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리저축, 좋은 거 아닌가요?

2016년 올해도 금리가 인하되었다. 오랜만에 방문한 은행창구에는 1~2% 예적금 상품만 눈에 띈다. '2010년 이전만 하더라고 5~6% 적금도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라며 아쉬워하는 순간, 눈길을 잡아끄는 문구를 발견한다.
업계최고 3% 연복리! 10년 후 이자에 대한 세금혜택까지! 복리와 비과세 혜택을 동시에 누리세요.
직원에게 문의했더니 복리저축상품 이라고 소개한다. 이보다 좋은 조건의 저축은 없으니 가입을 서두르라고 권유한다. 해지환급금 예시표을 보니 오랫동안 가입하면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 복리가 좋다고 하니 적금하는 셈 치고 가입했다. 저축상품이라고 안내를 받아서 통장이 지급되는 줄 알았더니, 보험증권이 지급되었다. 똑같은 저축이라고 생각하고, 지금껏 오랫동안 납입하고 있지만, 잘 한 것인지 모르겠다.
대다수의 저축보험 가입자의 상황이다. 복리저축과 비과세, 이 두 가지 기능만 보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입한 것이다. 복리와 비과세가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하는 부분도 반드시 있다. 저축성 보험 유의사항에 대해 알아보자.
은행보다 높은 공시이율 적용, 고정금리 VS 변동금리??
보험사가 보험 상품에 적용하는 이율을 공시이율로 이해하면 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회사의 수익률, 부채 및 대출이율 등이 이에 영향을 미치며 보험 상품별로 다르게 적용되기도 한다. 또한 보험사는 고객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최저보증이율도 별도로 설정하여야 한다. 기준금리나 회사의 수익률이 아무리 악화되더라도 최소한의 이자는 지급해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전반적인 시장의 금리가 내려가면 공시이율도 하락하게 되고, 장기적인 저성장-저금리 시장이 지속된다면 최저보증이율 정도의 수익률만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가입당시 업계최고 금리는 중요하지 않다. 가입한 지 수년이 지났다면 현재 적용받는 금리, 최저보증이율은 몇 퍼센트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가입당시 금리보다 현재 적용받는 금리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적용이율을 적용한 해지환급표를 보자. 10년 후, 20년 후 수익률이 20~30% 수준일 것이다. 연 2%내외의 공시이율을 적용받았기 때문이다.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는 당시의 높은 이율을 고정으로 적용해주는 고금리 저축보험이 있었다. 가입당시 공시이율 14% 최저보증이율 6.5%의 저축보험 또는 연금보험 상품은 현재로서 상상 할 수도 없이 좋은 저축상품이 된다. 하지만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고정금리형 저축보험은 극히 드물다. 있다 하더라고 적용되는 공시이율이 3% 내외다. 안정성은 있지만 수익성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내가 가입한 저축보험이 좋은 상품인가? 현재의 적용이율, 공시이율의 변동유무, 최저보증이율에 따라 잡이 달라진다.

사업비를 제외한 전액이 적립? 원금회복은 언제?
보험사에서 만들어진 보험 상품은 사업비가 존재한다. 매달 내는 보험료 중 일부는 사무실 운영비, 설계사 수수료 등으로 지급된다. 이렇게 차감되는 비용을 사업비라고 부르는데, 문제는 이 사업비의 비율이다. 통상 원 납입액 기준 5~7% 수준의 사업비가 7~10년 동안 차감된다. 사업비가 차감되고 난 잔액총액이 공시이율로 적립된다는 뜻이다. 문제는 다수의 저축보험 가입자가 사업비가 차감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다. 편의상 사업비의 규모를 월 납입액 대비 5%라고 하자. 매달 5%의 비용을 사업비로 낸다, 그리고 3%수준의 공시이율을 연복리로 받는다, 5%를 내고, 3%를 받았으니 -2%가 실질적인 이자율이다. 수년간 납입해도 원금회복이 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자는커녕 원금도 되지 않는데, 비과세 기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금리가 낮아서 복리저축을 선택했는데, 2% 적금보다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저축보험상품이 우리가정에 도움이 되는지, 자산을 늘리는데 유익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중요한 문제다. 아이의 학자금을 대비하기 위한 교육보험, 노후를 위한 연금보험 또한 저축보험과 동일한 형태의 상품이다.
목독이 드는 일은 너무나 많다. 큰돈을 항상 대비할 수 없기에 적은 돈을 납입해서 목돈을 만들려고 한다. 학자금, 주택자금, 노후자금 등 미래의 목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은행에서 지급하는 1~2%대 이자수익율이 아니다. 은행이자를 초과하는 투자수익이 필요한 것이다. 수익률을 기반으로 하는 투자형 상품을 활용하라. 전제적인 부분에 관심을 가지면서 간접투자 상품을 접하고 투자에 대해 배워보는 것이 복권당첨 등의 대박을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