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새롭게깊게>7월 25일 나무날 도서관일기
오늘은 [꿈꾸는만일기도결사]561일째입니다.
숨
박두규
세상이 열리고
울음으로 첫 숨을 몰아쉬는 배후에는
바람이 있다.
드나드는 숨은
가늠할 수 없는 자유여서
헤아릴 수 없는 대자유여서
나의 것이 아니었다.
나를 드나드는 바람일 뿐이었다.
숨은
아무리 가둬두려 해도
아무리 거부해도
제멋대로 나를 드나들었다.
통제할 수 없는 바람 한 줄기가
내 목숨이었다.
세상을 끝내야 하는 어느 날도
내 뜻과 관계없이 숨에 달렸으니
이분에게 순종할 수밖에 없다.
내 안 깊숙이 들어와 휘돌며
세상의 기억 너머에 있는
존재의 상쾌함을 알게 한 것도
이분이었다.
나는 보이지 않는
숨 한 가닥에 놓여 있으니
보이지 않는 그 뜻에 따라야 했다.
살면서 필연처럼,
사는 동안 우연처럼.
가늠할 수 없는 자유여서, 헤아일 수 없는 대자유여서, 나의 것이 아니었다. 이분에게 순종할 수밖에 없다.
날마다 오롯하게 이 숨, 제대로 들이쉬고 내쉬고. 그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관세음보살 관옥나무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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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짝 걸을때마다 삐질삐질 살갗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 올 여름은 이 동무, 길벗삼아 살기로 작정하니 견딜만 합니다. 그럼에도 이 공간이 낯선 길벗들을 생각하며 도서관에서 돌아갈 수 있는 선풍기란 선풍기는 다 돌립니다. 사방에서 돌아가도록, 어디 한구석에라도 바람이 안 가는 곳 없도록 말이지요. 그렇게 <풍경소리 300호맞이> 관옥나무.잇다를 준비합니다.
온종일 고마운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풍경소리>가 달마다 나올 수 있도록 속을 채워주신 필진들, <풍경소리>가 월간지로 나올 수 있도록 꼴을 만들어 주신 전문직(하하, 편집, 교정교열, 제작, 발송) 길벗들, 그리고 영혼이 맑은 독자분들..... 더 많은 분들이 계시지요.
또 오늘 자리를 위해 마음을 내어 준 동무들도 생각납니다. <풍경소리 300호 맞이>전시를 위해 함께 읽고, 보고, 이야기나누면서 '풍경소리 표지'그림을 그려준 사랑어린동무들, 맞이모임을 함께 했던 어른 동무들, 초대에 응해 주신 구독정지독자, 박두규선생님, 엮는이 일부님. 길벗맞이 밥상과 소소한 준비들을 기꺼이 해 준 관옥나무자료모임일꾼들, 공간을 살리는데 흔쾌히, 또 '각별한 마음'의 모든 것들을 작은 차에 싣고 와서 사랑으로 채워 준 무지개, 음식 차림을 풍성하게 할 수 있도록 빵을 만들어 주신 행복, 한옥현선생님의 토마토로 맛난 요리를 해 준 마리아. 2019년산 매실차를 주신 오하이오. 멀리서 가까이서 이 자리를 위해 빛 보내주신 많은 길벗들. 덕분에 아름다운 자리가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도서관
-<좋은 것일수록 나누어라> 풍경소리 작은전시회가 열리는 다담실에는 필사동무들이 옵니다.
-간생끌레(도서관에서 먹는 간식을 생각하면 끌리고 설레는 사랑어린 동무들)들 혜민동무와 라율동무가 도서관으로 옵니다. 이제 자신들은 간생끌레가 아니고 '도생끌레'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하하. 그래서였을까요? 오늘은 "간식없어요?"이런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동화책 스티커를 제거하는 일을 하고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발걸음이 통통거리는 듯하네요.
-<문명전환, 順天 길을 가다>와 관련한 이야기를 두더지와 언연 모시고 합니다. 9월부터 시작되는 일정이라 8월에는 공연장 등 챙겨야 할 것들이 있네요. 놓치지 말고 차근차근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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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바이세로제>책모임 9시 30분
거북이, 은하수, 소금, 라떼가 만났어요.
= 관옥나무.잇다 <풍경소리 300호 맞이> 저녁 7시에 열렸어요.
박두규선생님과 일부님, 구독정지독자 김지연님과 함께 했습니다.
**사랑어린마을배움터
-마을인생동무들은 마지막 시간을 계곡에서 보낸다고 아침나절, 배움터를 나갔어요. 한 학기동안 함께 공부해서 고마웠습니다.
*** 우정과 환대
-부산참빛학교 배움지기들과 가행이 오셨네요. 수련으로, 순천오신 것은 참 오랜만입니다. <풍경소리 300호맞이>자리에 함께 하려고 오셔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누르기만 하면 시원한 바람이 잘도 나오는 선풍기를 선물로 들고 오셨네요. 잘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