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줄인사' 방에서 글 하나를 보았다.
이해가 되지 않는 아래 문구
기 산하
빛고울 광주
'기 산하'
이게 무슨 뜻인지...
기 : ?
산하 : ?
'산하'를 국어사전으로 검색한다.
1) 山下
2) 山河
3) 傘下
4) 이하 생략.
- '산'의 한자는 십여 개
- '하'의 한자도 십여 개
두 개의 한자를 합쳐서 '산하'의 단어를 만들면 한자단어는 수십 개도 넘을 터.
그냥 쉬운 우리말로 글 쓰면 안 되나 싶다.
'빛고울 광주' → '빛고을 광주'로 고쳐야 할 듯...
'고울'과 '고을'은 뜻이 다를 터(光州).
1.
며칠간 시골에서는 사방이 어둬질 때까지 정신이 없도록 일을 했다.
작업을 시작하면 두서너 시간을 쉬지도 않고 그냥 일만 했다.
오랫동안 방치했던 텃밭에는 과일나무들이 웃자랐고, 풀이 우거졌다.
바깥마당에 가득 찬 풀을 뽑아내야 했다.
마당가 아래에 붙은 텃밭에서는 조경수(花木) 풀꽃(野生花) 주변의 풀을 낫으로 깎고, 호미로는 뿌리를 뽑아야 했다.
나는 시골에서 더 머물러서 일을 더 하고 싶은데도 아내는 시골생활을 싫어하기에 이내 서울로 올라오려고 애를 쓴다.
아내와 함께 서울로 도로 올라온 나.
서울 아파트 안에서는 정말로 할 일이 없다.
비좁은 아파트 베란다에 화분 125개쯤을 올려놓고는 화초를 키우는 게 고작 내 소일거리이다.
밤중에 전깃불을 켠 뒤에 화분 속을 잠깐씩 들여다보면서 민달팽이 등 벌레를 잡아낸다. 티-스푼으로 벌레를 눌러서 죽인다.
아파트 단지 안 빈 공터에 남이 버린 화분이 이따금 눈에 띈다. 또 남이 뽑아내버린 화초도 있다.
'혹시 살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아파트 안으로 들고 오기를 여러 차례.
더러는 죽었기에 도로 바깥에 내다버렸고, 더러는 살려냈다. 살려낸 식물은 포기나 줄기를 잘라서 번식/증식한다.
이 짓거리라도 해야 하기에...
식재료를 담았던 비닐팩을 쓰레기통에서 추려서... 화분 받침대로 재활용하는 나.
※ 비닐팩을 주워서 재활용하는 내가 '물건 저장강박증'에 걸린 것일까?
아닐 게다. 쓰레기로, 폐기처분해야 할 물건 하나라도 끝까지 다 활용하고, 그 용도가 끝났어도 또다른 사용처가 있다는 생각을 지녔기에 물건을 거듭 재활용한다는 뜻이다.
생각을 바꾸면 엄청나게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저장강박증'에 대한 글 하나 써야겠다.
비좁은 베란다 뒷편 수돗가에서 작업하려면 ... 자꾸만 행동반경이 좁아서 화분 속의 식물을 잘못 건드려서 곁가지 등을 부러뜨린다.
넓은 시골 텃밭에서야 아무렇게나 작업을 해도 거리적거릴 것이 없는데 비하여 아파트 실내의 수돗가에서는 작업하기가 정말로 어렵다. 수채구멍이 막힐까 봐 흙 한 덩어리조차 흘리지 않으려고 하고, 자잘한 돌멩이 하나라도 수채구멍 속으로 흘려들어갈까 조심해야 한다.
일전 시골 텃밭에서 캐 온 허브식물인 '레몬밤, 폐퍼민트'를 작은 화분에 옮겨 심고는 가느다랗게 긴 줄기는 손가위로 잘라서 화분 흙속에 심고는 물을 조금씩 자주 부어 준다. 새 뿌리가 나도록.
이런 허브식물은... 내 텃밭에서는 숱하게 자생한다. 시골 텃밭에서는 그냥 풀일 뿐.
하지만 서울 아파트 안에서는 이들은 소중한 화초가 된다. 고작 한두 포기를 키우기에...
일전, 시골에서 가져 온 '노랑붓꽃'이 꽃을 피우려고 한다. 고작 세 송이라도 만족해야 할 터.
작약 봉오리도 꽃대에 꽃송이 두어 개를 올렸다.
서울 송파구 잠실아파트 단지와 석촌호수 서호의 화단에는 여러 색깔의 작약꽃이 활짝 피었다.
꽃잎이 커서 풍부한 느낌이다.
또 서울생활이 짜증이 난다. 화가 난다.
사이버-세상으로 들어왔으나... 내게는 하등의 가치도 없는 세상이다.
1.
2020. 5. 5. 화요일. 어린이날
유치원생인 손녀, 손자가 놀러온다고 한다.
유치원생인데도 손녀는 핸드폰에 글을 쓴다.
세상에나.. 산골에서 살던 나는 9살에 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글 배우고, 글 삐뚤빼둘하게 썼는데...
'요즘 아이들은 일찍부터 글자 배워요' 하는 할머니가 된 아내의 대꾸가 내 귀에 여운을 남긴다.
미취학 아이들조차도 한글로써 제 생각을 펼치는 세상이라니..
한글을 만들어 주신 세종대왕님. 정말로 고맙습니다!
충남 보령시 웅천읍 무창포해수욕장...
언제적 사진인지 모르겠다. 8월 중에 사진 찍은 것 같다.
남의 사진을 슬쩍... 용서해 주실 게다.
오래된 사진이다.
임의로 퍼 왔다. 무창포해수욕장의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서.
한여름인 8월에 찍은 사진. 썰물이 많이 쓸 때...
위 실정으로 보면 저 갯바다 속에 조개, 바지락, 쭈꾸미, 게 등이 제대로 남아 있을까? 싶다.
'신비의 바닷길'로 알려진 고향바다.
나는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을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는다.
갯벌을 망치는 관광이기에.. 자연은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야 한다.
곧 시골에 다녀와야겠다. 갯바람도 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