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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당착(自家撞著)
스스로 부딪치기도 하고 붙기도 한다는 뜻으로,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이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을 말한다.
自 : 스스로 자(自/0)
家 : 집 가(宀/7)
撞 : 칠 당(扌/12)
著 : 나타날 저(艹/8)
출전 : 선림유취(禪林類聚) 간경문(看經門)
스스로 싸우기도 하고 붙기도 한다면 도대체 어떤 게 진실일까? 그래서 모순된 상황을 표현하는 말이 되었다.
가(家)는 무생물인 집을 뜻하기도 하지만 생명체인 사람 또는 전문가를 뜻하기도 한다. 당(撞)은 ‘치다, 두드리다, 부딪치다’와 같은 의미를 갖는데, 당구(撞球)에 쓰인다.
그런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뜻의 대표적인 표현은 역시 모순(矛盾)이다. 자가(自家)는 자신을 뜻하며, 당착(撞着)은 앞뒤가 서로 맞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 성어는 본래 불가(佛家)에서 자기 자신 속에 있는 불성(佛性)을 깨닫지 못하고 외부에 허황된 목표를 만들어 헤매는 것을 경계하는 데 쓰인 말이었으나, 후에 뜻이 확대되어 자기가 한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을 비유하는 데 쓰이게 되었다.
이 성어는 선림유취(禪林類聚) 간경문(看經門)에 실린 남당정(南堂靜)의 시에서 유래하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須彌山高不見嶺
大海水深不見底
硽土揚塵無處尋
回頭撞著自家底
수미산은 높아 봉우리도 보이지 않고, 바닷물은 깊어 바닥이 보이지 않네. 흙을 뒤집고 먼지를 털어도 찾을 수 없는데, 머리 돌려 부딪치니 바로 자신이로다.
비슷한 일화로, 조조가 행군하던 중 백성을 생각해 병사들에게 보리밭을 밟지 말라고 했는데 조조가 타고 가던 말이
놀라 밭을 밟아서 오히려 자기가 만든 규율을 자기가 어겼다.
지식의 유희에 빠져 함부로 사실을 합리화하는 어리석은 실수에 대한 경구라 할 수 있다.
불교에서 열반궁(涅槃宮; 마음을 깨우쳐 해탈, 열반의 경지의 둥그런 성)으로 들어가는 4대문이 있는데, 동대문(東大門)에 해당하는 주력문(呪力門), 서대문(西大門)에 해당하는 염불문(念佛門), 북대문(北大門)에 해당하는 간경문(看經門), 동,서,북대문은 타력문(他力門), 남대문(南大門)에 해당하는 참선문(參禪門), 남대문은 자력문(自力門)이라 한다.
▶️ 自(스스로 자)는 ❶상형문자로 사람의 코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사람은 코를 가리켜 자기를 나타내므로 스스로란 뜻으로 삼고 또 혼자서 ~로 부터 따위의 뜻으로도 쓰인다. 나중에 코의 뜻에는 鼻(비)란 글자가 생겼다. ❷상형문자로 自자는 ‘스스로’나 ‘몸소’, ‘자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自자는 사람의 코를 정면에서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서는 코와 콧구멍이 그대로 묘사되어 있었다. 그래서 自자의 본래 의미는 ‘코’였다. 코는 사람 얼굴의 중심이자 자신을 가리키는 위치이기도 하다. 우리는 보통 나 자신을 가리킬 때는 손가락이 얼굴을 향하게끔 한다. 이러한 의미가 확대되면서 自자는 점차 ‘자기’나 ‘스스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自자가 이렇게 자신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畀(줄 비)자를 더한 鼻(코 비)자가 ‘코’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自(자)는 어떤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부터, ~에서(~서)와 같은 뜻을 나타내는 한자어. 시간이나 공간에 관한 낱말 앞에 쓰임의 뜻으로 ①스스로, 몸소, 자기(自己) ②저절로, 자연히 ③~서 부터 ④써 ⑤진실로 ⑥본연(本然) ⑦처음, 시초(始初) ⑧출처(出處) ⑨코(비鼻의 고자古字) ⑩말미암다, ~부터 하다 ⑪좇다, 따르다 ⑫인하다(어떤 사실로 말미암다) ⑬사용하다, 쓰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몸 기(己), 몸 신(身),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를 타(他)이다. 용례로는 제 몸을 자신(自身), 남의 구속을 받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함을 자유(自由), 제 몸 또는 그 자신을 자체(自體), 저절로 그렇게 되는 모양을 자연(自然), 제 몸이나 제 자신을 자기(自己), 자기 목숨을 스스로 끊어서 죽음을 자살(自殺), 스스로 자기의 감정과 욕심을 억누름을 자제(自制), 스스로 그러한 결과가 오게 함을 자초(自招), 스스로 움직임을 자동(自動), 제 스스로 배워서 익힘을 자습(自習), 자기 일을 자기 스스로 다스림을 자치(自治), 스스로의 힘으로 생계를 유지함을 자립(自立), 자기의 능력이나 가치를 확신함을 자신(自信), 남에게 굽히지 않고 자기 몸이나 마음을 스스로 높이는 마음을 자존심(自尊心), 어떤 일에 대하여 뜻한 대로 이루어 낼 수 있다고 스스로의 능력을 믿는 굳센 마음을 일컫는 말을 자신감(自信感), 스스로 나서서 하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자발적(自發的), 