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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심리학
아힘 패터스. Achim Peters. 1957~
「1957년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태어났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뇌 과학자. 내과의학자. 당뇨병학자로 뤼베크 대학교 교수이다. 1986년~1989년 캐나다 토론토의 아동병원에서 당뇨병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이기적인 뇌 이론’의 기본개념을 구상했으며, 1998년 뤼베크에서 이를 체계화해 2004년에 발표했다. 2004년부터 뤼베크 대학교 임상연구소 ‘이기적인 뇌’를 이끌고 있다. 2011년 펴낸 첫 번째 책<이기적인 뇌>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2013년에는 도발적인 책<비만의 역설>을 출판했다.」
1부 뇌
[01 스트레스란 무엇인가]
우리가 감정에 대해서 말할 때 도대체 무엇을 두고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사랑, 공포, 수치심, 혐오감, 두려움, 보호받는 느낌, 증오심, 희망, 시기심, 후회, 수치심, 비애, 분노 또는 호의를 말하는 것일까? ~~~이런 감정들은 인류만큼이나 역사가 오래되었을 것이다.
스트레스 개념은 1936년에야 도입되었으며, 의사이자 의학자인 한스 셀리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는 이런 의문을 품었다. 만일 인간이 부정적 자극, 예를 들어 더위, 굶주림이나 갈증에 강하게 노출되면 신체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셀리에는 실험동물들을 매우 다양한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 노출시켰고 이로부터 항상 동일한 패턴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부신이 커지고, 흉선이 축소하며, 위와 장에 궤양이 나타났다. 셀리에는 이같은 현상을 스트레스라고 명명했다.
오늘날 우리는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함으로써 부신이 커지고 흉선이 축소되는 것은 바로 면역계가 약해졌다는 사실임을 알고 있다.
스트레스를 감정으로만 다룬다는 것은 스트레스가 지니고 있는 복잡성을 고려해볼 때 적합하지 않다.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 주관적인 감정 상태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신체의 수많은 변화를 지각하는 것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스트레스는 생명과 관련해서 중요한 것이 부족하거나 생존이 위험할 때는 항상 나타난다. ~~~따라서 스트레스는 생명체 역사만큼 오래되었다.
1. 좋은 스트레스: 이 스트레스는 대체로 짧으며, 스트레스 연구가들은 이와 관련해서 한 가지 에피소드를 얘기해준다. 예를 들어, 우리는 신속하고도 신중하게 행동해야 할 상황에 처할 때가 있다. 이 경우에 우리는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고, 결정을 내리고 문제를 해결한다. 문제를 해결한 이후에도 압박감이나 긴장감이 남아 있지만, 단기간 활성화되었던 스트레스 시스템은 다시금 안정을 찾게 된다. 그런 뒤에 우리의 자존감은 상승하여 문제를 해결했다는 느낌도 강해진다.
2. 견딜만한 스트레스: ※시간이 흐르면서 적응하고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되는 스트레스
3. 유독한 스트레스: ※해결할 수 없는 스트레스
개인들은 왜 잠재적 스트레스 유발 인자에 대해서 동일하게 반응하지 않을까? 왜 어떤 사람은 육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또 어떤 사람은 받지 않을까? ~~~열쇠는 바로 개인적 ※불확실성에 있다.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으면 불확실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스트레스는 주관적 차원이 있는 것이다.
모든 스트레스 유발 인자의 배후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다.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상황과 스트레스 유발 인자들은 인류의 역사가 진행됨에 따라서 바뀌었으나, 신체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답은 동일하게 남아 있다. 우리 조상들은 맹수를 만났을 때,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두 가지 가능성밖에 없었을 것이다. 싸우거나 도망치기, 하지만 어떤 전략이 옳을까? 그것을 알 수 없으므로 우리는 불확실해진다. 혹은 일하기 힘든 직장에 계속 다녀야 할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할지 모르는 직원도 마찬가지다. 두 가지 가능성 가운데 어떤 것이 자신에게 성공을 안겨줄까? 이를 알지 못하면 불확실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스트레스를 해결해주는 중요한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는 대체로 처한 상황에 달려 있다.
※정보이론의 창시자인 클로드 새년은 70년 전 불확실성을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정의ㅐ하기 위해서 가능한 대답들에 대한 확률값을 사용했다. 불확실성에 대하여 그가 내린 정의ㅐ는 매우 흥미롭다. 즉, 한 가지 대답에 대하여 활률을 1로 주면 (다른 모든 대답에 대한 확률은 0이 되는데) 불확실성은 0이 된다는 것이다.(이미 올바른 대답을 아는 사람에게 불확실성이란 잇을 수 없다). 이와 반대로 가능한 모든 대답에 동일한 확률 점수를 부여하면, 이때의 불확실성은 최대치가 된다 (동일한 확률 점수를 줄 만큼 드문드문 정보를 획득한 사람은, 대답들이 너무나도 불확실하다는 뜻이다). 새년은 불확실성을 누군가 분명한 질문에 답할 때 얼마나 불확실한지를 보여주는 수치라고 정의했다.
새년은 어떤 소식에 들어 있는 정보를 두 가지 불확실성으로 구분했다. 즉, 그 소식 이전에 지식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하나요, 소식을 듣고 난 이후에 지식과 연관된 불확실성이 다른 하나이다. 우리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정보가 필요하다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한다.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 에너지가 필요하다.
[02. 불확실성, 정보와 에너지]
[03. 베이즈 방식의 뇌]
2017년 노벨상 후보에 오른 영국의 신경과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칼 프린스턴은, 토머즈 베이즈가 대략 250년 전에 오로지 확률을 계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학적 해결책을 발견했던 것일까, 라는 질문을 제기했다. 오히려 인간의 뇌가 더 안전할뿐더러 정보도 더 많이 얻기 위해서 기본으로 삼는 원칙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었다.
원시가 있는 남자가 스파게티를 요리하고자 한다. 그는 냄비에 물을 받아 소금을 약간 넣은 다음 전기 레인지 위에 올려놓는다. 물이 끓는 동안, 남자는 스파게티 면을 얼마 동안 끓여야 했는지를 기억해내고자 한다. 6분이었던가 아니면 8분, 그것도 아니면 5분? 그는 확신이 들지 않았지만 5분이 가장 확률이 높은 선택이라고 말해준다..
보다 확실하게 하려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남자는 직감적으로 스파게티 봉지를 움켜잡는다. 하지만 글자가 너무 작고, 전등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돋보기안경도 찾을 수 없다. 봉지에는 3분이라고 씌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게 맞나? 3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은 것 같고, 이런 정보는 업데이트되기는 했으나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 남자는 스파게티 봉지에 있는 글자를 정확하게 읽을 수 없다. 남자가 취해야 할 다음 행동은, 예를 들어 안경을 가져오고 더 밝은 전등을 켜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물을 끓이는 정확한 시간은 8분이라는 사실을 읽을 수 잇을 것이다. 남자는 8분을 3분으로 읽었다.
우리는 하나의 가정을 하지만 100% 확신을 갖지는 못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의 기대가 옳다고 신뢰한다. 또는 업데이트를 하고 새로운 정보가 흘러들어오게 한다. 정확한 해결책에 최고로 가깝게 근접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말이다. 이런 방법이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성공할 확률이 더 높은 방법이 어느 정도까지 우리의 뇌에 설계되어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베이즈 방식의 절차가 우리의 뇌 깊숙이 살아 있고, 자주 사용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에 그런 절차가 잘 유지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우리는 이런 방식을 제한적으로만 인정한다. 왜 그럴까?
베이즈 사고방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두 가지 개념이 중요하다.
• 지각적 추론
• 능동적 추론
의사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자신의 모든 감각을 동원하는데, 이것이 바로 지각적 추론이다. 하지만 의사는 실용주의자이기도 하다. 즉 환자가 포도당 주사를 주고 즉각 깨어난다면, 의사는 자신이 정확하게 진단했다는 사실에 확신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것이 능동적 추론이다. 즉 우리는 행동을 하고, 이를 통해 어떤 환경에 있는 우리의 위치를 바꾸거나 심지어 환경 자체를 바꾸게 된다. 적극적으로 바뀐 시각을 통해서 우리는 새로운 추론을 내리는데, 이것이 능동적 추론이다. 지각적 추론과 능동적 추론은 일상에서는 서로 분리되지 않을 정도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자연과학자들은 어떨까? 그들 역시 똑같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은 능동적 추론을 특별히 비용을 많이 들이고 체계적으로 계획한다는 것뿐이다. 이를 두고 우리는 실험이라고 한다.
[04 숨겨진 상태 다루기]
각자는 당연히 감각적 지각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눈, 귀, 코와 피부를 통해 뇌에 도달하는 지각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낼 것이고, 이런 데이터는 지속적으로 분류되고, 평가되고 가공되어야 한다. 이런 것이 작동되기 위해 지각은 뇌에서 위계적으로 5~8단계로 조직되어 있으며, 개별적인 경우에는 8단계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낮은 단계에 속하는 지각 단계에서 우리는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우리의 기대는 특별히 고정되어 잇지 않고, 바뀔 수 있으며 안제라도 업데이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이다. 지각 위계 구조의 낮은 단계에서 이처럼 업데이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개방성은 매우 중요한데, 이곳에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황으로 변할 때마다 적응해야 하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길거리에 나가 교통상황에 따라 움직여야 할 때이다.
이렇듯 변하기 쉬운 특징인 가변성은 지각 피라미드의 가장 높은 단계에서 보면 전혀 다르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새로운 정보를 통해서 업데이트를 할 준비가 줄어든다고 말할 수 있다. 피라미드의 가장 위에 있는 단계는 우리의 뇌에서 가장 막강한 사전확률을 관장하고 있다. 즉, 세계상이나 신의 존재에 대한 생각, 자유의지나 영혼의 불멸과 같은 생각 말이다. 또한 정치적 확신, 문화적이거나 인종적인 선호도나 반감도 이 단계에서 관할한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는 우리가 예상하는 사회적, 윤리적 목표를 위한 기대도 힘을 행사한다. 즉 우리가 정직한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지, 공평함과 정의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우리는 사회로부터 어떤 인정을 받고자 하는지, 사회에서는 어떤 위치에 있고자 하며, 배우자와 가정을 꾸리는 일에 대한 기대는 어떠하고, 직업과 관련해서는 어떤 인정을 받고자 하는 등등. 이 단계에서는 업데이트를 하려는 준비가 제일 낮기 때문에, 가령 상대가 아무리 훌륭한 논쟁을 펼쳐도 거의 바뀌지 않거나 전혀 바뀌지 않는다. 이처럼 각각 위계 구조에서 가장 상위 단계에 대해서는 나중에 심층적으로 다룰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현실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우리는 우리의 기대가 감각적 인상을 통해서 끊임없이 수정되는 것을 봤다. 그러니까 세상에 있는 사물들로 인해 생겨나는 인상들을 통해서 말이다. 따라서 우리가 세상의 사물에 직접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는 없다. 과학에서는 이를 두고 히든 스테이트라고 말하는데, 숨겨진 혹은 도달할 수 없는 상태를 일컫는다.
오늘날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은 중력의 원인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중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중력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질까? 이런 힘은 우주의 내부에서 혹은 외부에서 발생하는 것일까 같은 의문도 분명하게 설명할 수 없다. 중력은 어쩌면 우리와 연관 있는, 가장 위대한 히든 스테이트일 수 있다. 우리는 중력의 효과에 대해서는 알지만 원인이 무엇인지는 희미하게만 감을 잡고 잇을 따름이다.
정확하게 들여다보면, 의사는 원인을 모른 채 환자를 다루고 있다. 그는 가장 개연성이 높은 원칙에 따라서 환자를 다루고 치료하는 것이다. 이른바 히든 스테이트로 작업을 한다.
당신이 창문도, 문도, 책도, 인터넷도 없는 집에 있다고 치자. 당신은 두드리는 소리를 듣게 되고, 이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지를 찾아내야 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한 당신은 뇌와 완전히 똑같이 움직인다. 두개골은 집에 해당한다. 두드리는 소리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청각적 자극이라 할 수 있다. 당신은 이런 청각적 자극의 원인에 대해서 생각하는 동안, 이미 이런 자극이 일어날 수 있는 원인들에 대해서 추적한다. 딱따구리가 두드리는 소리일 수도 있고, 도둑이 대문을 열고자 하는 소리일 수도 있고, 저 멀리 떨어진 도로에서 작업하는 소리일 수도 있고, 아이들이 돌을 던졌을 수도 있고, 혹은 집안에서 나는 소리일 수도 있는 것이다. 당신이 상상할 수 잇는 모든 것을 해보면, 그야말로 셀 수 없이 많은 원인들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가능성들 각각을 가설이라고 불러보자. 지각의 문제는 바로, 히든 스테이트에 대해서 정확한 가설을 설정하고 선별하는 데 있다.
