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온전하게 하루를 비웠다.
지인과의 약속 때문이다.
그렇다고 엄청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마음의 거리가 많이 가까운 그런 지인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녀 "제조상궁"이라 불리우는 천연염색 장인 김해정은 쥔장이 도시에서 도농 도시 안성으로 기거처를 옮긴 이래로
두번째로 직접 찾아나서 얼굴을 익힌 사이이다.
물론 첫번째로 찾아갔던 김은석, 일명 "검은돌" 이라 불리운 시인이자 평론가는 이제 이 세상과는 작별을 고했다.
사실 엄청 호기심 천국인 쥔장 성격에 누구일지라도 바람결에 소문이 흘러와 결이 비슷하다 여겨지면
꼭 어떤 사람인지를 간파해야 직성이 풀리는 고로 직접 찾아드는 수고로움을 자처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그렇게 직접 방문하여 만나진 사람은 24년차 안성살이에서 딱 두명.
나머지는 알음알음이거나 어쩌다 보니 시절인연이 되어 맺어진 관계이니 계속 이어지던지
시절 인연이 끝나게 되면 저절로 바이바이, 인연 고리에서 풀려져 나가거나
무슨 이유에서라도 곁에 남겨져 함께 시간을 나누는 사이로 관계 발전이 달라지기도 한다.
암튼 제조상궁님과의 인연은 잠시 숨을 고르게 되는 시기를 지나 어느날 갑자기 다시 이어짐이 생겨버렸으니
사람 인연이란 참.....어쨋거나 다시 이어진 인연이었어도 애면글면하는 사이는 아니었으나
늘 마음 한 켠에는 무너진 건강을 잘 회복하고 있으려나 싶은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하는 그런 인연이긴 하였다.
무튼 그렇게 다시 연결고리가 작동하더니만 어느 날 문자가 날아왔다.
안성맞춤 아트홀에서 천연염색 작품 전시회가 있다고...꼭 와서 축하해달라는 메시지.
하여 시간을 조절하여 찾아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인연이 꽃을 피우는 것을 보게 되었다.
오래도록 함께 연구하며 가족만큼이나 진하게 서로의 온기를 나누던 그녀들이 이제는 실질적 결실을 드러내고자
함께 한 시간의 결실을 전시회라는 타이틀로 풀어낸 것이다.
보기에 좋았다.
단순히 작품을 나열하지 아니하고 기다림과 정성이라는 인고의 과정을 시각화 하는데 애를 쓴 흔적이 엿보인다.
화학염료로는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원단에 안착시키고
그녀들이 원하는 작품으로 탄생되기까지의 시간을 기록했다.
어쩌면 가장 귀한 사람들에게 전하고픈 옷감이나 입고 들고 메고 쓸 그야말로 전전후로 사용될 모든 재료에
지극한 정성이 담겨진 장인 정신을 오롯이 드러내 전시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작품 면면을 보자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모든 것이 전시된지라 갇혀있는 전통이 아닌
현대적으로 재해석 된 실용미학을 보는 것 같아서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시기간이 짧아서-4월 2일에서 5일까지-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그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염색 기법은 물론 전통 염색 기법이 사라지지 않도록
제 몸이 부서져라 온몸으로 열강하며 기술을 전수하고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끈끈한 공동체 의식을 형성시킨
열정과 에너지의 집합체인 이 전시를 널리 알렸으면 좋으련만 3일은 너무 짧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제조상궁님이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으로 더욱 더 열 일 하는 지도 모를 천연염색 장인의 길은
아마도 천연염색을 하면서 스스로 치유의 길을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했다.
자신이 스스로 제물이 되어 천연염색을 널리 알리고 그녀만의 독특한 염색법을 널리 알리면서도
아쉽거나 아까워 하지 않는 정신은 공동체 의식이라는 단단한 고리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게다가 자연의 색을 통해 과거의 지혜를 현재의 삶으로 불러오며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제조상궁님의 지극한 헌신과 노력이 모태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전시회를 보면서 더욱 확신하게 되었으며
그녀의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하지 않도록 "제조상궁천연염색연구회"만의 색깔있는 나눔도 필요하겠다 싶었다.
색으로 그것도 "천연염색"이라는 자연친화적인 색채로 이어가며 결실을 맺는
몸과 마음의 선순환 구조가 바로 제조상궁이 가고자 하는 길이 아닐까 싶기도 한 전시회를 보면서
이런 전시들이 그저 자신들이 연구한 결과물로서 그저 조촐하게 자신들만의 작은 기쁨과 즐거움만으로 끝내지게 된다면
그 또한 아쉬울 일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렇게 짧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들의 잔치요 축제인 그 시간과 공간 속에서 낯선 사람이 불쑥 함께 점유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준비해간 선물을 전해 주며 돌아섰다.
내일 다시 암치료 하러 간다는 말에 들고간 선물이
그녀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체유심조一切有心造' 남편의 서각 작품을 들고 갔다.
마음....그리고 그녀 남편의 외조는 그녀의 생명을 길게 늘이고 있다.
둘도 없을 남편-안성, 대림설렁탕 쥔장-인 것이다.
첫댓글 전에 내가 분홍색원피스 샀던 무설재근처에 사시던 그분인가요~?
그럴리가?
아닙니다.
끝에 보면 남편에 대해 쓰여있습니다.
대림동산 가기 전에 도로에 있는
대림 설렁탕 식당의 안주인 입니다.
작품 굿굿굿 입니다.
천연염색이구요.
다른분이구만요. 우째 이리 일찍 일어나셨음요? 나 때문에 깨셨남~?
오늘도
이르게 서울행입니다요.
그리고 소통하 일이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