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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과비중(是寡非衆)
옳은 일은 적고 그른 일은 많다는 뜻으로, 세상사를 자기 중심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면서 내가 옳다고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是 : 옳을 시(日/5)
寡 : 적을 과(宀/11)
非 : 아닐 비(非/0)
衆 : 무리 중(血/6)
출전 : 허목(許穆) 기언(記言) 별집(別集) 卷之九 어시재기(於是齋記)
이 성어는 남인의 영수로 조선 후기 정계와 사상계를 이끌어간 허목 (許穆)의 기언(記言) 별집(別集卷之九) 어시재기(於是齋記)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시재기(於是齋記) 경자년(1660, 현종1). 임후(任侯)는 이름이 유후(裕後)이다.
금상 원년 겨울에 내가 척주(陟州; 삼척)에 있었는데, 전임 담양 도호부사(潭陽都護府使) 임후가 편지를 보내오기를, “제가 광진(廣津)에 작은 집을 하나 짓고 ‘어시재(於是齋)’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기문과 편액을 구하여 자성(自省)하고자 합니다. 바라건대 우리 그대는 가르침을 주십시오.”하였다.
내가 먼저 대전(大篆; 서체의 일종)으로 세 글자를 쓰고서 사과하기를, “어시(於是)의 뜻을 물어서 일을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하였더니,
임후가 즉시 회답 서신을 보내왔는데, “산수가 아름다운 곳에 자리 잡은 것도, 완상할 만한 식물이 있는 것도, 전원(田園)의 즐거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선인(先人)의 묘소가 여기에 있으므로 묘소의 옆에다가 거처할 집을 지은 것입니다. 두 칸짜리 집에 띠풀을 덮고 남쪽으로 창을 내었으니, 또한 몸을 들여놓기에는 충분합니다. 여기에서 묘소를 바라보고 여기에서 어버이를 그리워하면서 죽과 미음을 먹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니, 장차 여기에서 생을 마치고자 합니다.
아! 세상 사람들이 그른 것을 옳다고 하고 옳은 것을 그르다고 하는 것은 문란한 일입니다(噫, 世之是非非是.亂矣). 누구나 다 ‘나는 옳은 일을 능히 하고 그른 일을 하고자 하지 않는다(人之言莫不曰吾能於是 而不願於非).’ 하지만, 그의 행동을 꼼꼼히 살펴보면 옳은 것은 적고 그른 것은 많으니, 저는 이것을 두렵게 생각합니다(然考之行事 則於是者寡 於非者蓋衆也 僕乃大懼也).”하였다.
내가 그제야 탄식하며 말하기를, “참 좋은 말이로구나! 또한 기록할 만하다.”하였다. 마침내 이를 적어서 '어시재기'로 삼고, 다음과 같이 명(銘)을 짓는다.
戒之哉, 有是非.
경계할지어다. 옳고 그름이여.
有是非, 明者擇之.
옳은 것과 그른 것은, 명철한 사람이면 가려낼 수 있다네.
處是非難, 確於是爲難.
옳은 데 처하기가 어려운 게 아니라, 확고하게 지키기가 어려운 법이라네.
剛者得之, 戒之哉.
강한 자라야 능히 할 수 있나니, 경계하고 경계할진저.
시과비중(是寡非衆)
옳은 일은 적고 그른 일은 많다.
무릇 싸움질하는 자는 모두 자기는 옳고 남은 그르다고 여긴다. 무릇 군자이면서 소인과 더불어 서로 적해(賊害)한다면 이는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여우로써 이미 죽거나 도망간 개나 양을 대신하는 격으로 그 몸이 스스로 도탄(塗炭)에 빠질 것이니 이 어찌 심한 과실이 아니겠는가.
그러면서도 지혜로운 자라고 여기니 이보다 더 어리석은 것이 어디 있겠으며, 또 스스로 그것을 이익이 되는 줄 알고 있으니 손해가 이보다 더 막대한 것이 어디 있겠으며, 이것을 영광으로 여기니 이보다 더 욕됨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옳은 일을 했을 뿐 그릇된 일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吾能於是而不願於非). 그러나 그가 한 행동을 잘 살펴보면(考之行事) 옳은 일을 적고 그른 일은 많다(於是者寡)란 말이 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해 한 일도 자세히 따져보면 옳은 것보다 그른 것이 더 많다.
