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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아직 이였나 보다. 밤이 되어 버렸는걸. 아무래도 혼자니까...Kn정도는 써야 하겠다.
다시 잠복을 시도 하려는지. 9시쯤에 다시 뜸했던 폭발이 한꺼번에 잔뜩 터졌다. 죽일 정도의 트렙을 깔면 내가 못 버티니까 좀 약하게 했더니 그냥 물러나서 상황을 살피는 듯 했다. 그럼 다행이지. Kn급은 외는데 시간이 좀 걸리거든.
스펠을 하는 도중에 끝없이 터졌다. 어떻게 알았지? 그거 계속 터트리면 마력이 약해져서 없어지는데. 그런데 이미 스펠은 다 끝났다고!
‘라틀렌켈피드’
성을 주위로 푸르스름한 막이 내려온다. 난 이 색이 좋아서 베리어가 혼합된 마법을 좋아한다니까. 곧 붉게 물들 테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예쁘다고. 마을이 파괴되어도 괜찮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좀 미안하다. 하지만 이거면 씨를 말릴 수도 있어!
머리 위쪽으로 진하고 붉은 마치 지옥의 천장을 지탱해주는 적색 벽과 같은 섬광이 올라간다. 그리고 성의 꼭대기를 한참 지나서 몇 가닥인지 셀 수 없게 나뉘어 바닥에 작열한다. 어떤 학자는 이걸 보고 붉은 비라고 하더라. 하지만 이건 우박이야 맞으면 아프거든.
바닥으로 떨어진 섬광의 가닥은 바닥에서 다시 폭발한다. 난 이거 볼 때마다. 왜 빵이 부푸는 게 생각이 날까나. 그런데 이 마법을 만들어 낸 사람은 2차로는 안심이 안 되나 봐 제 3차 폭발 술자 그러니까 나를 중심으로 한 반원형 대형 폭발 이걸로 이 마법이 악명을 많이 떨쳤지. 3차 폭발 후에는 남는 게 없으니까.
주황빛 폭발은 멎었다. 연기라도 났으면 덜 끔찍하련만 연기마저도 연소시켜 버린다. 폭발할 때 남은 빛으로 폐허가 보인다. 훗 안개라도 꼈으면 조금 덜 참혹할 텐데....... 조금 덜 미안했을 텐데. 발밑에 새겨졌던 검은색의 그리폰 문양도 서서히 사리지고 있다. 다시 마을을 봤을때. 가열된 타버린 바닥에서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람의 손으로 두었던 모든 건물이 있었던 자리 그곳에는 연기가 뒤덮고 있다. 지금 알 수 없는게 딱 하나 있다. 그냥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뿐인데... 왜 그리 슬픈거지. 왜 그리 미안한 걸까?
안을 들어와 보니 모두들 겁을 먹은 듯 하다. 내가 미리 말을 해둔 사람들 그러니까 아까 우리 방에 왔던 그 이상한 여자애랑 하녀들 그리고 성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마법사라 방어를 한 거라고 안심시키느라 바쁘다. 한밤중인데도 밝았을 테니 놀랐겠지. 나도 처음 봤을 때 얼마나 무서웠는데. 내일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마을을 볼 생각을 하니 그게 더 걱정이다. 쓸쓸할텐데. 한 가지 재미 있는 건 마물들이 요상한 수를 부려서 이곳을 공격한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는 점. 마물이 그 정도가 되면 이미 우리는 다 죽었어.
“그러니까 밖에 돌아보고 올 거예요 밖은 아직 뜨거우니까 나오지 말라고 하세요. 상황을 보는 건 상관없을 텐데. 아마 충격을 좀 받을 거예요. 그러니까 전부 여기 있으라고 해요 알겠어요?”
“괴물이 아직 있을 텐데.”
“또 나오면 처리 하면 되죠. 그럼 절대로 못 나오게 하세요.”
문 밖으로 나오니 열기가 아직 식지 않았다. 새벽인데도 한여름처럼 뜨겁다.
예상은 했지만 심할 정도다. 저 멀리 외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마을은 없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 같다.마을 중앙쯤 되는 지점 그곳에서 보면 어떻게 보일까?
영지 안의 모든 지역이 타겟으로 설정이 되어서 그 안의 모든 마물은 없어졌다. 안전하긴 엄청 안전하다. 무엇의 방해도 안 받고 중앙까지(중앙이 보이지 않아 그냥 중안쯤 되는 곳.) 갈 수 있었다. 그런데 구멍? 아직 마물이 남은건가?
중앙쯤 크지는 않지만 구멍이 있었다. 안을 비췄을 때 그 곳에 숨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단지 깊은 구멍 넓이로 봐서 우물은 아니다 팔 하나가 겨우 들어갈 정도니까.
그 안에 있던 건. 미치겠다. 이런걸 어떻게 가져왔는지도 궁금하네. 페디쿠스의 심장을 집어오다니. 어떤 미친놈이야? 구하기도 힘들었겠지만 이런걸 묻어 놓다니. 죽여서 가져가야 겠군. 완전 소멸 시키면 증거 불충분이 되니까.
“그래서 찾은 게 이 고깃덩어리야?”
“너답다 그냥 고깃덩어리로 보이다니.”
“이게 뭔데?”
“페디쿠스라는 마물의 본체. 원래 페디쿠스라는 마물이 알려지고 그것의 원인이 이녀석인 게 밝혀져서 본체가 페디쿠스의 심장이 되고 그냥 도구일 뿐인 몸이 페디쿠스라는 이름을 갖게 됐어.”
“이게 어떻게 그렇게 된 거인데?”
“에카 진짜 책좀 읽어라 책좀.”
“귀찮단 말이다. 설명 좀 해봐.”
“페디쿠스는 죽여도 죽지 않는 생물이야. 이유를 물을 것 같으니까 그냥 말 할테니 입 다물고 있어. 페디쿠스의 심장 때문인데. 여기서 심장은 피를 돌려주기 때문에 심장이 아니라 활동의 근원이 되는 거라서 그래. 이 심장은 주위에 단백질을 결합 시켜서 몸을 만들어내 그리고 내버려두면 계속 성장하게 되지. 그런데 일정한 모양으로 성장하게 되어 있어서 바닥이 아닌 다른 쪽이 막혀 있으면 본체가 더 자라지 않고 마수를 만들어내게 되. 처음에는 곰팡이 정도의 미세한 것부터 시작하지.”
