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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아열대약초 RIS사업단의 지원으로 농업회사법인제주황울금에서 개발한 기능성 울금 제품/사진=제주아열대약초 RIS사업단 제공 |
중국을 처음으로 거대한 제국으로 통일한 진나라의 시황제. '불로장생(不老長生·늙지 않고 오래 삶)'을 꿈꿨던 그는 서복(또는 서불)에게 어린 남녀 3000명을 주고는 멀리 동쪽의 삼신산에 가서 불로초를 구해 오도록 했다.
시황제의 명령으로 받은 서복이 찾은 곳은 삼신산 중 하나인 영주산(한라산). 서복은 한라산에서 불로초를 찾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제주도를 떠나며 정방폭포 암벽에 '서불과지(徐不過之·서불이 이곳을 지나갔다)'라는 글귀를 남겼다. 서귀포라는 지명도 '서복이 서쪽으로 떠난 항구'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제주도는 예로부터 약초 자원의 우수성으로 널리 알려졌다. 강한 해풍과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화산토의 특성으로 제주의 약초들은 같은 식물이라도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생리활성을 갖는 성분들을 함유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제주의 연고·특화자원인 제주 약초는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가 지원하는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RIS)를 통해 본격적인 산업화가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김창숙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장이 이끄는 제주아열대약초 RIS사업단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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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아열대약초 RIS사업단 연구원들이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에 위치한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에서 제주 약초의 성분을 분석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사진=제주아열대약초 RIS사업단 제공 |
사업단은 2010년 7월부터 제주 향토식물자원 및 약용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자원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리활성 성분을 분석을 통해 선정한 △백수오 △백도라지 △방풍 △석창포 △반하 △황금 △우슬 △작약 △하수오 △백출 등 제주 10대 약용작물을 활용한 기능성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지역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제주본초'라는 지역공동브랜드도 탄생시켰다.
제주아열대약초 RIS사업단은 생물종다양성연구소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해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 높은 한의약자원을 발굴하고 참여기업과 협력해 신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제품개발, 품질 고도화, 컨설팅 및 마케팅 등을 지원한 지역기업만도 60여곳에 이른다. 이 중 19개 기업이 '제주본초' 브랜드를 활용해 22개 제품을 출시했다. 새오름영농조합과 삼다발효명가 등은 제주아열대약초 RIS사업단의 지원을 통해 새롭게 창업과 제품 사업화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참여기업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제주본초' 브랜드는 2012년 한국소비자선호도 브랜드 대상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인지도 향상은 매출로 이어져 참여기업의 매출 규모는 2010년 19억2400만 원에서 지난해 255억4000만 원으로 13배가 증가했다. 수출 규모도 2010년 300만 원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51억2400만 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매출 300억 원, 수출 6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자리 창출 실적도 가파른 성장세다. 2010년 24명에 불과하던 고용규모가 지난해 160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176명에 달한다.
김창국 사업단장은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지역 특화자원인 제주 약초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역명품'로 개발해 새로운 지역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하겠다"며 "앞으로 소비자 접점 위주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 국내 및 해외 신시장 개척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