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내 연인의 소리! 보셔요, 그이가 오잖아요.”(아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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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1/12월 21일/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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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복음 1장 39-45절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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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성령으로 가득 찬 엘리사벳의 외침이었습니다. 복음은 큰 소리로 외쳤다고 전합니다. 얼마나 보고 싶고 만나고 싶었던 이였는지 짧은 문맥으로나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서로의 몸이 만나기 전에 마음이 먼저 만납니다.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마음으로 늘 서로를 가까이했던 사람들. 그 마음들이 만나 서로를 다독이고 부비며 사랑합니다. 그리운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들이 만나는 세상은 상상만 해도 눈이 부십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역사적 사건이 일어나고, 사람과 하느님이 만나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성모님과 엘리사벳의 만남은 눈이 부신 역사적 사건이자 기적이었습니다. 하느님만으로 만족하고 충만한 마음들. 그 가난한 마음들 안에서 일어난 만남이 기적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그분이 우리보다 먼저 일어나(탈리타쿰) 달려오십니다. 우리도 사랑이신 그분을 맞이하러 갑시다. 그분의 눈빛과 그 숨결과 다정한 말씀이 벌써부터 들려오는 듯합니다. 배와 그물보다 사랑이 먼저입니다. 사랑하는 만큼, 그분과 더욱 가까워집니다. “모든 신비와 모든 지식을 깨닫고 산을 옮길 수 있는 큰 믿음이 있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1코린 1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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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길 마리오 신부(마산교구)
생활성서 2024년 12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