“그러면 주황색 안개라는 거는?”
“안개가 아니라 벌레 같은 마수 그런데 그렇게 작은 건 마수라고 안하고 그냥 괴생물이라고 하지. 그 다음에 점점 진화해서 마수가 되고 그 후에는 마물이 되. 안개 같은 조그마한 것들이 서로 뭉쳐서 작은 생물이 되고 그 생물들이 다시 뭉쳐서 마수가 마수가 뭉쳐서 마물이. 이런 식이야. 그래서 마물 사이에 마수가 껴 있던 거지.”
“그럼 이건 어째서 몸을 만들지 않은 거지?”
“땅에 묻어놨어. 양 옆이 막혀 있으니 몸은 만들지 않고 새로운 괴물을 만들어 내는 거지. 그리고 곧 마수가 그리고 마물이. 만약 지구력 전을 갔으면 틀림없이 이곳이 졌을 꺼야.”
“잠깐 그러면 지금 만들고 있다는 거 아냐?”
“이미 죽은 거야. 본체가 공격을 받으면 쉽게 죽어. 마치 조게 같은 거야. 껍질은 단단하지만 안에 있는 건 매우 연약한.”
“그래 그런데 부탁할 거라는 게 뭐야?”
“너 아직 사람들한테 별로 안 알려졌지?”
“응 아직은. 싸우느라 조금 바빴어. 하지만 같이 싸운 사람들끼리는 매우 잘 알아.”
“됐어 그것 됐으니까. 케르피아어 알지?”
“케르피아? 약간은.”
“그럼 됐어.”
에카는 시키는 대로 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있는 틈에 겨서 케르피아 어로 ‘아 어디였더라. 분명 여기에 있을 거라고 했는데 정확한 장소가 기억나지 않는군.’ 이라는 말은 반복하게 했다. 그리고 똑같이 케르피아 어로 어딘가에서 만나자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한테 보고한 다음에 그곳에서 상대를 제압하고 대기한다. 뭐 작전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어쨌든 성공이다.
“야! 너 때매 나는 바보 됐다고! 책임져!”
“에이 시끄럽네.”
“너 너희들 누구야? 난 여기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볼일 있으면 다른데서 알아봐?”
“재 왜 저래? 아까 나 봤잖아.”
“잠깐 니 얼굴 바꿨었어.”
“아. 고마워 그럼 이 이후는 니가 알아서 해 나는 조용히 있을 테니.”
“제발 그래줬으면 좋겠다.”
“아까 그 인간이 속임수였나. 계획 실패군.”
“계획이란 이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다음. 케르피아군이 천천히 차지한다. 뭐 그런 거지?”
“어떤 모자란 마법사가 이미 쑥대밭은 만들어 뒀으니 우리 케르피아군만 오면 끝나겠군.”
“걱정 마 그 녀석들은 안 올 테니까.”
“웃기는 소리. 니가 뭘 안다고.”
“헨즈니아와 케르피아동맹으로 데린 제국을 먹겠다는 계획 이미 파탄 났어. 도중에 들켰거든.”
“니 따위가 어째서 그런걸 알고 있는 거냐!”
“내가 막았으니까.”
“웃기는군. 우리 군이 어디 주둔했는지 나 알아?”
“동쪽의 산에 두 개의 봉우리 그중 북쪽에 케르피아가 있고 대략 해발 1000m정도에 기지가 있었어. 그리고 그 군사는 전부 퇴각했고.”
“심심풀이로 구경이라도 갔나보지?”
“대략 군사 수는 만 명 정도 그리 많지는 않았어.”
“그래 그래 잘 아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일이 내가 케르피아에서 온 것인지는 너희들 추측에 불과해.”
“너 솔직히 말해봐라 바보지?”
“바보는 너다 첩자들은 기본적으로 주변국의 언어는 통달하고 있어.”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진짜 바보구나 페디쿠스를 이런데 놓으면 뻔하잖아.”
“페디쿠스 그 흔한 몬스터가 뭐 어쩻다고.”
“흔해? 그건 너희 예기지. 페디쿠스는 말이지. 오직 케르피아에서만 살아. 그것도 가장 구석진 곳에서 케르피아 이외에 땅에서 페디쿠스가 나오진 않아.”
“야 엔텔 동공 열렸어. 진정하라고. 왜 흥분해서 그래.”
“페디쿠스를 운반하려면 마법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해. 파괴만을 위해 사용하는 마법. 그 자식들 때문이야.”
“직업정신이군.”
“저녀석 기절시켜서 감옥 찾아서 박아둬. 지원이 오면 넘겨버리게.”
얼마동안 비록 먹을 것은 없었지만 축제 같은 나날 이였다. 바닥까지 전부 폭파시킨 게 아니라 바닥은 복사열로 손상만 되었기에 땅은 죽은 생물들과 갖가지 물질로. 비옥해 졌다. 돌은 전부 가루가 되어 농경지도 더 많아졌고. 강물은 완전히 새로 길이 나서 더 편리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지금은 겨울이다. 봄이 되면 씨를 뿌리고 다시 가꿀 수 있다. 나무도 다시 심고 새로 출발 할 수 있다.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그 의지는 걱정 없다. 이 마을 주민의 우상인 티그라 바르델이 유언으로 의지를 심어주었기에....... 연락을 한지 5일째 시데룬에서 물자가 왔다. 병사들은 마수대신 땅과 씨름을 했고. 완전 무장을 하고 나타난 시데룬도 무장을 풀고 어린 바르델의 교사가 되었다. 6일째 옆 영지, 다렌트크에서의 물자도 왔다. 물론 그곳 병사와 영주 역시 시데룬과 같은 처지가 되었다.
티그라 바르델의 시신은 정중히 매장 되었고. 그 행렬은 한 영지의 영주의 인기를 증명하는듯 했다.
“그런데 말이지.”
“왜?”
“어째서 우리도 남아야 하는 거지?”