칼 프리스턴은 예측이 맞아떨어지지 않는 상황을 경악이라고 부른다.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이 상황은 다양할 수 있고 우리의 내적 환경이나 또는 외적 환경에 닥칠 수 있다. ~~~~경악에 있어 중요한 것은 우리가 다른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뇌는 지각적 추론이나 능동적 추론을 할 때 항상 자유에너지를 최소화한다. 이처럼 에너지를 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한선을 체계적으로 낮춤으로써 놀라는 정도는 점점 더 작아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보 이론적 자유 에너지를 적게 가지고 있는 사람은 끔찍하게 놀라는 경우를 잘 만나지 않게 된다.
열역학적 자유에너지란, 열역학 시스템이 실행될 때의 작업량이다. 높은 압력을 받고 있는 가스는 작업량이 매우 많고, 그리하여 이 가스는 즉각 폭발을 하거나 압축공기 엔진 안에 넣을 수 있다. 인간의 뇌 역시 열역학적 시스템으로, 이 시스템은 신진대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에너지는 줄joul이라는 단위로 측정된다. 이와 반대로 정보이론에서 등장하는 자유에너지란, 한 사람에게 부족한 정보의 양이며 가능하면 내면에 있는 모델로 현실을 모사하는 정보들을 말한다.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유 에너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현실에 대해서 더 많이 알 수 있고, 이후에 보다 더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자유 에너지는 비트로 측정된다.
누군가 정보 이론적 자유 에너지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있을수록, 이 사람이 느끼는 불확실성과 스트레스는 더 커진다. 그리고 그의 뇌가 신진대사에 소모하는 에너지 비용이 더 늘어난다. 만일 프리스턴에게 삶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는 주저 없이 답할 것이다. 자신의 견해에 따르면, 모든 것을 최소화라는 게임을 목표로 달려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이다.
[05. 클로드 섀넌: 도대체 정보란 무엇일까]
“자신의 목표를 모르면 좋은 결정을 내리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태는 우리를 불안하게 하거나 심지어 두렵게 한다. 불안하거나 두려움을 가진 자는 불확실해진다. 불확실한자는 깊이 고민하는 것이 어렵다. 깊이 고민할 수 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향상시킬 수 없다.”
[06 예측 - 예측 오류 업데이트]
우리가 에스컬레이터로 다가가서 올라타게 되면 우리의 뇌는 특정 속도로 위쪽 계단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한다. 다음 번 단계에서 자동적으로 이처럼 새롭게 움직이는 바닥에 온몸을 적응시켜 한 단계 올라가는 것도 예측에 속한다. 하지만 에스컬레이터가 전혀 움직이지 않고 멈추어 있다면? 우리의 뇌는 에스컬레이터와 관련된 경험을 바탕으로 함에도 다리근육한테 에스컬레이터의 움직임에 대비하라고 지시한다. 그 결과 무언가 기묘하다고 느끼면서도 평상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갈 때처럼 위로 올라가려고 다리를 모으는데 헛수고다. 에스컬레이터가 멈추어 있는 까닭이다. 다음번이나 다 다음번에 가서야 비로소 뇌는 오류를 범한 예측임을 알아차리고 이것을 수정한다. 우리는 이제 에스컬레이터를 마치 움직이지 않는 보통의 계단처럼 이용하게 된다. 이로써 우리는 현실을 모사하기 위해 뇌가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이면서 이와 연관된 결정에 도달하게 되는데, 바로 예측 오류이다.
세상에 대해 반응할 때 우리의 뇌는 정확한 해결책에 단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하나의 가정(사전확률)을 세운다. 여기에서 어느 정도 권한을 가지고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뇌는 베이즈 방식인가 베이즈방식이 아닌가? 투박하게 답을 해 본다면, 우리의 뇌는 다만 토머스 베이즈의 전통적인 공식이 없기는 하더라도 이미 베이즈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기 전에 사전확률과 가능성을 조합하는 것을 생성 모델이라고 부른다. 새로운 증거가 이미 나타난 후에, 사전확률과 가능성을 조합하는 것은 바로 전통적인 베이즈 공식에 해당한다. 생성 모델을 가지고 우리는 매우 실용적인 예측을 할 수 있다.
만일 우리가 어떤 원인을 가정하면(어떤 사람이 우리에게 친절하다고), 우리는 특정한 감각적 인상을 예측할 수 있다. (상대가 우리를 향해 미소 짓는 것을 본다). 우리 인간은 모든 일상에서 생성모델로 작업한다. 생성 모델이 작동하는 방식은 직감적인데, 다시 말해 경험을 통해 얻게 된 무의식적 추측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때 전통적인 베이즈 공식이 사용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베이즈 원칙은 유지된다. 왜냐하면 사전확률과 가능성의 협력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07 행동의 원동]
눈을 감고도 손을 들어 집게손가락으로 코끝을 가리킬 수 있는지와 같이 신체가 보여주는 묘기가 전혀 어렵지 않게 행해지는 것은 우리가 잘 알려지지 않은 감각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과 연관되어 있는데, 바로 자기 수용 감각이다. 라틴어에서 온 이 개념을 자유롭게 번역해 보면, 자체 지각이라는 뜻이다. 공간에서 몸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또 통제하는 뇌의 능력을 말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어둠 속에서 서 있는지 아니면 누워 있는지 어떻게 아는 것일까? 우리는 신체의 위치를 눈으로 통제할 수 없다. 답은 바로 자기 수용 감각에 있다. 이런 감각은 근육, 힘줄과 관절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다. 이것 다양한 신체 부위의 위치와 움직이는 방향을 뇌에 전달하는 것이다. 무게를 감지하게 해주고, 공간에 있는 우리 자신의 체중도 감지하게 해준다. 이와 같은 감각적 지각의 작업 방식은 기본적으로 예측- 예측 오류 업데이트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자기 수용 감각은 신체와 사지가 지금 어디에 있으며, 원하는 동작을 실행하기 위해 주변에 맞게 그리고 신체와 사지가 서로 잘 맞는지를 끊임없이 예측한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똑바로 걷는 신체가 균형을 잡고, 또한 속도를 높여서 울퉁불퉁한 길을 걸어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 필요한 사정확률이 얼마나 필요한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2부 인간
[08. 불확실한 가운데 내리는 결정]
불확실성 - 스트레스 관계에는 돌고 도는 일종의 순환성이 숨어 있다. 다시 말해, 한편으로 불확실성은 스트레스를 만들어내지만, 다른 한편으로 스트레스 반응은 그와 같은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가 정상적인 상태에 있을 때보다 우리를 더 많이 변하게 하고 더 많이 행동하게 만들어줌으로써 말이다. 따라서 만일 우리가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를 지속적으로 추구한다면, 엄청난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스트레스가 없는 삶은 변화가 없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스트레스가 없는 삶을 살게 되면 결정적으로 중요한 삶의 지극을 잃어버릴 수도 있으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그 어떤 것에서도 의문을 갖지 않고, 그 어떤 것도 바꾸려 하지 않거나 달성하려 하지 않게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왜 그런가? 왜냐하면 스트레스 시스템은 훌륭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중요한 정보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보를 획득하고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는 효과적인 가능성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때 스트레스 시스템은 뇌에 필요한 에너지를 신체로부터 비축해놓을 뿐만 아니라, 뇌를 평상시보다 깨어 있게 하고, 신속하게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른바 최고로 활성화한 상태로 만들어준다.
“우리는 사물을 마치 진짜인 것처럼 눈으로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무의식적 추론의 결과가 바로 우리의 의식으로 밀려들어오는 해석이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의 의지가 힘을 쓸 수 없는 외부의 힘처럼 말이다.” 이것은 물리학자이자 생리학자이며 철학자였던 ‘헤르만 폰 헬름홀츠’가 그의 저서<생리 광학 개론>의 마지막 권에서 시각적 지각의 심리적 현상에 대해 얘기하면서 서술한 문장이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만이 지속적으로 뇌에 신호를 전달하는 게 아니다. 신체 역시 그러한데 우리의 자기 수용 감각과 장기 관련 수용 감각도 자신들의 소식을 뇌에 보내면, 뇌에 의해서 신체의 상태가 파악될 수 있다.
만일 우리가 이마를 만지면, 측면 전두엽 피질은 대략 우리 손 밑에 있다. 이미 언급했듯이 감각적 인상을 처리하는 일은 뇌의 다양한 차원에서 진행된다. 이런 위계질서에서 측면 전두엽 피질은 최상위의 지각 차원에 속한다.
어떤 자동차 운전자가 직선으로 뻗은 긴 국도를 달리고 있다면 측면 전두엽 피질은 직선으로 뻗은 긴 국도에 대한 기대를 시각 피질에 보내고, 시각 피질은 눈이 제공하는 정보와 측면 전두엽 피질이 보낸 기대 사이에 균형을 맞춘다. 기대와 외부의 데이터가 일치하는 동안에는, 시각 피질은 개입하지 않게 된다. 물론 교통 흐름이 바뀌면, 시각 피질은 측면 전두엽 피질에게 다음과 같이 주의하라고 알린다. 가정들이 더 이상 맞지 않으며 이곳에서는 예측 오류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이다.
PFC=측면 전전두엽 피질
pre-SMA= 전 보조운동 피질
vmPFC/OFC=복내측 시상하핵 전전두엽피질/안와 전두피질
ACC= 전측 대상화 피질
「세상과 신체 사이에서의 최신 상태에 대한 기대는 지각적 추론을 통해서 끊임없이 현실적으로 업데이트 된다. 세상과 신체의 최신 상태들은 베이즈 방식의 뇌에서는 히든 스테이트로 남아 있다. 측면 PFC에 부호화된 세상의 최신 상태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하여, 예측은 하향식으로 생성 모델을 이용해서 감각/장기 관련 피질에 전달된다. 이곳에서 그와 같은 예측은 실제의 감각 데이터와 비교된다. 여기에서 편차(예측 오류)가 발생하면, 예측 오류는 상향식으로 측면 전두엽 피질로 환송되며, 이곳에서 세계와 신체의 최신 상태에 대한 기대가 업데이트된다. 행동의 목록이 있는 이른바 달성 가능 상태는 전 보조운동 피질(pre supplemental motor cortex, preSMA)애서 부호화 된다. 이 전 보조운동 피질에는 다양한 전략으로 세계와 신체에서 달성 가능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의 생성 모델들이 구축되어 있다. 달성 가능 상태와 연관된 기대들은 목표 상태와 관련된 기대와 비교되는데, 목표 상태들은 복내측시상하핵 전전두엽 피질(vmPFC)와 안와 전두 피질(orbitofrotal cortex, OFC)에서 부호화 된다. 이와 같은 비교는 전측 대상회 피질(anterior cigulate cortex, ACC)에서 일어난다. 만일 결정 - 최상의 전략- 이 확실하면, 이와 같은 최상의 전략을 선택하고 이 선택의 결과는 전보조운동 피질(pre-SMA)로 다시 보내진다. 여기에서 선별된 전략과 연관된 신호는 이어서 일치 운동 피질에 전달 되고 상응하는 행동을 진행 한다. 이로써 세계나 신체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전략 선택이 불확실하면, 즉 분명하게 최상의 전략이 없으면 긴급 프로그램을 실행하게 된다. 이 긴급 프로그램은 베이즈식 뇌에서 전략 선별과 연관하여 불확실성을 감소하려는 목표가 있다. 이와 같은 긴급 프로그램에서 편도체는 핵심 역할을 한다. 편도체는 유기체 내에 잇는 모든 스트레스 반응을 조직하고 통제한다. 이처럼 불확실성 제가 프로그램은 인간의 전반적인 조직에서 다양한 조치를 내린다. 뇌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신체 내에서도.」
※어떤 것이 최고의 행동 전략인지 확실히 알지 못할 경우, 편도체는 세 개의 하부 프로그램(청반, 교감신경계, 부신)을 활성화 한다. 뇌간에 있는 청반은 뇌의 모든 영역에 닿는 오름신경로를 통해 피질에서 정보 전달이 증가하도록 영향을 미친다. 노르아드레날린은 이처럼 정보 전달이 늘어나는 것을 전달하는 물질이다(초당 비트). 교감 신경계는 뇌가 신체로부터 부차적으로 에너지(포도당)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한다. 늘어난 정보의 양으로 인해 뇌는 에너지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신은 혈액순환에 코르티솔을 방출한다. 이 스트레스 호르몬은 혈뇌 장벽을 넘어서 뇌의 모든 영역에 도달한다. 그것은 뇌에서 기억이 형성되는 것을 통제한다. 뇌에서 코르티솔 수치가 높으면 재교육과 변화를 할 준비가 더 잘된다. 이와 반대로 코르티솔 수치가 낮을 경우에는 기억이 형성되고 고정되는 전략이 강화되고, 이로써 태도 전략이 공고해 진다.
