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말싸미’ 영화 유감
더운 여름이면 대목을 보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물장사(?)들이 특히 대목을 보죠. 카페와 같이 커피, 음료수를 파는 가게들이 한철 장사로 좋아하는 계절입니다. 극장도 여름이 성수기라고 합니다. 더운 여름엔 시원하게 냉방된 극장에서 영화 한 편을 보며 더위를 잊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올 여름엔 한국 영화가 재미를 못 봤다고 합니다. 그중에 하나, 대작으로 기대되었던 ‘나랏말싸미’라는 영화가 관객 동원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뒤집어, 신미 스님이란 이가 한글 창제를 주도했다는 가설을 영화화한 겁니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분노하여 평점 테러를 날렸답니다. 그럴만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건들면 안되는 위인이 몇 분 계신 데 그중에 이순신장군과 세종대왕이라니, 그 영화에 대한 반발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런데 최근 한 불교신문에서, 엉뚱하게 이 일로 기독교를 공격하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렇게 이 영화를 비판한 자들이 기독교인이다, 그래서 영화가 망했다, 라는 뜬금없는 주장을 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사실 이 영화는 불교인들이 보면 좋아할 영화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역사적 사실적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는 겁니다.
오히려 한글의 보급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종교가 기독교입니다. 세종대왕이 만든 훈민정음은 당시 ‘언문’이라고 천대를 받았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한글을 전파해서 누구나 글을 읽게 하고 싶었던 세종대왕의 뜻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가 들어오고 한글로 된 성경이 보급되면서 당시 구식교육 즉 한문교육을 받지 못해 문맹이 많았던 서민들이 성경을 통해 한글을 깨우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한국 기독교는 한글의 보급을 위해 말본, 사전 등의 연구와 출판에도 주력했습니다. 선교사들이 한글의 과학적인 면과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상동교회에서는 조선어강습원을 열어 한글을 보급했습니다.
일제강점말기에 우리말과 글을 말살하려는 악랄한 짓을 일본이 자행해 모든 곳에서 한글이 사라졌을 때도, 오직 기독교 교회에서만 성경이 한글로 적히고, 설교가 한글로 선포되고, 한글로 찬송가를 불렀습니다. 제가 목회하면서도 글을 못 읽으셨던 권사님이 성경을 통해 한글을 깨친 사례가 많았습니다. 요즘 같은 시국에 기독교야 말로 세종대왕의 염원을 이루었다는 ‘사실’을 꼭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독교는 ‘서양종교’가 아닙니다. 우리의 개화기와 한국근현대사를 지나며 항상 서민들 삶의 현장에서 함께 울고 웃었던 우리의 종교입니다. 저는 기독교가 자랑스럽습니다☺
(2019년 8월 18일 주일 주보에서)
첫댓글 "우리나라에서 건들면 안되는 위인이 몇 분 계신 데 그중에 이순신장군과 세종대왕"
동감합니다.
종종 TV로 지나간 영화를 보는데 이 글을 읽지 않았으면 영화 값이 싸졌을때 볼뻔 했습니다ㅠㅠ
맞습니다 세종대왕이 자기의 염원을 이뤄준 우리 기독교를 아주 좋아할 것입니다.^^
오늘은 예수님 만세~ 성경 만~ 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