“다렌트크씨가 같이 가자고 하잖아. 부탁은 들어줘야 하는 거야.”
“난 귀족풍의 여행은 절대 사절이야.”
“다음 마을까지 가는 건데 뭘.”
“잘났다. 아으 따분한데 앞에 일이나 도와주러 가야겠다.”
“아 맞다. 너 말이야 첼트씨가 쉬래 창밖으로 보니까 이번에 쓴 마법의 스케일이 장난이 아니라고 하던데.”
“하던데?”
“응 난 그때 잤거든. 어쨌든 귀빈 대접을 할 테니까 푹 쉬래.”
“어휴 가만히 쉬고 있는건 고문이야. 따분하단 말이야.”
“흐흐흐흐. 그렇게 따분하진 않을 텐데. 네 녀석 인기 좋다고. 멋있고 유능한 마법사라고 말이야. 대부분 좋아하는 건 10대 소녀들이라고 잘 해봐~”
“시끄럿!!!!”
“엔텔 빨개졌다. 우하하하하.”
이 녀석과 여행한지도 벌써 1주가 넘었다. 그냥 꼬마인줄 알았더니 마법사고 그냥 마법사인줄 알았더니. 훗 길드 내에서도 몇 안 되는 최고 클래스라고? 클래스 이름이... 아 맞다 헨텔시아. 겉보기엔 15세 소년 마법사로 보면 그 누구보다도 강한 마법사 네버 리칭 호라이즌(never reaching horizon)그래도 별수 있나 성격은 내가 보기에는 겸손한데다가 수줍음 많은 15살 마법사인걸.
그녀석이 마법사인건 바르델 영지에서 모르는 사람이 오크라고 불릴 정도로 소문이 많이 퍼졌다. 바르델영지에서는 그냥 마법사가 아닐 테지. 영웅... 이라고 하면 어울릴라나? 마지막 지원이 오기 전날 밤 나도 똑똑히 봤다고. 그 녀석 앞에서는 잤다고 했지만. 그녀석의 본 모습이 보고 싶어서 참을 수가 있어야지. 정말 장관이더라. 성 주위로 폭포가 쏟아지듯 떨어져 내리는 보호막. 그리고 위로 똑바로 쏘아져 나간 빛. 여러 가닥으로 나뉘어 떨어지는 빛은 마법사란 자들의 무서움을 직접 느끼게 해 주었다. 그 빛이 땅에 떨어졌을 때의 폭발 그리고 각 폭발의 중심에서 점점 굵어지는 붉은 빛의 기둥. 마법사가 아닌 자들 중에 그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가 과연 있었을까. 불과 1분도 안 돼는 시간에 영지 하나를 외곽만 남겨두고 모조리 없에 버렸다. 이 녀석이 만약 동화책에서 나오는 악당 같은 녀석이라면. 세계종말은 멀지 않겠군. 휴우 이런 녀석이 내 동료라니. 이 기분 뭘까? 기쁜걸 까? 아니면 두려운 걸까?
“야 바보용병 시간 남으면 좀 도와봐.”
저 녀석이 그런 녀석이라니. 가면을 쓰고 있는걸 까?
“네 녀석 힘은 남아도는 거 알아. 시간 남으면 내려와서 복구나 도와!”
그래. 원래 성격이 저런 거겠지. 순진한 바보 마법사.......
오늘 또 바보는 농땡이다. 맨날 아무데나 주저앉아서 빤히 구경만 한다. 몇 일간 쉬어서 그것도 푹 쉬어서 힘이 남아 돌 텐데 의욕을 잃어버린 건가? 의욕을 잃었으면 잃은 거지 요즘 나를 자꾸 쳐다본단 말이야. 저 녀석 변태였나?
“야 바보. 일좀 해라 네 녀석은 하루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몸에 좀이 쑤시지 않았냐?”
“그건 일반적일 때고. 지금은 특수 상황.”
“갑자기 늙은 소리나 하고 있고. 뭐 때매 그렇냐?”
“피식. 네녀석 인기가 부러워서.”
-퍼억-
저 녀석은 나이를 헛먹었나보다. 요즘 들어 이상한 말이나 해대고 말이야.
“자아. 구경 실컷 했으니 나는 자러간다. 하아암 수면 부족이야.”
“하루중 반은 자고 나머지 반에서 반은 아무 일도 안하고 뒹굴 거리고. 나머지 시간은 생리현상과 식사를 하는데 거기서 얼마나 더 자야 충분히 자는 거냐?”
“글세. 한 3/4는 자야 충분하지 않나?”
“영원히 재워줄까?”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 없어. 그럼 네 녀석이 헤집어놓은 거 열심히 복구해라.”
저 쓸모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인간. 무술은 좀 나은지는 몰라도 나머지는 최악이야.
땅 분배는 나중에 하더라도 집이나 방앗간 같은 기초적인 시설은 하나도 되어있지 않다. 막막함 그 자체인데도 이곳 주민들은 신이 나서 하고 있다. 그렇게 좋은가?
내가 해주는 일이라고 해 봤자. 땅을 다지는 일이나 하고 힘쓰는 일은 전혀 안하고 있어서 그런 일을 할 만한 사람이 필요한데. 써먹을만한 녀석은 하루 반 이상을 자야한다고 주장하는 한심한 녀석이니.
이곳 복구 때문에 우리의 일정은 처음부터 잡혀있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지연되고 있다.
귀족 양반들이야 어린 영주 교육하는데 재미가 들렸는지 갈 생각도 안하나보다. 여기 있는 게 싫은 건 아니지만 글쎄....... 그냥 돌아다녀보고 싶어서 떠나고 싶다. 이번 일로 고아가 된 아이들도 한둘이 아니다. 저 아이들은 부모가 없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적어도 나 같은 녀석이 되면 안 되는데. 나같이 되면 절대로 안 되지. 100년이 넘는 삶이지만 아직도 방황하고 있으니.
“새 영주가 자리를 맡기 전까지. 이곳 관리는 누가해?”
“한명밖에 더있어? 첼프지 그 사람이라면 충분히 맡길만 해.”
“그 사람이 아니라 인간성으로 볼 때는 이곳 주민 누구나 되어도 상관없다고 봐. 누구도 배신할 것 같진 않은데.”