[09 과도한 각성 상태 - 가장 상위층 뇌로 가는 데이터 고속도로]
신체 가운데 어느 부분에 스트레스가 자리 잡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중심이 위장 안의 어디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하는데, 왜냐하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특히 위에서 문제가 잘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트레스 시스템을 관리하고, 통제도 하는 일종의 중앙 센터가 있기는 하다. 이 스트레스 중앙 본부는 뇌 안에 있으며, 구체적으로 말하면 편도체 안에 있다. 편도체에 일종의 구인 프로필이 있다면, 대략 다음과 같을 것이다.
“우리는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뉴런과 관련한 정보를 처리할 매우 능력 있는 팀장을 구합니다. 팀장의 핵심 업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신속하게 각성 상태를 만들어내기
• 사고방식을 재빨리 바꿀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내기
이와 같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편도체는 물론 매우 특별한 능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뇌가 불확실성을 띠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편도체는 이제 뇌간에 있는 핵심을 작동시킨다. 즉 뇌의 청반이다. 이것은 하늘색 핵이라는 뜻으로, 앞으로는 간단하게 ‘LC’라고 줄여서 부르겠다. 모노드라마에 동참하는 대신에, 갑자기 단원 전체가 무대 위로 올라온다. 그러기 위해 뇌간에 있는 LC는 뇌의 모든 영역에 신호를 보낸다. LC가 이용하는 전달 물질은 노르아드레날린이다. 각성 상태를 만들어내는 스트레스 전달물질이 LC로부터 출발하는 신경로를 쭉 따라가서 뇌의 다른 모든 영역에 방출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동공은 더 많은 시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 커지고, 청각도 더 날카로워지고, 후각도 보다 강렬하게 지각한다. 이와 동시에 뇌에서는 새로운 감각 정보들을 작업하는 개별 영역에 활성화되어서, 하위에서 작업하는 지각 단계 사이의 내부 정보 흐름이 상위층-그러니까 망막에서 측면 PFC(감각적인 인상들이 의식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장소)-으로 올려 보내는 속도도 빨라진다. 새롭게 들어온 감각적 인상들은 매우 정교하게 중계되는데, 다시 말해 예측 오류들은 매우 정교하고도 고성능으로 높은 차원으로 전송된다는 말이다(상향식). 이 모든 것은 세상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델의 성능을 향상시켜서 새롭게 업데이트하는데 이용된다. 우리를 불확실성과 스트레스로 인도하는 예측 오류들을 줄이기 위해서 말이다.
[10 학습의 재료들]
우리는 어떻게 배울까? 언제 그리고 어떤 상태에서 우리의 뇌는 새로운 지식을 저장해서 다음번 기회에 사용할 준비가 된 것으로 소개할까?
학습을 하면 어느 정도 성공할 지 미리 알지 못할 때가 많다. 우리의 뇌가 정말 필요한 모든 것을 파악해서 저장했는지 또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필요한 정보를 불러낼 수 있는지 말이다. 문제는 배우는 기술이 다양하다는 것에서 이미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은 그야말로 주입식으로 공부를 하고, 자신의 뇌에 가능하면 많은 정보를 채워 넣는다. 그런가 하면 학습 자료를 창의적으로 다루고, 그것을 머릿속으로 작업하고, 명제를 세우고 생각하면서 검사하고, 통찰력을 얻고자 노력하며, 그런 방식으로 지식이 단단해질 뿐 아니라 거기에 머물지 말고 계속해서 뻗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납득하는 사람도 있다.
뇌가 배우면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 장에서 우리는 신경과학으로부터 나온 가장 최근의 지식을 이용해서 베일에 싸인 그 비밀을 벗겨보고자 한다.
끈적끈적한 꿀이 담겨 있는 유리잔과 다른 쪽에는 숟가락이 하나 놓요 있다. 반대편에는 사람의 머리를 본뜬 스티로폼이 있는데, 여기에 가발을 씌어두었다. 1부 실험은 숟가락을 꿀이 담겨 있는 잔에 넣었다가 다시 빼내는 것이다. 만일 이와 같은 과정이 정보를 저장하는 모습을 쉽게 보여주고자 한다는 것임을 파악하면, 우리는 이로부터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숟가락은 꿀을 휘젓게 되고, 이어서 우리는 천천히 공중에 떠 있는 숟가락에 묻은 꿀이 다시 유리잔에 흘러내리게 한다. 그러면 꿀은 다시 아무런 동요 없이 있다. 몇 가지 정보가 꿀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숟가락 담그기, 꿀이 묻어 있는 숟가락을 잔에서 꺼내기, 그리고 천천히 숟가락에 묻은 꿀을 다시 유리잔으로 되돌려 넣기), 이런 과정이 일어난 후에 아무것도 알아볼 수 없다. 그와 같은 변화 가운데 그 어떤 행위도 눈으로 볼 수 잇는 정보를 남겨두지 않을 것이다. 꿀이 담긴 유리잔은 숟가락으로 중간에 간섭을 했으나 그 이후에는 예전과 동일한 모습이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여기에서 일어난 과정은 끈적끈적하다고 표현 할 수 있다. 그와 같은 개입은 꿀처럼 끈적끈적한 매체에게는 그 어떤 흔적도 남길 수 없다. 왜냐하면 꿀의ㅐ 특성이 그와 같은 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티로폼 머리로 하는 실험은 전혀 다르게 진행된다. 우리가 손가락으로 스티로폼 머리를 누르면, 움푹 들어간 흔적이 생긴다. 손가락 자국은 쑤욱 들어간 만곡의 형태를 띤 정보로서 남게 된다. 정보라는 개념이 라틴어 인포마레(informare)에서 유래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즉, 무엇인가를 형태로 만들다, 형성하다, 형성화한다는 의미이다. 라틴어로 정보라는 개념은 또다시 그보다 더 오랜 그리스 철학의 핵심 개념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바로 아이도스(Eidos)이다. 이 단어는 형상, 외모 또는 형태를 의미한다. 물질이라는 단어는 역사적으로 맨 먼저 형태라는 개념의 반대로 쓰였다. 가발을 쓴 머리는 스티로폼으로 된 머리이다. 스티로폼은 바로 머리의ㅐ 물질인 것이다. 그러나 머리는 단순하게 스티로폼이 아니라, 스티로폼으로 이루어진 머리이다. 머리는 원래의 속성을 지닌 것이다. 즉, 머리는 아이도스이고, 극서의 본질이자 형태이다.
이같은 유연성은 뇌가 어떻게 배우는지를 우리에게 설명해주는 모델이 된다. 뇌는 물론 손가락이 스티로폼 표면에 남겨놓은 자국과는 다른 인상을 수집하고 처리한다. 하지만 인상 이라는 단어의 선택은 우리에게 벌써, 두 가지 과정 - 스티로폼의 유연성과 뇌의 유연성-이 결코 다르지 않다는 분명한 증거를 제시한다. 왜냐하면 뇌에서도 인상(이 경우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 수집하는 데이터)의 작업은 구조적인 변화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뇌에 변화하는 것은, 수학적으로 말해서 뉴런의 구조이며, 이것은 사전확률 분포의 형태를 암호화(예를 들어 가우스의 종 모양 곡선으로, 가파른 것이 특징적이다)하는 구조이다. 간략하게 말해, 학습을 할 때 뇌는 구조가 바뀐다. 그리하여 학습을 하고 난 뇌는 그 전의 뇌와 같지 않다.
뇌는 무엇을 배울지 그리고 그것을 배울 수 있을지를 어떻게 결정할까? ~~~스트레스 시스템이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고, 사실 그렇다. 뇌가 밟는 모든 학습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다. 코르티솔은 인체의 조직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전달물질 가운데 하나이다. 편도체는 시상하부를 통제하고, 시상하부는 뇌하수체선을 통제하고 , 이 뇌하수체선은 어느 정도의 코르티솔을 부신에서 혈액순환에 방출할지를 통제한다. 코르티솔은 신체의 모든 기관(간, 췌장, 신장, 비장, 뼈, 말초신경계)에 영향을 주고 그리고 그곳에서 매우 다양한 과제(신진대사, 수분대사, 면역기능 등)을 수행한다. 하지만 코르티솔은 또한 피드백 작용도 하며 이와 같은 방식으로 스트레스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코르티솔은 가장 중요한 호르몬으로, 편도체와 시상하부, 뇌하수체 그리고 이로써 스트레스 시스템 전반을 둔화시키는(따라서 진정시키는)작용을 할 수 있다. 이로써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반응을 과도하게 하는 것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잇는- 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코르티솔은 또한 유독한 스트레스 상태에 있을 때 지속적으로 많은 양이 나와서 신체에 영향을 미치고 일련의 심각한 부작용과 스트레스성 질환(예를 들어 뼈 조직, 근육 조직과결체 조직의 해체, 복부 지방의 축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코르티솔은 모든 개별 신체 세포에 침입하여 이곳에서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에, 코르티솔의 영향은 대규모이면서 광범위하다. 따라서 코르티솔은 피부세포, 근육세포 또는 지방세포 같은 말초신경계를 넘어서서 작업을 하고 영향을 미친다. 이 호르몬은 너무나 막강해서, 혈뇌 장벽조차도 통과한다. 마치 이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한번 방출되면 코르티솔은 뇌 안에 있는 모든 신경세포에 도달한다. 이곳에서 코르티솔이 하는 많은 과제 중에 하나는, 유연성의 가능성을 통제하는 것이다. 이 호르몬은 뇌 안에서 다른 것을 배우고자 준비하는 자세, 이른바 재교육 자세를 한껏 증진시키거나 그런 자세를 방해하는 능력이 있다.
뇌의 수많은 피라미드 세포들 대부분의 내부에는 두 가지 타입의 수용체가 있는데, 바로 이곳에서 코르티솔이 도킹하고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광물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뇌에서 MR을 발견한 브루스 맥쿠엔의 탁월한 업적이다. MR는 매우 민감하며, 아주 쉽게 코르티솔 분자와 연결되거나 또는 끌어당기는 특성이 있다. 그리하여 소수의 코르티솔 qsn자가 세포에 돌아다니기만 해도 이미 반응을 하고는 한다. 이는 취침 전과 q마이 시작되는 초반에 일어난다. 이와 반대로 뉴런이 코르티솔로 넘쳐나면, 덜 민감한 GR이 활발하게 활ㄷ오하고, 이것은 MR의 신호를 덮어버리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런 일은 보통 기상 후 아침이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일어난다. 이 두 가지 수용체가 서로 싸우는 이유는 기억 분자를 만들어야 할지 말지를 해석하는 권한 때문이다. 기억 분자란 재료인데, 이 재료로부터 학습이 나온다. 기억 분자들은 우리의 뇌가 새로운 지식을 저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열쇠이다. 따라서 기억 분자들은 뇌 유연성의 도구이다. 만일 코르티솔이 적게 방출되면, MR이 튀어나와서 기억 분자들을 더 많이 생성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다. 뇌는 기억을 형성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뇌는 일종의 보관 모드에 있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별로 없으면, 주로 GR이 반응한다. 이에 따라 기억 분자들의 형성이 중단되고, 뇌는 일종의 변환 모드에 있게 된다. ~~~우리는 이와 같은 과정을 매일 저녁 혹은 매일 밤 체험할 수 있다.
낮이 기울고 이제 잠을 잘 준비를 할 때, 좋은 하루를 보냈다면 우리의 코르티솔 수치는 밤의 초반인 이른바 숙면 단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내려간다. 즉, 이는 기억 분자들이 형성될 수 있는 최적의 전제 조건이 된다. 실제로 뇌는 숙면을 취할 때 낮에 사용했던 전략들을 해독한다. 새로 획득한 성공적인 전략과 새로 시험해 본 능력들의 뉴런 활동성은 문자 그대로 숙면을 취할 때 다시 활성화된다.. 이처럼 재차 활성화된 뉴런들 사이의 연결이 고정되고, 그리하여 성공적인 전략들을 배우게 된다. 숙면을 취하는 시간은 기억이 형성되기 위해 밤과 낮의 살이클이 돌아갈 때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숙면을 취할 때 새로운 이름이나 시 들이 우리의 기억에서 활활 타올라서, 우리는 어떻게 낯선 도시에서 길을 찾을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주변 사람들과 소통을 잘 할 수 있는지 같은 것들을 배운다. 물론 이와 같은 모든 인상은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야만 지속적으로 저장된다.
이와 반대로 힘든 낮 시간을 보냈거나 만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잇을 경우 밤이 되어도 코르티솔 수치는 많이 내려가지 않아서 최적의 상태가 되지 않는다.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상태에서 사람은 숙면을 취할 수 없다. 왜냐하면 높은 코르티솔 수치는 수면을 방해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저녁이나 밤에 높은 코르티솔 수치를 유발하여 숙면을 방해하는 모든 것은 q마에 기억 분자가 형성되는 것을 중단시키거나 약화시킨다. 기억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그와 같은 상태에서는 제한적으로 실행되거나 또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중단하는 일은 좋은 일이며 심지어 상당히 의미심장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스트레스나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상태로 유도하는 행동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코 그런 행동이 고착되거나 반복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숙면 단계는 밤마다 세상에서 우리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주고, 낮의 과제들을 지배하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지식과 능력을 우리가 가지고 잇음을 확인해준다고 말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높은 코르티솔 수치와 이로 인한 수면 장애는 우리가 기억을 적게 만들어내고 적게 배우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그와 같은 상황에서는 지존감이 낮아질 위험이 높아지고,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불확실해져서 심지어 불안하게 될 위험이 커진다. 이는 또 다시 우울하게 될 위험성을 높인다.
