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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야권 3당은 연정 합의 발표...그러나 대통령은 여당에 정부 구성 요청
◦ 폴란드, 총선 이후 야권 3당은 연정 구성에 합의...유럽연합(EU)와 관계 개선 추진
- 폴란드에서 10월 15일 진행된 총선 결과 여당인 법과정의당(PiS)이 194석을 확보하여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으나 과반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최대 야당인 시민연합(KO)이 157석으로 2위를 차지했고 65석을 확보한 제3의 길(Third Way), 26석의 신좌파당(Lewica)과 연정에 합의하며 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게 되었다. 11월 10일 도날트 투스크(Donald Tusk) KO 대표는 두 정당과 연정 협상이 타결되었다고 발표하며, 폴란드의 미래를 책임질 준비가 되었다고 밝혔다.
- 폴란드는 PiS 정부가 추진한 낙태 금지법, 법치주의 문제로 유럽연합(EU)과 갈등을 빚어왔으며, 이에 약 360억 유로(한화 약 52조 원) 규모의 기금이 동결된 바 있다. 선거 운동 기간 투스크 대표는 선거 공약으로 자신이 집권하면 EU와의 관계를 재건하고, 12월까지 동결된 기금을 해제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약 이행을 위해 투스크 대표는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집행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해당 사안에 대하여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야당 3당, 새 정부에서 추진할 다양한 정책에 대해 발표
- 야당 연합은 새 내각에서 친환경, 낙태, 국방 등과 관련한 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KO는 석탄 비중이 높은 전력 부문 개선, 신좌파당은 재생 에너지 확장, 국가 전력망 현대화를 추진할 것이라 공약했으며, 제3의 길은 ‘모든 가정에 발전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에너지 자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
- 신좌파당은 기존 낙태에 대한 전면적 금지 규정을 폐지하고, 낙태를 돕는 사람들에 대한 처벌 규정도 바꿀 것이라고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임신 후 최대 12주까지 낙태를 합법화하고, 태아의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강간,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은 24주까지 낙태가 허용된다. 의사가 임신 중절 거부할 경우 해당 의료시설에서 다른 의사를 통해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는 조항도 추가되었다. 낙태법과 관련하여 KO는 개정을 지지한다고 선언했으나, 제3의 길은 낙태법 개정을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한편, 야당 연합의 유력한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전 정부의 국방력 강화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011~2015년 국방부 장관을 역임한 토마시 시에모니아크(Tomasz Siemoniak) 폴란드 전 국방부 장관은 전 정부에서 체결된 계약을 유지할 것이며, 폴란드가 동맹국들이 예측할 수 없는 국가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전 정권 책임자들의 투명성이 부족하고, 야당과 소통이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존에 계획된 30만 명 규모의 군대 양성 계획도 비현실적이라 말하며, 인구와 노동 시장 상황에 맞춰 총 병력 22만 명에 15만 명의 전문 병력 양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리우시 브와슈차크(Mariusz Błaszczak)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시에모니아크 전 장관이 군 규모를 축소하여 안보를 약화시키려 한다고 비난했다.
◦ 폴란드 대통령, 모라비에츠키 총리를 재임명...야당은 의회 의장 선출
- 안제이 두다(Andrzej Duda) 폴란드 대통령은 과반을 확보해 정부를 구성 기회를 달라는 야당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Mateusz Morawiecki) 폴란드 총리를 총리 지명자로 다시 임명하여 새 정부 내각을 구성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정당에 첫 정부 구성 기회를 주는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11월 27일까지 새 정부 내각을 공개해야 한다.