“그 점은 나도 동감이야. 이렇게 좋은 영주 밑에는 좋은 사람들이 사는 법이지.”
“그렇군. 근데 너 체할 것 같다. 그렇게 먹고서 안 체하냐? 아무도 안 뺏어 먹으니까 천천히 하라고.”
“내 위장은 튼튼해.”
“니 두뇌도 튼튼하다. 근육으로.”
“날 너무 미워하진 말라고 니가 미워하면 이 마을 전체에게 미움 받힌다고. 안 그래 인기남?”
“너 죽을래!!!”
아주 재미를 들렸어! 아 진짜 미치겠네. 확 사일런트를 걸어버릴까 보다.
“아 사일런트같은거 걸 생각은 안하는 게 좋아. 다렌트크씨가 마법사 한명을 데려왔거든.”
“그런데?”
“나한테 주문 무효화시키는걸 걸어달라고 했더니. 해주더라. 효과는 24시간이레. 어때 배 아프지?”
그 주문 깨버릴 수 있다고 말을 확 해버려?
“짜증 그만 내고 밥이나 먹어. 너 그거 알아? 저번에 왔던 그 여자애 말이야.”
“그녀석이 뭘?”
“우리 따라온데.”
주방장님 죄송해요 음식에 모욕을 줘서. 젠장 먹던 거 뱉었잖아.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냥 여행을 하는 것뿐이지만 좀 위험하냐? 너 같은 녀석이 있으니까 더더욱 안 돼. 절대 불가능이야 절대!”
“벌써 준비도 끝냈다고 하던데?”
“짐 풀라고 해.”
“했어.”
“뭐래?”
“그래도 간데.”
“참나 남자둘이 다니는 여행에 따라 들어온다고? 그 녀석 부모님은 말리지도 않나.”
“아 이번에 돌아가셨데.”
“끙.......”
“거절할 이유 생각하냐? 내가 생각한 내용을 전부 다 쏟아 부어도 안 바꾸더라.”
“우리 몸 지키기도 어렵다고 했어? 솔직히 난 다른 사람까지 챙길 정도로 여유 있진 않다고.”
“그 녀석 그렇게 약하지 않아. 전 영주의 신부름꾼 인데. 옆 영지까지 가는 건 예사고 멀리 갈 때는 데린 국을 횡단한 적도 있다나 뭐라나. 하여간 그래.”
“더 이상 입을 불리면 시데룬씨에게 부담이 된단 말이야.”
“시데룬 씨도 알아. 같이 간다는 말, 꼬마 교육 시키고 나올 때. 첼프와 같이 가서 말씀 드렸다나봐. 시데룬씨에게는 금전적인 이유로 다렌트크씨에게는 다음 마을까지 데려다 주는 사람으로서 물론 첼프씨는 이곳의 대표니까. 아는 게 당연하고. 결론은 셋다 승낙. 신부름꾼이니까 그런 사람한테도 친분이 있거든. 실력을 아니까 승낙이겠지.”
“어떻게든 여기다 두고 떠나야겠어. 오늘밤에 몰래 나갈까?”
“그럴 순 없을껄? 아까부터 니 옆에서 듣고 있었으니까.”
에에에에엑! 뭔 저런 녀석이 다 있어!
“가만히 있으려고 했는데 미리 말해 버렸으니까 실패야. 쳇. 너는 나랑 같이 가기가 그렇게도 싫어?”
“응”
“거봐 내가 안 통한다고 했잖아. 저 녀석은 냉혈인간이라 그런 방법은 안 통해.”
“그래도 꼭 가고 말거야. 저기 가면 진짜 안돼?”
“응 진짜 안돼.”
“절대로?”
“응”
“목숨 걸고?”
“응 절대로 안 돼.”
얼라 아주 쇼를 다하네 그렇게 앉아서 운다고 해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라고. 그렇게 여행하고 싶으면 다른 팀을 구성해서 가지 하필 지금 그것도 우리랑 간다는 게 뭐래?
“너무해. 그냥 가버리면 상처받을지도 몰라.”
“그냥 상처 받아. 나하고는 상관없어.”
“야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진짜 울면서 나갔어.”
“이번에 포기했으면 잘 된 거지. 뭘 더바래?”
“여자의 맘도 모르는 녀석.”
“응 몰라 알았으면 얼른 먹고 일이나 좀 해.”
“일벌레.”
“흥”
오늘까지 작업한 결과 희얀하게도 절반 이상이 완료가 되었다. 지반 다지는 일이나 기둥을 세우고 석회가 마르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그게 누구 덕에 일찍 끝났다고 하는데 누군지는 관심 밖 사항이라 못 들었다.
그래서 내일 공공시설까지 완료되는 시점에서 우리는 다렌트크씨와 함께 이동한다. 편하게 다음까지 이동이군.
이번에 원정 온 다렌트크 까지 합쳐서 데린 3현주가 모두 이곳에 있다. 이 3현주들은 일단 지리적인 특성이 세 곳 모두 국경을 마주보고 있어서 민심을 사지 못하면 망하기 쉬운 곳이다. 거기에다가 세 집안은 예부터 친해서 서로를 본받고 때로는 좀 특이한 면을 경쟁하기도 했다. 민심이 더 좋은 영지로 만들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도 한다. 이건 루머에 가깝지만 말이다. 또 하나로는 친절이라는 거가 중독성이 꽤나 강하다는 설이다. 처음에 간신히 하더라도. 그의 자손이 그걸 배우고 또 그의 자손이 배우고 해서 지금은 셋다 어질기로 유명한 영주라고 한다. 다음번에도 그 다음번에도 이러한 영주들만 보았으면 원이 없을 텐데 하하하.
웬일인지 점심을 먹고 난 후에는 에카가 도와주었다. 정말 특이한 일이다. 힘쓰는 사람이 하나 더 늘어서 진행은 아주 조금 더 빨라졌고. 해가 질 때쯤 가정집은 거의 완성이 되었다. 병사들은 아주 죽어나더만. 큭큭큭 에카도 마찬가지로.
“야 너 나좀 보자.”
“왜?”