[11. 요구되는 에너지]
약간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뇌가 소비하는 전체 포도당이 12% 상승하고, 이와 반대로 숙면을 취할 때는 40%가량 줄어든다.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포도당은 200그램이다. 평범한 날이면 이 가운데 130 그램이 뇌에 분배되고, 오로지 70그램만 다른 모든 기관에 분배된다. 뇌의 포도당 수요가 지극히 높은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뇌는 에너지를 저장해둘 장소가 없기도 하다. 때문에 포도당의 공급은 혈액순환을 통해서만 가능해지는 것이다.
우리의 뇌에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활성화된 스트레스 시스템이 노르아드레날린을 더 많이 방출하기 때문이다. 가른 한편, 스트레스 시스템은 생물학적 시스템으로, 뇌는 늘어난 에너지 수요를 신체에 실행할 때 그와 같은 생물학적 시스템을 통해서 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뇌의 에너지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만 먹으려는 욕구가 있다.
뇌의 인술린 억제 - 뇌는 더 많은 에너지를 자신이 가져오기 위해 인슐린 방출을 어떻게 억제하는가. 포도당과 지방의 신진대사에서 인슐린이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이미 당뇨병과 함께 자주 들어봤다. 실제로 신체 자생의 전달 물질 인슐린은 일종의 문지기 기능을 한다. 음식물을 섭취한 뒤 에너지는 순환하는 혈액 안에서 과도하게 있게 된다. 혈액 속에 있는 포도당의 농도가 올라감으로써 췌장에서 인슐린이 강력하게 방출되고 , 인슐린은 이 과도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문을 연다. 바로 지방조직과 근육 조직이라는 형태로 바꾸어서 저장할 수 있게 말이다. 따라서 인슐린은 에너지 저장소로 들어가는 문을 여는 열쇠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말은 에너지를 저장할지 아닐지를 결정할 수 있는 결정권이 췌장에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를 결정하는 곳은 뇌이며,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편도체이다. 우리 머리에서 스트레스를 관장하는 중앙 센터 말이다. 편도체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두 가지 방법을 통해서 인슐린을 억제하고 이로써 에너지 저장고의 문을 잠글 수 잇을 만큼 막강하다. 우선 교감 신경계는 스트레스 물질인 노르아드레날린을 신경의 끝부분에 방출한다. 이 스트레스 호르몬은 신경로를 거쳐서 모든 기관에 도달한다. 즉, 췌장, 복부지방, 심장, 간, 장과 방광이다. 췌장에 전하는 메시지는 오해할 수가 없는데, 바로 인슐린 방출을 억제하라이다. 그렇듯 노르아드레날린은 신속하게 진압하는 부대와 같다. 저장고의 문을 닫고 뇌에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노르아드레날린 방출에서부터 인슐린 억제까지 단지 몇 초 혹은 최대한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뇌는 항상 포도당을 받아들일 수 있는데, 인슐린 없이도 된다는 말! 뇌는 이와 같이 중요한 에너지 공급이라는 문제에서 속도뿐 아니라, 철저함이나 지속성에도 중요성을 둔다. 여기에서 인슐린을 억제하는 두 번째 호르몬이 중요한데, 바로 코르티솔이다. 혈중 코르티솔 수치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계에 의해서 조절된다. 이미 언급했듯이, HHYN 시스템은 편도체의 통제를 받는다. 코르티솔은 부신에서 방출되고 신경로가 아니라 혈액순환을 통해 작업하며, 느리기는 하지만 집요하게 신체 조직 전체와 모든 세포에 침투해 들어간다. 코르티솔은 신체 어디에든 분포한다. 물론 모든 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까지 몇 시간이 걸리기는 한다. 코르티솔과 노르아드레날린은 함께 편도체의 명령을 매우 효과적으로 실행하는데, 뇌에 더 많은 혈당이 넘쳐나도록 신체에 포도당 공급을 억제하라는 명령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심지어 90%를 뇌에 분배하고 나머지 10%를 신체에 분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는 아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뇌는 더 많은 에너지를 원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복부 지방에서 나오는 케톤 - 모든 경우를 대비한 뇌의 에너지 비축. 인슐린은 필요할 경우에 꺼내 쓸 수 있도록 신체에 에너지를 저장하는 과제를 맡고 있다. 이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음식물로부터 얻은 포도당을 당으로 변화시켜서 지방조직에 저장하는 것이다. 뇌에서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면, 뇌-당김은 교감신경계를 통해서 복부 지방에 명령을 내보내고, 그러면 지방세포들은 이른바 유리 지방산을 방출한다. 이 지방산은 간에서 생화학적으로 케톤으로 변환된 것이다. 이것은 포도당처럼 에너지를 함유한 분자들이다. 이 케톤들은 포도당 외에 뇌를 위한 두 번째 연료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놓여 잇을 때 뇌에서 케톤의 연소는 매우 큰 역할을 한다. 공개 강연을 앞두고 있는 피험자들을 검사해보니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혈액 속 케톤 농도 역시 400% 증가해 있었다.
상당히 고조된 스트레스 시스템의 영향을 받고 있을 때 뇌는 에너지를 마구 집어삼키게 된다. 즉 혈당의 90%가 머리로 가고, 평상시와 비교해서 케톤의 준비량도 다섯 배나 늘어난다.
스트레스가 장기화되면 복부 지방과 간이 케톤을 생산하라고 지시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와 같은 상태에서 원래 뇌가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뼈로 이루어진 뇌에는 자리가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뇌는 그와 같은 전략을 따르게 된다. 즉, 뇌는 자체의 에너지 저장고를 만드는 것이다. 일종의 저장고인데, 뇌만 유일하게 드나들 수 있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공급받는 곳이다. 낮이든 밤이든, 심지어 어떤 이유에서든 필요할 때 포도당을 공급 받을 수 있다. 조금 더 쉽게 상상하려면, 뇌가 자체 비상 전기 공급원 혹은 자체 발전소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뇌의 에너지 중앙 센터는 우리의 배에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복부 지방 안에 있는데, 내장 지방이라 불린다. 우리 신체에는 두 가지 다른 종류의 지방조직이 있다. 즉, 하나는 피하지방인데, 이것은 피부 바로 아래에 있으며 따라서 신체 어디에든 존재한다. 팔, 다리, 머리와 복부에 있으며, 피부의 외피에 있다. 피하지방은 심장근육과 골격근육을 위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동시에 추위를 막아준다. 다른 하나의 지방조직은 내장 지방이다. 이것은 구불구불한 내장들 사이의 복부 안쪽에 있다. 이와 같은 특별한 지방조직은 문정맥을 거쳐 곧바로 간과 연결된다. 이것은 케톤체를 위한 거대한 파이프라인이라고 상상하면 된다. 복부 지방에서 나온 유리 지방산이 문정맥을 거쳐 간에 도착하고, 여기에서 케톤으로 개조되고, 이 케톤은 혈액순환이라는 초고속 열차를 타고 뇌에서 가장 높은 층으로 운반된다. 거기에서 연소되기 위해서 말이다. 이와 같은 내장 지방은 장기적으로(몇 년 또는 수십 년 지속되는 과정)유독한 스트레스 영향을 받으면 뇌에 공급할 에너지를 저장하는 곳이 된다. 에너지 저장소는 물론 뇌에 있고, 개조된 곳이기도 하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것은 뇌가 신체의 에너지 신진대사의 광범위한 부분까지 통제하려는 목표를 겨냥한 전략이다.
만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 뇌는 그야말로 천재적인 생화학적 연쇄반응을 작동시키는데, 복부 지방이 늘어나게끔 만드는 것이다. ~~~증가한 복부지방이 심혈관계에 직접 해흫 입히는 바의 단백질을 혈액에 방출한다고 추측하는 몇몇 과학자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추측을 입증해줄 증거가 아직까지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복부의 부피가 늘어난다. 하지만 또 다른 지방조직인 피하지방은 어떻게 되나? 이 피하지방은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해체된다. 왜냐하면 뇌의 인슐린 억제를 통해 피하지방은 더 이상 충분히 채워질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독한 스트레스는 장기적으로 신체의 형태를 극적으로 바꾸게 된다. 즉, 지방조직이 재분배되는데, 신체의 외피에서 신체의 중앙으로 분배된다. 그리하여 팔, 다리, 엉덩이의 부피가 줄어들고, 오로지 배만 불록해진다.
[12. 산골의 시냇물]
강의 흐름은 조용하고도 균형 잡힌 상태였다. 물리학에서는 이를 층류라고 한다. 하지만 물길이 좁아지고 고립된 바윗덩이로 인해 난류가 발생한다. 그러면 보트에 탄 사람들은 어느 정도 보트가 진로를 유희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서 대응해야 한다.
인간의 혈관계는 대략 10만 킬로미터나 된다. 심장근육이 펌프질을 함으로써 4~5리터의 피를 운반하는, 지극히 다양한 지름의 혈관들로 이루어진 일종의 망이다. ~~~많은 적혈구들은 혈류와 함께 산소를 포함한 채 뇌로 흘러간다. 혈구 외에도 혈류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포도당 분자들도 함께 흘러간다. 뇌는 산소와 포도당의 도움으로 자신의 높은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은 뇌의 에너지 소비가 더 많아졌을 때 이 에너지를 확보하려는 전략들 가운데 하나가 심장에게 더 빨리 뛰라고 명령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문제가 하나 생긴다. 산골의 시냇물처럼 소용돌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혈류의 양이, 그러니까 1초당 혈관을 통과하는 혈류의 양이 특정 수치를 넘어설 경우이다. 모든 시냇물에는, 모든 강바닥에는, 모든 관과 혈관에는 한계치라는 게 있는데, 이 한계를 넘어서면 조용하게 흐르던 것이 소용돌이 상태가 되어버린다. 이런 한계치를 넘어서게 되고 이로써 소용돌이가 생겨날지 어떨지는 액체를 흘러 보낼 수 있는 관, 특히 레이놀즈수에 의해서 결정된다.
[13. 스트레스는 불확실성 제거 프로그램]
우리의 신체는 우리에게 홍반, 종기, 이상 고열, 통증과 해당 신체 부분의 기능 제한을 통해서, 현재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신체는 우리에게 휴식과 자신을 소중하게 다뤄주기를 요구하는데, 그래야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면역계가 내부에 있는 박테리아라는 적과 싸워서 이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불쾌한 느낌을 주고, 시간도 많이 걸리며 성과를 낼 수 있는 우리의 능력도 감소시키기 때문에, 우리는 더 간단한 방법을 통해서 염증을 물리치고자 할 때가 드물지 않다.
백혈구는 신체를 방어해 주는 세포이며 염증반응을 하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백혈구는 박테리아를 죽이는 데 도움을 준다. 그처럼 면역이 약해진 환자들의 경우에 병균을 죽이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병균이 끝내 항복하지 않고 조직에 점점 더 퍼질 위험이 있으며, 이는 농양이 생길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패혈증의 경우 병원체가 혈액이 순환할 때 같이 돌면서 통제할 수 없게 신체에 퍼진다.
감염되었을 때의 염증과 같이 불확실 할 때의 스트레스는 일종의, 우리의 신체 조직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해결하고자 하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인 것이다. ~~~스트레스는 나에게 내가 문제를 인지했으며, 내가 싸우고 있는 중이며, 행동하는 중이며, 해결하고자 하고,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스트레스를 방지하는 것도 매우 의미가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불확실성은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의 스트레스 체계는 진정으로 만족스러운 단 한 가지 방법만 알고 있다. 즉, 진행 중인 문제를 해결하고 이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두 번째로 좋은 해결책은, 우리의 머리에서 결정을 내리는 위계에서 최상층에 있는 목표를 위한 기대와 우선순위를 바꾸는 것이다. 갈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우리는 지속적으로 갈등을 다루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스트레스는 견딜 만한 것이 된다. 다른 모든 접근법은 반드시 유독한 스트레스를 낳고 만다. 결국은 전염병에서와 동일한데, 염증이 우리가 싸워야 하는 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싸워야 할 상대가 박테리아이듯이 우리의 적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바로 불확실성이다.
스트레스가 우리를 그토록 불쾌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들 가운데 하나는 스트레스가 불러일으키는 나쁜 기분, 불안, 내면의 긴장이다. ~~~만일 우리가 부정적인 감정을 체험하면 우리의 행동을 담당하는 엔진이 세상과 신체에 있는 사물을 바꾸기 위해 돌아간다.
