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한국당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내가 이번 대선에서 어찌해야 할지? 헤메고 있을 때 해성과 같이 나타난 사람이 문국현님이다.KBS1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문후보는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한 사회양극화 문제와 850만 비정규직의 아픔 그리고 21세기는 토목경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식경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육화된 논리로 풀어내는 것을 들으면서 잔잔한 감동과 무슨 보물을 찾은 양 흥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집에 도착하고서도 한 참을 지내서야 차에서 간신이 내릴 수 있었다. 그랬다. 그렇게 나는 이번 대선에서 문후보를 아낌없이 선택했고, 수구․보수․부패․무능의 정치세력으로부터 벗어나 나의 조국 대한민국의 핑크빛 미래와 문국현 대선 승리를 기대했다. 많은 문향님들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나는 이번 대선에서 문함대 진동파(광진,강동,송파)통합대표를 2주간, 서울 선대위 해산때까지 상황실장역을 30여일 했다. 앞뒤를 재어보기엔 상황은 절박했고 그 만큼 당면한 현안을 처리하기에도 급급했다. 11월22일 서울특별시당 창당, 5일후인 27일 본격적인 선거운동! 한 후배의 말처럼 빛의 속도로 창당과 선거준비를 했다. 많은 분들의 희생과 수고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는 참으로 힘겹게 진행되었다. 실무진이 태부족하여 아는 얼굴만 보면 캠프로 끌어들여 직을 맡겼고, 어렵게 구성한 48개 연락사무소와 선거운동원(서울515명)이 유급에서 무급으로 전환되면서 선거운동역량이 급속도로 약화되었다. 23대의 유세차량도 기사수당과 유류비 지원부족으로 원활한 운영이 어려웠다. 중앙 일정또한 수시로 바뀌다보니 혼선이 가중되었고, 당 기반이 취약하다보니 펜클럽이 전면에 나서는 모양도 생겼다. 선대위 안에서는 “서울선대위가 사고대책반이 되었다” “이정도의 능력으로 수권을 한다면 과연 세계11위의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을 이끌 수 있겠는가?”라는 자조적인 말을 할 정도였다. 그렇게 23일간 선거운동을 하였다. 맘 놓고 쉬는 공간도 없었고, 최소한의 운영비도 없었다. 여관방과 사우나를 전전하며 잠을 청하는 것이 다반사였고, 동료들의 주머니 얇음을 애써서 외면해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긴 대선이 끝났다.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다들 망연자실하였다. 그리고 하나둘 자리를 떳다. 불과 4개월만에 유효투표의 5.8%인 137만표 득표, 사표 심리로 인해 건너간 150여만표 그래서 우리는 3백만명 정도의 지지층을 얻었다고 자위하기도 한다. 대선 결과를 놓고 어떤이는 10%가넘지 않아 실패했다고도 하고 어떤이는 이번 대선에서 성공한 당은 한나라당 다음으로 창조한국당이라고도 한다. 패자에게 주는 덕담치곤 넉넉한 평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대선을 평가한다면 분명히 실패한 선거다. 수권하겠다고 나선 정당이 수권하지 못했다면 실패한 것 아닌가? 그렇다고 정치적으로 실패한 것은 아니다. 5,8%의 득표와 국민에게 남겨진 긍정적 이미지 그리고 수많은 문향들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후의 과정이다. 137만표의 힘을 바탕으로 4천7백만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를 고민했어야 했다. 우리에게 투표한 유권자가 몇 명이고 또 지지할 수 있었던 유권자가 몇 명정도 된다는 자위가 아니라 우리에게 표를 주지 않은 국민이 몇 명이고 왜 지지하지 않았나를 면밀히 따졌어야 했다. 그리고 그들을 설득하는 방법을 찾았어야 옳았다. 그런데 창조한국당은 그러하지 못했다. 대선평가를 한답시고 개인적 치부가 없나 조사하고 다녔고, 알량한 개인의 기득권을 강화하는데 급급했다. 함께했던 동지들을 의심하고, 장벽을 치고, 제거하고자 했다. 마치 먹이감(희생양)을 찾는 하이에나처럼 말이다.
대선이후 최악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창조한국당과 문국현후보는 국민들에게 존재감이 사라져가고 그나마 남은 긍정적 이미지도 별수 없는 놈들로 치부되고 있다. 모든 언론매체에 나온 정치평론가의 평과 유권자의 반응이 그렇다. 화나지만 현실이다.
무엇이 이렇게 최악의 상황을 만들고 있는가?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대선자금 처리방식, 공당화, 문대표의 출마형식, 총선의 연합연대 전략이 본질적인 문제인가. 개인적 생각으론 단연코 아니다.
원론적인 말 같지만 내부 신뢰의 부재, 리더쉽의 부재, 마치 선의 세력인 것처럼 행동하는 오만함이 근본적인 문제이다. 이 것 때문에 역사적 의기를 품고 참여했던 많은 분들이 이미 당을 떠났거나 떠밀리고 있다.(정치자영업자,꾼, 구태정치세력등의 이미지를 덧씌우며...) 기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어떠한 대책을 내놓은들 사상누각이 될 것이다. 돈을 버는 것은 어렵지만 까먹기는 순식간이다. 유권자는 기다려주지 않으며 창조한국당에 별 관심도 없다. 우리가 엎드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설득하고 주장하여도 잠시 눈길을 줄 뿐이다. 고객은 상품의 포장만보고 물건을 사지 않는다. 내 마음도 눈물이 나도록 아프다.
첫댓글 동감입니다. 아마 대다수 창조한국당과 문국현에게 희망을 갖고 있는 또는 갖고 있었던 사람들이 동감하지 않을까 합니다.