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작가를 지원해온 갤러리 가이아 윤여선 관장 “젊은 사진가에게도 관심” |
글 | 김수이 (본지 편집부 기자 fine@photoar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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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가이아 윤여선 관장 |
경복궁 돌담길을 지나 인사동에 접어들면 몇 걸음 걷지 않아 길목을 지키는 갤러리 가이아가 눈에 띈다. 전시를 즐기기 위해 인사동을 찾은 이라면 인사동 입구 2, 3층에 자리 잡고 있는 갤러리 가이아를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그곳은 설, 추석 등 연휴를 막론하고 혹시 찾을지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1년 365일 문을 열고, 매주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기 때문에 설렘과 기대감이 있는 장소이다.
가이아는 2002년 개관 이래 지금까지 좋은 전시를 꾸준히 보여주며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갤러리로, 특히 청년작가를 발굴하고 알리는데 중점을 두어 우수청년작가전과 해외 교류전을 해마다 기획해오고 있다. 갤러리 가이아의 윤여선 관장은 오늘의 신인 작가가 내일의 한국을 대변할 대표적인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 주는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작가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라서면 주위의 도움 없이 스스로 실력발휘를 해나갈 수 있지만, 그 대열에 들어서기까지가 힘든 현실이기에 우수청년작가들을 위해 그 길목을 열어주려고 한다.
윤관장은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그림을 너무 좋아해 홍대디자인미술교육원에서 유화부터 현대미술까지 다방면의 미술관련 수업을 들었다. 이후 2000년도에 첫 개인전을 열고, 미술과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키워나가다 2002년에 그 꿈을 이룬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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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가이아 전시장 내부와 큐레이터 김선미씨. |
“워낙 그림을 좋아하다 보니까 그쪽에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 저에게 갤러리는 너무 딱 맞는 일이었어요. 1주일에 한번씩 바뀌는 새로운 작품을 보는 게 즐겁고, 좋은 청년작가들과 만날 수 있어 고마워요. 또한 그들과 진지하게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진정한 보람을 느낍니다.” 하루 종일 그림을 보며 시간을 보내라고 하면 행복하겠다는 그는 얼마든지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힘든 줄을 모르겠다고 한다. 그리고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청년작가들과의 만남이 즐겁다.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면 갤러리에 밴드를 초청하고, 노래방 기기를 설치해 작가들과 새벽까지 파티를 열 정도로 열정도 강하다.
또한 한번 연관된 작가들과는 전시 이후에도 네트워크를 형성해 관계를 유지하고, 진행되는 작품들을 지켜보며 가능성 있는 작가들은 기획전에 초대하고, 해외전시의 기회를 주기도 한다.
처음부터 청년작가 위주의 전시를 하겠다고 갤러리의 컨셉을 잡았던 그를 주위에서는 얼마나 버티겠냐며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별다른 정보 없이 시작했던 갤러리였던지라 다른 곳은 쳐다보지도 않고 처음의 계획대로 초지일관 한길로만 꾸준히 걸어온 시간이 이제와 보니 갤러리를 위한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어느 대학에서는 경영학과 교수가 수업시간에 갤러리의 성공사례로 가이아를 들기도 한다고 하니 결국 그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갤러리를 처음 시작할 때는 자신이 전시를 하며 얻었던 정보가 전부였던지라 작품을 팔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할 정도로 아무것도 몰랐다. 그렇게 소박하게 시작했는데, 어느새 자리를 잡고, 사람들이 찾아주어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갤러리는 전시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전시를 계속하면 결국 잘 되지 않겠어요? 다양한 장르를 통하여 동시대의 다양한 삶의 양태를 표현하고 드러내고자 치열하게 노력하는 작가들과 더불어 같이 호흡하고 성장하는 갤러리가 되고자 더욱 노력해야죠.” 초심을 잃지 않고, 정석적인 답을 굳게 믿고 그저 곧게 나아가는 윤여선 관장은 갤러리는 자기색깔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
2005 갤러리가이아 특별기획 시리즈-파리전 2003년부터 매년 우수청년작가전과 해외교류전을 이어오고 있는 가이아의 ‘2005년 특별 기획 시리즈-프랑스 파리전’이 9월 3일부터 12일까지 Galeire Etienne de Causans에서 열릴 예정이다. Galeire Etienne de Causans는 우리나라 인사동처럼 갤러리가 밀집되어 있는 German 거리에 위치한 파리에서도 꽤 이름 있는 갤러리이다. 이번 전시는 같은 기간에 1층 제5부 우수청년작가전(Jenne Creation Coreenne), 2층 서울-파리 교류전(Entre Parise et Seoul), 3층 임태규 개인전이 동시에 열린다.
우수청년작가전은 주로 각 대학의 교수가 추천하여 선정된 작가들로 이루어지고, 교류전은 공모에 응모하여 포트폴리오 심사를 거쳐 선정된 작가들로 국내 작가들과 파리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함께 어우러져 열리는 전시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미술계 작가들로만 이루어졌던 전시들이 이번 교류전에서는 국내에서 사진가 조정화, 이용훈, 서지영 3명이 선정되어 사진쪽으로도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이번 교류전의 주제는 ‘회화같은 사진, 사진같은 회화’로 70여명의 작가들이 응모해 국내에서 12명, 파리에서 8명이 선정되어 총 20명의 작가가 전시를 한다.
파리전의 전체적인 코디네이팅을 맡은 김영애 기획자는 현재 파리 8대학에서 미술기획 박사과정을 수료중이다. 아직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번 여름에 열렸던 세계여성학회의 ‘emaf’ 전시의 유럽관 큐레이팅도 맡아 베니스 비엔날레급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가져온 바 있는 실력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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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서울 - 파리 교류전’ 출품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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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서울 - 파리 교류전’ 출품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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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화, ‘서울 - 파리 교류전’ 출품작 |
2005년 9월호 40~41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