자기의 언행이 전후 모순되어 일치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가당착(自家撞着), 자신을 스스로 해치고 버린다는 뜻으로 몸가짐이나 행동을 되는 대로 취한다는 말을 자포자기(自暴自棄), 스스로 힘을 쓰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쉬지 아니한다는 말을 자강불식(自强不息), 자기가 그린 그림을 스스로 칭찬한다는 뜻으로 자기가 한 일을 자기 스스로 자랑함을 이르는 말을 자화자찬(自畫自讚), 자기가 일을 해놓고 그 일에 대하여 스스로 미흡하게 여기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자격지심(自激之心),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가를 이룸 곧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을 이룩하거나 큰 일을 이룸을 일컫는 말을 자수성가(自手成家), 자기의 줄로 자기를 묶다는 뜻으로 자기가 자기를 망치게 한다는 말이다. 즉 자기의 언행으로 인하여 자신이 꼼짝 못하게 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승자박(自繩自縛), 잘못을 뉘우쳐 다시는 그런 잘못이 없도록 함을 이르는 말을 자원자애(自怨自艾), 처음부터 끝까지 이르는 동안 또는 그 사실을 일컫는 말을 자초지종(自初至終),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한다는 뜻으로 마음속으로 대화함을 이르는 말을 자문자답(自問自答), 제 뜻이 항상 옳은 줄로만 믿는 버릇이라는 뜻으로 편벽된 소견을 고집하는 버릇을 이르는 말을 자시지벽(自是之癖) 등에 쓰인다.
▶️ 家(집 가, 여자 고)는 ❶회의문자로 宊(가)와 동자(同字)이고, 姑(시어미 고)와 통한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안에서 돼지(豕)를 기른다는 뜻을 합(合)하여 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家자는 ‘집’이나 ‘가족’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家자는 宀(집 면)자와 豕(돼지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예로부터 소나 돼지와 같은 가축은 집안의 귀중한 재산이었다. 그러니 도둑이 훔쳐가지 못하도록 곁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전했을 것이다. 그래서 고대 중국에서는 돼지우리를 반지하에 두고 그 위로는 사람이 함께 사는 특이한 구조의 집을 지었었다. 아직도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집하는 중국의 일부 소수민족은 집안에 돼지를 기르고 있다. 家자는 그러한 가옥의 형태가 반영된 글자이다. 그래서 家(가)는 (1)일부 한자어 명사(名詞) 다음에 붙어 그 방면의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나 또는 어떤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일에 능하거나 또는 지식이 남보다 뛰어난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3)어떤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 (4)성 다음에 붙어, 그 집안을 나타내는 말 (5)호적상, 한 가(家)로 등록된 친족의 단체 등의 뜻으로 ①집 ②자기(自己) 집 ③가족(家族) ④집안 ⑤문벌(門閥) ⑥지체(사회적 신분이나 지위) ⑦조정 ⑧도성(都城) ⑨전문가 ⑩정통한 사람 ⑪용한이 ⑫학자(學者) ⑬학파(學派) ⑭남편(男便) ⑮아내 ⑯마나님(나이가 많은 부인을 높여 이르는 말) ⑰살림살이 ⑱집을 장만하여 살다 그리고 ⓐ여자(女子)(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당(堂), 집 우(宇), 집 택(宅), 집 실(室), 집 궁(宮) 등이 있다. 용례로는 부부를 기초로 하여 한 가정을 이루는 사람들을 가족(家族), 한 가족으로서의 집안을 가정(家庭),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집에서 나가 돌아오지 않음을 가출(家出), 대대로 전하여 내려오는 집안의 보물을 가보(家寶), 집안 식구를 가구(家口), 남에게 대하여 자기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친(家親), 남에게 자기 아들을 이르는 말을 가아(家兒), 집안 살림의 수입과 지출의 상태를 가계(家計), 한 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사람이 들어가 살기 위하여 지은 집을 가옥(家屋), 집안이나 문중을 가문(家門), 집안의 어른을 가장(家長), 집안 어른이 그 자녀들에게 주는 교훈을 가훈(家訓),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에게 길들여져 집에서 기르는 짐승을 가축(家畜),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한 집안의 대대로 이어 온 계통을 가계(家系),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빈한한 집안이라서 아무것도 없고 네 벽만 서 있다는 가도벽립(家徒壁立), 타국이나 타향에 살 때는 고향 가족의 편지가 더없이 반갑고 그 소식의 값이 황금 만 냥보다 더 소중하다는 가서만금(家書萬金) 등에 쓰인다.
