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맛!]쌈 싸 먹기 딱 좋은 날씨네! 남해의 주인공, 멸치쌈밥
5월 푸른 달, 꽃보다 남해 은빛 멸치가 반짝이는 계절이다. 남녀노소 뼈 건강을 책임지는 칼슘 왕이 우리 식탁의 밥도둑으로 변신한다. 멸치 한 쌈에 푸르름 한가득! 우리 몸에 싱싱한 활력과 생기 충전~!
글 김미영 사진 김정민
남해의 꽃, 은빛 멸치의 계절 시~작
신록이 짙어지는 계절, 신바람 난 마음이 남해를 향해 내달린다. 종착지는 하늘과 바다가 그림처럼 맞닿은 미조항. 거제 외포, 부산 기장과 더불어 국내 3대 멸치 생산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잡힌 멸치는 크기가 크고, 탄력과 쫀득한 식감을 자랑해 다양한 요리를 가능케 한다. 이맘때 제철 멸치를 맛보기 위해 전국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다.
남해 멸치가 꽃보다 반짝이는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줄지어 들어선 멸치요릿집 중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공주식당’을 찾았다. 은빛 멸치의 계절, 남해 멸치요리가 식탁을 싱싱하게 장식한다.
5월 남해 멸치, 주연급 가치 입증
볶음 반찬이나 국물 요리로 익숙한 식탁 위 단골손님 ‘멸치’. 여기서는 주요리로 선보이는 만큼 기대감이 커진다. 박순매 대표가 ‘멸치 회무침·멸치 쌈밥 세트’를 맛보길 권한다.
벽면은 저마다의 ‘화양연화(花樣年華)’를 기록한 글들로 가득하다. “어머니가 여기 멸치 쌈밥을 좋아해요. 지금이 뼈가 부드럽고 고소한 때라 꼭 먹으러 와요.” 한상철 씨(울산)가 어머니에게 쌈을 건네는 모습이 정겹다. 박 대표가 국물이 자작한 멸치 조림과 쌈 상추, 멸치 회무침과 밑반찬 곁들인 한 상을 내놓는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멸치가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내며 당당하게 주연 자리를 꿰찼다. 자타공인 ‘칼슘 왕’으로 불리는 멸치는 뇌 건강, 성인병 예방, 노화 방지에도 탁월하다.
거~쌈 싸 먹기 딱 좋은 날씨네!
자글자글 멸치 조림이 익어가는 동안에도 젓가락이 쉴 수 없지! 빨간 색감과 톡 쏘는 향으로 무장한 멸치 회무침으로 돌진한다. 입안 가득 새콤달콤 초고추장이 깔리고, 탱글탱글한 멸치가 날아올랐다. 통깨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비린 맛은 온데간데없다. 농익은 시큼한 맛이 긴 여운을 남긴다.
“우리 집 초고추장 비법인데 막걸리 식초를 씁니다. 직접 제조한 막걸리를 숙성시킨 거지요.” 박 대표가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역시 시간이 빚어낸 숙성된 깊은 맛은 감동을 선사한다. 멸치 조림이 자작하게 졸여졌다. 걸쭉한 비법 양념이 멸치를 흐트러짐 없이 품어 안았다. 미조 대표 멸치와 창선 대표 고사리를 상추쌈에 한가득! 우걱우걱 입이 터지라고 밀어 넣는다. 얼큰함과 감칠맛 나는 양념, 부드러운 멸치 살과 뼈의 구수함, ‘산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불리는 고사리의 독특한 식감 등 모든 것이 조화롭다.
어느 영화의 명대사를 패러디해본다. “거~ 쌈 싸 먹기 딱 좋은 날씨네.”
사계절 ‘복(福)’, 남해 멸치 쌈이 싸 드림
‘쌈’은 김치, 된장 같은 ‘발효 음식’과 함께 한국 고유의 음식문화다. 실학자 이익의 <성호사설(星湖僿說)>에 “잎이 큰 것은 모두 쌈을 싸서 먹었다. 상추 쌈을 제일로 여긴다”라는 기록과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정월 대보름날 나물 잎에 밥을 싸서 먹으니 이것을 복쌈이라 한다”라고 전한다.
옛말 하나도 그른 게 없다. 그득그득 쌈 싸서 먹다 보니 식욕도 돋고, 행복감이 충만해진다. 문득 이 맛과 행복을 이 시기에만 누리기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해 수협은 국내 최초 ‘카스(CAS·Cells Alive System)’ 저장법을 도입해 세포 손상 없는 멸치 본연의 맛과 식감을 사계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사계절 ‘복(福)’을 한가득 쌈 싸고 싶다면, 남해 멸치 쌈밥과 함께하길 추천한다.
남해 공주식당
위치 남해군 미조면 미조로 230
메뉴 멸치쌈밥 1만4000원, 멸치회무침(소) 3만5000원
(중) 4만5000원 (대) 5만5000원
멸치회무침+멸치쌈밥 세트 4만 원(2인)
영업 08:00~21:00
문의 055)867-6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