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10월이 가는구나!
2023년 10월 31일 화요일
음력 癸卯年 구월 열이렛날
우와~
10월 마지막날, 이른 아침 안개가 장난이 아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음'이란 말이 이럴 때는 쓰는
말은 아닌데 실제론 그렇다. 집에서 내려다보이는
7~80m 거리의 단지 입구 카페가 안보일 정도...
쌀쌀한 아침과 포근한 한낮의 큰 일교차로 인하여
안개가 심하게 끼는 것이라고 한다. 아침 안개가
끼면 한낮엔 햇볕좋은 날씨가 될 것이라고 말하던
옛날 어르신들의 그 말씀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경험에 의하며 거의 대부분
맞는 것 같다. 새벽에는 하얗게 서리도 내렸더니
이른 아침에는 그새 다 녹았다. 기온은 영상 2도...
예보에 내일과 금, 토, 일 주말에는 비소식이 있다.
이 시기에 비가 내리면 기온이 뚝뚝 떨어지겠지?
그건 그렇고, 그리 춥지는 않지만 스산한 느낌이
들어 난롯재를 비우고 장작을 가득 넣어 난롯불을
지폈다. 훈훈함이 너무 좋다. 나이가 들수록 춥게
사는 것은 안좋다고 한다. 하여 따뜻하게 살자며
난롯불을 지핀 것이다.
어제는 자동차 트렁크에 나무를 잔뜩 싣고 나르는
일을 잠시 했다. 불쏘시개용으로 쓰려고 자잘하게
잘라놓은 나뭇가지와 우여곡절 엉뚱한 짓을 하여
쪼개놓은 장작을 다용도 창고에 옮겨놓은 것이다.
조금이라도 날씨가 좋을 때 시나브로 해놓는 것이
고생을 덜하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장작집의
장작도 다용도 창고에 옮겨놓아야 한다. 겨울날에
눈이 내리거나 찬바람이 불고 추운 날을 대비하는
것이라서 해야하는 일이다. 촌부야 상관이 없지만
아내가 불을 지필때 밭가의 장작집까지 왔다갔다
하는 수고를 미리 덜어주는 것이라서 꼭 해야한다.
농사 끝내고 김장한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좀 쉬었다 하지 그새를 못참고 힘든 일을 하느냐고
아내의 성화가 심하다.
어제 오후 아내와 함께 잠시 원주에 다녀왔다.
이틀전 김장하던 날 안경을 망가뜨렸다. 김칫소를
넣느라 쇼파에 안경 벗어둔 것을 모르고 깔고앉아
안경 다리가 두 개 다 부러져서 못쓰게 된 것이다.
안경 바꾼지 한 2년이 되어 렌즈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는데 이놈 촌부의 엉뎅이가
그걸 어찌 알고서 안경 다리를 팍 부셔주었는지?
예전에는 최소한 1년에 한번씩 시력검사를 하여
렌즈를 교체하곤 했었는데 산골살이를 하면서는
그게 그렇게 잘 안된다. 새로 맞춘 안경도 잘 맞고
바꾼 렌즈도 촛점이 잘 맞아 새로운 세상을 보는
그런 느낌이라서 너무나 좋다.
아~참!
어제 아침나절 아내의 외출시간에 맞춰 자동차에
밭설거지를 하여 벗겨놓은 멀칭비닐을 수거장에
갖다놓았다. 마을 외곽에 마련해놓은 수거장에는
시건장치가 되어있다. 비번을 몰라 마을 아우에게
전화하여 출입문을 열고 멀칭비닐을 쌓아놓았다.
나오며 시건장치를 잠그고 나왔는데 부녀회장인
제수氏가 전화를 했다. 내가 뭘 했는지 아시면서
"아저씨! 뭐하세요?"라고 했다. 사방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는데 하며 어리둥절하여 이렇게 말했다.
"내가 멀칭비닐 수거장에 있는 걸 어찌 아세요?"
했더니 "스마트폰에 아저씨가 거기에 계신다고
선명하게 뜨는 걸요.ㅎㅎ"라고 하는 것 아닌가?
"아하~ CCTV가 설치되어 있었군요?ㅎㅎ"라고
했더니, "아저씨 일거수일투족이 다 보인다니요."
라고 하여 웃었다. 도로 안쪽에 마련된 수거장에
하도 지나다니는 행인들이 쓰레기를 버리거나
마을 주민들 중에 일부가 멀칭비닐이 아닌 것을
버리는 바람에 치우고 정리하는 것에 애를 먹어
CCTV를 설치했다는 말을 언젠가 마을 아우에게
들은 기억이 난다. 주민들도 아무것이나 버리지
안았으면 좋겠고 관광객이나 행인들도 최소한의
공중질서를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가는 시월이 마무리 잘 하셔요
감사합니다.^^
화목난로의
불기운을 보니
썰렁한 분위가
훈훈해지는 느낌
좋으네요.
10월 마무리
잘하시고, 즐거운
11월 맞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