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라디오 드라마 한 편이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 드라마는 심리학을 전공한 한 남자가 사람의 마음을 연구한다며 한 여성에게 다가가 그녀를 심리학적으로 치밀하게 유혹하고, 그녀가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면 버리려는 잔인한 계획을 실행에 옮깁니다. 하지만 그 남성은 계획과 다르게 자기가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오히려 그녀에게 버림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끝납니다. 당시 사람의 마음으로 이런 이야기를 드라마로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보여준 핵심은 결코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감정이 조작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지금의 현실에서는 그 기술을 악용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로맨스 스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감정 해킹의 표적이 됩니다. 최근에도 한 남성이 다른 남성 192명을 속여 수십억원의 범죄수익을 내어 구속되기도 했죠. 그는 상대를 한 개인이 아닌, 특정한 심리적 취약점에 반응하는 대상으로 보고, 반복적인 신뢰 구축 전략과 정서적 루틴을 통해 관계를 설계하고 돈을 약취합니다. 그가 이용한 전략은 온라인에서 너무 빠르게 깊어진 관계, 비밀을 공유하며 특별함을 강조하는 대화, 때로는 상대의 구원자 판타시를 건드리는 언어들이었고, 이것들은 우연이 아니라 설계입니다.
사실 이들이 보여주는 감정의 해킹들이 진심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자신의 외로움과 결핍 얼마나 알고 있는가입니다. 외로움을 부정할수록,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마음의 벽을 허무는 틈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감정 해킹이 개인의 순진함 혹은 미숙함 탓만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혼, 퇴직, 은퇴, 혹은 자녀의 독립처럼 삶의 전환기에 놓인 사람들, 생활의 공백이 생긴 중·장년층이 특히 취약합니다. 범인들은 그러한 공백을 정밀하게 탐지하고, 구체적인 스크립트로 공백을 메꾸려고 하죠.
현실의 범죄인들은 감정에 의지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자원입니다. 그것이 시간일 수도 있고, 정서적 에너지일 수도 있으며, 돈일 수도 있습니다.
로맨스 스캠은 감정 해킹이라 불리는 4단계로 이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
-
-
개인이 세울 수 있는 방어는 단순합니다.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이 너무 완벽하거나, 너무 빨리 운명이나‘평생의 반쪽 같은 말을 꺼낸다면 의심하세요. 돈 이야기가 나오면 더욱 의심하세요. 그리고 외로움을 스스로 부정하지 말고, 주변의 건강한 관계와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채우세요.
많은 커플상담을 통해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진짜 사랑은 상대방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감정이 해킹되는 이 시대에 상담은 단순한 문제 해결이 아니라 사회적 방어 기술을 배우는 장이고, 무엇보다도 나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바로 세우는 시간이 됩니다. 혼자서 해결하기 어렵다면 주저하지 말고 상담을 통해 자신의 공백을 확인하고 회복의 전략을 세우세요. 마음의 방화벽을 함께 쌓아드리겠습니다.
#로맨스스캠 #감정해킹 #심리조작 #외로움심리 #중년심리 #심리상담센터 #관계중독 #정서적의존 #온라인관계주의보 #심리기제 #구원자컴플렉스 #관계심리 #심리방화벽 #정서적취약성 #좋은상담 #일산심리상담 #로뎀심리학습상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