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막힘없이 아이들을 영동까지 데려다 주고,
뜨거운 햇님은 구름에 살짝 숨어주고,
아이들은 놀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 있으니
모험의숲 캠프의 시작은 모든 것이 딱 들어맞는 잘 짜여진 캔버스 같았습니다.
아이들은 이번 캔버스에 어떤 추억을 새겨 넣었을까요?
출발
정성스럽게 반찬까지 준비해서 늦지 않게 출발지에 도착해주신 부모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차 안에서 아이들은 오랜만에 회포를 푸느라 시끌벅적합니다.
수수께기를 내고 맞히고, 노래를 함께 열창을 하고, 휴게소에 들러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으로 기운을 채우고 도착한 영동은 참 평화로웠습니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상촌면소재지에서 꼬마김밥과 어묵탕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아이들은 온통 놀 궁리 뿐입니다.아이들은 배가 고픈 것이 아니라 놀이가 고픈 것 같았습니다
물놀이
숙소에 짐을 풀고 물놀이 복장으로 갈아입고 물놀이 장소로 갑니다.
간단히 체조를 하고 계곡물로 들어가는 아이들... “물이 깊지 않네... 물이 차갑네...” 잠깐의 투털거림은 놀이에 고명뿌리기지요.
수영에 자신 있는 아이들은 과감하게, 자신이 없는 아이들은 자신의 속도대로 물에 적응하며 재미를 느낍니다. ‘수구인지 아닌지 수구같은’ 놀이도 하고, 튜브도 타고, 수영도 조금씩 배우고, 다이빙도 즐겼습니다. 혜원이와 민선이는 때죽나무와 함께 물고기도 잡았습니다. 잡은 물고기 ‘퉁가리, 돌고기, 쉬리(여울각시), 버들치, 갈겨니’는 다 같이 모여 어떤 물고기인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고 놓아주었습니다. 성격이 급해 죽은 ‘갈겨니’는 배를 갈라 내장과 부레를 함께 관찰해 보았지요. 물고기의 부레를 보고 튜브를 만든 것이라는 상식도 2학년 주하가 알려주었습니다.
물놀이 후 반송과 민철이의 지휘아래 일사분란하게 샤워를 마친 남자아이들은 쉬지도 않고 공놀이를 즐겼답니다. 그걸 보면서 ‘아이들은 놀이가 많이 고프구나’ 라는 걸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저녁시간
저녁식사를 마치고 아이들과 함께 어항을 만들었습니다. 페트병을 이용해 어항을 만들고, 다슬기를 잡기 위해서는 수박통을 이용했습니다. 너무 열심히 구멍을 뚫는 바람에 수박에 구멍이 너무 크게 생겨 다슬기가 많이 잡히지 않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네요. 물고기밥을 만드는데 된장을 이용합니다. 평소 된장국은 어떻게 먹는지 냄새가 지독하다며 얼굴을 돌리고, 인상을 찌푸리며 어항에 물고기밥을 넣는 아이들이 웃겼답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모두 함께 숙소 앞 계곡에 나가 아이들이 직접 만든 어항과 수박통을 놓아두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계곡을 따라 밤마실을 나갔습니다.
호두나무 이파리향이 아주 좋습니다. 영동은 호두, 복숭아, 감, 포도 등 과일로 유명한 고장이랍니다.
해가 생각보다 늦게 져서 계곡 물에 돌멩이 던지기 놀이를 하는데 아이들이 고른 돌멩이 크기가 대단합니다. 자신들 머리보다 큰 돌을 골라 던지며 무거운 ‘첨벙’ 소리를 즐깁니다. 서로 질세라 더 큰 돌을 고르는 아이들을 보니 선사시대 조상님들이 떠오르네요.
해가 지고 랜턴을 켜고 곤층을 찾아보지만 눈에 잘 띄지 않네요. 그래서 곤충찾기는 포기하고 아이들과 함께 랜턴을 끄고 달빛에 의지해 작은 생명들의 소리를 음악 삼아 걸어보았습니다. 풀벌레소리. 개구리 소리, 개 짖는 소리... 시골의 정취를 조금이라도 느껴보았기를 바래봅니다. 저녁 자유시간에 때죽나무와 준수, 준서, 주하가 함께 미리 불 피울 준비를 해 둔 곳으로 가 불도 피우고, 불쇼도 하고, 소세지도 맛있게 구워 먹었습니다. 아이들이 어찌나 맛있다며 잘 먹던지 불 피우느라 땀에 젖었던 때죽나무가 엄청 뿌듯해 더위가 싹 가셨다고 합니다.