“병사들이 너를 왜 악마로 보는지 이해가 간다. 이 망할 놈아.”
“왜?”
“땅을 다지거나 석회를 굳히거나 하는 시간은 오래 걸려서 우리 같은 사람들은 쉬는 시간이 된단 말이다. 그런데 어떤 빌어먹을 마법사가. 땅을 다져버리고. 수분을 빼서 석회를 빨리 굳혀버려서. 우리가 쉴 틈이 없단 말이다. 이렇게 혹사를 시키니까 진행속도가 빠르지.”
“왜 좋잖아.”
“그렇게 좋으면 네 녀석이 전부다 지어놔!”
“그건 무리고.”
속으로 욕하고 있겠지. 욕해라 나는 일찍 여기서 떠나고 싶거든.
“그래 어떤 마법사 덕택에 내일 아침이면 공공시설까지 완성된다. 내일 저녁까지 이곳에서 먹고 모레 아침에 떠난다고 하더라. 더 이상 말마. 너 빼고 다른 병사들은 전부 지쳤으니까. 하루정도 쉬어야 한다고.”
“나 때문이었나? 나 때문이면 기다리지 뭐,”
“악마.”
“적어도 천사는 아니라고 생각해 왔어.”
다음날 병사들은 공짜로 하루 휴가가 생겼다. 아침에 나와 보니까 지을 예정 이였던 건물의 설계도가 전부 없어지고 대신 그 건물이 있을 지을 자리에 지어져 있다고 한다. 물론 난 모르는 일이다. 누군가가 했겠지 뭐. 적어도 신이 했다면 좀 더 많은 혜택을 주었을 꺼야.
“야 멍청이 마법사.”
“왜.”
“남을 속이려면 완벽하게 속여야 할 거 아냐.”
“뭐가.”
“기껏 밤에 지어놓으면 뭐해. 거기서 쓰러져 자고 있으면 너인 거 다 알지.”
“난 구경 갔어.”
“믿을만한 말을 믿을만한 사람이 믿어줄 사람에게 하라고.”
“못 믿냐?”
“너가 나라면 아침에 일어나 보니까 옆에서 자고 있을 바보는 사라졌고. 갑자기 건물은 지어졌고. 그 앞에 마법 쓰다 지쳐서 쓰러진 마법사를 보았으면 그 말을 믿겠어?”
“너 거짓말 한다.”
“어느 부분에서.”
“내가 나올 때 너도 따라 나왔잖아.”
바보, 정곡이지?
“만들어 놓은 허상이 이 옆에 남아 있는데 그게 말이나 되냐?”
날 찾지 말라고 일부로 허상을 만들어놓고 나갔는데 잠결에 나왔나 보지도 않고 나왔군.
“에이 몰라 어쨌든 하루 편히 쉬겠네.”
“여기도 도서관 있을라나.”
“있긴 한데. 니가 읽을게 있을라나 몰라.”
“에카 언제부터 목소리 톤이 높아졌어?”
“뭐라고? 방금 잠들었는데 뭐라고 했어?”
“너 아니냐? 그럼 누구냐.”
“나지 누구야. 네 녀석이 끔찍히도 싫어하는 소녀.”
“아 그래........ 너 왜온거야!!”
“같이 가게 해달라고 조르러 오늘은 일도 없으니까 하루 종일 붙어서 지겹게라도 해서 따라갈 테야.”
“넌 친구도 없냐?”
“있긴 한데. 나한테 이게 더 급하거든 응? 데려가주라.”
“야 엔텔 그냥 승낙해 버려. 좀 쉬자고 좀!”
“미쳤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절대 안 돼.”
“또 울리려고? 엔텔 사람 자주 울리는 것도 병이야.”
“지금 멀쩡한데. 어제 그렇게 울면서 뛰쳐나간 사람하고 동일 인물은 맞나 몰라.”
“아, 나 다중인격이야.”
“엔텔 그건 또 뭐냐?”
“있어 좀 이상한 사람.”
“저기 말이지. 난 이상한 사람 아니라고.”
“어이 아가씨 내가 볼 때도 너 상당히 이상해.”
“웬일로 에카가 참말도 다하네.”
“너희들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나는 너희라고 불러도 상관없지만 저쪽은 아저씨야 존칭을 써야지.”
“야 엔텔 나이는 니가 나보다 몇 배는 더 많아 누가 누구보고 아저씨야.”
안 들을란다. 그럴 땐 머리를 베게에다가 넣는 게 최고지.
“엔텔!!! 야 바보 마법사 내말 안들을 꺼야?”
“있잖아. 이렇게 보니까 더더욱 너희랑 가고 싶은데.”
“뭐?”-"뭐?"
처음으로 에카와 내가 말이 일치했어! 기적이야!
“재밌을 거 같아 그러니까 같이 가자 응.”
“저기 여행을 할 거면 니 친구들하고 같이 가 왜 하필 우리야?”
“그 애들은 내가 보호해줘야 해 그러니까 싫어.”
“다중인격이면 성격이 여러 개 인거잖아 그러면 그때마다 상황을 설명해야해 그러니까 안 돼.”
“나를 뭘로 보는 거야, 이제껏 살면서 연습을 했다고 지금 약 3개정도 인격이 있는 것 같은데, 그 인격이 하나로 묶여서 원하는 성격으로 바꿀 수 있지롱.”
“엔텔 저게 가능해?”
“그.. 글세...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데. 가능할지도 모르지.”
“지금은 활발한 성격이라고. 바꿔봐?”
“아니 아니 절대 사절이야 절대로!!”
“엔텔 왜그래?”
“이중인격이라는 거는 어떤 성격이 나올지도 모르는 거라고.”
“위험해?”
“어쩌면.”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 야 너 왜 귀를 막고 있는 거야!”
“누구신지 모르겠네요. 그러니 저 좀 그만 건드려주세요.”
“야!!!”
“너희들 그만 좀 싸워. 그 정도면 방해되진 않아 오히려 좋은 전력이 될 것 같은데?”
“절대, 결코, 반드시, 안된데도.”
“끝까지 해봐. 아무리 말려도 난 따라갈 테야. 나중에 봐.”
