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을 호(好)
한자 ‘호’(好)는 참 예쁜 글자다.
‘여자(女)와 남자(子)’가 만나
하나의 뜻을 만든다.
좋을 호.
좋아할 호.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
그냥 마음이 가는 일이다.
마치 햇볕이 창가에 내려앉듯,
바람이 얼굴을 스쳐 가듯,
이유 없이
분명하게 스며드는 감정을
우리는 ‘좋다’고 부른다.
좋아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다.
그 사람의 말투,
웃는 얼굴,
고개를 끄덕이는 습관 하나까지
괜스레 마음에 든다.
어떤 날은 그 사람이 입고 나온
평범한 셔츠조차 유난히 예뻐 보인다.
그리고 말한다.
“그거참 잘 어울리네요.”
사실은
뭐든 좋아 보여서 하는 말이다.
그렇지만 ‘좋다’는 감정이
항상 따뜻하고 평화로운 것만은 아니다.
좋아해서 아프기도 한다.
다가가지 못해서,
말하지 못해서,
혹은 나 혼자만 좋다는 걸 알게 돼서.
그래도 사람은
‘좋다’라는 감정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좋아하는 노래가 있고,
좋아하는 시간과 계절이 있다는 건
결국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고 있다는 뜻이다.
나는 어떤 사람을 떠올릴 때,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떤 사람인지 묻지 않는다.
진정으로 좋아했는지,
아니면 그냥 좋았는지만 생각한다.
그게 전부다.
사람이 사람을 좋다고 느끼는 것.
그것보다 더 순하고 솔직한 마음이 어디 있을까.
가끔은,
말없이 누군가의 옆에 앉아 있기만 해도 좋다.
무슨 말도 하지 않았지만,
함께 있는 그 시간이 참 좋았다고,
그렇게 ‘좋다’고 말해줄 수 있는 용기가
내 삶을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든다.
좋다,는 말은 짧지만,
그 마음은 길다.
‘좋을 호(好)’
이 얼마나 따뜻한 글자인지
살아가면 갈수록 점점 더
선명하게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