그것은 쉽사리 자기 주관으로 바라보고 행사하기 때문인데, 특히 경계해야할 일은 국민을 위한 정책입안자적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로 인해 무슨 일이 발생하고 난 뒤에 죄의식 같은 것을 가져봐야 무슨 소용 있으며, 개개인에게 있어서도 시과비중을 새겨둔다면 인생에 있어 허물은 가벼질 것이다
시과비중(是寡非衆)
옳은 일은 적고 그른 일은 많다는 뜻으로, 세상사 자기중심으로 보면 안 된다는 말이다.
세상에 옳고 바른 일만 행해진다면 시끄러울 일이 없다. 하지만 세상에 사리에 맞고 바른 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따질 수 없는 것이 있을 수 있고, 존재 자체로 의미를 가지는 것이 있다.
'참새가 기니 짧으니 한다'는 속담은 비슷비슷한 가운데 굳이 크고 작음이나 잘잘못을 가리려 할 때 쓰는 말이다.
누가 옳고 그른지 알기 어려운 것을 말할 때는 숙시숙비(熟是熟非)이고 바로 '까마귀의 암수를 누가 알랴'라는 수지오지자웅(誰知烏之雌雄)이다.
중국 명말(明末)의 홍자성(洪自誠)이 쓴 교훈집 '채근담(菜根譚)'에는 이런 말이 있다.
聽鶯啼則喜, 聞蛙鳴則厭.
꾀꼬리 울음을 들으면 기뻐하고, 개구리 울음을 들으면 싫어한다.
見花則思培之, 遇草則欲去之.
꽃을 보면 가꾸려 하고, 풀을 보면 뽑으려 한다.
듣기 좋고 시끄럽다거나 아름답고 보기 싫다는 것은 사람들이 기호에 따라 구분한 것이지, 천지자연의 본성으로 본다면 좋고 싫거나 옳고 그른 것이 있을 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조선 중기의 대학자 미수(眉叟) 허목(許穆)이 남긴 '어시재기(於是齋記)'에는 여기에 관한 명쾌한 말이 나온다.
담양(潭陽)의 관리 임후(任侯)가 어시재란 작은 집을 짓고 기문과 편액을 청하며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 옳은 것은 적고, 그른 것은 많습니다(於是者寡 於非者蓋衆)'란 글을 보낸다.
허목은 좋은 글이라 하고 명을 짓는다.
有是非, 明者擇之.
옳은 것과 그른 것은 명철한 사람이면 가려낼 수 있다네.
處是非難, 確於是爲難.
옳은 데 처하기가 어려운 게 아니라 확고하게 지키기가 어려운 법이라네.
이치가 이런데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사에는 자기가 하는 일은 모두 옳고 자기 생각이 항상 바르다고 본다.
그렇지만 옳은 방향으로 일을 했는데 결과로는 모든 사람에게 다 옳은 일은 적고 그른 일이 많기 때문에 세상이 시끄럽다.
물론 나쁜 방향인 줄 알면서도 밀고 나간 것은 아닐지라도 나중에 자세히 따져보면 옳은 것보다 그른 것이 많을 수 있다.