시원한 방에서 마피아게임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 하고
모두 11시에 취침! 했겠지요?
일요일 아침
누구보다 일찍 눈을 뜬 1학년 준수와 준서를 따라 차례로 눈을 뜨는 아이들...
때죽나무와 함께 토요일 저녁에 넣어 둔 어항과 수박통을 건지러 가봤습니다. 어항을 하나하나 샆피다 허탕이구나 싶었을 때쯤 ‘동자개’ 두 마리가 들어 있는 어항이 발견되었습니다. 일명 ‘빠가사리’라고 불리는 매운탕을 끓이면 맛있는 물고기지요. 아이들이 넣어 둔 물고기밥을 잔뜩 먹은 뚱뚱한 동자개를 살핀 후 놓아 주고 수박통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지난 저녁 예상했던 것처럼 성과가 그다지 좋지 못 합니다. 다슬기 다섯 마리가 수확의 전부였네요. 아이들은 아침 발야구와 동네산책으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민주지산으로...
‘민주지산’행 시내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시골버스 시간표는 종잡을 수가 없어 그만 버스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시골버스를 타고 싶었는데....... 하지만 감사하게도 펜션 사장님께서 민주지산 입구까지 데려다 주셔서 시간을 벌었습니다.
출렁다리를 지나 계곡의 물소리를 따라 산을 올랐습니다. 옥소폭포까지 가려고 했는데 시원한 계곡물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발을 담그는 아이들입니다. 산을 더 오르기를 포기하고 그곳에서 계곡물놀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물고기도 잡고, 물웅덩이에 허벅지까지 몸도 담그고, 나무도 타고, 올챙이, 민달팽이, 개구리도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며 시원하게 여름을 즐겼습니다.
발을 담그고 둘러 앉아 차를 마셨습니다. 제법 차를 많이 준비해 갔다고 생각했는데.. 숲속 계곡에서 차를 마시니 차 맛이 아주 좋게 느껴졌는지 차가 조금 부족해 아쉬웠네요. 차를 마시며 아이들과 모험의숲 캠프가 어땠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한 물놀이, 물고기 잡기, 불쇼... 모든 것들이 좋고 재밌었다고 합니다.
저는 민주지산을 오르고 내려오며 아이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이번 캠프로 아이들의 놀이고픔이 완전히 해소되지느 않았겠지만 그래도 조금 많이 채워졌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요? 1박 2일이 아쉽다며 2박 3일로 늘려달라는 아이들이 있었네요.^^
형님 역할을 야무지게 잘해 준 반송과 민철이, 여동생들 잘 챙겨준 혜원, 민선이 고맙습니다.
엄마 보고 싶다고 한 번도 안 한 1학년 아이들과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잘 놀아 준 아이들 모두 고맙습니다.
그리고 캠프 진행 중 곳곳에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건강히 잘 지내다 9월에 만나요!
첫댓글 와~~이야기가 벌써 올라오다니~👍
너무 만족한 민들레표 돼지갈비인생갈비라며 내년에도 동참하길바라는 찬호의 간절함으로 진짜잘먹었구나~~ 저녁먹더니 누가먼저랄것도 없이 후딱씻고 잠자리에 든걸보고 놀이밥도 많이 먹었구나~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다치지않고 안전하게 놀다온 아이들 선생님들이 얼마나 많은 준비들을 하고 수고를 했는지 알수가 있었습니다!!~정말 감사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짐싸는것들 프로수준으로 싸고 캠프후에도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풀러서 빨래바구니에 넣고 짐도 한개도 안 빠뜨리고온 얘들이 내아이들이 맞나 싶은것이~~윤호아빠도글쿠 저도글쿠 성장된아이들이 개인적으로는 기특하고 감사합니다~^^
소듕한1박으로 자체 주방금일휴업에 들어갈수있었고 들이닥칠 여름방학을 슬기롭게 극복하리라 다짐도하며 늘 숲선생님 보며 용기얻습니다~ㅎㅎㅎ쉼이 있길 바라며 9월에 건강하게 다시 만나요~^^
집에 가서도 스스로 할 일을 하다니 정말 대견한 호형제네요. 호형제 이용법 분석을 잘 하셔서 방학 슬기롭게 보내셔요
모험의숲 방학은 왜 하냐며 9월까지 기다리기 힘들다는 반송의 말에 빵 터졌었네요 ㅎㅎ
아뉘~우리 선생님 힘들게 다녀오시고 쉬셔야 할 시간에 이 많은 사진과 글을 올리시다니...참 감사합니다!^^
넘나 궁금했는데 쫘악 풀어헤쳐 주셔서 속시원히 흐뭇하게 보았습니다.
