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은 제 뿌리로 돌아간다
各 : 각기 각(口/3)
復 : 돌아갈 복(彳/9)
其 : 그 기(八/6)
根 : 뿌리 근(木/6)
출전 : 도덕경 16장
各復其根(각복기근)
모두는 그 근원으로 돌아간다
致虛, 恒也. 守中, 篤也.
허(虛)에 이르려면 꾸준함이 있어야 하고, 중(中)을 지키려면 독실해야 한다.
萬物方作, 居以須復也.
만물은 생멸을 시작하고, 그리고 모두 제자리로 돌아간다.
天道員員, 各復其根.
하늘의 도는 둥글고 둥글어서, 만물은 각기 제자리로 돌아간다.
천지지간의 이치의 특성은 허(虛)이다. 虛가 不屈(허이불굴) 하고 愈出(동이유출) 하는 체와 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운행변화는 영원히 지속된다. 즉 至虛하므로 永恒한 것이다.
그러므로 만물의 운행변화의 원칙은 순환의 궤도(中), 즉, 道를 철저히 지켜야만 한다. 천하 만물은 虛와 中에서 나와 역동적으로 균형을 이루며 각양각색의 활동을 벌이지만(만물방작)
결국 각자의 원위치인 근원으로 되돌아간다.(각복기근)
즉 천도원원(天道員員)이므로 하나의 예를 들면 만물은 오차 없이 生長化斂藏하는 것이다. 즉 봄에 싹이 돋아 자라고(生), 여름에 잎이 나며, 무성해지고(長), 다시 무성한 힘이 정지되어 마디인 전환점을 이루고(化),
가을의 찬바람 속에 열매를 맺고(斂), 겨울이 되어 씨앗은 땅속에 떨어져 잠이 들며 생명력을 내부로 모았다가(藏)
봄이 되어 다시 뛰쳐 나온다(生).
허(虛)에 이르고, 중(中)을 지키면 만물은 역동적으로 균형을 이루며 순환하는 도의 순환성을 말하고 있다.
相對性의 自然原理로 돌고 돌아가며 더불어서 相生하여 편안함과 즐거움을 누리는 삶으로, 단일방향 직선의 非原理가 원(員)으로 돌아가는 原理로(天道員員)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자. 우리는 늘 오늘 하루를 산다. 일상(日常)이라는 말 자체에 이미 그런 뜻이 담겨 있다.
하루가 가면 하루가 오고, 하루가 오면 또 하루가 간다. 그런 하루를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산다고 말은 하지만, 하루를 죽는 것 아닌가?
좋은 하루 보내세요! 라고 하는 말은 하루를 잘 살라는 말이면서 동시에 잘 죽으라는 말 아닌가? 하루가 아니라 순간순간마다 우리는 삶과 죽음을 겪고 있지 않는가?
1930년대 루돌프 쇤하이머(Rudolf Schoenheimer)는 당시에 새롭게 도입된 안정적인 질소 동위 원소 15N을 추적자로 하여 체내에 있는 대부분의 단백질 분자들이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에 걸쳐서 전환된다는, 즉 기존의 분자는 파괴되고 새로운 분자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로써 살아 있는 생물은 겉으로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한결같은 물리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지만, 실제로는 분자와 세포들이 끊임없이 분해되고 재생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상처 입은 자리에 딱지가 생기고 그 딱지가 떨어진 뒤에 새살이 돋는 것을 떠올려 보라.
날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에, 계절이 바뀔 때마다 꽃이 피었다가 지고 마른 가지에 다시 새싹이 돋는 것에, 달이 찼다가 기울고 기울었다가 차는 것에, 우리가 밤마다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는 것에 돌고 도는 하늘의 길이 작동하고 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그 하늘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 각복기근(各復其根) 즉, 각각은 제 뿌리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 도덕경 16장
16장은 곽점본엔 25글자로 짧게 표현되어 있는데, 왕필본(우리가 흔히 도덕경이라 부르는 것)에는 다소 길게 표현이 되어 있고, 특히 왕과 하늘, 그리고 도를 일체화하는 표현이 나타난다.