정책 하나하나가 국민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므로 입안 시행하는 당국자는 특히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是(이 시/옳을 시)는 ❶회의문자로 昰(시)는 동자(同字)이다. 해(日)처럼 정확하고 바르다(正)는 뜻이 합(合)하여 옳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是자는 ‘옳다’,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是자는 日(해 일)자와 正(바를 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正자는 성(城)을 향해 진격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바르다’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正자와 日자가 결합한 是자는 ‘태양(日)은 올바른 주기로 움직인다(正)’는 뜻이다. 즉 是자는 태양은 일정한 주기로 뜨고 진다는 의미에서 ‘올바르다’와 ‘옳다’라는 뜻을 가지게 된 것으로 해석한다. 是자는 때로는 ‘이것’이나 ‘무릇’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是(시)는 (1)옳음. 옳은 것 (2)도리(道理)에 합당함 (3)이. 이것. 여기. 이곳 등의 뜻으로 ①이, 이것 ②여기 ③무릇 ④이에(접속사) ⑤옳다, 바르다 ⑥바르게 하다 ⑦옳다고 인정하다 ⑧바로잡다 ⑨다스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의(義),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불(不),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다. 용례로는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을 시비(是非), 옳다고 인정함을 시인(是認), 그릇된 것을 바로잡음을 시정(是正),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날을 시일(是日), 마찬가지로나 또한을 역시(亦是), 만일에 또는 가다가 더러를 혹시(或是), 도무지나 전혀를 도시(都是), 변하여 온 사물의 처음 바탕을 본시(本是), 나라의 근본이 되는 주의와 방침을 국시(國是), 옳다고 여기에 확정되어 있는 그 정당의 방침을 당시(黨是), 회사나 결사의 경영 상의 방침 또는 주장을 사시(社是), 학교의 기본 교육 방침을 교시(校是), 민족 정신에 비추어 옳다고 여기는 주의와 방침을 민시(民是), 다른 것이 없이 곧을 변시(便是), 자기 의견만 옳게 여김을 자시(自是),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꼭 들어 맞음을 칭시(稱是), 시비를 가릴 줄 아는 마음을 시비지심(是非之心),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한다는 시시비비(是是非非), 옳고 그르고 굽고 곧음 또는 도리에 맞는 것과 어긋나는 것을 시비곡직(是非曲直), 옳으니 그르니 하고 시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일을 시야비야(是也非也), 어저께는 나쁘다고 생각한 것이 오늘은 좋다고 생각됨을 작비금시(昨非今是),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름을 사시이비(似是而非) 등에 쓰인다.
▶️ 寡(적을 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의지할 곳이 없다는 뜻의 夏(하)의 변형으로 이루어졌다. 집안에 의지할 사람이 적은 사람이, 전(轉)하여 '적다'의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寡자는 '작다'나 '약하다', '과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寡자는 宀(집 면)자와 夏(여름 하)자의 변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寡자의 금문을 보면 집안에 눈빛이 처량한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남편 없이 집안에 홀로 앉아있는 노인을 표현한 것이다. 寡자는 이렇게 처량한 노인을 그려 '과부'나 '약하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참고로 고대 중국의 왕들은 자신을 낮춰 부르는 말을 寡人(과인)이라고 했는데, 이는 寡자에 '작다'나 '적다'라는 뜻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寡(과)는 ①수량(數量)이 적다 ②작다 ③약(弱)하다 ④돌보다, 돌아보다 ⑤홀어머니, 과부(寡婦) ⑥늙은 과부(寡婦) ⑦주상(主上), 자기가 섬기는 임금을 다른 나라에 대하여 일컫는 겸칭(謙稱) ⑧왕후(王侯)의 자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적을 사(些),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많을 다(多), 무리 중(衆)이다. 