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代 '생애 첫 車' 마련… 금융상품 어떤 게 있나
지금까지 내내 'BMW(대중교통과 도보를 뜻하는 Bus, Metro, Walking의 첫글자를 딴 말)족'으로 지내왔던 새내기 회사원 김희석(28)씨. 이번에 큰맘 먹고 난생처음 차를 구입하려는데, 현금으로 사자니 부담이 크다. 그런데 올해부터 자동차 관련 금융상품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현찰이 넉넉하지 않아도 차를 살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솔깃해졌다. 과연 20대가 생애 첫차를 마련하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유형별로 나눠서 자세히 살펴본다.
◆단골 은행이 있고 신용등급 높다면
직장생활을 3~4년 정도 했고 그동안 성실히 신용거래를 해서 신용등급을 높였다면 시중은행들이 내놓은 자동차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비용(금리+취급수수료) 면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다.
대출금액의 일정 비율을 일회성으로 납부하는 취급수수료를 없애고 자동차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을 면제하는 등 소비자 부담을 대폭 줄인 게 특징이다. 급여이체 등 거래 요건에 따라 우대혜택을 받으면 연 6%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어 금리 경쟁력이 높다.
다만 은행들이 판매하는 대출 상품은 혜택이 큰 만큼, 조건이 까다롭다. 자동차 계약 후 다시 은행 지점을 찾아야 하고 준비해야 할 서류도 많다. 또 신용등급이 전체 10등급 중에서 5등급 이상은 되어야만 이용 가능하다.
우리은행이 지난 4월 선보인 '우리V오토론'은 코픽스 기준금리가 적용된다. 개인 신용도와 차 가격, 은행거래 실적에 따라 최대 1억원(차 값의 최대 90% 범위 내에서)까지 대출가능하며 대출금리는 연 5.33~ 6.21%(18일 코픽스 신규취급액 기준) 수준이다. 1000만원 이상 대출 후 우리카드로 차량대금을 일시불로 결제하면 결제금액의 최대 1.5%를 캐시백 받을 수 있고 거래 실적에 따라 최고 0.3%포인트까지 금리 우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은행들과 달리 대출기간별로 1.4~4.7%의 지급보증료를 부담해야 한다.
◆신용도가 있지만 현금이 약간밖에 없다면
자동차 금융에서 전통 강호인 캐피탈사들에 도전장을 낸 카드사들은 취급수수료와 근저당 설정이 면제된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또 일정 부분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20대라면, 캐시백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활용해 자동차 값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카드의 '스마트 오토서비스'는 현금으로 자동차를 사면서 전용 체크카드로 결제하는 소비자에게 결제금액의 1%를 현금으로 되돌려 준다. 국내외 브랜드 및 전체 차종을 이용할 수 있다. 모자라는 금액은 카드사 할부금융을 활용하면 된다. 삼성카드의 '자동차 카드할부서비스'는 새 차 구매할 때 별도 서류 작성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최장 36개월까지 이용할 수 있고 금리는 연8.2~8.7%(6월 말까지 적용금리)이다.
◆차값이 싼 중고차 선호한다면
중고차는 금융 서비스 절차가 까다롭고 캐피탈 금리도 연 20%를 넘어 일시불로 사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중고차를 신용카드 할부로 살 경우 절차가 간단하고 중고차 캐피탈 상품의 금리보다 적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중고차를 리스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도 나왔다. 운전량이 많은 청년사업가라면 리스 할부를 이용해 차를 구입할 경우 차에 들어가는 비용을 손비처리 할 수 있어 좋다. 만일 신차 리스의 월 납입금이 부담스럽다면 중고차 리스상품을 이용하면 된다.
현대캐피탈에서 지난해 출시한 '중고차 리스'는 사용금액이 100% 손비처리 되면서도 월 납입금은 신차 리스료의 70% 수준이다. 출고 후 1~2년 된 차량을 공급하기 때문에 차량 상태도 다른 중고차에 비해 양호하다.
◆할부기간을 길게 하고 싶다면
"손에 쥐고 있는 현금은 200만~300만원 수준. 신용거래 실적이 적어 신용카드나 은행대출은 어려운데, 갓 직장생활을 시작한 터라 할부금 갚기도 부담스럽고…."
이런 고민을 가진 20대라면 캐피탈사의 할부상품을 이용해서 차를 사볼 만하다. 캐피탈 상품의 특징은 할부기간을 최대 72개월까지 늘려서 월 상환액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이다. 단, 그만큼 취급수수료나 금리가 더 오를 수 있으니 유의하자. 평균 금리도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높지만, 특정 자동차 회사와 연계된 캐피탈사를 이용하면 차종에 따라 우대금리나 취급수수료 할인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현대캐피탈, 르노삼성자동차를 살 경우 르노캐피탈을 이용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