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한 날 : 2024년 8월 29일 (목) 오후 3시30분 ~
* 읽어준 책 : 《길어도 너무 긴》 (강정연 글, 릴리아 그림, 길벗어린이)
《늑대 할머니》 (에드 영 글 그림, 여을환 옮김, 길벗어린이)
《안돼!》 (마르타 알테스 글 그림, 이순영 옮김, 북극곰)
* 함께 한 친구들 : 1학년 7명
중흥 돌봄터에서는 책 읽어주기 활동 전인 3시쯤 간식을 먹는 시간인 것 같아요.
1학년 친구들 대부분은 일찍 먹고 공부방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학원 일정 때문에 조금 늦게 간식을 먹는 친구들이 있어요.
오늘은 영준이랑 시후가 조금 늦게 들어와서 잠시 동안이지만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생깁니다.
돌봄터 1, 2학년 반장을 뽑았는데 로아가 반장, 시후가 부반장이 되었다는 이야기부터 가윤이는 지난 주 베트남에 놀러갔다온 뒤 아파서 오늘은 빠졌다는 소식, 가희가 9월 언제쯤 강원도로 물놀이 간다는 이야기, 로아는 올해까지만 구미에 살고 내년부터는 대구로 이사 간다는 소식까지...
몇 분 안되는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1학년 친구들의 모든 근황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지요.
오늘 맨 먼저 읽은 책은 《늑대 할머니》입니다.
표지 그림을 보고 좀 무서울 것 같다는 친구도 있고, 하나도 안 무섭다고 우기는 친구도 있었어요.
'중국의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서 우리나라 옛날 이야기와 어떻게 다른지 함께 읽어보자고 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서 잘 들었습니다.
엄마가 아이들만 남기고 나가는 부분, 늑대가 변장을 하고 들어오는 부분, 엄마와 달라서 의심하는 부분, 나무 위로 올라가는 부분 등이 비슷하다고 했어요.
우리나라 이야기는 오누이인데 여기서는 세 자매인 점이 다르고, 은행 열매 이야기도 다르고...
같은 점과 다른 점들을 찾아내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눈 여자 친구들과 달리, 영준이랑 시후는 내용이 조금 지루했다고 해요.
두 번째 읽은 책은 《길어도 너무 긴》입니다.
연서는 빨간 색 코끼리가 너무 예쁘다고 했는데 영준이는 빨간 코끼리는 말도 안된다고 했어요.
코끼리의 길다란 코 위에 동물들이 한 장면씩 등장하고, 곰 한마리, 호랑이 두 마리, 사슴 세 마리가 반복되자 눈치빠른 로아가 "아, 이거 하나씩 숫자가 늘어나는 거 아니예요?" 합니다.
이야기의 패턴을 눈치 챈 친구들이 다음 장면에서는 어떤 동물들이 몇 마리 나올지 짐작을 해 보았어요.
각 페이지마다 반복되는 "코끼리 코인 줄도 모르고요."는 다같이 반복해서 외쳤구요.
영준이는 너구리 일곱 마리가 코끼리 코 위에서 빨래를 하는 장면을 보고, 방망이 두들기는 너구리 때문에 코끼리가 너무 아프겠다고 걱정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안돼!》입니다.
가희가 이 책을 읽은 적이 있다고 했지만, 친구들을 위해서 내용을 먼저 아는 척 안하기로 했어요.
뭉치의 장난이 계속 이어지고 매 장면마다 가족들이 점점 더 길게 "안돼애애애애애!!"를 외치는 부분은 또다시 모든 친구들이 입을 모아 큰 소리로 외치면서 읽었어요.
가져간 3권을 다 읽었는데 갑자기 연서가 "오늘은 왜 옛날 이야기 책은 없어요?" 합니다.
"처음에 읽은 《늑대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인데... 중국 옛날 이야기.."
"헐! 중국 이야기였어요? 중국 나쁜 나라인데.."
"야! 일본이 더 나빠"
"전에는 그랬는데 요새는 한국이랑 일본이랑 좀 친해져서 중국이 더 나빠"
"아냐. 북한이 제일 나빠. 오물 풍선 막 보내잖아."
갑자기 한, 중, 일, 북한을 둘러싼 동북아 국제정세 이야기가 급 전개되었고, 1학년 친구들이 어떻게 아는 이야기인지 깜짝 놀랐습니다.
ㅎㅎ 오늘도 친구들 덕분에 잔뜩 웃으면서 활동을 마무리했어요.
첫댓글 아이들 근황까지 들으니 함께 있는 것 같아요~ 너무 귀엽네요^^
저도 <늑대 이야기> 가 궁금해서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