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證言) - [30] 장영창(張泳暢) - 하늘 길은 슬프다 1. 북한산 예술학원에서의 영적경험 - 1
1 나는 신문사에 출근하면서 북한산 예술학원장이 요청하는 바에 따르기로 결심을 하고 그곳을 찾아갔다.
2 그곳은 고아원이자 예술 학원으로 되어 있었다. 원장은 ‘김선옥(金善玉)’이라고 하는 여자였는데, 일찍이 이화여대 성악과를 나와 뜻한 바가 있어, 전쟁고아들을 모아 고아원을 경영하는 한편, 그들에게 천재교육을 실시하되 특히 음악을 가르쳐, 음악계에 있어서의 천재들을 배출해 내는 것이 자기의 소망이라고 했다.
3 나는 고아원이면서 예술 학원으로 꾸며져 있는 건물 안을 구경하고 나서 깊은 관심을 품게 되었다. 그것은 세상에서 버림을 받은 5, 6세에서부터 20세에 이르는 소년 소녀들이, 그곳에서 살면서 배우고 특히 세상의 자녀들도 할 수 없는, 음악 예술을 배운다고 하는 점에서 그랬다.
4 더군다나 그들의 합창을 들어 본 후에는, 내가 그들의 신앙지도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이, 다행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정서적으로 메마른 이 사회에서 맛볼 수 없는, 어느 특이한 분위기를 그곳에서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피아노가 10여 대가 있어, 언제나 그것을 연주하는 소년 소녀들이 정서를 감각할 수가 있었다.
5 피아노 이외에도 많은 악기들이 갖추어져 있는 것을 보고 나는 더욱 감동했다. 북한산의 산봉우리가 바로 눈앞에 올려다 보였고, ‘피아노’ 소리가 쉴 새 없이 그곳에서 보내지고 있었다.
6 산봉우리 위의 하늘을 하얀 구름이 흐르고 있는 풍경은, 내 안에서 잠자고 있었던 예술적인 정서를 강하게 뒤흔들어 놓는 것이었다. 고아이면서 학생들인 소년 소녀들의 전부가 모인 앞에서, 나는 원장님에 의해서 소개되었고, 그 순간부터 나는 그들의 스승이 되었다.
7 그리고, 예술 정신과 종교 신앙을 그들에게 심어주어 보겠다는 다짐을 했다. 나는 그 이튿날 신문사의 근무를 마치고 그곳으로 직행했다. 그리고 전체 아이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예배 인도를 했다. 본격적으로 기도를 하고 찬송을 부르고 또 설교를 하는 데에는 진땀을 뺐다.
8 그런데도 불구하고 예배가 끝난 후, 나는 벌떼처럼 모여들어온 어린이들로부터의 말을 듣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내가 기도를 하고 또 설교를 하는 동안에 내 머리 위에서 “예수님을 보았다” 혹은 “큰 무궁화 꽃이 보였다” 그런가 하면 “하얀 백합화를 보았다”라고 소리치는 아이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9 그리고, 앞으로 내가 과연 어떻게 그 불쌍하고 애처로운 어린이들을 종교적으로 지도해야 되는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숙고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10 그것은 과거에는 내가 일방적인 입장에서 영적으로 무엇인가를 받아 오기만 했었지만, 이번에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적으로 무엇인가를 주고 있다고 하는 그런 입장에서, 심각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