[14. 습관화한 사람은 스트레스를 더 잘 견딘다]
미국의 뇌 연구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에릭 캔들은 군소로 전형적인 실험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캔들은 이 동물의 기관 중에서 물을 발사하는 관을 자그마한 막대로 자극했는데, 바로 이관에 압박에 예민한 세포들이 있는 까닭이다. 그러자 바다 토끼라 불리는 군소는 아가미를 오므리는 반응을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듯 군소가 보여준 보호 반응이 자극을 반복하자 변화를 보였다는 것이다. 물론 반사반응은 적극적이었지만 훨씬 약화된 형태를 보였다. 마치 이 동물은 자극에 익숙해 있는 것처럼 보였고, 달리 표현하자면 자극에 적응한 듯했다. 이러한 적응을 습관화라고 부른다.
우리 인간도 습관화를 잘 알고 있다. 어떤 도시로 휴가를 떠나서 시끄러운 거리에 있는 호텔방을 잡았을 때, 며칠은 잠을 설치지만 그 이후에는 소음에 익숙해져서 잠을 잘 잘 수 있다. ~~~하지만 습관화의 형태 가운데 하나는 뭔가 특별하다. 바로 스트레스에 습관화되는 경우이다. 우리의 스트레스 시스템이 반복해서 동일한 스트레스 유발 인자에 노출되었을 때 스트레스 습관화가 등장한다.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을 때 이를 다루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상황을 견디고 원인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시도를 하는 것이다. 아직 습관화 되지 않은 사람이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빠져 있을 경우에 바로 그렇게 한다. 또는 새로운 부담에 적응하고 스트레스를 보다 더 잘 견디는 것이다. 스트레스에 습관화한 사람이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마지막 방법으로 우리는 목표 상태를 의문시하면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수용할 수 있는 목표 상태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은 스트레스라는 덫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여기에서 결과적으로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 습관화는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스트레스 상황에 잘 빠지는 사람들은 동맥경화와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부담이 매우 크다. 이와 반대로 스트레스 상황에 잘 빠지지 않는 사람들은, 비록 황량하고 불모지 같은 환경에 처한다고 하더라도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매우 낮다. 그러나 이런 습관화가 결국에는 살금살금 삶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15. 습관화한 사람은 성과, 재교육, 행동에 제한을 받는다]
좋은 삶: 외부에서 불확실성을 가져올 문제들이 생겨나면, 이 사람은 방해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이를 해결할 준비를 한다. 그는 그처럼 일시적인 불확실성을 늘 해결하고 극복하는 데 성공한다. 바로 세상을 이렇듯 낙관적으로 그리고 있기에 좋은 삶을 살 수 있는데, 이런 삶을 살면 예측을 잘 할 수 있는 까닭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에게도 스트레스가 가끔씩 타격을 준다. 목표를 위한 사전확률로부터 눈에 띄게 멀어지는 증거가 일단 등장하면, 뇌에서는 불확실성 제거 프로그램이 활성화된다. 그리하여 상상과 기대가 업데이트되고, 바탕에 깔려 있던 갈등이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통해 신속하고도 창의적으로 해결되는 것이다. 좋은 삶을 사는 사람은 당황스러운 일을 당했을 때 행동을 추진하는 힘도 좋다. 편도체와 스트레스 시스템의 활성화로 인해 평소에는 느긋하게 살던 집주인이라도 어느 정도 과격해지는데, 이 사람은 지체하지 않고 용감하게 어려움에 맞서는 것이다. 그리하여 불확실성과 스트레스를 대체로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을 체험한 스트레스들은 좋거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면 자존감이 올라간다. 그러면 좋은 스트레스를 주는 일시적인 사건들은 상대적으로 긴 휴식 기간 후에 반복해서 등장하게 된다. 그러면 뇌의 에너지 신진대사가 눈에 띄게 좋아진다. 호수가 집에서 사는 삶이란 대체로 좋은 삶인데, shl가 가장 좋아하는 상태에 있을 때가 많은 까닭이다.
유독한 스트레스: 습관화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 모든 사람이 습관화시킬 수가 없다. 그러니까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태에 있으며, 장기간 유독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증명된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일본의 회사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이 하나의 작업하는 자세로 굳어졌는데, 유독한 스트레스가 전염병처럼 직원들을 죽음으로 몰고 갈 정도로 변질되기도 했다. 일본 말로 “과로사”는 노동시간을 지극히 “자발적으로” 늘리는 바람에 과로로 죽는 경우를 표현한 것이다. 몇 달 동안 혹은 몇 년 동안 과로하는 경우도 있다.~~~그리하여 몇몇 회사는 컴퓨터로 노동자들이 정해진 작업시간을 준수하도록 했다.
습관화할 수 없는 사람들의 특징은 상위에 있는 목표들이 바위처럼 단단하게 버티고 계속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정해진 시점까지 완성해야 하는 특정 프로젝트를 들 수 있는데, 외부 상황이 부정적이어서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서라도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프로젝트 같은 것이다.
습관화 : 이들은 유독한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건강상의 질환에 걸리지 않으려고 자신을 보호한다. 습관화 이후 상위 목표를 위한 사정확률은 전혀 달라 보인다. ~~~그들은 작은 것으로도 만족한다. 항상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습관화를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는다. 습관화란 사람들이 장기간에 걸쳐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앓거나 지극히 심각한 스트레스 상태에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하나의 과정이다. 사람들이 습관화를 하겠다고 결정하지는 않는다. 무의식적으로 습관화가 이루어지며, 뇌에서 생겨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엔도카나비노이드는 이때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의 연출로 목표를 위한 사전확률은 전두엽 피질에서 위치를 바꾸게 된다. 아니면 이렇게 말해도 된다. 즉, 기대 목표를 완화시킨다고. 습관화는 기대 목표를 덜 정교하게 만드는 게 분명하다. 습관화를 한 뒤에 사람들은 자신들의 목표는 이제 더 이상 제한적으로 설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그들의 목표는 이데 더 이상 정확하게 설정되지 않는다. 노동계의 예에서 보았듯이, 습관화한 노동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처럼 시간 압박이나 명예욕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 보다 알기 쉽게 표현하면, 습관화한다는 것은 어떤 일이나 사물에 더 많은 시간과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심리사회적 압박이 너무 강할 때, 습관화는 이와 같은 압박을 무디게 만들 수 있는 아주 좋은 전략이다. ~~걸림돌이 있는데, 목표를 위한 사전확률의 분포가 넓어지면 행동의 원동력을 제한하게 된다. 따라서 문제는, 사람들이 살면서 실제로 받아들이는 상황의 수가 늘어난다는데 있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완벽주의자들은 자신들이 머물 단 하나의 상태만을 알고 있다. 이와 반대로 까다로운 요구사항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일련의 다양한 상황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
강박: 특정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데, 물론 병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16. 습관화를 통한 비만]
다이어트 용도로 사용하는 약이 있다면, 당연히 정반대의 효능이 있는 약도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살을 찌워주는 약은 결코 히트 상품이 될 수 없으며, 실제로 약을 복용했을 때 체중이 늘어나는 효과는 지극히 원치 않는 부작용이다.
수백만 명에게 처방한 베타 차단제는 베타 수용체의 기능을 억제하는데, 베타 수용체는 뇌에서 노르아드레날린과 연결되며 노르아드레날린의 각성 효과에 관여한다. 무엇보다 베타 차단제는 혈압 강하나 편두통 예방제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원래 효능에 따르면 이 약은 스트레스를 방지하는 것이다. 이 약은 노르아드레날린의 효과를 막아주기 때문에, 뇌뿐 아니라 신체에서 인위적으로 스트레스에 책임이 있는 인자의 효능을 감소시켜준다. 스트레스로부터 차단된 뇌는 에너지를 적게 소비할 것이고 따라서 피가 덜 순환해도 된다. 그리하여 혈압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의 피부인 뇌막에 있는 혈관들이 확장하고, 이는 강력한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베타 차단제가 인간의 뇌를 지속적으로 절약 모드로 전환하면서, 뇌혈관들은 원래 스트레스 상황이지만 자체적으로 긴장을 푼 상태에 머물게 된다. 하지만 베타 차단제는 또한, 스트레스 시스템에 반응하는 능력이 전반적으로 약해지도록 한다. 이로 인해 무력감, 피로감, 자아상실감과 체중 증가의 증상을 들 수 있다.
습관화된 뇌는 일종의 굉장한 절약 모드로 작업하기 때문에, 잉여 에너지에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건강한 신체 조직은 남아도는 포도당을 그냥 버리거나 배출할 수 없다. 그 결과 습관화를 한 뒤에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체중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피하지방층의 증가로 나타난다.
뇌가 에너지를 덜 필요로 하고 신체가 너무 많이 에너지를 받기 때문에, 사람들은 에너지 공급을 억제하게 된다. 따라서 칼로리가 낮거나 탄수화물을 줄이는 다이어트가 작동하는 것이다. 이 주제와 관련해서 대규모로 설득력 있는 무작위 대조 시험이 진행되었는데,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즉 그 방식으로 체중을 줄이는 시도는 단 하루의 수명도 연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위적인 음식물 제한은 무서운 걸림돌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즉, 그런 상황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 것을 습관화한 사람들은 두 가지 심각한 문제를 만날 수 있다.첫째, 뇌가 에너지를 절약하면 신경저혈당증 상태와 인지능력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습관화한 사람들이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았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심각한 두 번째 문제가 있다. 뇌에 에너지 대사에 대한 심각한 과부하(높은 코르티솔 농도를 통해 나타나는)가 골질량 감소를 유발한다. 그리하여 습관화한 사람은 뇌의 수요가 완벽하게 충족될 때까지 많은 칼로리를 섭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체중을 줄이고자 하는 사람은 아래 세 가지 현상이 서로 연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아둬야만 한다. ※(• 뇌의 에너지 수요 • 스트레스 시스템 • 체중)
[17. 살아가는 동안의 체형 변화]
인간의 뇌는 태어날 때 다른 모든 기관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신생아의 뇌와 신체의 무게는 대략 1대 9의 비율이다. 그럼에도 뇌는 전체 에너지의 50%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성장 과정에서 이 비율은 점진적으로 달라진다. 어른의 경우 뇌와 신체의 비율은 1대 60 정도이고 에너지는 20%를 소비한다.
※사망률 모델의 정확성과 복잡성 변수(기대수명에 미치는 영향)
나이 →성별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소득 →최종학력 →의료 혜택의 품질 →육체노동 →교류 →노동자 보호 →예방주사 →건강에 관련된 계몽 →자연재해를 막기 위한 조치들. (다섯 가지 나이. 성별.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소득, 최종 학력을 빅5라고 부르며 이것만으로도 기대수명을 예측할 수 있다.)
신체와 뇌는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두고 서로 경쟁을 펼친다. 하지만 뇌가 이런 경쟁에서 에너지 흐름을 어떻게 흘려보내야 할지에 대해서 결정권을 쥐고 있다. 심리 사회적 스트레스는 이처럼 에너지 분배를 두고 벌이는 투쟁에서 영향력을 갖는 막강한 요소이며, 심지어 미래 삶이 흘러가는 과정의 진로를 결정할 수도 있다.
즉, 우리가 얼마나 성공을 거둘 것인지, 우리는 얼마나 만족하는지, 우리는 얼마나 건강하게 사는지, 우리가 살이 찌는지 그렇지 않은지, 심지어 우리가 언제 죽는지도 말이다. 심리사회적 스트레스를 다루는 우리의 능력은 세상에 대한 우리의 예측 모델이 얼마나 잘 설정되었느냐에 달려 있다. 사람들의 스트레스 전력과 관련해서 그리고 그것이 신체 형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볼 때 우리는 세 가지 유형을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으로, 대략 20%가 이에 속한다. 이들은 좋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 수 있는 행운아다. 이렇게 행복한 사람들은 흔히 안정적인 사회 경제적 환경에서 살며 감정적으로도 유쾌한 가족 관계에서 살고 있다. 갈등과 도전은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생존을 위한 걱정이나 심리사회적으로 유독한 스트레스를 받는(예를 들어 알콜 중독이나 정신질환)가족도 없다. 이들은 도전과 보상, 능숙한 대가라는 느낌을 체험하고 좋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날씬한 유형이며,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기대 수명도 높다.
두 번째 유형은,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의 결과로 인해 습관화를 한 사람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너무 좁게 설정하지 않고, 원래 정해 두었던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도 만족함으로써 스트레스로부터 가시를 뽑아버린 부류이다. 습관화는 신체에서 에너지가 분배될 때 큰 영향을 미친다. 내부의 에너지 경쟁 상황은 신체에 유리하게 진행되는데,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뇌가 포도당을 적게 요구하는 까닭이다. 이는 신체의 에너지 저장고가 열려서 체중이 늘어나게 만든다. 습관화 이후 피하지방이 늘어나고, 신체는 전체적으로 둥글고 부피도 커진다. 팔, 다리, 엉덩이도 살이 찌고, 그러나 허리는 여전히 날씬하다. 습관화한 사람들의 경우 코르티솔 농도가 낮기 때문이다. 코르티솔이 없으면 내장의 복부 지방조직은 늘어나지 않는다(11장 참조). 습관화한 사람들의 스트레스 시스템이 고속으로 작동하는 경우는 드물다. 원래 이 사람들은 대부분 절약 모드로 뇌가 작동하는 삶을 살아간다. 이때 이들은 성취해내는 능력도 매우 뛰어나고 집중도 잘하지만, 변화하려는 성향이 그다지 없다. 이들은 자신이 내린 결정으로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느낀다. 그들의 자존감은 만족감과 마찬가지로 높은데, 쾌적하지 않은 환경에서 살아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람들이 과체중이라 하더라도, 이는 과거에 심리사회적인 부담으로 인해 살이 쪘을 가능성이 많다.
