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41. 괘불(掛佛)
야외법회 때 거는 탱화
◇국보 제296호 칠장사 오불회괘불탱.
괘불은 탱화의 일종으로 야외에서 법회를 할 때 걸어놓고 예배하는 의식용 불화다. 큰 재(齋)나 부처님오신날 같이 대중이 운집하는 날 의식용의 큰 불화가 쓰이는데, 법당 앞의 당간지주에 걸어놓고 예불을 드리는 것이 괘불탱화다. 괘불은 국가에 천재지변이 생겼을 때나 기우제, 영산재, 예수재, 수륙재 같은 법회에서 모시는 신앙의 대상이다.
괘불은 다른 불화와 달리 크기가 큰 편이다. 큰 것은 높이 15m, 너비 10m에 이른다. 아래에는 원형 축을 달고, 위에는 삼각형이나 반원형 축을 달아 두루마리로 감을 때 부피를 줄이고 사용하기 편하게 한다.
괘불을 내걸기 위해 법당 앞에 세운 돌기둥을 괘불석주라 하고, 괘불을 높이 걸 수 있도록 나무로 만든 대를 괘불대라 한다. 보관할 때는 괘불함에 넣어 법당 안에 두고, 내다 걸 때는 법당 옆의 괘불문을 통해 나가는데, 이때 괘불이운(掛佛移運)이라는 의식을 치른다.
한국에서 괘불이 언제부터 제작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삼국유사》〈기이(紀異)〉의 문무왕 법민조에 명랑 법사가 채백(彩帛)으로 절을 짓고 문두루(文豆婁)의 비법을 사용하여 당나라 군대를 물리쳤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채백이 괘불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 17∼18세기에 들어서 괘불의 제작이 활발해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괘불 중 현재 남아 있는 것은 대부분 17세기 이후의 것으로, 가장 오래된 나주의 죽림사세존괘불탱(보물 1297)은 1623년에 제작된 것이다.
한국 외에 괘불을 사용하는 나라로는 티베트와 몽고가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수를 놓은 괘불을 사용한다. 티베트에서는 괘불을 탕카(Thangkas)라고 부르는데, 주존은 석가모니이지만 때로는 성인이나 각 종파의 교주 등을 그리기도 한다. 몽고에서는 괘불대를 사용해 높이 걸고, 스님들이 가면을 쓰고 그 아래에서 춤을 춘다.
출처 : 금강신문(https://www.ggbn.co.kr)
[출처] 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41. 괘불(掛佛)|작성자 안동처사 택전 윤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