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絃 위의 새_문인수(1945 ~ )
시베리아 쪽으로 멀리 지나가는 철새,
노랑딱새 한쌍이 우리 집에 둥지를 틀었다.
처마 아래, 창틀 위 맨 구석에 우묵하게
검불 따위를 모아 알을 품더니
새끼 네 마리를 깠다.
암수 교대로 연신 먹이를 물어 나르며 주거니 받거니
6월, 즐거운 소리가 한동안 끊이지 않았다.
간밤에, 새의 보금자리가 바닥났다. 오, 깨끗이 핥아 먹은
고양이 밥그릇!
이 작은 허공에다 금세 새로 현絃을 메웠는지, 새 운다.
참말로
새 우는 소리라곤 생전 처음 듣겠다. 이것이 바로
심금心琴인 줄 알겠다. 뜰을 디디니
시멘트 바닥이 길게 금이 갈 정도다. 전깃줄이며 대추나무
우듬지에,
장독대며 지붕 꼭대기에도 붙들려
자지러질 듯 못 박히는 새, 아무리 파닥거리며 애를 써도
세계의 중심은 중심에서 끝내
내뺄 수 없고, 그 어떤 뻰찌로도 빼낼 수 없구나.
한 점, 새의 언 발이 탄주彈奏하는
시베리아 동부 지역, 사할린까지 비었다.
[2015년 발표 시집 「나는 지금 이곳이 아니다」에 수록]
《Lincoln's Lament, 링컨의 애가哀歌》
마이클 호페(1944 ~ ) 1994년 발표 앨범 수록곡입니다.
https://youtu.be/vQJ42my7a_c?si=OzV3Ux8GRFylI4A1
첫댓글 ㅎㅎ
크 ~~
감동입니다 ~~
멋진 작품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오늘도 해피데이 🐦 🐦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을
단장지애斷腸之哀라고 하더군요.
(창자가 끊어질 듯한 슬픔 말입니다.)
시원하고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