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전국의 산 기슭이나 밭 언덕이나 계곡의 도랑가에서
가장 흔하게 피는 꽃이면서 누구나 좋아는 꽃이다.
봄날 고향 산천이 그리울 때면 찔레순 따 먹던 죽마고우들과
눈이 부시도록 하얗게 피던 개울가의 찔레꽃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한다.
찔레나무는 장미과의 낙엽활엽관목.
5월에 꽃이 피고 10월에 빨간 열매가 익는다.
찔레꽃은 불면증, 간질, 당뇨, 중풍 등의 한약재로 쓰이기도 하고,
부드러운 찔레 순은 어린이들의 간식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잡초무성하던 언덕 기슭/ 해마다 하이얗게/ 피어 있던 꽃.
사라진 초가삼간/ 길 떠난 나그네/ 돌아오려나.
깃꽃 겹잎으로 / 하이얀 꽃 받쳐들고/ 잊혀진 꿈 문득문득 떠올리며.
올해도/ 짙푸른 침묵의 벼랑에서.
그대 그리는 순정/ 청순한 흰빛으로 빚어 내/ 눈보디 더 희어진 가슴/
향내로 반사해.
선영자 시인의 시 '찔레꽃' 이
시골이 고향인 사람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보듬어준다.
1.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 삼간 그립습니다.
자주 고름 입에 물고 눈물 흘리며
이별가를 불러주던 못 잊을 사람아.
2. 달 뜨는 저녁이면 노래하던 동창생
천리객창 북두성이 서럽습니다.
작년 봄에 모여 앉아 찍은 사진을
하염없이 바라보니 증거운 시절아.
가수 백난아가 부른 찔레꽃 노래를 흥얼거려 본다.
노래 가사에는 찔레꽃이 붉게 핀다지만, 찔레꽃은 대개 흰색이고
가끔 아주 엷은 붉은 빛이 조금 비치는 찔레꽃이 있기도 하다.
잎이 찔레꽃을 닮고 꽃송이가 작은 줄장미가 있는데
이 노래 가사의 '붉게 피는 찔레꽃'은
이 꽃을 두고 말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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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천락골에 새봄이 오면,
십리길 등하교길 책보를 메고
찔레 순 꺾어 먹던 동무들에게
옛 얘기 나누고파 불러를 본다.
고향엔 남은 친구 하나도 없고
머나먼 타향으로 떠나 살더니
더러는 오래 전에 하늘나라로 갔네.
나 혼자 찔레꽃 노래부르며
그리운 그 시절로 돌아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