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저트 킬러'로 불리며 32년 6개월을 사형수로 복역한 데이비드 레너드 우드(67)가 13일(현지시간) 독극물 주사로 사형 집행이 예정돼 있었는데 텍사스주 항소법원이 이틀 앞두고 중단하라고 판결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우드는 여섯 소녀와 젊은 여성들을 살해하고 엘 파소 근처 사막에 암매장한 혐의로 1992년 사형을 언도 받았다.
텍사스주의 사형 집행 중단과 거의 동시에 루이지애나주에서는 처음으로 질산 가스를 이용해 오는 18일 제시 호프먼의 사형을 집행하려던 것을 중단하도록 판결이 내려졌다고 일간 USA 투데이가 전했다. 호프먼은 1996년 몰리 엘리엇(28)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선고됐다.
우드는 2009년에도 사형 집행을 24시간가량 앞두고 형 집행이 유예된 일이 있었다. 변호인들은 그에게 지적 장애가 있어 형 집행이 의미 없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은 재판부에 의해 기각됐다. 이에 따라 우드는 13일 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이 주의 최고 형사 법정인 텍사스 형사항소법원은 이날 우드가 무고하다는 주장을 새롭게 제기한 마지막 항소를 받아들여 "추후 명령이 내려질 때까지" 형 집행을 잠시 멈추라고 판결했다. 세 쪽짜리 판결 요지에는 상세한 내용이 기재돼 있지 않았다.
32년 2개월을 사형수로 복역하며 죽을 날만을 기다린 것은 텍사스 역사에서 가장 긴 기록이다. 이전 사건으로 인한 수감 기간까지 합하면 37년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우드가 1987년에 저지른 살인 사건은 그가 감방 룸메이트에게 자신이 "데저트 킬러"라고 떠벌였다고 당국이 밝힐 때까지 여러 해 동안 미제 사건이었다. 희생자들의 시신은 엘 파소 북동쪽 사막 지대에 야트막하게 묻힌 채로 발견됐다.
당국은 우드가 희생자들을 차에 태워 사막으로 끌고 가 그곳에서 성폭행한 뒤 살해한 것으로 봤다. 희생자들은 로사 카시오, 아이비 윌리엄스(이상 23), 카렌 베이커(21), 안젤리카 프로스토(17), 데시레 휘틀리(15), 돈 스미스(14)다. 두 소녀 마조리 녹스(14)와 멜리사 알라니스(12), 셰릴 바스케스디스무크스(19)은 실종 신고가 됐지만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
우드는 복수의 전과가 있는 성범죄자로 정비공 일을 했는데 무고함을 오랫동안 주장했다. 그는 최근 항소 이유서에 "난 그 짓을 하지 않았다. 난 이 사건에 무죄다. 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텍사스 사면 가석방 위원회는 사형 판결을 감형하거나 90일 동안 형 집행을 유예해달라는 요청을 기각했다. 변호인들은 2011년 스미스가 입었던 옷감에 묻어 있던 혈흔을 검사한 결과 남성 유전자(DNA)가 우드의 것이 아니라는 등 수백 가지 증거들을 모았다고 주장했다. 텍사스 검찰청은 새로운 DNA 검사 결과에 반박하고 있으며 다양한 법원들이 우드의 요청을 기각했다.
이날 법원 결정에 앞서, 우드의 변호인 가운데 한 명인 그레고리 윌커시는 당국이 우드를 용의자로 지목했을 때 갖고 있는 증거에 입각하지 않고 그(의 성향)에 집착했다면서 "우리는 이 점을 법정에서 명확히 할 것이며, 누구라도 경청할 것”이라고 자신했다고 AP는 전했다.
일간 USA 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총살로 집행된 브래드 키스 시그먼 등 올해 미국에서 여섯 사형수가 처형됐다.
호프먼을 비롯해 다음주 미국에서 다섯 사형수의 형 집행이 계획돼 있었다. 애리조나주는 17일 애런 건치스에게 독극물 주사 집행을 할 예정이다. 20일에는 두 건의 사형 집행이 예정돼 있다. 오클라호마주는 웬델 그리섬을, 플로리다주는 에드워드 토머스 제임스의 형을 집행할 예정인돼 둘 다 독극물 주사로 저형된다. 루이지애나주는 17일 질산 가스로 크리스토퍼 세풀바도 처형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가 옥중에서 81세를 일기로 자연사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