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174. 북쪽으로 여행을 떠나다. 둘째 날 (1))
간밤에 나는 미쳐 죽는 줄 알았다.
그 좋은 침대에 쾌적하게 자면서도 잠 자리가 바뀐 탓에 나는 단 한 시간도 잠들지 못하고 온 밤을 홀딱 새웠다. 옆 침대에서 곤히 자는 다른 두 사람의 숨소리만 지키며 눈 뿌리가 아프도록 잠을 청했으나 헛수고였다.
호텔 조식을 마치고 일찌감치 또 다른 곳을 향해 부지런히 달린다.
바다가 장관이다. ILOCOS SUR 주의 SANTA city에 들어선다.
가이드는 산티아고 지역의 산타마리아 대성당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1765년 4월 25일에 설립되어 이제 250 주년이 된다고 한다.
역시 가톨릭 국가라는 게 실감이 나도록 크고 역사 깊은 성당이 곳곳에 있다.
그곳을 떠나 조금 더 달리니 한국의 계곡과 너무도 닮은 산자락 개울과 바위들이 널린 계곡이 나온다.
조금 더 달리자 Suyo 라는 마을에 닿는다. 그곳에 밀렛의 집이 있다. 우리는 그 집에서 학교 교사라는 그녀의 남편도 만났다. 잘 생기고 표정이 여유로워 보인다.
그 집에서 산 하나를 넘어가면 그 마을 성당과 학교가 있고 그 사제관에서 우리들을 위해 점심을 준비해 주었다.
산 하나, 그게 참 만만치 않다. 그곳에도 아름다운 계곡이 있고 양지바른 곳에 마을이 있고 개울 건너에 밭이 있다.
델라피아 Fish를 튀긴 반찬으로 밥과 우리가 가져온 컵라면 등을 먹으며 쉬고 있노라니 개울물에 동네 아이들이 발가벗고 멱을 감는다.
몇몇이 큰 바위에서 다이빙을 하는데 멀리서 우리가 손뼉을 치고 탄성을 지르니 아이들이 신이 나서 제각각 우리 앞에 다이빙 재주를 뽐낸다. 그 천진한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가지고 온 과자를 꺼내어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며 아이들과 뜻하지 않은 교감에 또 다른 기쁨과 즐거움이 솟는다.
우리는 그곳에 우리의 운전기사 셰린을 떨구어 두고 현지에 밝은 또 다른 운전기사 알신요를 데리고 떠나기로 한다. 워낙에 지형이 험준하고 멀기 때문이다.
250년 된 산타마리아 성당
첫댓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많이 힘드셨을 것 같은데
그래도 즐거움만 가득한 표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