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코로나바이러스를 앞세워 북한식 수용소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사랑제일교회 측은 이날 ‘코로나 사태의 주범은 정부이고, 교회는 방역 수칙을 잘 지켰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랑제일교회 신도로 구성된 ‘8·15집회 참가국민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는 현재 정부의 방역지침을 잘 이행하고 있다”며 “확진자가 나오자마자 교회를 폐쇄했고, 전교인에게 8·15집회에 참석하지 말고 바이러스 검사를 받을 것을 강조했다"고 했다. 또 "(코로나바이러스의)300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만들어 낸 주범은 정부"라며 "중국 여행객을 초기에 막지 못한 것이 국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랑제일교회의 강연재 변호사가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전광훈 목사의 입장문을 대독했다. 전 목사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코로나바이러스를 앞세워 북한식 수용소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격리 시설을 수용소라고 칭한 것이다. 그는 이어 “더 무서운 것은 이 수용소가 더 확대되고 늘어날 거라는 사실”이라며 “더더욱 격렬하게 저항해야 한다”고 입장문을 통해 밝혔다.
‘사랑제일교회 인근 체육입시학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언론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교회 측 입장도 전했다. 강 변호사는 “사랑제일교회와 그 학원은 자가용으로 25분 거리, 대중교통으로 35분 거리, 걸어서 1시간 반 거리”라며 “기자분은 집 인근에서 보자고 할 때 1시간 30분을 걸어다니느냐”라고 물었다. 교회 측은 해당 기사를 쓴 언론사 3곳의 기자
집회에 참석했다고 무조건 접촉자는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고영일 사랑제일교회 변호사는 “확진자와 동거를 하거나 같은 공간에 있는 등 직접 접촉이 있었을 때만 접촉자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검사를 받으라는 건 제대로 분류도 않고 이행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8·15 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진보·보수단체 집회 관련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에 대해서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방역 당국이 "감염 위험도 차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국 "감염 위험도 차이 있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방역 당국이 15일 민주노총 집회는 코로나19 검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광화문 집회 참가자만 검사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 등 일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는 질문이 나왔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15일 광복절에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2000명 정도가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이 집회와 광화문 집회의 감염 위험도에 있어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으로 집회 대부분이 통제됐으나, 전날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중구 을지로입구역 등 2곳에서는 개최가 가능해지면서 인파가 몰렸다. 연합뉴스
김 1총괄조정관은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확진자가 확실히 있었고 이를 통한 감염확산의 우려, 또 확진자가 발생한 집단이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분들이었다"며 "이분들 대다수와 그 교인들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기 때문에, 이런 위험도를 근거로 해서 두 집회가 같은 날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고 조치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현재 확진 현황에서도 광화문 집회를 통한 확진자가 60명 발생했고, 이 중 사랑제일교회 교인이 33명인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 1총괄조정관은 "(광화문 집회발) 확진 사례가 계속 나타나고 있어서 위험도가 높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고, 근거 없지 않은 위험에 대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경찰과 주최측에 따르면 15일 광화문 집회은 2만여 명이 운집했다. 보수단체 ‘일파만파’가 동화면세점 앞에서 연 집회엔 사랑제일교회 등이 집결하면서 5000명 이상이 모였고,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의 을지로입구 집회는 오후 2시쯤 30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모이는 등 두 곳에 총 2만 명가량이 몰렸다. 또 오후 3시쯤 종로 보신각 인근에서 열린 민주노총의 8·15 전국노동자대회에도 2000명 정도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