물이 너무 차가워서, 10도도 안 되어서 들어가지 못 하고 발만 담궜다는데, 아쉬웠다는데 동영상에 물속에서 물살을 쏴대는 아이는 누구일까요? ㅋㅋ
민주지산을 다녀왔다고 산이름을 못 알아들으니 엄마 모르냐며 민주랑은 상관은 없다고 말해주며 잼있어 합니다.^^
너무 재미있었는데 한가지 아쉬운 점이 2박이 아닌 게 아쉽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렸다는데 잘 했다고 칭찬해 줬습니다.ㅎㅎㅎ
딴짓하고 있는 듯 해도 들을 이야기는 다 듣고 있었네요.^^ 알아서 약도 젱겨먹고 힘들다는 투정도 없이 자기일은 알아서 척척하는 걸 보니 다 컸더라구요. 차 안에서 주하가 수수께끼로 모두를 즐겁게 해줘서 고마웠습니다
캠프를 매달 갔으면 좋겠다는 건희엄마를 일러바치며,^^ 겨울캠프정도 더가면 좋겠다고 소박하게 바래봅니다.🙃
모든 엄마들이 행복했던 이 시간, 우리 아이들 더 행복하게 해주시느라 애써주신 선생님들 진심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선생님. 제가 사진,영상 화면으로 들어가고 싶어요. 너무 재미있어보여서 눈물이 흑흑~선생님들의 아낌없는 준비 덕분에 우리 모험숲 친구들이 모두 재미있게 놀다온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캠프 오니까 너무 좋다는 준서의 말이 아떤 에너지드링크보다 효과 백배입니다. 천천히 물놀이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면서 한단계씩 도전해내는 준서 칭찬합니다
와~~대박!!ㅎㅎ 정말 놀이로 가득찬 캠프네요~유치원에서 간다니 딸래미 맘놓고 보냈습니다 율아는 눈이조금 불편했지만 불편함보다 재미남이 훨씬 컸나봅니다 너무너무 잼나게 다녀왔네요^^율아 눈은 이제 괜찮습니다 2박3일도 가능하나요? ㅎㅎㅎ
물놀이로 인해 더 심해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괜찮아졌다니 안심입니다. 야무지게 잘 놀고, 수수께끼도 잘 내고 맞추고, 이야기숲 유치원 아이들을 위한 꿀팁 노래도 알려줘서 잘 배워 이번주에 써먹었습니다 ㅎㅎ
캠프 직후 여장을 풀 새도 없이 글을 올려주시다니 너무 감사드립니다~😺
주하는 착한 두 언니들이 함께해서 더 좋았고 물놀이, 산책, 캠프파이어 하나하나 다~ 재밌었다고 하네요^^
익숙한 사람과 낯선 사람 모두 어우러져 함께 한다는 것이 생소하지만 의미있고 신나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2박3일을 넘어 10박 11일 주장설도 있었다던데ㅎㅎ
그만큼 캠프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해방감과 즐거움을 주는지도 알것같습니다^^
기운 넘치는 아이들을 인솔하시느라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선생님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주하가 아프지 않고 잘 놀아줘서 넘 좋았네요. 어찌나 의젓하던지. 스스로 알아서 잘 챙기고 잘 노는 걸 보니 많이 성장한게 느껴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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