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omberg News, 12/01】
1. OPEC+ 실망에 유가 급락
OPEC+ 산유국들이 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가 추진한대로 하루 100만 배럴 추가 감산하기로 합의함. 다만 관례적 커뮤니케이션 대신 개별 국가별로 산유량 등 구체적 합의 내용을 발표하기로 하면서 원유 트레이더들을 실망시킴. 이번주 초 배럴당 80달러를 하회했던 브렌트유는 목요일 한때 84달러선을 회복했으나 곧 반락해 82달러대로 내려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3.6% 넘게 밀렸음. 일부 국가들의 생산 쿼터를 놓고 일주일 넘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당초 예정됐던 OPEC+ 각료회의마저 연기한 끝에 타협을 이끌어냈음. 사우디는 예상대로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내년 1분기 말까지 연장하기로 함. 브라질이 내년부터 OPEC+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산유량을 하루 380만 배럴로 늘릴 예정이라 당장 공급 축소엔 도움이 되지 않음. UBS Group의 Giovanni Staunovo는 OPEC+가 석유시장을 계속해서 주도하고 싶어한다며, 내년 초 계절적 수요 약화를 감안해 적극적 스탠스를 유지하려 한다고 진단. CIBC Private Wealth의 Rebecca Babin는 막판까지 버텼던 나이지리아와 앙골라가 아마도 마지못해 문서상으로만 동의했을 뿐 실제로 감산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내다봄.
2. 미국 경제 곳곳에서 둔화 신호...물가, 소비지출, 노동시장 약화
연준이 선호하는 기저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10월 상승률은 전년비 3.5%로 2021년 4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이전치 3.7%에서 후퇴. 전월비는 0.2%로 9월 0.3%에서 하락. 헤드라인 PCE 물가지수 상승률 역시 전년비 3.0%, 전월비 0.0%으로 크게 약해졌음.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실질 개인소비 증가율은 10월 0.2%로 9월 하향 조정된 0.3%에서 둔화됐고, 10월 개인소득은 0.2% 증가에 그침.
11월 18일 마감 주간 연속 실업급여 수급자 수는 192만 7000명으로 약 2년래 최대를 경신. 추수감사절 연휴가 포함된 11월 25일 마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전주 대비 7000명 늘어난 21만8000명으로 집계됨. Comerica Bank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Bill Adams는 “연준이 현재 동결 기조에 있지만 금리 인하로의 전환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둔화되고 고용 시 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함.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속 실업급여 수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실업률이 11월 4%에 도달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봄. 전일 공개된 연준의 베이지북은 가계가 재량적 지출을 주저함에 따라 경제활동이 최근 몇 주 사이에 둔화되었다고 진단.
3. 윌리엄스 연은총재 ‘제약적 정책 당분간 이어질 것’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연준의 기준금리가 최고 수준 또는 그 근처에 있으며, 통화 정책이 “상당히 제약적”이라고 거듭 강조함. 그는 금리가 “25년 만에 가장 제약적으로 추정된다”며, “균형을 완전히 회복하고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우리의 2% 장기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 제약적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브레튼우즈위원회 회의에서 말했음. 2022년 3월 제로 부근이었던 정책금리를 공격적 인상 행진을 통해 올 7월 5% 위로 끌어올린 연준 위원들은 12월 FOMC 회의에서 또다시 동결을 선택할 전망. 채권 트레이더들은 이제 내년 5월까지 첫 25bp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 중.
윌리엄스는 연설 후 기자들에게 시장의 전망에 대해 “그다지 밤잠을 설치지 않고 있다”며,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과 경제의 전개 상황에 달려 있다고 덧붙임. 그는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하락해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상승률이 내년 2%를 약간 웃돌고 2025년엔 2% 목표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함. “우리는 제약적 스탠스로 갔고,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추가로 더 해야할지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음. 만일 물가 압력이 자신의 예상보다 끈질기게 갈 경우 “추가적 정책 강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임. 한편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연준의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데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며, 자신은 인하를 생각하지 않고 있고 인상이 끝났다고 말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함.
4. 유로존 11월 인플레이션 2.4%...내년 4월 ECB 금리 인하 베팅 확신
유럽중앙은행(ECB) 위원들은 정책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또다시 급락해 경제 상황이 그들의 예상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 11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2.4%로 시장 예상치 2.7%을 하회하며 2021년 7월래 최저치를 기록. 벌써 3개월 연속 시장 전망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셈. 지난 8월만해도 5.3%로 지금보다 두 배 이상 가팔랐음. 투자자들은 이르면 내년 4월 ECB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베팅에 보다 확신하고 있음. 피에르 분쉬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가 투자자들의 통화 완화 베팅으로 ECB의 정책 기조가 훼손될 경우 금리를 다시 올려야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등 여러 ECB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도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완화됨에 따라 12월 14일 정책회의에서 ECB는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하고 물가 전망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짐. 앞서 ECB는 2% 목표 도달 시기를 2025년 하반기로 내다봤었음. Bantleon의 Joerg Angele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내년 초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상당히 빠르게 내려오고 있다고 깨닫게 된다면 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진단. 파비 오 파네타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결국 물가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경제활동에 불필요한 피해와 금융 안정 리스크를 피해야만 한다”고 목요일 강조. 반면 대표적 매파인 요하임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여전히 상방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함.
5. BOE 위원 ‘영국 금리, 생각보다 덜 제약적일 수도’
메건 그린 영란은행(BOE) 위원은 자연실업률과 자연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생각만큼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 9명의 BOE 통화정책위원회에 가장 최근 합류한 그린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경기침체보다 여전히 더 큰 위협으로 금리를 “오랫동안 제약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 “너무 적은 조치를 취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으며, 결국 인플레이션에 반해 정책을 더 긴축해야만 할 수 있다. 그럴 경우 경제가 더 크게 둔화될 수 있다”며, 이는 “최악의 옵션”이라고 말했음. 기업들이 여전히 빈 일자리를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임금 상승세를 억제하려면 실업률이 더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 게다가 투자가 늘어 글로벌 저축 과잉이 소진되면서 자연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함.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정책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덜 제약적일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해선 정책금리와 실업률 모두 자연적 수준 위에 있어야 한다고 덧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