용례로는 남편이 죽어서 혼자 사는 여자를 과부(寡婦), 입이 무겁고 침착함을 과묵(寡默), 욕심이 적음을 과욕(寡慾), 썩 적음이나 너무 적음을 과소(寡少), 말이 적음을 과언(寡言), 짝 잃은 한 마리 고니라는 뜻으로 배우자를 잃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과곡(寡鵠), 덕이나 복 등이 적고 얕음을 과박(寡薄), 재주가 뛰어나서 겨룰 만한 사람이 적음을 과륜(寡倫), 검소히 하고 절약함을 과약(寡約), 재주가 모자라 남에게 뒤짐을 과열(寡劣), 수효의 많음과 적음을 다과(多寡), 수효의 많음과 적음을 중과(衆寡), 적은 것으로 많은 것을 대적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과부적중(寡不敵衆), 듣고 보고 한 것이 적고 지식이 얕음을 일컫는 말을 과문천식(寡聞淺識), 말수가 적고 침착한 모습을 이르는 말을 과묵침용(寡默沈容), 적은 수효로 많은 수효를 대적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적은 사람으로는 많은 사람을 이기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중과부적(衆寡不敵), 두 과부가 슬픔을 서로 나눈다는 뜻으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동정한다는 말을 양과분비(兩寡分悲),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이라는 뜻으로 노자가 그린 이상 사회나 이상 국가를 이르는 말을 소국과민(小國寡民), 늙은 홀아비와 홀어미나 고아 및 늙어서 의지할 데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 또는 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환과고독(鰥寡孤獨), 짝을 잃은 새라는 뜻으로 남편이나 아내를 잃은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고자과학(孤雌寡鶴), 무슨 일에나 승낙을 잘 하는 사람은 믿음성이 적어 약속을 어기기 쉽다는 말을 경낙과신(輕諾寡信), 정혼하고 배우자가 죽어서 시집도 가보지 못하고 과부가 되었거나 혼례는 했으나 첫날밤을 치루지 못해 처녀로 있는 여자를 일컫는 말을 망문과부(望門寡婦), 나이가 젊어서 남편을 여읜 여자 또는 아주 젊은 시절에 된 과부를 일컫는 말을 청상과부(靑孀寡婦), 모든 상품은 다과에 의해서 그 값의 고하가 이루어짐을 일컫는 말을 다천과귀(多賤寡貴), 마음을 깨끗이 하고 욕심을 적게 함을 이르는 말을 청심과욕(淸心寡慾), 곡이 높으면 화답하는 사람이 적다는 뜻으로 사람의 재능이 너무 높으면 따르는 무리들이 적어진다는 말을 곡고화과(曲高和寡) 등에 쓰인다.
▶️ 非(아닐 비, 비방할 비)는 ❶상형문자로 새의 좌우로 벌린 날개 모양으로, 나중에 배반하다, ~은 아니다 따위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非자는 ‘아니다’나 ‘그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非자를 보면 새의 양 날개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非자의 본래 의미는 ‘날다’였다. 하지만 후에 새의 날개가 서로 엇갈려 있는 모습에서 ‘등지다’라는 뜻이 파생되면서 지금은 ‘배반하다’나 ‘아니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飛(날 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非(비)는 (1)잘못, 그름 (2)한자로 된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잘못, 아님, 그름 따위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그르다 ③나쁘다, 옳지 않다 ④등지다, 배반하다 ⑤어긋나다 ⑥벌(罰)하다 ⑦나무라다, 꾸짖다 ⑧비방(誹謗)하다 ⑨헐뜯다 ⑩아닌가, 아니한가 ⑪없다 ⑫원망(怨望)하다 ⑬숨다 ⑭거짓 ⑮허물, 잘못 ⑯사악(邪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을 비난(非難), 옳은 이치에 어그러짐을 비리(非理), 예사롭지 않고 특별함을 비상(非常), 부정의 뜻을 가진 문맥 속에서 다만 또는 오직의 뜻을 나타냄을 비단(非但), 제 명대로 살지 못하는 목숨을 비명(非命), 보통이 아니고 아주 뛰어남을 비범(非凡), 법이나 도리에 어긋남을 비법(非法), 번을 설 차례가 아님을 비번(非番), 사람답지 아니한 사람을 비인(非人), 잘못되거나 그릇된 행위를 비행(非行), 불편함 또는 거북함을 비편(非便), 결정하지 아니함을 비결(非決), 사람으로서의 따뜻한 정이 없음을 비정(非情),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을 시비(是非), 옳음과 그름을 이비(理非), 간사하고 나쁨을 간비(姦非), 아닌게 아니라를 막비(莫非), 그릇된 것을 뉘우침을 회비(悔非), 이전에 저지른 잘못을 선비(先非), 교묘한 말과 수단으로 잘못을 얼버무리는 일을 식비(飾非), 음란하고 바르지 아니함을 음비(淫非), 같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비일비재(非一非再), 중도 아니고 속인도 아니라는 비승비속(非僧非俗),꿈인지 생시인지 어렴풋한 상태를 비몽사몽(非夢似夢),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라는 말을 비례물시(非禮勿視), 모든 법의 실상은 있지도 없지도 아니함을 비유비공(非有非空) 등에 쓰인다.
