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남전자 AA-77 오디오
아남전자는 대한민국의 전자 기업이다. 1973년 4월 20일에 컬러 및 흑백 TV 수상기의 제조, 판매 등을 목적으로 아남산업(주)와 일본 마쓰시타전기산업(주)의 합작계약으로 ‘주식회사 한국나쇼날전기’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다. 1974년 1월에 대한민국 최초로 컬러 TV 생산을 개시했다.
오디오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가 완벽한 분들일수록 음질의 차이에 대해 회의적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단지 저처럼 전자공학적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듣기만 하는 사람은 이리저리 휘둘리는 경향이 있고요...^^;;
스피커나 오래된 진공관 앰프 등에 대해서는 그 차이가 명백하다고 합니다. 스피커는 말할 필요도 없고, 진공관의 경우 왜율이 상당히 심하기 때문에 소리가 같을 수가 없다는군요.
문제는 현대 앰프와 케이블에 있습니다. 적지 않은 수의 오디오 애호가분들이 이 두 영역에 대해서는 차이가 없다는 의견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블라인드 테스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가 있었습니다. 작년인가요? 모 인터넷 동호회에서 국산 아남 AA-77이라는 콩알만한 싸구려 인티앰프와 매킨토시 MA6800 인티앰프 간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결과 "차이가 없다"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건 저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쪽 분들의 말씀대로 다음의 3가지 수치만 지켜진다면 앰프간의 음질 차이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 세 가지 수치란;
첫째. 왜율이 0.1 퍼센트 미만일 것.
둘째, 주파수 특성이 평탄할 것.
셋째, 댐핑 팩터가 20 이상일 것.
저도 이 수치들을 100%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현대 TR앰프들-싸구려건, 하이엔드건-이 이러한 수치를 만족한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차이가 없다는 거죠.
저는 이 이후로 블라인드 테스트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여 헌책방을 뒤져서 이와 관련된 옛날 오디오 잡지도 찾아서 보고, 또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블라인드 테스트에 대한 여러 가지 사례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그 결과는 정말이지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세칭 '산타페 목장의 결투'로 알려진 85년의 <스테레오파일> 사건이 유명한데, 싸구려 앰프와 하이엔드 사이에 실질적인 음질의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입니다.
더더욱 충격적인 사례는 87년에 있었던 <스테레오 리뷰>지의 테스트입니다. 이 테스트는 5대의 앰프를 가지고 비교를 했는데, 당시 기록을 보면 이 테스트가 정말 '살벌할' 정도로 정밀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테스트에서는 당시 12,000불 짜리 뉴욕 오디오 랩스의 하이엔드 진공관 앰프 "푸터만"과 오디오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명기 중의 명기인 마크 레빈슨 ML-2(당시 가격 2,000불), 그리고 싸구려 파이오니어 리시버 앰프(220불)가 서로 똑같은 소리를 낸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믿으실 수 있으십니까?
국내에서도 8만불짜리 MBL앰프와 국산 아남 리시버 앰프를 1주일에 걸쳐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결과 차이가 없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로저 러셀이 지적했듯이 앰프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량이라고 합니다. 즉 두 앰프 간의 비교를 할 때 조금이라도 더 큰 음량을 내는 앰프를 사람들은 좋은 소리를 내는 앰프라고 착각한다는 거죠. 즉 어떤 테스트이건 두 앰프의 음량 차이를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각 앰프는 게인이 저마다 다르고, 이걸 일반 가정에서 정확하게 맞추기란 상당히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오디오 애호가분들처럼 그냥 앰프를 집에 가져와서 대강 비슷한 음량으로 맞추고 비교하는 것은 전혀 무의미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음악을 들으면서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의 음량 차이는 0.5∼1dB사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오차도 이 범위 안에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측정기를 가지고 이렇게까지 해서 비교해봤다는 얘기는 블라인드 테스트 때 빼고는 아직 못 들어 봤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국내 인터넷 싸이트의 블라인드 테스트와 <스테레오 리뷰>지의 테스트는 이러한 전제 조건들을 모두 충족시킨 상태에서 실행된 것입니다.
물론 저는 하이엔드 앰프가 가지고 있는 음질 외적인 요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음질과 관련하여 이상한 괴담 비슷한 것이 돌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문제는 이러한 괴담(?)이 매우 불충분한 근거에 의해서 검증절차 없이 돌아다닌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