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하루에 영화를 4편 본 날이네요. 물론 폰질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다소 설렁설렁 보긴 했습니다만 ^^
<두 교황>
약간 숙제하는 기분으로 휴가지에서 부터 보기 시작해서 다 보는데 오래걸렸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수작이었습니다.
묵직한 주제에 비해 스타일리쉬한 연출과 대화 형식의 가벼운 전개가 부담없이 볼 수 있게 만든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비 포 썬 라이즈>와 비슷한 전개가 아닐까 합니다.
두가지의 공감이 영화의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하나는, 같은 신을 믿는 사람으로서...
하나님의 음성, 사인을 깨닫고 어렵지만 그 길을 가는 순례자들의 삶의 대단함, 안쓰러움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다는건 축복인 동시에 엄청난 도전입니다.
내 하고 싶은 데로 살지 않고 사명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크리스챤이라면 그 길로 가야겠지요 ^^
또 하나는, 바티칸이 주요 배경이라 바티칸 투어 갔을 때 받았던 감동이 되살아 나면서 그 공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교황이 후반부에 관광객이 들어오기 전 가장 긴 얘기를 나눈 곳은 그 유명한 <천지창조>가 천장에 그려져 있고
전면에는 <최후의 심판>이 그려져 있는 방입니다.
특히 최후의 심판은 예수님 재림과 그에 따라 천국에 함께 갈 사람과 못갈 사람을 심판하시는 내용인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십자가에 매달린 슬픈 예수님이 아니라
정중앙에 크고 영광스럽게 서있는 심판자로써의 예수님을 그리고 있습니다.
식스팩을 넘어 에잇팩의 멋진 몸매로 표현하고 있지요 ^^
예수님 발 아래로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사람들의 고난받고 절망에 찬 모습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충격적인건 이 때 고난받는 사람들은 불신자 보다는 <위선자>들 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예수님을 사랑한다, 내가 그의 제자라고 하면서 그 뜻을 따라 살지 못한 자들이
예수님의 외면을 받고 절망하는 모습니다.
그래서 영화 초반에 빠르게 프레스코화가 지나가는 씬에 이 그림에 그려진 <위선자>들의 모습이 함께 지나가는데
아마 두교황이 스스로에게 느꼈을 위선자로서의 아픔을 표현한 거라 생각합니다.
관람객들이 이 방에 들어갈 때는 많은 시간 기다려야 하고 들어가서는 말을 하면 안됩니다.
사람의 호흡에 이산화탄소 때문에 그림이 훼손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래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꽉 찬 조용한 실내에서 주어진 시간 동안 빠르게 천장의 하나님과 아담이 손가락 맞대고 있는 그림을 찾아서 보고
정면에 그려진 최후의 심판을 보는 거죠. ^^
이 뿐 아니라 영화에서 보셔서 아시겠지만 모든 방이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어서 바티칸은 굉장히 화려하고 의미있는 공간입니다.
이탈리아 여행을 가신다면 꼭 들려보세요.
원래 설날 본 영화 4편을 짧게 리뷰하려고 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ㅎㅎ
나머지는 다음에 써보겠습니다.
영화는 윤희에게, 악인전, 툴리 입니다.
첫댓글 저도 어제 4편 봤는데 ㅎㅎ
후기는 갠적으로 ㅋㅋㅋ 써놓고 여기엔 패스 하려구요
움 심오하네요
전 두 교뢍을 1.5배속으로 봐서 정속으로 볼까 싶은데 손에 안잡혀서 ㅎㅎ 다른 영화만 봤네요 ㅎㅎ
무슨 영화 보셨어요?
@소울 더 랍스터 4.0
들어는 봤니? 모건부부 3.5
미노타우르 3.5
머시니스트 4.5 입니다~ㅎㅎ
평점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