스트레스는 체중이 늘어나게 하는 원인이다. 이런 가설은 인간이 아닌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 시험을 통해 인상적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왜 인간이 아니라 원숭이를 조사했다는 말일까? 그런 가설을 정확히 조사하려면, 우선 이 조사에 참여한 일부에게는 그야말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고. 다른 그룹을 편안하게 내버려둔 다음에, 두 그룹 사이의 체중을 몇 년 후에 비교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그룹의 체중이 그렇지 않은 그룹의 체중보다 더 나가면, 가설은 옳은 것으로 인정을 받는다.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와 같은 실험을 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다.
MTO 연구는 사회적, 경제적 기회를 향상시킴으로써 저소득층 여자들의 삶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밝혀내고자 했다. 미국의 대도시 볼티모어, 보스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 주로 사는 빈민 구역 출신의 아이가 있는 4,5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한 그룹을 무작위로 선별해서 이들에게 15년 동안 조금 더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쿠폰을 주었다. 결과로, 이들의 비만 수치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세 번째 유형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습관화를 할 수 없는 유형이다. 이 부류의 사람들은 스트레스와 이와 연결된 압박감이 점점 견딜 수 없게 되더라도, 자신이 촘촘하게 설정해둔 목표를 위한 기대를 달성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 이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불안해하며, 긴장하고, 심지어 과도하게 행동하기도 한다. 이들은 기분에 몹시 좌우되며 우울증에도 잘 빠지고 내면에서는 불확실함을 느끼고 혼자 자신에게 불만을 품는다. 유독한 스트레스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에게 너무 부담을 주어, 심각한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12장 참조). 이와 같은 유형과 관련하여도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가 존재한다. 정신과 의사이자 스트레스를 연구하는 캘리포니아 대학 소속의 엘리사 에펠이 실시한 연구이다. 에펠은 체형이 다양한 피험자들에게 세 번 연이어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게 했다. 첫 번째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모든 참가자의 스트레스 수치가 올라갔다. 그 상황이 반복되자 많은 피험자들의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 세 번째 상황에서도 여전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한 그룹이 남게 되었다. 이들은 복부의 내장 지방이 많은 참가자들이었다. 유독한 스트레스에 잘 빠지는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반응 패턴이었다. 이런 유형은 몸 전체의 체중은 줄어들지만 복부에만 갈이 찐다. 이런 사람은 스트레스를 벗어던질 수 없다. 이런 사람은 부담은 되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설정한 높은 목표를 계속 추구하고자 스트레스를 견뎌보려고 시도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부서지기 쉬운 자아상을 확고하게 다지기 위해서 성공과 성공에 대한 체험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제라도 좌절할 수 있고 그러면 이것을 패배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사람의 뇌는 장기간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에 상응하여 이 사람의 신체 전체는 오히려 말랐다. 물론 세월이 흐르면서 복부가 내장 지방으로 가득 차게 된다. 바로 뇌를 최고로 활성화하는 바람에 뭔가 에너지 공급에 장애가 생길 경우를 막기 위한 부차적 에너지 저장고라고 할 수 있다.(11장 참고)
유독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뇌는 식욕 부진증의 시작 단계에 이르게 된다. 뇌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어마어마하게 상승하고, 이를 통해 신체는 에너지를 공급받는 데 점차 차질을 빚는다. 이로 인해 피하지방이 사라지고, 환자들은 극단적으로 야위게 된다. 또한 이런 환자들의 내장 지방은 심각한 식욕부진의 국면이 지나가고 난 뒤에야 비로소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시점부터 에너지와 관련된 상황은 너무 첨예화되어서, 신체는 긴급 상황에서 작동시키는 절약모드를 실행하게 된다. 사람들이 기아 상태에 처하면 작동되는 전형적인 모드이다. 이런 상태에서 신체는 뇌에 에너지를 안전하게 공급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기능에만 한정하게 된다. 신체가 움직이기는 하지만 세포 성장과 세포의 신생 작업을 중단하는 것이다. ~~~신체가 에너지 절약 모드를 활성화하는 순간에 신체는 에너지 경쟁자로서 동작을 멈춘다. 이제 뇌는 경쟁자도 없고 즉각 긴장을 푸는 것이다. ~~~코르티솔은 전형적 신경성 식욕 부진증에서는 높아지지 않는다. 하필이면 지극히 위험한 상태에서 생명은 아주 좋다고 느끼는 것이다. 극도의 행복한 느낌이 만들어진다. 때문에 당사자는 이러한 상황을 다시 경험하고 싶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가능하면 이런 순간을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3부. 사회
[18. 도대체 자아란 무엇일까]
[19. 공감 능력, 신뢰와 사회적 결속]
특정 개인은 왜 다른 개인들을 잘 도와주도록 뇌를 가지고 태어날까? 일상의 습관이나 경험들 가운데 무엇이 동정심, 이기심, 자기도취나 정신병을 강화시킬까? 최근 연구들은 뇌가 공감 능력을 어떻게 작업하는지에 대하여 신경생물학적 기초들을 제시하고 있다.
공감 능력 : 포유류는 성장하고, 발전하고, 영양분을 공급받고, 안전하다고 느끼고, 궁극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동종의 생물에게 의존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는 1950년대 말에 새끼 원숭이의 발육에 친밀감이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어미들로부터 분리된 새끼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이었다. 어미 대신에 이 원숭이 새끼들에게 천으로 만든 어미와 철사로 만든 어미에 우유병을 꽃아 두었다. 그러자 새끼 원숭이들은 천으로 만든 어미와 함께 열배 이상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감정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은 사회적 결속을 통해서 나올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연결이 된다.
우리에게 쾌활하게 미소를 지으며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우리 역시 미소를 지을 가능성이 많다. ~~~이런 행동은 우리에게 내재 또는 잠복해 있다가 특정 상황이 되면 활성화되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결코 개성의 표현이 아니라 생물학적 개념을 따라 나타난 자연스러움이다.
감정 이입에 의한 도움은 유감스럽게도 고장 날 때가 많은데, 특히 스트레스로 인해서 그러하다. 개인적 스트레스를 억눌러야 감정이 전연되어 도울 수 있는 행동이 나타난다. 그렇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은 이기심으로 인해 도움을 중단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 도움을 줄지 어떨지를 결정하는 또 다른 조건은 바로 희생자 측에서 기대한 피드백을 하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공감 능력이 있는 목격자들은 희생자로부터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기대했을 때에만 곤경에 처한 사람에게 신뢰할 만한 도움을 제공했다. 그런데 공감 능력이 없는 목격자들은 희생자로부터 피드백을 기대했든 그렇지 않든 전혀 상관없이 도움을 주지 않았다.
[20. 내 목표를 위한 기대의 조종]
우리는 불확실성과 스트레스는 목표를 위한 기대가 우리가 실재로 달성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기대와 일치하지 않을 때 생겨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기대치가 일치하지 않으면 불확실성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를 위한 기대는 진공 상태로 고립되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으로 기대들이 교환되는 것이다. 애초에 의사소통을 통해 비로소 기대의 불일치가 등장한다. 만일 지배적인 사람이 자신의 목표를 위한 기대를 부하 직원에게 강요하여 부하 직원의 목표를 위한 기대를 변경하면, 부하직원은 이로써 불확실성과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품고는 있지만 해결할 수 없는 목표를 위한 기대도 있다.
하나의 종 내에서 이타적인 태도와 반사회적 태도가 어떤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서식스 대학의 이론 생물학자였던 존 메이너드 스미스도 관심을 가졌다.
그는 게임 이론을 동물들의 행동에 적용했고 이로부터 진화상 안정적인 전략이라는 개념의 기초를 세웠다. 이에 따르면 자연 도태는 다양한 행동 특징과 전략들 사이에 안정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그의 이론적 발상에서는 매가 생명체 가운데 반사회적-공격적 전략을 대표하는 전형이다. 매는 공격적이고 대립을 즐기며 자원을 위해 싸운다. 반면에 비둘기는 이타적-평화적 전략을 대표한다. 비둘기는 자원을 두고 싸우지 않으며, 다른 비둘기와 나눠 쓰고, 갈등을 막고, 공격을 당하면 다치기 전에 피한다. 그의 게임 이론적 계산에 따르면, 집단 내에서 반사회적으로 행동하거나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동종의 생물 사회에서 매와 비둘기의 비율은 주어진 조건에 따라서 대략 20%와 80%이다.
※G / K =2/10 (G: 이득. K: 손실)
어둠의 3인조(dark triad):반사회적 행동 패턴( 마키아벨리즘. 나르시시즘. 정신병)
마키아벨리즘: 정치는 일체의 도덕 ·종교에서 독립된 존재이므로 일정한 정치목적을 위한 수단이 도덕 ·종교에 반(反)하더라도 목적달성이라는 결과에 따라서 수단의 반(反)도덕성 ·반(反)종교성은 정당화된다는 정치적 사고를 뜻함. 일반적으로는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하기 때문에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어떠한 방책도 허용된다는 뜻.
※반사회적 행동은 안정적인 사회에서 대략 20%가 존재한다.
매-비둘기 게임에서 우리는 매의 성공은 공격적인 싸움에서 패배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21. 타인이 책임질 때의 단점]
자율책임과 타율책임을 스트레스와 불확실성과 연관시켜서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왜냐하면 책임 소재에 대한 의문은 불확실성을 초래하는 본질적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트레스와 불확실성은 통제권을 상실함으로써 동반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율책임이란 통제를 감당한다는 의미인데 반해서, 책임을 떠맡거나 타인에게 책임을 이전하는 것은 항상 통제권의 포기를 수반한다. 자율책임의 의미는 어디에 있을까? 걱정도 역시나 책임에 속한다. 성공에 대한 걱정, 무탈하게 잘 살아갈지에 대한 걱정, 있을 수 있는 위험과 위험에 대한 걱정이 있다. 걱정의 차원이라는 주제에 대해 여러 학문 분야가 관여해서 연구를 실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과학자들은 걱정을 현재와 미래의 연관을 짖는 것이라고 정의 내렸다. 따라서 걱정이란 미래에 있을 또는 있을 수 있는 어떤 것에 대해서 지금 생각을 하는 것이다. 미래에 대해서 현재 무엇을 걱정할까? 이 질문에 연구팀은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즉 걱정은 자신에 대한 것, 다른 사람에 대한 것, 또는 환경에 대한 것일 수 있다. 자신에 대한 걱정으로는 직장이나 일자리, 건강 또는 행운에 대한 걱정일 수 있고, 전공 선택이나 배우자 선택에 대한 걱정일 수 잇는데, 그야말로 개인이 맞닥뜨릴 수 있는 모든 것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걱정은 영어로 care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이런 걱정에는 전형적인 간호나 돌봄, 자식들에 대한 부모의 걱정뿐만 아니라 세계기아단체를 위해 돈을 기부하는 행동도 속한다. 환경에 대한 걱정은 환경이 계속 유지될 것인지를 걱정하는 것이지만, 단순하게 자신의 정원을 정성껏 돌보는 일도 이런 걱정에 속한다.
걱정은 해결책을 모색하는 전략으로 이어질 때만 의미가 있다. 자율책임의 장점은 사람은 행동의 원인이 자신이며 자신의 성공과 실패로부터 최고로 적절하게 배울 수 있다는 데 있다. 걱정이 늘어날수록, 스트레스 반응의 주인공인 노르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부신피질에서 생성되며 스트레스나 낮은 농도의 혈중 당질 코르티코이드에 반응해 분비된다. 혈당을 높이고, 면역 시스템을 저하시키며,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대사를 돕는 작용을 한다.)에게 더 많은 의미가 부여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뇌에서 보다 신속하게 업데이트될 수 있게 하고, 예전의 기대를 던져버리고 새로운 것을 배울 준비 자세를 강화시켜준다. 이로서 걱정은 우리가 발ㅈ너할 수 있고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정보이론적 지유에너지를 최소화할 수 있게 하는 기초가 된다.
