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농구만 할 수는 없는 것일까. 오늘 해 볼 이야기는 2011년도 NBA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최고의 테크니션, 역대급 공격형 포인트 가드, 엉클 드류 등 휘황찬란한 별명을 소유하며 여전히 절정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사나이 카이리 어빙에 관한 것이다.
카이리 어빙? 농구의 농자를 모르는 사람에게 그의 플레이 영상을 틀어 보여주기만 해도 “아, 이 선수 농구 잘한다”라는 감탄이 나오리라 장담한다. 어쩌면 우리와 같은 일반인이 어빙神, 신이라고 불리는 선수의 농구 실력에 대해 평가하고 의문을 품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그만큼 어빙은 NBA 탑급 포인트 가드로 경기 분위기를 넘어 리그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다. 현란한 드리블 스킬, 유려한 움직임, 정확한 미드 레인지 점퍼와 준수한 경기 운영 능력이 현재까지도 더욱 그를 빛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코트 밖에선? 이야기가 달라진다. 소위 말하는 또라이다. 거침없이 하이킥3를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이종석의 친구, 강승윤이 지구는 네모나다, 평평하다고 말하며 이를 철석같이 믿는 데 어빙도 그와 같은 지평남이다. 여기서 끝이면 다행이지.
그의 이해할 수 없는 기행은 이제 시작이다. 너무나 독실한 무슬림이어서 시즌 도중에도 라마단 기간을 철저히 지키고 이번 시즌엔 브루클린 네츠에서 태업과 반유대주의 내용이 담긴 영화를 개인 SNS에 공유하기까지. 징계가 내려지자 사과를 하긴 했다만... 진심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본인의 시그니처 슈즈 발매를 앞뒀었지만 당연히 모두 무산!
힘겹게 코트로 돌아와 제 실력을 뽐내고 있지만 팀 성적이 반등에 어려움을 겪자 구단에 트레이드를 당당하게 요청했다. 어빙이란 남자, 본인의 잘못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역시 자기주장과 에고는 타의 추종에 불허한다. 코트 내외적으로 일개 선수와는 비교할 수 없는 선수임이 틀림없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보스턴 셀틱스, 브루클린 네츠를 거친 그가 우여곡절 끝에 이번엔 댈러스 매버릭스에서 둥지를 틀었다. 리그 최상위 테크니션인 루카 돈치치와 손을 잡았기에 네임밸류만 놓고 따지면 NBA 그 어느 구단의 앞선과 대적해도 절대 밀리지 않는 프론트라인을 구축했다.
시너지효과는 어떠할까.
어빙은 상대의 앞선, 기습적인 트랩 디펜스, 도움 수비 압박 강도가 심해도 오직 본인의 볼 핸들링과 드리블, 센스, 키핑 실력으로 이를 가볍게 무력화 해낸다. 여기서 파생되는 효과도 다양한데, 어빙은 수비 틈을 빠져나온 이후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와 림어택으로 수비를 본인 쪽으로 몰아 팀원에게 오픈 찬스를 창출해낸다.
특출난 볼 핸들러를 보유한 팀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라고 해두자. 여러 군데에서 노마크 찬스를 쉽게 얻어낼 수 있는데 여기에 이젠 반대에 루카 돈치치라는 스코어러가 굳건히 버티고 있다. 그뿐 아니라 어빙은 본인 찬스에선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고 민첩함과 밸런스까지 뛰어나기에 클러치 상황에서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로도 손색없다. 공격 루트도 가지 각색이다.
어빙은 캐벌리어스에서 르브론 제임스, 네츠에선 제임스 하든, 케빈 듀란트와 합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이를 토대로 코트 밸런스 적응에는 아마 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과제도 분명하다. 어빙과 돈치치, 두 선수 모두 헤비 볼 핸들러라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이전 네츠에서 하든-어빙-듀란트를 두고 사람들이 공이 3개 필요한 것이 아니냐?라는 걱정이 들었기에 이번에도 적절한 볼 소유 시간 배분은 앞으로 그들이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가 아닐까?
어빙에게도 댈러스에게도 이번 트레이드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우선 어빙은 이전부터 현재까지 좋지 못한 기행의 연속으로 본인의 소속팀들과 꾸준히 씁쓸한 헤어짐을 가졌었다. 좋지 못한 인연이 반복되고 있다. 남은 커리어를 순탄하게 마무리하고자 한다면 이번 댈러스에서 어빙의 행보는 어쩌면 이전 팀들에 몸담고 있을 때보다 더욱 중요해졌다.
10번 착하다가도 1번 나쁜 짓을 하면 나빠 보인다. 10번 나쁘다가도 1번 착한 짓을 하면 착해 보인다. 어빙은 철저히 후자에 해당하지 않을까.
구단 입장에서도 플레이오프와 대권 도전을 위해선 어빙과 끈끈한 관계 유지가 필수적일테고,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또 모든 준비는 끝났다. 어빙과 돈치치 조합, 상상이 가지 않는다. 당장 경기를 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그 경기는 9일 LA 클리퍼스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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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