이것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곽점본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춘추전국시대 속에서 나타난 순수 철학, 즉 노자의 철학에 가깝고, 왕필본은 삼국시대가 끝나고 위계질서 확립과 왕권강화가 더욱 필요하던 위나라 때 만들어진, 유학이 덮어 씌워진 철학서이자 정치서로 보인다는 것이다.
🔘 왕필본
완전히 비우고, 착실하게 고요함을 지키니 만물이 다툼없이 어우러진다. 또한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은 만물이 생겨나도 각기 뿌리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뿌리로 돌아가는 것을 고요함이라 하고, 이를 일컬어 주어진 삶대로 돌아가는 것이라 하며, 주어진 삶대로 돌아가는 것을 한결같음이라 하고, 한결같아야 함을 아는 것을 현명함이라 한다.
한결같음을 모르고 함부로 한다면 흉하게 되지만, 한결같음을 알면 용서하게 되고, 용서하게 되면 공정하게 되며, 공정하다면 왕이 될 자격이 있고, 왕은 곧 하늘과 같다.
하늘은 즉 道이며, 그래서 도는 오래 지속될 것이고, (道를 아는 사람들은) 오래도록 삶이 위태로워지지 않게 된다.
致虛極, 守靜篤, 萬物竝作.
완전히 비우고, 착실하게 고요함을 지키니, 만물이 다툼없이 어우러진다.
지극한 비움에 도달하고, 독실한 고요함을 지킨다의 뜻이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무위의 시간, 즉 아무 것도 없는 때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마음 속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고요함은 부차적으로 생겨나는 단계이며, 마음에 아무 것도 없다는 뜻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없는 무아(無我)의 이상적 세계를 의미한다. 그런 경지가 되면 갈등이나 전쟁이 생기지 않는다.
吾以觀復, 夫物芸芸, 各復歸其根.
또한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은 만물이 생겨나도 각기 뿌리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뿌리로 돌아간다는 것은 근원, 원시상태의 도(道)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歸根曰靜, 是謂復命.
뿌리로 돌아가는 것을 고요함이라 하고, 이를 일컬어 주어진 삶대로 돌아가는 것이라 한다.
復命曰常, 知常曰明.
주어진 삶대로 돌아가는 것을 한결같음이라 하고, 한결같아야 함을 아는 것을 현명함이라 한다.
不知常, 妄作凶.
한결같음을 모르고 함부로 한다면, 흉하게 된다.
한결같음을 모른다는 것은 주어진 삶대로 살지 않는 것이니 이렇게 살면 망한다는 의미이다.
知常容, 容乃公.
한결같음을 알면 용서하게 되고, 용서하게 되면 공정하게 된다.
公乃王, 王乃天.
공정하다면 왕이 될 자격이 있고, 왕은 곧 하늘이다.
天乃道, 道乃久, 沒身不殆.
하늘은 道이니 도는 오래 지속될 것이고, 오래도록 삶이 위태로워지지 않게 된다.
결국 한결 같음, 즉 주어진 삶대로 돌아가는 것이 道이며, 영원하다는 의미이다.
🔘 곽점본
비워야 한결 같아질 것이고, 또한 중간을 지켜야 단단해지는 것이다. 만물이 두루 생겨나지만, 머무르는 까닭이 돌아가기 위함이구나. 하늘의 도는 둥글둥글하여, 각기 그 뿌리로 돌아가는구나.
至虛, 恒也.
비워야 한결 같아질 것이다.
모든걸 내려 놓는 것이 예전과 같고, 앞으로도 같을 수 있다.
守中, 篤也.
또한 중간을 지켜야 단단하다.
치우침이 없어야 흔들리지 않고 두텁고 단단해진다.
萬物方作, 居以須復也.
만물이 두루 생겨나지만, 머무르는 까닭이 돌아가기 위함이니
天道員員, 各復其根.
하늘의 도는 둥글둥글하여, 각기 그 뿌리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