▶️ 衆(무리 중)은 ❶회의문자로 眾(중)이 본자(本字), 众(중)은 간자(簡字)이다. 人+人+人은 사람을 셋 그려 많은 사람을 나타낸다. 目(목)은 日(일; 태양)이 변한 모양으로, 종의 집단이 태양 밑에서 땀을 흘리며 일 시켜지고 있는 모습이다. 나중에 많은 사람이 한군데를 바라보는 모양, 마음을 합(合)하여 일을 하다, 많은 사람, 많음이라 생각하였다. 더욱 나중에 자형(字形)을 目(목)을 血(혈)로 잘못 써 衆(중)이란 속체(俗體)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衆자는 '무리'나 '백성'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衆자는 血(피 혈)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피'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衆자는 갑골문에서부터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거친 글자다. 갑골문에서는 많은 사람이 뙤약볕에서 일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태양 아래에 3명의 사람을 그렸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日(날 일)자가 罒(그물 망)자로 잘못 바뀌게 되었고 해서에서는 다시 血로 잘못 표기되면서 지금 衆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衆자는 본래 사람이 많은 것을 뜻하기 때문에 지금은 '많은 사람'이나 '대중', '백성'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衆자는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변화했기 때문에 眾자나 㐺자 众자와 같은 여러 글자가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衆(중)은 ①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②군신(群臣: 많은 신하), 백관(百官) ③백성(百姓), 서민(庶民) ④많은 물건 ⑤많은 일 ⑥차조(찰기가 있는 조) ⑦땅, 토지(土地) ⑧장마(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 ⑨성(姓)의 하나 ⑩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속(屬), 무리 휘(彙), 무리 도(徒), 떼 부(部), 붙을 부(附), 무리 대(隊), 무리 훈(暈), 무리 조(曹), 무리 등(等), 무리 군(群), 무리 배(輩), 무리 유/류(類), 무리 당(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적을 과(寡)이다. 용례로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나 의논을 중론(衆論), 여러 사람의 지혜를 중지(衆智), 뭇사람의 뜻이나 생각을 중지(衆志), 많은 사람들을 중생(衆生), 수효의 많음과 적음을 중과(衆寡), 맏아들 이외의 모든 아들을 중자(衆子), 여러 사람을 중인(衆人), 많은 백성을 중민(衆民), 많은 사람의 말을 중언(衆言), 많은 사람들의 뜻을 중의(衆意), 많은 어리석은 사람들을 중우(衆愚), 수 많은 교인을 중교(衆敎), 사회를 이루는 일반 사람을 공중(公衆), 수가 많은 여러 사람을 대중(大衆), 다수의 백성을 민중(民衆), 한 곳에 무리지어 모여 있는 사람들을 군중(群衆),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을 언중(言衆), 강연이나 설교 등을 듣는 군중을 청중(聽衆), 구경하는 무리를 관중(觀衆), 많은 사람이나 여러 사람을 다중(多衆), 뭇 사람들에게 깨우침을 경중(警衆), 어디에 많이 모인 뭇사람을 회중(會衆), 여러 소경이 매질하듯 한다는 뜻으로 아무데나 가리지 않고 마구 때린다는 말을 중고지장(衆瞽之杖), 장님 코끼리 말하듯이 전체를 보지 못하고 일부분을 가지고 전체인 것처럼 말한다는 말을 중맹모상(衆盲摸象), 적은 수효로 많은 수효를 대적하지 못한다는 말을 중과부적(衆寡不敵), 여러 사람의 입을 막기 어렵다는 뜻으로 막기 어려울 정도로 여럿이 마구 지껄임을 이르는 말로 중구난방(衆口難防), 뭇사람의 분노를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말을 중노난범(衆怒難犯), 여러 사람의 마음이 성을 이룬다는 뜻으로 뭇사람의 뜻이 일치하면 성과 같이 굳어진다는 말을 중심성성(衆心成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