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회개, 종교적 회개
이사 1,10.16-20; 마태 23,1-12 / 사순 제2주간 화요일; 2025.3.18.
오늘 독서인 이사야 예언서 1장은 매우 신랄한 어조로 이스라엘의 지도자와 백성을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창세기에 등장하는 소돔과 고모라가 죄악이 하늘을 찌를 정도로 창궐하여 하느님의 심판을 받아 멸망한 고사에 빗대어 당시 지도자는 ‘소돔의 지도자’요 백성은 ‘고모라의 백성’이라고 경멸적으로 지칭을 하는 것도 그래서 입니다. 그들은 악행을 멈추고 공정과 정의를 추구해야 했으며 그 바탕 위에서 고아와 과부의 권리를 되찾아주고 억압받는 이들을 보살피는 선행을 해야 했습니다. 교회의 전례는 이렇듯 동족의 죄악상을 고발하여 회개를 촉구했던 이사야의 예언자적 잣대를 우리가 지내고 있는 사순 시기에 회개해야 할 기준으로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 잣대를 시대적 편차를 감안하고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여 알아듣기 쉽고 실천하기 쉬운 사회교리 용어로 설명하자면, 사회악을 근절하고 공정과 정의라는 공동선을 구현해야 하며, 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사회적 애덕을 실천해야 한다는 명제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 명제가 구현되는 사회는 명품사회로서 세상의 부러움을 사는 매력을 발산할 것입니다.
독서가 이러한 사회적 회개의 명제를 제시하고 있다면, 복음은 종교적 회개의 명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그들의 율법 학자들의 행태를 들어 군중과 제자들에게 요청하시기를, “그들이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키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마태 23,3)고 가르치셨습니다.
무릇 한 사회나 또는 작은 공동체에 있어서도 리더십의 기본은 솔선수범으로 구성원의 행동을 올바르게 이끌어주는 데에서 비롯합니다. 이 기본적 행동수칙이 암묵적으로 전제하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솔선수범하는 일은 목표와 기본에 해당되는 것이고, 필수적 행동수칙이 겸손의 덕목으로 따라옵니다. 믿는 이들이라면 모두가 믿고 추구해야 할 것이 하느님의 말씀이요, 지도자라면 당연히 이 말씀을 남들보다 먼저 실천해야 하는 것이며, 따라서 그렇게 했다 하더라도 이를 내세워 말씀보다 자신이 돋보이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종교적 회개를 받아들이는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사람들로 하여금 하느님을 알아보게 할 것입니다. 복음적인 가톨릭교회를 이룩할 수 있는 주역은 이처럼 새 마음과 새 영을 갖춤으로써 복음적 매력을 발산하는 새 인간일 것입니다.
가톨릭교회는 20세기 중반에 현대의 성령 강림 사건이라고 일컬어지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를 통하여 복음적인 새 노선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천주교인들은 1984년에 선교 200주년을 맞이하여 전국 사목회의를 개최하고 12개 분야에 걸쳐 사목의안을 발표하였습니다. 공의회의 한국판으로 불리었던 이 회의에서 발표된 사목의안에는 한국 가톨릭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 낱낱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 천주교인들이 신앙의 활성화와 교회의 복음적 쇄신을 이룩하여 민족의 복음화와 아시아의 복음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이고 종교적인 회개를 촉구하는 공의회와 사목의안의 메시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이 메시지야말로 우리 교회가 다짐해야 할 종교적 회개와 우리 신자들이 실천해야 할 사회적 회개의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댓글 글 무릇 종교적이거나 사회적이거나
참 지도자는 하느님 말씀에 따른 실행을 하는 솔선수범하는 이어야 하겠습니다.
교회 내에서도 작은 단체나 조직이 큰 단체의 단체장이든 소속된 평 신자들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