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주문학관 등 남해안지역 문학기행
<가는 길에>
올해도 어김없이 문학기행을 가기로 했다. 임원진은 올해 문학기행을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건의해달라고 부탁했으나, 특별히 어느 곳을 찍어서 예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평창문예대학은 그동안 전국 각지로 문학기행을 다녔기 때문에 특별히 꼭 가고자하는 곳이 없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어디에 누구의 문학관이 있는지 잘 모르는 것이리라.
회장은 금년에 개인사정으로 평창문예대학의 이번 행사를 주도할 수 없게 되자, 전임회장이 문학기행을 계획했다. 그리고 회원들에게 설명하면서 한 번 더 다른 곳으로 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지만, 모두 나눠준 안이 좋다고 했다. 그래서 문학기행을 갈 곳은 쉽게 정해졌다.
문학기행은 가을에 가는 것이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좋다며, 가능하면 추석 전에 가기로 했다. 추석이 지나면 날씨가 추워지기도 하지만, 단풍철이라 관광객이 많아져 복잡하기 때문이었다. 2회에 걸쳐 의견수렴을 한 결과 금년 문학기행은 2박3일(17.9.13~9.15) 일정으로 청산도, 여수, 통영 등 남해안지역으로 결정되었다.
문학기행 갈 날이 임박했다. 총무에게 물었더니 올해는 21명이 문학기행을 가는데, 평창읍에서는 5명이라고 했다. 평소 여행 갈 때와 같이 하루 전날에 3일간 입을 옷가지와 각종물건을 가방에 넣고, 알람을 오전4시에 맞추어 놓았다. 괜히 나 하나 때문에 모든 사람이 늦어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문학기행을 떠나는 시간이 너무 이른 새벽이어서 버스를 타고 가다가 휴게소에서 먹기로 했기 때문에, 아침밥은 준비하지 않았다.
하루 전날 저녁식사는 헬스회원과 모임이 있는 날이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술을 적당히 마셨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준비물을 다시 한 번 챙겨보고 잠자리에 들었다. 저녁에 술을 마셨기 때문인지 한 번도 깨지 않고 단숨에 자고 있는데, 알람이 나를 깨웠다. 옷을 갈아입고 시간이 맞추어 밖에 나가자 함께 문학기행을 같이 갈 여자 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모일장소인 평창우체국 앞으로 나가자, 시간 전에 이곳에서 떠나는 5명이 모두 나와서 5분 빨리 평창을 출발(04:25)했다.
도로에는 차들이 거의 없었다. 버스는 안전하게 가면서도 앞에 어떠한 거리낌도 없어 조금 일찍 대화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대화에서 탑승할 8명 중 일부는 정류장에서 타고, 일부는 옆에 있는 일반주차장에서 버스를 탔다. 버스기사는 대화버스정류장을 운영하는 사람이 관광버스를 대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대화에서는 여자부회장과 총무가 타므로 단체로 사용할 필요한 짐이 많았다.
전임회장이 재산재를 넘기 전에 하서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선생님은 벌써 장평버스터미널에서 기다리신다고 했다. 버스는 곧바로 장평에 도착해 그곳에서 기다리던 일행을 태우고 영동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05:10)했다. 일행이 탄 버스는 횡성휴게소에서 1명을, 마지막으로 문막휴게소에서 회장이 타, 총 21명이 완도를 향했다.
강원도지역은 아직 날이 밝지 않아 어두웠다. 경기도에서 중부고속도로를 갈아타고 충북 "오창휴게소"에 닿았다(07:00). 이제는 해가 떴고, 배도 고팠다. 일행은 여기서 모두 내려 휴식을 취하고 아침을 먹기로 했다. 아침은 대부분 밥을 먹기를 원해서 “해물순두부”로 통일했다. 휴게소에서 음식을 먹는 일은 모두 "셀프써비스"라, 아침식사를 시키고 가져오는 것은 모두 먹을 사람이 직접 해야 한다. 그러나 일행은 시키는 일과 날라다주는 것을 총무, 부회장 등 일행 중 젊은 사람들이 몽땅 해주었다. 가만히 앉아서 갖다 주는 것을 받아먹으니 편하기는 했지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일행이 아침을 먹은 "오창휴게소"풍경>
<일행과 함께 3일을 같이 다닐 버스>
<"오창휴게소"에서 일행이 아침을 먹는 모습>
오늘 문학기행 가는 날을 잘 잡은 것 같았다. 새벽에는 안개가 잔뜩 끼어 앞이 잘 안보였으나, 해가 뜨자 푸른 가을 날씨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전서부터 호남고속도로에 접어들어 달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산에 나무들은 아직 푸르렀으나 어쩐지 한여름 같지 않게 단풍을 준비하는 것 같았다. 나무나 풀 등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계절에 따라 자연의 섭리대로 알아서 살아가며 겨울이나 내년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밤나무들도 조생종은 벌써 아름을 벌려 알밤을 떨어트리고 있는 것 같았다.
