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구 달서구 서남신시장. 이날 시장은 ‘Sale Day’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쳤다.
이날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영업시간과 휴무일을 제한한 유통법 개정으로 인해 처음으로 대구지역 모든 대형마트와 SSM이 의무휴업일을 맞았기 때문이다.
우중충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시장은 오전부터 사람들로 활기를 띠었다. 특히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은품 증정 행사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구입 영수증 3만원을 갖고 오면 물먹는 하마 1개, 영수증 5만원을 갖고 오면 라면 3개를 증정하는 행사였다.
아이와 함께 시장을 찾은 이정희(31ㆍ여)씨는 “대형마트 등에서나 보던 사은품 증정행사가 시장에서 진행되는 것이 매우 이색적이다”며 “사은품을 받기 위해 몇 가지 제품을 추가로 구입했다”고 즐거워했다.
이날 최고 인기 행사는 ‘서남이를 이겨라’였다. 서남이는 서남시장의 캐릭터. 오후 2시20분께 시장 정문에 등장한 서남이는 시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 행사는 주사위를 던져 서남이 보다 숫자가 많이 나온 고객에게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 상품권 5천원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가장 먼저 상품권을 받은 이는 이동희(4)양. 자신보다 더 큰 주사위를 던져 서남이를 이긴 이 양은 상품권을 받고 신이 나 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이양은 “가장 좋아하는 사과를 사먹겠다”며 엄마의 손을 잡아끌고 시장 안으로 사라졌다.
1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를 통해 20여명의 고객들이 온누리 상품권을 받아갔다.
이 외에도 서남신시장에서는 이날 낮 12시 더덕마죽과 천마 도라지죽 250개를 할인해 판매했으며, 오후 3시부터는 신라면 150박스(20개 들이)를 박스당 1만1천500원(개당 780원)에 선보였다. 평소보다 포인트도 3배로 올려줬다.
현종호 상인회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며 “대형마트와는 차별화된 이색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들이 전통시장을 많이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남신시장 외에도 전통시장별로 다양한 할인ㆍ특판 행사가 펼쳐져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북구 팔달신시장은 오후 2시부터 마이너스 마진행사를 통해 상추, 무, 단배추, 대파 각 200개를 품목당 단독 100원에 판매해 1시간만에 동이 나는 등 성황을 이뤘다. 또 동구 방촌시장과 남구 영선신시장 등 6개 시장은 식료품 가격을 시중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하는 노마진(No Margin) 행사를 펼쳤으며, 동구 동구시장과 동서시장 등 10개 시장에서는 점포별 1품목 이상을 10∼30%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사진-유통법이 개정된 이후 처음으로 대구지역 내 모든 대형마트와 SSM이 의무휴업을 실시한 23일 지역 내 전통시장들이 다양한 할인 행사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서남신시장이 마련한 ‘서남이를 이겨라’ 행사에 참가한 고객들이 주사위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