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파 힘 쓰는 형이 상주” 빈소서 목격한 조폭 인증법
2023 조폭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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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새벽 1시 서울 용산구의 S대학병원 장례식장 앞. 조문이 끝났을 법한 늦은 시간인데도 30~40대 남성 5명이 건물로 들어오는 차량을 기다리고 있었다. 로비에도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차에서 내린 조문객은 가장 높은 층 VIP실에 차려진 빈소로 향했다. 검은 정장의 남성 10여 명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문상객들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폴더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라며 굵은 목소리로 합창했다.깍듯한 예의를 갖추는 듯하면서도 ‘우리는 힘 있는 집단’이란 걸 과시하려는 분위기였다. 서울 폭력조직 ‘상계파’의 중간보스급 건달이 상주인 장례식장의 풍경이다.
조직폭력배 일당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지난달 초 서울의 한 장례식장 앞에서 90도 인사를 하고 있다. 석경민 기자
이 현장은 취재 중 접촉한 영남의 전직 조폭이 기자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알게 됐다.
서울시내 조폭 수사를 오래 한 경찰에게서 “서울에서 상계동 애들이 엄청 크고 있다”는 첩보를 듣고 상계파를 수소문하던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