓴 점도 양해바랍니다.
많은 의견 주시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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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시 프로토콜
1. 정전이 되었음을 알아차린다.
1.1 우리 집만 정전인지, 우리 아파트 단지만 정전인지, 우리 동네가 모두 정전인지, 전국적인 블랙아웃인지 확인한다.
1.1.1 두꺼비집 확인, 아파트관리사무소 확인, 창문 밖으로 동네 간판이나 네온사인, 가로등, 신호등에 불이 들어오는지 확인 순
1.1.2 지역적인 정전일 경우 라디오 방송이 정상적임
2. 공통준비
2.1 정전이 되면 단수가 이어지므로 물을 받는다.
준비된 물통, 욕조, 큰 그릇의 순서로 물을 받는다.
2.2 정전이 낮에 일어나면 태양광 사용 랜턴이나 충천기를 꺼내 태양광충전을 한다.
2.3 냉장고 문은 가급적 열지 않는다.
2.4 촛불은 바람이 불거나 부주의로 화재의 위험이 있으므로 늘 긴장해 지켜보며 촛불을 안에 넣을 수 있는 유리랜턴이나 유리그릇도 상당히 유용하다.
3. 장기적 정전으로 의심
3.1 공통준비사항을 실행한다.
3.2 워터밥을 꺼내 물을 담는다.
세탁기에 물을 채운다.(물을 따로 받아 부어야 함)
담을 수 있는 모든 그릇에 물을 담는다.
3.3 창문에 커텐이나 기타 가릴 수 있는 것으로 가려 사람이 없는 집처럼 보이게 한다.
3.3.1 밤에는 불빛이 밖으로 보이지 않게 한다.
3.4 비축한 현금을 가지고 가까운 마트로 가서 식료품을 사재기 한다.
3.4.1 생수는 운반이 힘드므로 포기한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는 예외)
3.4.2 식료품 구입은 재난시 식료품 구입 우선순위 편을 참조한다.
3.4.3 식료품 운반시 약탈의 대상이 될 수 있으로 집에 있는 안쓰는 큰 가방을 가져가 담는다.
(남들이 보기에 식료품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3.4 재난 대비용품을 다시 점검한다.
3.5 냉장고 안의 식품부터 우선 소비한다. (냉동고, 냉장고의 순으로)
3.6 비축된 지원의 소비는 최소화하며, 질서가 안정적일 경우(공권력이 지속할 경우) 밖에서 정보 수집이나 구호물품을 확보한다.
4. 장기적 정전으로 의심되지 않음
4.1 정전의 범위가 제한적일 경우 (우리집, 아파트, 동네만 정전)
4.2 정전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기다린다.
4.3 단순정전은 최대 하루를 넘기지 않으므로 한전이나 지자체에 민원전화나 넣는다.
4.4 정전사태 종료 후 부족한 부분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다.
5. 정전사태의 장기화가 지속됨
5.1 일주일 넘게 정전이 지속되면 누가 뭐라고 하던 국가적 비상사태이다.
5.2 사회기반시설이나 안전망이 상당히 약화, 축소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2 어떤 방식으로던 범법행위가 증가한다.(구걸이나 약탈 등)
5.3 이렇게 되면 일단 답이 없는 상태임. 카페에도 소개된 '1초 후'라는 미국 소설을 읽어보시면 답 없는 상황이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다. 각자 알아서 생존하시는 걸로...
6. 정전 대비 비축 물자
6.1 카페 게시물 참조
6.2 정전과 단수는 같이 발생함을 염두에 두자.
6.3 일부 아파트는 정전이 도시가스도 차단된다.
첫댓글 군대에서도 전쟁발발시를 가정하고 반복훈련을 하지요.
창고에서 A급 비축물자를 꺼내서 배치하는것까지 시간도 재가면서요.
구체적으로 실제로 일어날수 있는 작은 사건부터 프로세스를 준비하고 트레이닝을 한다면
유사시 당황하지 않고 남들보다 한발 빠른 대처가 가능할듯합니다.
물론 대한민국정부의 사고 대응능력은 검증 된바와 같구요. ^^
태클하나 장기적 정전3.4항요
정전되면 아무리 현금들고 가도 마트 상품코드 못찍어서 살수있을까요??? 사재기 하러 수백수천명이 몰리는 북새통이 될거 같기도 하구요
그래도 이런 메뉴얼 만들어 두신건 아주 현명하신 자세라고 생각됩니다 스마트폰만 아니면 추천드릴텐데 pc모드 귀찮아서..일단 말로만 추천^^
우리나라야 정전이 적게 일어나지만 외국 특히 후진국쪽은 상당히 흔하고,
자연재해인 수해, 화재 등의 재난과도 항시 붙어댕깁니다.
이렇게 집단지성이 모여서 하나의 메뉴얼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전.. 더 첨부할게 없네요
외람 되지만 북한은 하루에도 수차례 아니면 멸칠씩 정전이 된다고 하더군요
암튼 말통에 물을 정기적으로 받아놨다 비웠다 하는것도 나름대로의 대처인거 같네요
오 아주 세세하게 잘 정리됬네요 평소 이런 준비와 생각을 해둬야 막상 그시간에 당황하지 않죠
참고로 아파트는 특히나 엘리베이터 작동이 안될테니 이동방법도 생각해둬야할것같습니다
어른은 그나마 괜찮지만 아이나 노약자는 힘들죠
정전시에는 신용카드 단말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평소에 현금 여유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주 중요한 조언이죠. 실제로 이런 일도 있었구요. 상품 코드 못찍어서 안파는 경우도 일부 있긴 있겠지만
현금준다면 팔 가게들이 더 많을겁니다. 현금을 필수로 보유해야 하고 전쟁이나 대형 재난시는 필요한 비축물자
들 신속하게 구입하는 사람만이 위기상황에서 살아 남는데 유리합니다. 재난시 급구해야할 비축품 1호는
식량 ( 쌀, 라면. 생수) -> 연료( 1회용 부탄가스, 1회용 식기류 ) -> 의약품 ..순서로 구입하시면 됩니다.
식량이 1순위인것은 식량은 다른 물품으로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잘 만드셨네요^^ 요런거 진짜 중요할듯 합니다
많이 참고되었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훌륭하네요. 감사합니다~
평상시 자연친화적 생활을 하고 있어요.
거실온도 5도 (일반 냉장고 온도)... 방안온도 10도 (방안에만 전기장판 & 7핀 라지에이터 사용) 그래도 만족합니다.
필요없이 에너지 소비안하고.. 베란다 보관 채소들도 오래 생존...
아파트가 아니고 아이들이 없기에 실험가능한 2년차 겨울살이에요.
근처에 약수터 물도 항상 맛있고...흙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갈아버리거나 말려 태워서 텃밭으로 보냅니다.
화장실 물도 자주 안내리고 대형 맥주컵 이용해서 3, 4회 물 절약합니다.
맥주 대형 얼음컵 두개 이용하며 하나는 항상 락스물을 부어두죠.. 향기 안나도록..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