하아. 이제야 가는구나. 정말 못 말리는 녀석이야.
오늘 밤은 그야말로 축제다. 송환식이라는 이름의 축제 말이다. 당연히 내가 거기에 낄 리가 없지. 거기서 하는 예기는 에카가 다 들어다 줄 테니까 걱정할 필요 없고. 여기 도서관은 어떨라나.
“엔텔? 웬일이야 니 녀석이 제 발로 이런 델 다 찾아오고?”
“왜 난 오면 안 돼?”
“특이하잖아. 이런 파티 분위기는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딱히 할 일이 없어서 그냥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게 노는 건가 알고 싶어서.”
“이제 철이 드는구나.”
“시끄러워. 여기 도서관에 있는 책이 거의 다 본거라서 온 거뿐이야.”
“큭큭 그래 잘 왔어. 오늘은 송별회인거 알지?”
“응 그런대 누구를 위한 송별회야?”
“로첼 루나드.”
“그게 누구야?”
“아 아직도 몰랐어? 자꾸 우리 따라온다는 녀석이야. 마을사람들끼리 전부 친한데다가 신부름꾼 이라서 마을사람들하고 특히 친해서 꼭 하고 간다나봐.”
젠장! 누가 보면 나는 먹는 족족 뱉는 더러운 사람으로 보겠군. 또 차 뱉어버렸어.
“그럼 빨리 나를 찾아야 할 거 아냐! 절대 못 따라오게 해야지.”
“너도 이제 질릴 때도 안됐냐? 그냥 오라고해라 난 귀찮아서 더 이상은 안 말릴란다.”
그리고 송별회가 끝나는 듯 주인공이라는 작자가 중앙에서 두 영주와 이곳을 대표하는 경비병장과 마지막 인사를 하려는 듯 한다. 절대로 안된다구.
“자 그럼 이쯤해서 이곳의 충실한 신부름꾼인 로첼 루나드양의 인사가 있겠습니다.”
일단은 좀 듣자고.
“원래 이곳을 떠날 생각은 없었는데. 너무 마음에 드는 사람들을 찾았거든요. 이번에 놓지면 즐거운 여행은 꿈도 못 꿀거 같아서 이번에 그들과 같이 가기로 했어요. 부디 안녕을 빌어주세요.”
마음에 든다는 사람이 꼭 우리라는 법은 없어 다른 사람 찾았을지도.
“이봐 프라이터군 이리 와서 잘 지네겠다고 좀 해줘봐. 이곳 사람들이 걱정한다고.”
“그러죠 뭐.”
아아악 진짜로 우리야! 이제 내가 말릴 때 인건가?
“자자자자잠깐! 에카 그 녀석은 찬성했는지 몰라도 나는 절대로 못 따라 오게 하겠어. 네녀석은 마음에 들지 몰라도 나는 전혀 마음에 안 든다고.”
“어엇 세르크군도 있었구나. 그만 포기하라고 저 아이 고집은 아무도 못 꺾어. 그냥 같이 좀 다니라고,”
“그래 세르크군. 혹시 우리 로체를 걱정해서 그런 말 하는 거야? 와하하하하”
뭐가 웃겨 웃지마!!!!
“세르크군 로체도 그렇게 약하진 않아. 짐은 절대로 안 되는 건 당연하고 도움이 될 거야. 너희 듣자하니 정보를 주고 그 대가로 여행경비를 받는다며 그렇다면 분명 도움이 될 거야.”
어떻게 그렇게 친하던 사람들이 멋모르는 사내 둘한테 그렇게 친한 이웃을 내주는 거냐.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 주위는 위험하잖아요 우리는 바로 떠나야 하니까 저 녀석은 좀 천천히 오라고 하라고요. 아무리 능력이 좋다고 해도 저번에 그 마수들이 아직 남았을 거라고 그런 녀석한테 걸리면 우리도 지켜줄 여유가 없단 말 이예요. 이해했죠? 그러니까 안되요 절대로.”
“바보야 니가 아무리 우겨봐라.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끝까지 따라갈 꺼야.”
“할 수 있음 해봐라!”
정당한 이유를 대도 따라온다는 녀석은 저 무지막지한 녀석밖에 없을 거야 절대로.
그 녀석 덕택에 나는 엄청 유명해졌다. 왕고집 소녀와 그에 맞먹는 왕고집 소년. 갈 때가 되도 눌어붙어서 간다고 안하는 것 보니 그 방법이란 걸 찾지 못했나 보다. 그런 녀석이 붙으면 귀찮아져.
“일행이 더 늘어서 재밌을 줄 알았는데. 니 녀석이 다 망쳤다.”
“자식아 망치긴 뭘 망쳐 이게 우리 맴버라고 더 이상 늘을 일은 없어.”
“아아 알았어. 알았다고. 매정한데다 인정도 없고 황소고집.”
“너 그 자리에서 머리가 날아간다.”
결국 마을을 벗어날 때 까지 아무 일도 없었다. 다렌트크씨는 같이 마차로 이동하자고 했지만. 편하게 이동하는 것 자체가 싫어해서 병사들과 같이 걸어갔다. 주목받기 싫단 말이야. 뭐 중간 중간에 남아있는 마수를 처리해주는 것도 겸사겸사 하고 말이야.
그동안 에카 녀석은 신이 났다. 대련상대가 넘쳐나니 즐겁기도 하겠어. 나야 먼 산이나 보면서 즐기는 게 전부지만. 영주님은 가끔 우리가 있는 앞쪽으로 온다. 우리는 선두그룹에 있지만 원래 영주란 사람들은 안전을 위해서 중간에 가는 게 상식으로 통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다. 와서 하는 이야기라고는 얼마 되지도 않지만 그래도 고루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역시 데린 3대 현주라 그런가 세심한 곳에 신경을 쓰는가?
“야아 이제 도착이다. 이번에는 조용히 지나갈 수 있을라나?”
“난 네 녀석이 있어서 조용히 못 지나갈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좋아? 뭘 그리 관심을 갖고 그래.”