자신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는 게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말일까? ~~~그렇게 되면 우리는 자신이 아니라 타인에게 통제권을 넘겨주게 되는 탓이다. 그대신 단기적으로는 마음이 가벼워지고 불확실성도 줄어든다. ~~조력자에 대한 신뢰가 깊으면 깊을수록, 안도감 혹은 안전하다는 느낌은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타인에게 책임을 넘김으로써 지불해야 하는 대가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분명하게 드러난다. 자율책임을 장기적으로 전가함으로써 자신의 불확실성은 높아진다. ~~~세상을 탐험하고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활동성이 마비되는 까닭이다. ※(사이비종교나 이단들은 이런 약점을 이용하여 현혹한다. 자신의 책임을 이런 단체에 넘겨주면, 반대급부로 지원을 해주고 걱정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고 결정할 때 도움을 준다)
어둠의 3인조는 타인에게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제안을 할 수 있는 완벽한 순간을 알아차리는 육감을 발휘할 때가 많다.
베이즈식 뇌의 개념은 생명체는 기본적으로 깜짝 놀라 당황하거나 경악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어둡고, 변하지 않는 방을 찾아가서 머물 수만은 없다. ~~~생명체의 핵심 목표를 위한 기대는 장기적으로 깜짝 놀람이나 경악을 피하는 데 있다.
[22. 무엇이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필요한 정보를 방해하는가]
솙트레이크시티에 있는 유타 대학의 생물학자들이 자다에 살고 있는 대보초 청자고동(conus geographus)을 분석했을 때, 깜짝 놀랄 발견을 하게 되었다.
이 청자고동은 차분하면서도 매우 효율적으로 사냥한다. 먹잇감이 다가오면 독성물질을 물속으로 쏘는데, 물고기들이 이 독성물질을 마시고 죽음의 고통에 빠지면 잡아먹는다. 이 독이 생화학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 유타 대학의 생물학자들이 비밀을 풀 때까지 분명하지 않았다. 대보초 청자고동은 물고기 인슐린을 사용해서 먹잇감의 뇌 전체를 마비시킨다. 이것은 니르바나 카발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이다. 인슐린이 물고기의 순환계에 도달하면 물고기는 당뇨병 환자가 당 쇼크를 겪는 상황과 비슷한 상태에 빠진다. 인슐린은 순환하는 혈당이 완전히 센체에만 저장하는 작용을 한다. 이와 반대로 뇌에는 몇 초 만에 에너지 공급이 차단된다. 물고기는 당뇨병 환자들이 정말 두려워하는 이른바 신경저혈당성 코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종류의 정보 차단은 인간의 삶에서도 나타난다. 고동과 물고기처럼 철저하거나 치명적이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방법이 보다 섬세하고 결과가 덜 드라마틱하지만 원칙은 동일하다.
우리 뇌가 정보를 차단하는 네 가지 커다란 영역을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1. 정보 선별: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 포털(신문, 텔레비전 등)은 가능한 전체 정보들 가운데 단 하나의 측면만을 소개한다. ※여기에는 재정, 안전, 이데올로기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2. 정보의 대가: 교육의 기회가 아직도 부모의 소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3. 정보를 차단하는 금기: 뭔가를 건드리거나 바꾸면 안 되는 이라는 도구.
4. 뇌라는 중심부를 약화시키는 성분을 통한 정보 차단: 지배적이고 공격적인 쥐와 이보다 서열이 낮은 쥐를 동일한 우리에 가두었다. 지배적인 쥐는 서열이 낮은 쥐에게 수차례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자 서열이 낮은 쥐에게서 코르티솔이 과다하게 분비되었다. 공격이 있은 뒤 이 두 마리의 쥐에게 술을 제공했다. 승리를 한 쥐는 도수가 높은 알코홀을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반대로 공격당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쥐는 몇 달 동안 상당량의 알코홀을 섭취했다. ~~~이런 일은 우리의 뇌에서도 일어난다. 마약은 스트레스와 불확실성을 알리는 감정적 신호를 마비시킬 뿐이지, 이런 감정이 나오게 된 원인을 퇴치하거나 극복하게 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이런 성분은 뇌에서 정보처리를 제한함으로써 뇌에서 일어나는 핵심적 과정을 방해한다. 즉 정보를 처리해서 불확실성을 줄이는 과정 말이다. ~~~신경세포들 사이의 화학적 전송을 방해하고 이로써 정보 전달을 느리게 하거나 차단함으로써, 우리읜 HL가 정보를 처리하는 일을 고의적으로 방해한다.
[23. 거짓말쟁이, 사기꾼, 가스라이터]
뇌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을 절대 거부할 수 없다. ~~~우리와 무관한 정보까지 받아들인다. 뇌는 정보를 이용해서 우리의 기대를 업데이트한다. ~~~기만 전략은 무엇보다 우리의 선의를 공략하게 되는 것이다.
전략1: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는 대부분은 진실을 얘기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만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많다. 그것은 세련된 거짓말쟁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거의 항상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이런 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거짓인지를 검사해보지 않고 믿을 가능성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전략2. 사기꾼. 거짓말쟁이가 특정 사실은 인정하지만, 진짜 원인을 부인하는 것과 달리 사기꾼은 전혀 발생하지 않은 것들을 주장한다. 사기꾼은 전형적으로 자신만이 접근할 수 있는 규칙과 법을 가지고 완전히 새롭고도 환상적인 세계를 제시하고는 한다.
전략3: 가스라이터. 이 용어는 영화 <가스등>에서 나온 곳으로 거짓말과 사기 행각의 혼합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실제로 일어난 일을 부정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일어나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영화 <가스등>에서 젊은 여성 폴라는 가난한 피아니스트 그레고리와 결혼한다. 그레고리는 런던으로 가서 폴라가 상속받은 빈 집에서 살자고 제안한다. 원래 집에 살고 있던 엘퀴스트 아주머니는 숨겨둔 보석을 훔치려고 들어온 도둑에 의해 살해당했다. 그러나 도둑은 보석을 찾지 못했고 여전히 그 집 어딘가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많았다. 그레고리는 바로 그 도둑이었고, 폴라를 이용해서 보석을 차지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폴라는 그 보석을 찾지 못했고, 벽에서 그림 하나가 사라졌고, 가스등이 무슨 연유인지 자꾸 깜박거린다. 폴라가 남편에게 그 이야기를 하자, 남편은 너무 예민한 탓이며 모든 것이 상상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남편은 하녀로 고용한 낸시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여서 가스등은 깜박거리지 않는다고 거짓 주장하게 했다. 남편은 아내의 지각 능력을 문제 삼으며 거의 신경쇠약으로 몰아간다. 마침내 낸시는 자신을 부정하고 남편의 말이 옳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가스라이팅은 정신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정서적 학대를 가장 파렴치하고도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형태이다. 이는 의도적으로 희생자에게서 불확실성, 혼란과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것이다. 어둠의 3인조는 가스라이팅이라는 책략을 자주 이용한다. 이들은 사회적 기대를 시종일관 짓밟고, 법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을 착취할 뿐만 아니라, 전형적으로 확신에 찬 거짓말쟁이이자, 시종일관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논박을 제기하는 세련된 사람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어둠의 3인조에게 희생된 사람들은 자신들의 지각과 기억을 의심한다.
[24. 잡동사니를 치우고 쓰레기를 처리하기]
하버드 메디컬 스쿨에 근무하는 미국의 수면 연구가 존 A. 홉슨은 꿈꾸는 중에 체험한 신경계 관련 사건을 다음 세 가지 상태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 활성화
• 인풋 -아웃풋 -게이팅
• 조절
인풋-아웃풋-게이팅이란 한편으로 외부 세계로부터 감각적 정보를 받아들이는 입구를 열고, 다른 한편으로 뇌에서 근육에게 운동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뇌의 조절은 주로 뇌간 뉴런을 통해서 이루어지며, 뇌간에서부터 뇌의 모든 영역으로 신경돌기가 보내진다. 이처럼 조절 기능이 있는 신경돌기의 끝부분에서 방출되는 전달 물질은 무엇보다 청반에서 나오는 각성 효과가 있는 노르아드레날린이 있다. 깨어 있는 각성 상태는 물론이거니와 꿈을 꿀 때도 뇌는 매우 활성화되는 특징이 있다. 각성 상태와 꿈꾸는 상태라는 두 가지 상태는 인풋 - 아웃풋 -게이팅과 조절에 의해 충분히 잘 구분될 수 있다. 이때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렘수면(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는)동안 -꿈을 꾸는 국면 - 뇌가 활성화되는 반면 조절하는 게이팅 메커니즘을 통해서 감각적인 인풋이 차단된다는 사실이다. 이 국면에서 뇌는 자신의 상상에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시각적, 청각적 그리고 다른 감각적 자극을 차단한다. 이런 점은 그 자체로 주목할 만하지만, 이러한 의식상태는 더 흥미진진한 특징이 있다.
수면과 꿈 연구에서 가장 놀랍고도 생물학적으로 의미심장한 결과는 체온 조절과 수면 사이의 관계이다. 오로지 포유류와 조류만이 체온을 조절하고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포유류와 조류만이 수면 중에 뇌의 활성화를 보여준다.
렘수면 중에 뇌는 더 이상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온도에 관한 작업도 하지 않는다. 이처럼 꿈을 꾸는 국면에서 다시 깨어나야만 비로소 체온이 내려갔다는 사실을 감지하게 된다. 렘수면에서 포유류가 온도 조절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잠을 잘 때 따뜻한 이불을 덮고 자야한다.
숙면하는 동안 뇌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대략 40% 줄어든다. 이와 반대로 꿈을 꾸는 국면에서 뇌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각성 상태에서 소비하는 수준에 이른다.
밤에 아무것도 듣지도, 냄새 맡지도, 보지도 못하고, 깊은 잠에 빠지거나 꿈을 꾸면서 온도 변화도 감지하지 못한다. 감각 정보가 들어오는 인풋-게이트를 닫게 된다. 아웃풋 게이트도 마찬가지다. 즉, 운동 신경을 전담하는 뇌로부터 근육으로 전달되는 신경 연결들도 차단된다.
[25. 확실성이라는 선한 천사]
우리는 언제 안전하다고 느낄까? ~~~우리가 위험이 없는 환경에 있다고 생각할 때 안전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그런 상태는 도대체 어떤 상태일까? 여러 개의 문으로 닫혀 있거나 안전장치가 달려 있는 요세? 그게 아니라면 우리는 탁 트인 길 위에서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대답은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또한 사회적 분위기와 방해 요소들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사람이 확실성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음은 명백하다. 그리고 그로 인해 안정감이 생긴다. 이 책에서 확실성이라는 개념은 분명하게 주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미래에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재함을 보장하기 위해 가능한 전략 가운데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이와 같은 질문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얼마나 안전한 상태에서 대답을 하는가이다. 삶에서 그다지 드라마틱한 일을 겪지 않은 사람은 끊임없이 불쾌하고 당황하고 경악해야만 했던 누군가에 비해서 훨씬 더 안전하며 확실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체감한 확실성은 실제로 스스로 체험한 것이고, 자신만의 원동력이자, 위험 - 가령 길에서 범죄를 당할 가능성 -의 정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물론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체감한 확실성과 통계상의 위험은 서로 매우 차이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불확실한 현상을 보다 잘 이해하고자 하면 체감한 확실성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체감한 확실성이 구체적으로 위험한 상태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와 무관하게 말이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주관적으로 감지한 스트레스와 동일한 원칙이다. 체감한 확실성은 우리의 베이즈식 뇌가 제공하는 최신의 세계상에 대해서 상당히 중요한 지표이다. 체감한 확실성이 주관적임에도 불구하고, 진공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따라서 예를 들어 노인들이 폭력의 희생자가 될지 모른다는 공포심을 느끼면 비록 노인들은 폭력에 가장 적게 희생되는 그룹에 속한다는 사실을 범죄 통계가 증명해줌에도 불구하고, 그런 통계는 앞으로 당하게 될 위험 상태에 대해서 말해주는 게 별로 없다. 오히려 안전하다고 느끼는 마음을 방해하는 심리사회적 방해 영역이 있으리라는 사실을 지적할 뿐이다.
우리는 이제 책의 마지막 장에 이르렀고, 여기에서는 책에서 언급한 모든 주제, 즉, 확실성, 공감과 신뢰가 관심의 중심에 있고, 이것들은 아주 밀접한 사이클을 형성하고 있다.(그림 34) 즉,이 우너 안에서 체감한 확실성이 공감의 전제 조건이다. 그리고 상호 간에 느끼는 공감이 다시금 신뢰의 전제 조건이 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는 다시 우리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고 그리하여 확실성을 느낄 수 있는 전제 조건이다(19장). 이와 같은 순환은 계속 이어지고 긍정적 피드 백을 형성한다.
공동체라는 식물은 공감과 신뢰라는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무럭무럭 자람에도 불구하고,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방해 요소에 민감하다. ~~만일 사람들이 뭔가 불확실하고 더 이상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으면 공감을 기본으로 하는 도움의 손길을 빠르게 거둬들일 것이고, 그러면 상호 간에 신뢰가 흔들리고, 결국 불확실과 불안을 부추기게 된다.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감정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는 자주성, 정보와 사회적 평등이다.(20, 21장). ~~~사람들이 스스로 확실하다고 느끼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믿을 수 있는 정보이다(22,23장).
