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시어머니) 의 '추석 전 날 푹자고 천천히 와라' 하는 하명을 받자와 어제는 내 15년 지기 비염을 손봐줄까 하여 집사람과 노원에 있는 큰 이비인후과에 나들이 했다.
몇 년전 알수 없는 어지러움 때문에 그 병원을 방문하고 좀처럼 병원을 안가는 내가 우리동네 병원을 간것이다.
두 분의 원장님이 진료하는 데에도 대기 환자는 많고 간신히 12시안에 접수를 하고 호명하는대로 들어가서 카메라로 콧속을 들여다보니 답답하게 부어있고 양쪽코 입구는 다 헐어있다.
내 증상을 들은 원장은 비염때문에 약을 억어본게 10년도 넘었다는 내 말에 원인을 알아야 치료를 할 수 있다시며 이것저것 물으시더니 알러지 반응 검사를 해보자 시기에 진료실 밖에서 대기하다가 조무사의 호명을 듣고 검사실에 들어가니
귓속에다 뭘 집어넣고 눈앞에 보이는 모니터의 파장을 보기를 수차례 한다.
뭔가 원하는 답이 안 나오는지 수 차례 반복하기에 귓속의 파장을 보는건가요? 하는 질문에도 답없이 왼쪽 귀까지 도구를 이용해 소리를 전파하는 작업을 수차례..
그러더니 다른 방으로 안내하여 이번엔 내머리에 헤드폰을 씌우고 소리가 나면 손에 쥐어준 리모컨을 누르라고 한다.
코가 안좋은게 귀하고도 상관있나? 하긴 코를 세게 풀면 귀도 멍멍한게 별로 좋지 않은 찡하는 울림도 있으니 뭔가 상관은 있겠지...싶은 순간 구**님 코 때문에 오신거죠? 하더니 다른 조무사 이름을 부르더니 또다른 검사실로 안내한다.
이거뜨리...'알러지 검사 오다' 를 어디다 팽개치고 귀 검사를 한거다.
알러지 검사는 손목에 시계 팔지를 다 풀어놓고 손목 안 쪽을 위로 보이게 하고 작은 시럽병이 여러개 있는 철가방을 열더니 24개의 작은 방울들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양쪽 팔에 한 방울씩 찍더니 가는 바늘을 하나 꺼내서 떨어트린 물약부위를 모기가 물듯이 찌르고 15분후 보겠다 하며 움직이지 말라했는데
서서히 부분적으로 가렵기 시작하더니 24개의 바늘 자국중에서 5개 부분이 부어 오르면서 맹렬이 가렵다.
오른쪽 하나는 모기 물렸을 때의 반응이고 나머지 4개는 모두 꽃가루 반응이란다. 집먼지 반응이 있을거라는 내 예상은 틀렸고 모두 꽃가루라 하여 놀랐다.
그러고 보니 나는 진한 향수 냄새에도 재채기를 했었다.
만성비염도 아니고 공기와 온도에 민감하여 콧물이 나는.
어지간히 추위를 타니 전철에서도 약냉난방칸에 타는게 오랜 습관이었고 내가 움직일때 꼭 필요한것은 휴대폰보다도 콧물을 처리할 티슈가 필수였던 셈이다.
원인을 알고나니 속이 시원하달까 그것도 모르고 십여년전 모 한의원에 120만원 결제하고 코에 면봉 끼우고 어거지로 콧물만 빼냈던 일을 생각하니 그 코*한의원을 폭파(?) 하고 싶따~~~ ㅎ~
코에 뿌리는 약과 먹는약 5일치를 받고 이왕 나온김에 집사람과 노원에서 중계까지 걸으며 길거리 장도 봤더니 면요리 좋아하는 남편이 시장끼가 도는지 국수 먹고 가자하여 물냉면과 새콤달콤비빔면을 시켜서 둘이 나눠먹고
내친김에 잠실지하 상가 구경나가자 하여 장 본것을 집에다 풀어놓고 지하철을 타고 쓍쓍
여자의 쇼핑이 어떤지 모르는 남편은 내 가방을 어깨에 메고 내 뒤를 따르고 난 이것 저것 만져도 보고 들어도 보고 (실은 시누이 신발 사주겠다고 나선거다)
취향이 까다로운 그녀들의 맘에 드는것을 고를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진을 찍어 전송했더니 비슷한게 있다하니 아주 틀린감은 아니다 싶은데 신발을 포기하고 다른것으로 접근해서 보기로 하고 더 큰 좀 저렴한 장지역 가든파이브로 이동해서 촌놈(?) 서울구경 시켰더니 '그 때 장지에 땅을 샀었어야 했는데...하는 소릴 들어야했다.
긴 시간 쇼핑에 남편은 다리가 아프다 하는데 난 물만난 고기처럼 다리가 아프기는 커녕 새로운 것을 보는 것 만으로 즐거웠으며 그중 19,900 원 주고 이쁜 브라우스도 건졌고 25,000원 주고 품질좋은 바지도 건졌다.
7시 무렵되니 가방모찌 님께서 저녁먹자 하기에 현대몰 지하에서 냉메밀국수 정식 하나 시켜서 남편은 국수 먹고 난 4조각으로 나눠진 돈가스 3개 먹은것으로 저녁을 때웠는데
남편이 너무 행복하단다 오잉? 그렇다 맨날 집에서 밥하는 주부인 남편은 자신이 하는게 아닌 식사는 다 좋은거다 더군다나 자신이 젤 좋아하는 면 요리를 점심. 저녁으로 먹었으니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는거다. 주부의 맘이 이러거구나.
아흐 행복은 이런건가보다. 작은것에서 행복하다 말 할수 있는거.
그런 남편이 이비인후과에서 알러지 반응 검사하는 내 옆에서 이랬다
'남편 알러지 반응 검사도 있는지 해봐"
그래서 난 결심했어! 5일에는 남편을 데리고 가까운 숲 부근에 있는 모텔로 유인해서 모텔이 떠나가라고..내가 소리쳐 주기로
@장유멋쟁이 아마도 ,,,,,,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