- 11월 13일 하원 첫 회의에서 야당인 폴란드 2050(Poland 2050) 소속의 방송인 출신 시몬 호워브니아(Szymon Holownia) 의원이 265표를 얻어 의장으로 선출되었다. 호워브니아 의장은 이번 의회가 PIS 집권 당시처럼 논쟁의 여지가 있는 법안을 추진하며 정부에 봉사하지 않을 것이며, 이번 투표는 폴란드를 책임질 의회 다수당이 있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두다 대통령은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해 의회의 입법에 거부권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자신의 거부권이 선거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변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 야당 연합, 대통령이 시간을 낭비한다고 비판...총리는 연정 구성을 위해 야당 설득에 나서
◦ 야당 연합, 두다 대통령이 여당에 기회를 주어 시간을 낭비한다고 비판
- 두다 대통령이 모라비에츠키 총리에 새 내각 구성 권한을 준 것에 대해 투스크 대표는 두다 대통령이 유권자들의 뜻을 무시하며 시간을 낭비하여 국가적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투스크 대표는 대통령이 시간을 훔치고자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야당 연합이 끝내 집권하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 두다 대통령이 PiS에 정부 구성 기회를 먼저 준 것에 대해 사회학자 스타니스와프 모체크(Stanislaw Mocek)는 민주주의 체제 폴란드 역사상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졌으며, 이는 PiS가 추가 자금을 확보하고, 주요 정부 직책에 직원을 배치하여 시간을 벌기 위한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정치 분석가 야로스와프 쿠이스즈(Jaroslaw Kuisz)는 PiS가 다음 기회를 기다리며, 야당 연합 사이 불화를 촉발하는 전략을 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 모라비에츠키 총리 지명자, 정책 계획에 야당의 정책이 포함되었다며 지지 촉구
- 모라비에츠키 총리 지명자는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에서 추진하고자 하는‘폴란드 문제의 십계명(Decalogue of Polish Matters)’ 정책안을 발표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 지명자는 연금, 노인을 위한 신규 서비스, 교육, 과학 분야에 대한 정부 지출 증가, 에너지 안보, 임금 인상, 주택 건설 촉진과 같은 정책 계획이 있다고 설명하며, 자신의 새 내각은 당파적이지 않고 균형 잡힌 내각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정책안에 따르면, 임기 중 평균 월급이 1만 즈워티(한화 약 323만 원)에 도달하도록 최저 임금을 인상할 계획이다.
- 또한, 모라비에츠키 총리 지명자는 자신이 발표한 정책은 중도 우파 성향의 폴란드 2050, 극우 연합(far-right Confederation), 신좌파의 정책과 일치한다고 주장하며, 새 내각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어 기한 내에 새 장관들의 명단을 공개할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두다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당 대표들과 협의하는 동안 야당이 완벽히 일치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투스크 대표는 자신의 총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Polskie Radio, Polish PM-designate urges opposition to back new gov't, 2023.11.20.
Euractiv, Upcoming interview suggests Polish president does not want Tusk for PM, 2023.11.20.
TVP World, Poland’s acting Prime Minister Morawiecki unveils ‘Decalogue of Polish Matters’, 2023.11.20.
Polskie Radio, PM promises higher pay, more homes for Poles, 2023.11.17.
Polskie Radio, New Polish bill seeks to legalise abortion up to 12 weeks, 2023.11.15.
Notes from Poland, Polish Left announces bills to liberalise abortion law on first day of new parliament, 2023.11.14.
Gulf Times, Poland’s pro-EU bloc wins speaker post, 2023.11.14.
AP News, Poland’s new parliament choses a speaker, but the transition of power is delayed by president’s move, 2023.11.13.
Politico, New broom in Poland’s parliament as the opposition takes power, 2023.11.13.
Euronews, Poland's parliament convenes as two opposing camps claim victory in its national elections, 2023.11.13.
Aljazeera, Poland’s pro-EU opposition parties reach coalition agreement, 2023.11.10.
BBC, Polish president gives Mateusz Morawiecki opportunity to form government, 2023.11.07.
France24, Polish president taps outgoing PM to form government despite lack of majority, 2023.11.07.
Politico, Poland’s military gets strong backing from incoming government, 2023.11.02.
Economist, Beefing up Poland’s armed forces, 2023.11.02.
Polskie Radio, Polish president appoints new foreign policy aide, 2023.10.30.
Anadolu Agency, Polish president drags out formation of new government, 2023.10.27.
The Guardian, Poland’s climate-friendly coalition warned of obstacles to emissions goals, 2023.10.24.
Euronews, EU Policy. ‘We have our future’: Why climate campaigners are celebrating Poland’s election result,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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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폴란드, 최대 12주까지 낙태 합법화하는 새 법안 추진 (2023. 11. 17)
2. 폴란드 하원, 신임 의장으로 야당 의원 선출 (2023. 11. 15)
3. 폴란드 친EU 야당, 연정 합의에 도달 (2023. 11. 14)
4. 폴란드 대통령,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총리에 정부 구성 기회 제공 (2023.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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