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스승', 대만의 대학에서는 시신 기증하신 분들을 이렇게 칭한다고 한다. 학생들이 해부학을 배우는 데 있어 교수님들의 이론 강의와 실습 지도도 중요하지만, 일명 카데바(cadevar)라고 부르는 해부용 시신은 자기몸으로 해부학을 가르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또한 의대생들은 시신 스승과 만나기 전에 해야할 것이 있다고 한다. 시신 스승의 유가족을 만나 살아생전 그 분의 삶을 유가족으로부터 듣는 일이다. 자기들의 해부할 시신 스승에 대해 충분히 알도록 하여, 해부하는 과정에 있어 혹여 있을 지도 모를 경거망동을 차단하기 위한 절차인 것이다. 우리도 도입했으면 참 좋겠다.
매년 스승의 날이 되면, 시신 스승에게 차와 생전에 좋아하셨던 음식을 올리는 예를 갖춘다고 한다. 시신 스승을 진정 스승으로서의 존경과 감사를 드리는 행사이므로 매우 경건하게 진행된다고 한다. 나 역시 정말 필요한 행사라고 생각한다.
해부실습이 마치면 시신 스승의 몸에서 나온 적출물들을 모두 원래자리에 넣고, 최대한 꼼꼼하게 봉합한다고 한다. 그리고 입관 절차에서 그 시신 스승을 해부했던 의대생들이 감사의 손편지를 써서 함께 넣는다고 한다. 참으로 배울만한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