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소식] 12월 17일 (304일) 삼 백 네번째 두물머리 생명평화 미사

[플로렌시오]

평화와 공동선,

두물머리가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였습니다. 백색의 궁전이 멀리 있지 않음을 실감할 정도입니다.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두물머리 십자나무의 어깨가 고달퍼 보입니다.  세월의 무게보다 외로움의

무게가 더욱 커보이는 두물머리 십자나무 입니다.

두물머리 십자나무처럼 차가운 외로움의 대지위로 나를 내려 놓을 때가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뼈 속 깊이 새겨진 태초의 순수한 마음이 시작되어 거룩한 곳이 되어버린 두물머리

입니다.

남극 대륙의 황제 펭귄은 무리지어 있지 않으면 죽고 맙니다. 수천 마리의 수컷 펭귄들은 함께

몸을 움츠리고 서로의 체온에 의지해 냉혹한 추위를 견뎌냅니다. 그들은 번갈아 가며 무리 바깥

쪽에 서며, 안쪽에 있는 펭귄들은 잠을 잡니다. 남극의 펭귄이 우리에게 공동체적 연대의 모범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304일, 삼 백 네번째 두물머리 생명평화 미사는

수원교구 왕곡성당 최재철 신부님의 집전으로 거행되었습니다.

오늘 내린  눈 때문인지 신자분들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간식 봉사를 하는 미카엘라

자매님도, 로사리아 자매님도, 라헬 자매님도 폭설의 곤혹스러움을 어찌할 수 없었나 봅니다. 

가을이 엄마, 생협 조향미님, 봄눈별님, 두물머리 농부 노태환님이 오늘 미사에 함께 해주었으나

신자는 저 혼자라서 약간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나마 뒤늦게 도착한 오문식 요셉 형제님 덕분에 

민망함을 조금 덜 수 있었습니다.

삼 백 네번째 두물머리 생명평화 미사를 지켜주신 다섯 분의 은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아주 단촐하게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중간에 MBC PD 수첩팀이 취재를 위해 방문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미사 참례 인원이 워낙 적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기도를 청합니다.   

[최 재철 신부님 강론]

[봄 눈별님 인디언 플롯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