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아멕(AMEC)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정확한 수요를 감안하지 않은 채 비슷한 내용의 장밋빛 청사진을 내세워 용유도 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추진, 중복 투자가 우려돼 인천경제청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인천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지난 27일 ‘용유·무의 관광단지 개발계획’ 중간용역보고회를 열었다. 미국의 커닝험컨소시엄이 마련한 이 용유·무의도 개발(안)은 2015년까지 2조4천억여원을 투입, 호텔, 마리나, 워터스포츠센터, 워터파크, 아쿠아리움, 카지노, 골프빌라, 해안콘도, 상업시설, 테마파트 등의 시설을 갖춘 213만평 규모의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 뼈대다. 커닝험측은 사업이 완료될 경우 연간 1천13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 수익률이 12.75%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으며 시는 내년 3월까지 용역이 마무리되면 2007년 환경 및 교통영향평가 등을 거쳐 2008년부터 본격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인천도시개발공사의 용유·무의도 개발계획은 지난해 4월 영국의 투자업체인 AMEC사가 이헌재 당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 2010년까지 20억달러를 투자해 인천공항 북측 130만평의 국제업무지역(IBC-11)을 개발하겠다는 내용과 비슷하다. AMEC사는 이곳 왕산지역에 국제업무단지, 호텔, 공연장, 워터파크(수족관·해수온천) 등 레저시설과 골프장, 카지노, 외국인 학교 등을 건설하기로 했다. AMEC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가 개발하려는 곳은 지척간이다. AMEC사의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근 공항공사는 이곳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처럼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카지노타운을 조성키로 하고 ‘드림팀’(Dream Team)을 구성, 개발 청사진을 다시 그리고 있다. 같은 경제자유구역을 놓고 기관에 따라 중복된 개발계획과 수요도 감안하지 않은 장밋빚 청사진만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영종 주민 김모(49)씨는 “개발 그림만 나열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수요도 감안하지 않은 채 같은 지역에 두개의 대규모 관광지를 개발한다는 것은 기관간에 전혀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