<일행이 버스를 타고 가는 모습>
버스를 타고가면서 회장의 사회로 하서선생님의 간단한 인사말씀이 있었다. ‘오늘 아침 일찍부터 문학기행을 떠나기 위해 여러분들 수고하셨어요. 이번 문학기행을 가는 곳은 다도해와 한려수도가 있는 경치 좋은 남해안지역이므로, 모두 즐거운 문학기행이 되기를 바라요. 또한 하서문학 제12집에는 이번 문학기행특집을 만들 계획이니, 여러분들이 돌아와서 여기에 수록할 원고를 한편이상씩 내주기를 바라요.’ 라며 말씀을 마치셨다.
버스에서 이번에 출판기념회를 하는 여자 분이 준비해온 떡을 나눠주었다. 나는 아침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주는 떡이 입에 딱 맞아 모두 먹어치웠다. 그리고 완도까지 가는 길이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마실 줄 아는 사람들은 술을 한 잔씩 마셨다. 강진군내에 들어서자 산에 도자기 모형을 만들어 놓은 것이 보였다. 일행은 "영암 임시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광주에서부터 완도까지 가는 길이 이상하게 막혀, 버스는 드문드문 속도를 줄여야만 했다. 완도연안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하니 11시50분이었다. 청산도행 배는 이미 떠나간 후였다. 마침 총무가 청산도로 가는 배표를 예매하지 않아서, 다음 배를 타고 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영암 임시휴게소 모습>
<강징의 산림에 만들어 놓은 도자기 모형>
당초에는 완도에서 11시3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고 청산도로 가, 거기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없이 완도여객선터미널 앞 식당에서 입맛대로 “전복비빔밥”과 “생선구이”를 시켜 점심을 먹었다. 문학기행을 하는 사람들이 오는 것을 알았는지, 식당주인아주머니가 벽에 4편의 시를 지어 걸어놓은 것이 보였다. 아주머니에게 직접 물어봤더니, 등단은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진솔하게 쓴 글이라고 느껴졌다.
<완도항 앞 음긱점에 걸어 놓은 시 1>
<완도항 앞 음긱점에 걸어 놓은 시 2>
<시를 쓴 완도항 앞 식당 주인아주머니와 동백나무 분재>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 다음, “다도해일출공원” 입구를 보면서 여객선터미널로 갔다. 일행은 13시30분에 출발하는 청산도행 “퀸청산호”를 탔다. 청산도는 3년 전에 잠깐 들렸던 곳이었다. 그 때는 시간이 없어 아침 8시에 완도항을 출발하는 배를 타고 청산도로 가서 서편제 촬영지, 범 바위, 구들장 논, 지리해수욕장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당일 13시에 청산도를 출발하는 배를 타고 완도로 돌아왔다.
<다도해일출공원 입구 풍경>
<다도해일출공원에 있는 탑>
<완도연안여객선터미널 풍경>
<일행이 타고 청산도로 갈 "퀸청산호">
<완도항 바다 앞에 있는 "신지대교">
일행은 시간이 되어 배를 탔다. 완도 항구 앞에는 작지만 동그랗고 아름다운 “주도”가 있었다. 주도는 1962년 천연기념물 제28호로 지정된 곳이고 완도항을 상징하는 섬으로, 다도해국립공원의 수많은 섬 중에 유난히 천연상록활엽수림이 많은 곳이다. 이 섬은 10,000㎡의 면적에 붉가시, 광나무, 후박, 동백나무 등 140여종의 수목이 서식하고 있다. 주도는 완도항에서 가까운 거리임에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서 잘 보호되고 있었다.
<완도항 앞에 있는 "주도" 전경>
<"퀸청산호"에서 바라본 완도시내 풍경 1>
<"퀸청산호"에서 바라본 완도시내 풍경 2>
<"퀸청산호"에서 바라본 완도시내 풍경 3>
<"퀸청산호"에서 바라본 완도시내 풍경 4>
퀸청산호는 3년 전에 청산농협에서 건조한 것으로 전에 승선했던 것과 마찬가지인 카페리로 1층은 차를 세우고, 2층과 3층은 사람들이 타며, 4층 옥상갑판에는 못 올라가게 했다. “세월호 사건” 발생이후에 여객선 등 선박에 대한 규제가 더 강해졌다고 한다.
일요일부터는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가 태풍의 영향을 받는다고 했지만, 오늘 완도에서 청산도로 가는 뱃길은 아주 잔잔했다. 여기는 다도해라 섬이 많아서인지, 바다는 호수와 같이 잔잔하고 조용한 것 같았다. 흙색을 띄는 물빛이라 수심이 얼마인지는 몰라도, 동해안과는 확 다른 느낌이었다. 파도가 잔잔할 뿐만 아니라 바닷물 빛도 확연히 달랐다. 동해는 남해보다 수심이 깊고, 그 빛깔은 코발트색이기 때문이리라. 그 때문인지 섬 주위 바다에는 각종양식장 모습이 연속적으로 보였다. 완도의 전복, 김, 다시마 등 해산물이 유명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일행이 탄 배가 지나온 흔적>
<청산도로 가는 뱃길 풍경 1>
<청산도로 가는 뱃길 풍경 2>
<청산도로 가는 뱃길 풍경 3>
<청산도로 가는 뱃길 풍경 4>
<청산도로 가는 뱃길 풍경 5>
<청산도로 가는 뱃길 풍경 6>
<청산도로 가는 뱃길 풍경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