▶️ 撞(칠 당)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童(동, 당)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撞(당)은 ①치다 ②찌르다 ③부딪히다 ④충돌(衝突)하다 ⑤돌진(突進)하다 ⑥절구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칠 벌(伐), 칠 타(打), 칠 고(拷), 칠 박(撲), 칠 격(擊), 칠 공(攻), 칠 토(討), 칠 력(轢), 망치 퇴(槌), 때릴 구(毆), 두드릴 고(敲), 쇠몽치 추(椎)이다. 용례로는 앞뒤가 서로 맞지 아니함을 당착(撞着), 세차게 닥뜨려 부딪침을 당용(撞舂), 가슴을 마구 침을 당흉(撞胸), 물건 따위를 쳐서 깨뜨림을 당파(撞破), 종을 칠 때 망치가 닿는 일정한 자리를 당좌(撞座), 절에서 종이나 징을 치는 나무 막대를 당목(撞木), 마구 치고 짓찧음을 용당(舂撞), 머리로 들이받음을 두당(頭撞), 뜻이 크고 기개가 있음을 척당(倜撞), 자기의 언행이 전후 모순되어 일치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가당착(自家撞着), 같은 사람의 문장이나 언행이 앞뒤가 서로 어그러져서 모순된다는 말을 모순당착(矛盾撞着), 앞뒤가 서로 맞지 않고 모순된다는 말을 선후당착(先後撞着) 등에 쓰인다.
▶️ 著(나타날 저, 붙을 착)은 ❶형성문자로 着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者(자, 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者(자, 저)는 많은 사항(事項)을 한뭉텅이로 함을 나타낸다. 음(音)이 닮았으므로 睹(도), 曙(서; 환히 밝다, 새벽)와 결부되어 저명(著名)하다의 뜻이 되고, 書(서), 暑(서; 써 놓다)와 결부되어 저술(著述)이라는 뜻이 된다. ❷형성문자로 著자는 ‘분명하다’나 ‘나타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著자는 사전에 언급된 뜻만 해도 20개가 넘는다. 왜냐하면, 고대에는 著(나타날 저)자나 箸(젓가락 저)자, 着(붙을 착)자가 서로 의미를 혼용했었기 때문이다. 후대에는 글자에 따라 뜻을 분리했지만, 사전상으로는 여전히 여러 의미가 남아있다. 하지만 지금 著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뜻은 ‘나타나다’와 ‘분명하다’, ‘저술하다’이다. 著자는 단순히 여러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기에 글자 조합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래서 著(저, 착)은 저자(著者)의 이름 다음에 쓰이어 저술(著述)이나 저작(著作)의 뜻을 나타냄. 지음의 뜻으로 ①나타나다, 나타내다 ②분명하다 ③드러나다, 분명해지다 ④두드러지다 ⑤그리다 ⑥짓다, 저술하다 ⑦쌓다 ⑧두다, 비축하다 ⑨세우다, 확립하다 ⑩이루다, 이루어지다 ⑪생각하다 ⑫정하다 ⑬알다, 알리다 ⑭보충하다 ⑮좋다, 마땅하다 ⑯오래되다 ⑰정성(精誠) ⑱지위(地位), 계급(階級) ⑲분명함, 뚜렷함 ⑳뜰(집 안의 앞뒤나 좌우로 가까이 딸려 있는 빈터) ㉑자리 ㉒오미자(五味子) 그리고 ⓐ붙다(착) ⓑ옷을 입다(착) ⓒ머리에 쓰다(착) ⓓ신을 신다(착) ⓔ다다르다(착) ⓕ시작하다(착)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타날 현(現), 나타날 현(顯)이다. 용례로는 현저하게 큼 또는 뚜렷하게 큼을 저대(著大), 이름이 세상에 높이 드러남을 저명(著名), 뚜렷이 밝음을 저명(著明), 책을 지음을 저서(著書), 책을 지은 사람을 저자(著者), 책을 지어냄을 저작(著作), 뚜렷하게 불어남을 저증(著增), 뚜렷하게 보임을 저견(著見), 물가 따위가 눈에 뜨일 정도로 현저하게 떨어짐 저락(著落), 이름 따위를 장부에 적음을 저록(著錄), 세상에 이름이 널리 들림을 저문(著聞), 논문이나 책 등 글을 써서 책을 만듦을 저술(著述), 저술하고 번역하는 일을 저역(著譯), 뚜렷이 심하게 드러남을 현저(顯著), 이름난 저술을 명저(名著), 편집하여 저술함을 편저(編著), 힘써서 지은 책을 역저(力著), 어떤 사실을 논하여 책을 지음을 논저(論著), 책 하나를 가지고 몇 사람이 함께 지음을 공저(共著), 죄인의 목에 칼을 씌워 옥에 가둠을 착금(著禁), 죄인의 목에 칼을 씌움을 착가(著枷), 소금을 침을 착염(著鹽), 살가죽에 붙어 있는 살을 착육(著肉), 도장을 찍음을 착인(著印), 마음을 쏟아 잊지 아니함을 계착(係著), 편벽되게 집착함을 편착(偏著), 일정한 곳에 당연히 다달아야 함을 응착(應著), 때리거나 침을 타착(打著), 다른 곳으로 옮아 붙음을 이착(移著), 옷을 입음을 천착(穿著), 이름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저명인사(著名人士), 귀로 들어온 것을 마음속에 붙인다는 뜻으로 들은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여 잊지 않는다는 말을 입이저심(入耳著心)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