마을로 도착하니 마차가 제일 앞으로 나온다. 이제 안전하다는 건가. 물론 가장 앞은 몇 명이 있다 호위라나 뭐라나. 그래봤자 멋으로 하는 거지 뭐. 그냥 나도 마차 뒤로 가고 싶은데. 이유는 모르지만 반드시 앞에 있어달라니 뭐가 목적인거지.
일단은 성까지 가서 해산할 때까지는 붙어 있는 게 예의라 끝까지 붙어갔다. 이래서 안내를 받는 건 싫은데.
“프라이터군, 세르크군, 잠깐 이리로 와주겠나?”
앵? 난 댁한테 볼 일이 없다구. 왜 부르고 그래.
“뭐 좋은 거라도 주려고 그러나?”
“큰 기대는 하지 마라. 이제껏 배푼 친절만 해도 셀 수 없다고.”
“아닐세 아마 좋은 선물이 될 것이야.”
“감사합니다. 나쁜걸 주실 리는 없겠지만. 감사히 받지요.”
“하하하 그러면 되몰리는 일은 없겠지요.”
“예? 예. 당연하죠.”
설마 끔찍이 처리하기 곤란한 물건을 주는 건가. 나도 사람이라고 마법사라고 많이 특이한 사람은 아니란 말이다. 일반인보다 조금 더 특이하긴 해도.......
“곧 가져 오지요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설마.. 큰 건가. 짐이 늘어나면 이동할 때 더 불편한데.
“이봐 엔텔.”
“왜?”
“도대체 뭐길 레 저렇게 서장이 길지?”
“내가 아냐? 그런 건 점쟁이한테나 물어보라고.”
“설마 100년 묵은 고블린 심장이라던가. 말라비틀어진 가고일 날개라든가 그런 거는 아니겠지?”
“왜 그런 거 받으면 먹게?”
“네 녀석 내가 철벽위장을 장비하고 있는 줄 아냐?”
“받으면 끓여줄게. 버리면 잠잘 때 입에다 쑤셔놓고.”
“너 때문에 내 명이 줄겠다. 저기 나오기는 하는데. 큭 역시 말은 안했지만 예상한 데로인데?”
“뭔데? 나 눈 별로 안 좋아.”
“가까이 오면 알아 정말 대단한걸 가져오는군.”
책보는 자세가 문제인가 시력이 많이 나빠졌어. 웬만큼 멀면 잘 안보여. 뭔지 엄청 궁금하잖아. 아까 말했던 것처럼 끓여먹으라고 주는 이상한 물건은 아닌 듯 싶다. 에카가 그렇게 심각한 표정을 짓지 않는 거 보니까.
“너무 늦지는 않았지요. 제가 준다기보다 선물이 알아서 굴러 갔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하하.”
“이제는 보이냐?”
“확실히 아주 자알 보여.”
“어때?”
“제길 아까 반환 할 수도 있다고 할 걸.”
“그러기엔 이미 늦었어. 분명히 네 입으로 반환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영주님께 들었어. 엔텔 세르크.”
“선물을 받아도 마음에 안 들면 길가는 도중에 버리면 되니까. 대책 없는 루나드양.”
“그건 영주님에 대한 실례라고생각 안 해?”
“물론 생각은 하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어. 곧 할 생각이지만.”
“이봐 이봐 너희들 또 보자마자 싸우냐?”
“에카 넌 빠져봐 저 녀석 지금 떼버리지 않으면 다시는 못 떼놓는다고.”
“로체, 그리고 세르크군 둘이 잘 지낼 수 있어 보이는군 뭐 한명정도는 더 늘어도 상관없다고 보네. 그리고 우리는 이 아이를 완전히 맡겨버리는 게 아니라. 잠시 동안만 데리고 있어 달라는 것으로 이해해주게. 이번에는 허가 정도가 아니라 자네들에게 부탁을 하지 로체를 얼마간 데리고 다녀주게나.”
크아악 미치겠네. 이러면 거절도 못하잖아. 저런 녀석을 달고 다니라고? 차라리 한낮에 오크보고 길안내를 해달라고 하는 게 낫겠다!
“영주님 여기까지 데려다 주신 거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뵐 수 있으면 찾아갈게요.”
“언제든 오거라 환영이다. 그러면 셋에게 엔그레의 날개가 함께하기를. 나한테 인사말은 찾지 말게나. 받고싶은 인사가 한두개가 아니거든.”
“네.. 네.. 틸 레크테리아의 가호가 언제나 당신의 손길에 머물기를.”
“엔텔군 받고 싶은 인사가 많다는 건 더 오랜 시간을 같이 보네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네. 그냥 많은 축복을 바란다는 의미 말고도 말이네. 이런. 좀 늦었군 미안하지만 먼저 가겠네.”
...........
“엔텔. 가셨다.”
“응 영주님 가셨어.”
“제길 왜 가시냐고.”
“내 소개는 안 해도 아니까 생략 할게. 잘 지내보자고 친구. 그리고 아저씨.”
“저기 로첼 나 아저씨 아니거든. 니가 몇 살인데 나보고 아저씨라고 그러냐?”
“숙녀에게 나이는 묻는 게 아니란 말 못 들었어?”
“상황이 다르잖아!”
“다르지 않아 다르다면 어째서 엔텔은 저렇게 조용히 있는데.”
“저 녀석은 니녀석 때문에 좌절모드잖아. 최소한 30초간은 아무 말 없을 거야.”
“그래 그래 그렇다고 치지 뭐. 내 나이? 글쎄 나도 여기 셋의 나이는 하나도 모르는걸. 그러니까 가르쳐줄 이유 없어.”
“으음. 그러면 내가 알려주면 너도 알려주는 거지?”
에카 너 애냐. 하는 짓이 완전히 애네 애. 하아 미치겠다. 앞날이 깜깜하구먼.
“내가 한 발짝 물러서서 그렇게 해주지.”
“나는 이제 스물다섯이고. 저 녀석은...... 그러고 보니 모르네. 저번에 15세 이후에 성장을 멈추게 했다는데. 실제 나이는 몇이지. 대략 100은 넘었다고 했는데. 모르겠다. 하여간 그렇게 된다 알았지?”
“흠 그럼 25랑 15란거네. 그런데도 친구 같네. 삼촌벌이잖아.”
“말 돌리지 마.”
“엔텔보다 2살 더 많아.”