사회적 평등이 보다 잘 갖춰진 사회(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등)에서는 시민의 60~70%가 주변의 다른 사람을 신뢰한다는 자료가 있다. 포르투갈, 싱가포르, 미국처럼 사회적 평등이 잘 갖춰지지 않은 사회에서는 10~35%만이 그렇게 생각한다.
긍국적으로 이 책은 어떻게 하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지를 배우기 위함이다. ~~~우리는 20장에서 어둠의 3인조는 다른 사람들의 목표를 위한 기대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종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외부에서 우리의 목표를 위한 기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두운 측면이다. 하지만 밝고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불확실성과 스트레스를 체험한 사람은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심리 치료사의 도움을 구할 수 있다. 심리 치료사는 마치 촉매와 같은 작용을 한다. ~~~~심리 치료사들은 환자가 부담이 되는 목표를 위한 기대를 벗어던질 수 있게 도와준다. 즉, 모든 중요한 문제를 아버지가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결정하는 어떤 청년이 있다. 이런 목표를 위한 기대는 지금껏 그의 많은 가능한 전략, 예를 들어 결혼할 여자와 직업 선택에 제한을 주었고, 그리하여 청년은 불확실하다는 느낌과 더불어 스트레스를 받았다. 갑자기 삶의 조건이 바뀌자 그는 우울증에 빠졌고, 더 이상 잠을 잘 수 없었으며 인지 능력도 저하되는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 ~~~심리 치료사는 그에게 그의 목표를 위한 기대를 포기하도록 했고, 청년은 다시금 불확실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세상에서 더 안전하다고 느끼려면 이 세상의 변화를 읽어내고 더 잘 이해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말은 우리가 아직 세상에 대해서 배워야할 지식, 즉 정보 이론가들이 자유 에너지라고 부르는 지식을 가능하면 줄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우리가 직접 체험 할 수는 없는 세상을 살고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오로지 간접적으로 우리의 기대를 통해 세상을 살고 있다. 물론 기대는 끊임없이 우리의 감각을 통해 수정된다. 현실에 대한 기대는 이와 같은 기대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어야만 현실을 충분히 묘사하고 반영할 수 있다. 우리의 뇌는 이처럼 지속적인 정보의 물결을 필요로 하는데 그래야만 우리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 정보는 믿을 수 있어야 하고 정확해야 한다. 정보의 신뢰성은 천박화, 미혹 또는 의도적 날조를 통해 감소한다.(24장)
[Review]
“대한민국 큰일 났습니다. 정치 때문에 큰일 났습니다.”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지난 정권에서 총리를 지내신 분이 한 말이다. 여당의 당대표가 사퇴하는 상황에서 기자들은 야당 대표를 찾아가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냥 허공만 쳐다보는 모습도 보였다. 총선을 몇 달 앞두고 국민들의 진짜 속내가 어디에 있는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여·야 정치인들은 어찌해야 할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다.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요즘처럼 정치가 서로에 대한 비난과 검찰 수사의 옳고 그름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모습은 달갑지 않다.
목표에 대한 기대를 예측할 수 없을 때 우리는 불안을 느낀다. 불안한 감정을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스트레스다. 1936년, 헝가리 내분비학자 한스 셀리(Hans Selye)는 실험을 통해서, 인간이 부정적 자극에 강하게 노출되면 신체에 동일한 패턴의 증상, 즉 부신이 커지고, 흉선이 축소하며, 위와 장에 궤양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을 스트레스라고 명명했다. 최근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의 시상하부 아래쪽에 있는 뇌하수체와 신장의 부신피질로 연계된 신경회로가 활성화되면서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신체에 여러 가지 감각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 감각이 있는 한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 정보를 자기 삶의 목표에 비교하면서 새롭게 바꾸며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는 생겨나며, 이때 뇌는 필요한 에너지를 우선으로 끌어당긴다고 한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상황은 더 심각해지며 신체의 불균형까지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뇌에서 정보 선택, 수면 작용, 식욕, 비만(특히 뱃살), 신체허약, 성격유형 등 여러 가지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들어 있다.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포도당은 200그램이다. 평범한 날이면 이 가운데 130 그램이 뇌에 분배되고, 오로지 70그램만 다른 모든 기관에 분배된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심지어 90%를 뇌에 분배하고 나머지 10%를 신체에 분배한다.” (본문)
“뇌의 에너지 중앙 센터는 우리의 배에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복부 지방 안에 있는데, 내장 지방이라 불린다.~~뇌에서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면, 뇌-당김은 교감신경계를 통해서 복부 지방에 명령을 내보내고, 그러면 지방세포들은 이른바 유리 지방산을 방출한다. 이 지방산은 간에서 생화학적으로 케톤으로 변환된 것이다. 이것은 포도당처럼 에너지를 함유한 분자들이다. 이 케톤들은 포도당 외에 뇌를 위한 두 번째 연료이다. ”(본문)
스트레스는 모두가 해로운 것으로 피해야만 하는 것인가? 이 책에서는 그렇지 않다. 문제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고, 사람에 따라 어떤 이에게는 해롭게 또, 다른 이에게는 일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스트레스 해결 방식은 사람에 따라서 대략 세 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며, 대체로 전체의 20퍼센트 정도의 그룹에 속한다, 두 번째 부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쉽게 넘겨버리는 사람이다. 즉, 목표치를 바꾸어 뇌에 들어온 정보와의 충돌을 피하는 사람들이며, 이런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사람들이다, 세 번째 부류는 끝까지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문제해결에 매달리는 사람들이며 가장 해로운 대처법을 지닌 사람들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뇌의 정보처리가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계속하는 베이즈 방식으로, 과거의 경험과 지각적 추론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스트레스는 불확실성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며 신체에서 일어나는 스트레스 반응을 좀 더 논리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감정적으로 느끼기 때문에 벗어나기가 힘들어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스트레스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개인들은 왜 잠재적 스트레스 유발 인자에 대해서 동일하게 반응하지 않을까? 왜 어떤 사람은 육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또 어떤 사람은 받지 않을까? ~~~열쇠는 바로 개인적 불확실성에 있다.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으면 불확실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스트레스는 주관적 차원이 있는 것이다.” (본문)
유독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사회적 평등이 더 잘 갖춰진 사회(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에서는 시민의 60~70%가 주변의 다른 사람을 신뢰하며, 이런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도 덜 받고 행복지수가 높다고 한다. 사회적 평등과 신뢰는 상호 보완적이지만 그에 앞서 스트레스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유익한 책이다.
저자는 1957년 독일 태생으로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뇌 과학자. 내과 의학자. 당뇨병학자이며 교수이다. 이 책은 ‘이기적인 뇌 이론’을 바탕으로 스트레스와 연관된 신체의 변화를 이론적으로 개발, 정립한 책으로 그의 저서<이기적인 뇌><비만의 역설>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현재는 뤼베크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독일 연구 재단 (DFG)이 지원하는 임상 연구 그룹 "이기적인 뇌: 뇌 포도당 및 대사 증후군"을 이끌고 있다.■
(본문)
“우리는 일상에서 감각이 있는 한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 정보를 자신의 삶의 목표에 비교하면서 끊임없이 새롭게 뇌를 바꾸며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는 생겨나며 누구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그것을 처리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스트레스 관계에는 돌고 도는 일종의 순환성이 숨어 있다. 다시 말해, 한편으로 불확실성은 스트레스를 만들어내지만, 다른 한편으로 스트레스 반응은 그와 같은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스트레스가 없는 삶은 변화가 없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스트레스가 없는 삶을 살게 되면 결정적으로 중요한 삶의 지극을 잃어버릴 수도 있으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그 어떤 것에서도 의문을 갖지 않고, 그 어떤 것도 바꾸려 하지 않거나 달성하려 하지 않게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왜 그런가? 왜냐하면 스트레스 시스템은 훌륭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중요한 정보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보를 획득하고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는 효과적인 가능성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때 스트레스 시스템은 뇌에 필요한 에너지를 신체로부터 비축해놓을 뿐만 아니라, 뇌를 평상시보다 깨어 있게 하고, 신속하게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른바 최고로 활성화한 상태로 만들어준다.”
“우리는 하나의 가정을 하지만 100% 확신을 갖지는 못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의 기대가 옳다고 신뢰한다. 또는 업데이트를 하고 새로운 정보가 흘러들어오게 한다. 정확한 해결책에 최고로 가깝게 근접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말이다."
“의사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자신의 모든 감각을 동원하는데, 이것이 바로 지각적 추론이다. 하지만 의사는 실용주의자이기도 하다. 즉 환자가 포도당 주사를 주고 즉각 깨어난다면, 의사는 자신이 정확하게 진단했다는 사실에 확신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것이 능동적 추론이다. 즉 우리는 행동을 하고, 이를 통해 어떤 환경에 있는 우리의 위치를 바꾸거나 심지어 환경 자체를 바꾸게 된다. 적극적으로 바뀐 시각을 통해서 우리는 새로운 추론을 내리는데, 이것이 능동적 추론이다. 지각적 추론과 능동적 추론은 일상에서는 서로 분리되지 않을 정도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
“각자는 당연히 감각적 지각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눈, 귀, 코와 피부를 통해 뇌에 도달하는 지각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낼 것이고, 이런 데이터는 지속적으로 분류되고, 평가되고 가공되어야 한다. 이런 것이 작동되기 위해 지각은 뇌에서 위계적으로 5~8단계로 조직되어 있으며, 개별적인 경우에는 8단계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낮은 단계에 속하는 지각 단계에서 우리는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우리의 기대는 특별히 고정되어 있지 않고, 바뀔 수 있으며 안제라도 업데이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이다. 지각 위계 구조의 낮은 단계에서 이처럼 업데이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개방성은 매우 중요한데, 이곳에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황으로 변할 때마다 적응해야 하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변하기 쉬운 특징인 가변성은 지각 피라미드의 가장 높은 단계에서 보면 전혀 다르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새로운 정보를 통해서 업데이트를 할 준비가 줄어든다고 말할 수 있다. 피라미드의 가장 위에 있는 단계는 우리의 뇌에서 가장 막강한 사전확률을 관장하고 있다. 즉, 세계상이나 신의 존재에 대한 생각, 자유의지나 영혼의 불멸과 같은 생각 말이다. 또한 정치적 확신, 문화적이거나 인종적인 선호도나 반감도 이 단계에서 관할한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는 우리가 예상하는 사회적, 윤리적 목표를 위한 기대도 힘을 행사한다. 즉 우리가 정직한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지, 공평함과 정의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우리는 사회로부터 어떤 인정을 받고자 하는지, 사회에서는 어떤 위치에 있고자 하며, 배우자와 가정을 꾸리는 일에 대한 기대는 어떠하고, 직업과 관련해서는 어떤 인정을 받고자 하는 등등. 이 단계에서는 업데이트를 하려는 준비가 제일 낮기 때문에, 가령 상대가 아무리 훌륭한 논쟁을 펼쳐도 거의 바뀌지 않거나 전혀 바뀌지 않는다.“
“학습을 할 때 뇌는 구조가 바뀐다. 그리하여 학습을 하고 난 뇌는 그 전의 뇌와 같지 않다.”
“뇌는 자체의 에너지 저장고를 만드는 것이다. 일종의 저장고인데, 뇌만 유일하게 드나들 수 있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공급받는 곳이다. 낮이든 밤이든, 심지어 어떤 이유에서든 필요할 때 포도당을 공급 받을 수 있다. 조금 더 쉽게 상상하려면, 뇌가 자체 비상 전기 공급원 혹은 자체 발전소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뇌의 에너지 중앙 센터는 우리의 배에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복부 지방 안에 있는데, 내장 지방이라 불린다.”
“스트레스를 방지하는 것도 매우 의미가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불확실성은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의 스트레스 체계는 진정으로 만족스러운 단 한 가지 방법만 알고 있다. 즉, 진행 중인 문제를 해결하고 이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두 번째로 좋은 해결책은, 우리의 머리에서 결정을 내리는 위계에서 최상층에 있는 목표를 위한 기대와 우선순위를 바꾸는 것이다. 갈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우리는 지속적으로 갈등을 다루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스트레스는 견딜 만한 것이 된다. 다른 모든 접근법은 반드시 유독한 스트레스를 낳고 만다. 결국은 전염병에서와 동일한데, 염증이 우리가 싸워야 하는 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싸워야 할 상대가 박테리아이듯이 우리의 적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바로 불확실성이다. ”
“신체와 뇌는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두고 서로 경쟁을 펼친다. 하지만 뇌가 이런 경쟁에서 에너지 흐름을 어떻게 흘려보내야 할지에 대해서 결정권을 쥐고 있다. 심리 사회적 스트레스는 이처럼 에너지 분배를 두고 벌이는 투쟁에서 영향력을 갖는 막강한 요소이며, 심지어 미래 삶이 흘러가는 과정의 진로를 결정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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