“너도100대야?”
“나는 마법사가 아니라고. 벌써 100년이나 살았을 리가 없잖아. 보이는 나이로도 충분하다고.”
그래 그래 네 녀석 잘났다. 17이건 127이건 나는 관심 없어.
“그럼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벌이잖아!”
“8년이나 차이난다고. 그 시간이면 초등 교육기관 하나 차이는 더나.”
“둘다 잘 논다 잘 놀아. 애들도 아니고 나이가지고 놀아?”
“엔텔 좌절은 다 한 거야? 평소보다는 일찍 풀렸네.”
“너 꼭 그런 꼴 많이 본 것 같이 예기한다. 그것 됐고 저 녀석 돌려 보네야 할 거 아니야.”
“내가 왜가? 여기까지 와놓고선 돌아가라고? 싫어. 안 돼. 못가.”
“내가 처음에 오지 말라고 한 이유는 귀에 전부 걸러졌나보지?”
“그게 그 주위는 아직 마수 때문에 위험하다는 거잖아.”
“그렇지.”
“여기는 다렌트크고 거기는 바르델이고. 위험한건 바르델이고 고로 여기는 그다지 위험하지 않고.”
“이 앞도 위험할지도 몰라.”
“그럼 그렇게 위험한 길은 나 같은 소녀에게 혼자가라고 할 참이야? 설마 혼자갈 능력이 되니까 가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한입으로 두말하는 게 어딨어?”
“올 때처럼 돌아가. 그럼 되잖아.”
“환영은 한다지만 정말로 돌아가겠다고 마차 빌려달라고 하면 많이 기분 나빠 할 거야.”
“다른 방법으로 돌아가.”
“그러면 돈이 드는데 그런걸 쓸 만큼 돈이 없어.”
“뭐가 좋다고 따라온다고 그래.”
“마법사란는 사람 만나기가 쉬운 줄 알아? 재밌는 여행할려면 강한 사람 옆에 있는 게 좋은데 아무리 실력 있는 검사라도 정말로 위험할 때는 까딱 잘못하면 죽을 수 있거든. 그런데 마법사는 안 그렇지 않아? 충분히 지켜줄 수 있잖아.”
“네 머릿속에는 마법사는 신으로 통하냐? 내가 만능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되냐?”
“그런건 겪어보고 봐야지. 게다가 마법사는 원래 상당히 사람들이 꺼리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미지가 조금 더 좋아졌거든. 거기다가 인정도 좋은 사람들이라는 평을 받을 수도 있잖아. 그런데 만약 나를 돌려 보네면 실력은 있지만 인정은 없는 사람이라고 쳐서 다시 꺼리게 될거야. 안그래? 너랑 같은 직종에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취급 받아도 좋아?”
“그런 인간들 일은 알아서 하라지.”
“저기 저기 말이야. 어차피 돌아갈 것도 아닌 사람한테 계속 그런 말 해봤자 소용없잖아. 게다가 니가 보네고 싶으면 얼마든지 보넬 수 있지 않아?”
“방금 전에 저 녀석이 그랬잖아. 인정도 없는 사람 취급 받는다고.”
“응 맞아 그랬어.”
“네 녀석이 방금 상관없다며. 실은 너도 그렇게 싫지는 않으면서 왜 그러냐?”
“.......”
“그러니까 잘 지네라고.”
“흠 역시 20이 넘는 아저씨는 설득력 하나는 좋네.”
“너 죽는 수가 있다.”
“귀찮은 짓 하면 바로 놓고 도망가 버릴 줄 알아. 좋은 점 하나는 생길지도 모르겠네. 식사당번이 돌아가면서 할 사람이 생겼으니까. 저번에 어떤 분은 그동안 한 번도 밥 준비한 적이 없지 아마?”
“난 요리 할 줄 모른다고.”
“저기 엔텔 나도 할 줄 모르는데.”
“제길 그냥 입만 늘었군. 그동안 요리도 안배우고 뭐했어?”
“생업에 충실했지.”
“다들 쓸모없는 작자들이군.”
“일단은 동의 해두지. 삐지면 곤란해.”
“쟤 그렇게 잘 삐져?
“생각보다 소심해.”
“에카 너 죽어볼래?”
“절대 사양하겠어.”
“아 맞다 이름 안 물어봤다.”
“그건 확실히 내가 대답해주마 내 이름은 에카스트 프라이터. 너그러운 내가 에카라고 불러도 허락해주마. 저 파싹 늙은 꼬맹이는 본명은 엔페릭스 란세르크인데 남한테는 엔텔 세르크라고 불리는거 알지? 다른 호칭도 필요 없어 꼬맹이면 된다고.”
“나도 별명 정해야 하는 거야?”
“너 쓸데없는 데에다가 신경쓸래?”
“그러면 이 누님이 무서워하잖아. 꼬마야.”
“명을 줄이고 싶은 거라고 판단하겠어.”
쓸모없는 맴버가 더 늘었다. 성격한번 황소고집이군. 짐이 더 늘어난 만큼 옮기는 수단이 필요한데 이러다 말까지 필요해지게 되는 게 아니나 몰라. 그래도 치마입고 따라오는 바보 같은 짓거리는 안 해서 다행이군. 적어도 상식은 통한다는 뜻이니까.
로첼은 원래 다른 목적에서 만든 케릭터 였지만. 하고보니까 워낙 아니다 싶어서 용도변경(?)을 한 케릭터 입니다.
다중인격에 관해서는 역시 약간의 조작을 한 것인데요. 후에 유용하게 써먹을 생각입니다. 실제 다중인격자를 TV에서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불쌍하더군요. 이런식으로 표현한게 죄송할 정도로요.
위에서 말한듯이 자신의 인격을 스스로 조정하는건 말도 안돼는 이야기지만 뭐어때요 판타지 인데....
덕분에 갑자기 인격이 변화하는 일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첫댓글 태클은 아니지만 ㅇ_ㅇ; 글하나에 이렇게 많은 분량이 들어가면. 보는 분들의 스크롤 압박이 심하답니다..; 되도록 나누어서 해주셨으면.. 태클은 아니에요!;;[삐질;]
다중인격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